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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 마왕-79화 (79/142)

00079  40. 죽음의 군주 네크로맨서  =========================================================================

40. 죽음의 군주 네크로맨서

몇 달 후

아이언으로 변한 강철은 흑마법사를 추격한다는 핑계로 카르티나와 가끔 만났다. 아이언의 육체를 조종하는 것은 강철이 아닌 베타였다. 사령마법을 익힌 강철은 악령 하나에 베타의 분신을 주입해서 마도 컴퓨터로 조종할 때보다 더 자연스럽게 강철의 육체를 조종했다. 신성력에 악령이 사라져도 마도 컴퓨터로 조종이 가능하기에 상관없었다. 그래도 아까운 악령 하나를 잃어버릴 수 있기에 카르티나와는 자연스럽게 멀어지기 시작했다. 중앙제국으로 간 강철은 카스토의 육체를 사용해서 권속들과 함께 와이번을 타고 권속들과 동쪽으로 날아갔다. 헬레오스 제국과 인접한 어둠의 숲에 도착한 강철과 권속들은 던전을 만들고 텔레포트 마법진을 건설했다. 그리고 주변에 있는 오우거와 흑표범, 검치오, 트롤, 오크, 고블린, 늑대 등등의 몬스터들을 닥치는 대로 권졸로 만들어 몬스터 군단을 만들었다.

쿵! 쿵!

거대한 오우거들이 길을 만들면서 어둠의 숲을 헤치고 동쪽으로 진군했다. 강철이 목표로 하는 곳은 신성제국의 속국인 이오나 공국이었다. 가장 광기 어린 전쟁이 종교전쟁이라고 했다. 어둠의 군단이 휩쓸고 간 지역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어둠의 군대에 복종하고 협조한 사람들뿐이다. 어둠의 군대가 밀려나서 후퇴한 후에 신성제국의 정예부대가 그 지역을 탈환하면 살아남은 사람들은 어떻게 될지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가장 믿었던 존재들에게 배신당해서 죽을 때에 악령이 쉽게 만들어지는 법이다. 때문에 베타가 목표로 한 것이 신성제국인 헬리오스 제국의 속국들이었다.

‘헉! 모, 몬스터 웨이브다.’

이오나 공국의 레인저 부대 소속인 제네스는 어둠의 숲 정찰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최근에 몬스터들이 영지로 자주 출몰해 비상이 걸리자 이유를 알기 위해 특급 레인저인 제네스가 파견된 것이었다. 강철이 오크들을 비롯한 몬스터들을 권졸로 만드는 과정에서 도망친 몬스터들이 인간의 영역으로 밀려났기에 벌어진 사태였다.

삭!

“컥!”

나무 위에 있던 제네스의 머리 위에 권속이 된 흑표범이 숨어 있었다. 그리고 그가 통신 마법기를 꺼내려는 순간 흑표범이 습격해서 팔을 물었다.

휙!

스슥!

제네스는 비명을 지르면서도 왼팔을 휘둘렀다. 그러자 건틀렛에서 단검이 튀어나와 흑표범의 눈을 공격했다. 흑표범은 물었던 팔을 놓고 나무에서 뛰어내렸다. 그런데 나뭇가지가 속으로 들어간 흑표범이 유령처럼 모습을 감추었다.

‘도, 독이다.’

제네스는 마나를 사용해서 팔뚝에서 올라오는 독기를 몰아내려 했지만 이내 정신을 잃고 쓰러져서 나무 아래로 추락했다.

턱!

나무 아래로 떨어지는 제네스를 물어서 안전하게 착지하는 흑표범이었다. 강철은 흑표범에게 악령의 주입해서 베타가 완벽하게 조종하도록 만들었다. 권속이나 권졸은 명령을 내리면 그 명령에만 복종한다. 그리고 권졸들은 강철의 텔레파시 영역에서 멀어질수록 그런 명령보다 본능에 더 충실하다. 때문에 강철은 몬스터 군단을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 사령마법으로 권속들에게 악령을 주입해주었다. 덕분에 권속들은 베타의 조종으로 인해서 본능적인 능력뿐 아니라 강철에게 받은 피의 권능을 비롯한 여러 가지 권능들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흑표범 같은 경우는 영력이 부족해서 권능들을 마음대로 사용하지 못하지만 악령에서 나오는 사령의 독으로 인간을 중독 시키는 것 정도는 쉽게 할 수 있었다.

“으으!”

제네스는 이내 정신을 차렸다. 눈을 뜨자 자신은 결박되어 있었고, 그 앞에는 오크, 오우거, 검치호, 트롤 등등의 몬스터 군단이 도열해 있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들 가운데 한 인간의 의자에 앉아 있었다.

“풀어 주어라.”

“예.”

강철의 명령에 오크 전사가 제네스의 밧줄을 잘라주었다.

“……!”

제네스는 이상하게도 두려움이나 공포가 생기지 않았다. 오히려 몬스터들 속에 앉아 있는 인간이 위대하게 보였다. 인간의 공포와 두려움의 대상인 몬스터들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영웅처럼 보였다. 그는 이미 강철의 피를 통해서 권속이 되어 있는 상태였다.

“가서 전해라. 죽음의 군주가 몬스터 군단과 죽음의 군단을 거느리고 헬리오스 제국을 정벌할 것이라고. 죽음의 군주에 반항하지 않는 자들은 죽이지 않겠지만 내 앞을 막는 자들은 영원한 징벌을 내릴 것이다. 나에게 반항하는 자들은 죽어도 죽지 못하고, 죽은 후에도 나의 노예가 되어 영벌을 면치 못할 것이다.”

“예.”

제네스는 강철의 명령이 떨어지자 많은 사람들을 구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겨났다. 죽음의 군주에게 거역하는 자들은 죽지도 못하고 영벌을 받을 것이다. 그러니 죽음의 군주가 헬리오스 제국을 향해 진군하는 것을 막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스슥!

특급 레인저인 제네스는 강철의 말에 설복되어 이오나 공국의 나티 백작령을 향해 달려갔다. 작은 공국인 이오나 공국은 대공령을 중심으로 두 개의 후작령, 4개의 백작령, 7개의 자작령, 18개의 남작령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어둠의 숲 최전방인 이곳은 변경백인 나티 백작령 다스리는 곳이다. 나티 백작은 몬스터들의 침입을 막기 위해 길게 성벽을 쌓았고, 성벽 곳곳에 요새를 만들어 천인부대를 지휘하는 남작들을 파견했다. 이런 요새가 4개가 있고, 이 요새들이 말로는 남작령이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백작령에서 파견한 병사들만 주둔하고 있었다. 부대장인 남작들은 모두 나티 백작가의 기사단 단장들이다.

“멈춰라!”

제네스가 나티 백작령의 성벽의 요새에 도착하자 성벽 위에서 근무를 서던 병사가 소리쳤다.

“대공에서 파견된 특급 레인저인 제니스이다.”

“루께 영광을! 어서 오십시오.”

특급 레인저이면 기사급인 직급이다. 때문에 10인 대장인 병사를 한 손을 들어 가슴에 대면서 인사를 하고는 신호를 하였다. 그러자 부하들이 줄사다리를 성벽 아래로 내렸다. 신성제국에 속한 모든 왕국과 공국의 병사들은 빛의 신인 루를 찬양하는 ‘루께 영광을!’이란 말로 군례를 대신한다.

스슥!

제네스는 줄사다리를 타고 원숭이처럼 빠르게 성벽 위로 올라왔다.

“죽음의 군주가 몬스터 군단과 죽음의 군대를 거느리고 온다. 그의 앞길을 막으면 죽어서도 노에가 되어 영벌을 받게 된다. 그리고 모두 피해야 한다.”

“그런 정보는 부대장님에게 직접 전달해 주십시오. 그리고 그 말이 사실이라면 마법통신기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도 모르십니까?”

십인대장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충고했다.

“흑표범의 습격을 받아 마법통신기를 분실했다.”

“티란!”

“예.”

“이분을 부대장님께 모셔다 드려라.”

“예. 따라오십시오.”

십인대장의 명령에 병사 하나가 제네스를 안내하였다. 제네스는 티란이라는 병사를 따라 계단을 내려가서 요새 중심부에 있는 사령관실로 향했다. 병사는 제네스를 사령관사를 지키는 병사에게 인계하였고, 제네스는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천인대장인 남작을 만날 수 있었다.

“특급 레인저인 네제스입니다.”

“마나 연공 중이라 늦었네. 그래 무슨 일인가?”

“죽음의 군주가 몬스터 군단과 죽음의 군단을 거느리고 헬리오스 제국을 향해 진군하고 있습니다. 그 앞길을 막으면 죽음의 군주가 내리는 영벌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죽음의 군주라니? 공왕 전하께는 연락했나?”

천인대장은 특급 레인저가 정신이 나가서 헛소리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흑표범에게 습격당해 마법통신기를 잃어버렸습니다.”

“죽음의 군주라? 그렇게 판단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몬스터 군단 소속인 몬스터에게 사로잡혀 죽음의 군주에게 끌려가서 직접 들었습니다.”

“……!”

적에게 사로잡혔다가 그의 말을 전하는 전령이 되어서 왔다는 말에 천인대장의 안색이 굳어졌다.

“놈의 병력은 어느 정도이고 놈의 위치는 어디쯤인가?”

“이곳에서 3시간 거리였습니다. 오크가 주력인데 약 오만에서 10만 정도로 보였습니다. 병력 구성은 오우거, 트롤, 흑표범, 오크, 고블린 등등이고 죽음의 군단은 목격하지 못했습니다.”

“몬스터 군단이 10만이라고?”

천인대장은 경악했다. 그는 바로 마법통신기로 주군인 나티 백작에게 마법통신기로 연락했고, 나티 백작은 대공에게 직접 보고했다. 그러자 비상이 걸렸고,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나티 백작령에서 기사단과 기마대 5백이 급파되었다. 그리고 공국에서 마법사와 레인저들이 소집되기 시작했다.

펑! 펑! 펑!

땡땡땡땡!

천인대장이 마법통신기로 보고를 하고 각 부대장들을 긴급으로 소집하라는 명령을 내리는 도중에 성벽에서 위급을 알리는 마법 폭죽이 하늘에서 폭발했고, 타종소리와 함께 몬스터들의 공격을 알리는 봉화가 피어 올랐다.

“이렇게 빨리 왔단 말이냐?”

3시간 거리라고 했기에 적어도 1시간 정도는 여유가 있다고 생각했던 천인대장이다. 그런데 보고를 받고 5분도 되지 않아 몬스터 군단이 나타났다는 것은 적들이 특급 레인저를 뒤따라 왔다는 의미다. 숲에서 특급 레인저의 속도가 얼마나 빠른 지 잘 아는 천인대장은 제네스가 의심스러웠다.

처저적!

갑옷도 제대로 입지 않은 기사들과 하급 지휘관들이 비상 신호를 받고 모여들었다. 자신의 휘하에는 백인대장인 기사 10명이 있었다. 그리고 지휘관급인 병사들은 오십인 대장이 20명 십인 대장이 100명이다. 이오나 공국을 비롯한 동대륙 나라들은 마도슈트를 비롯한 마도무기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신성력에 의존하기 때문에 마도과학으로 생산된 무기와 방어구가 비싸기만 하고 효과는 별로라는 인식 때문이었다. 용병들이 사용하기는 하지만 다른 대륙보다 신성마법사가 많기에 아주 소수만 사용하고 있었다. 그래도 신성 제국은 공격력 강화를 위해서 광자포와 마도 발간포와 같은 무기들을 보유하고 있었고, 마법 통신기는 지휘관이라면 누구나 가져야 하는 것으로 인식되어 대중화되어가고 있었다.

“모두 따라와라.”

천인대장은 레인저인 제네스가 의심스러웠지만 그는 중앙에서 파견된 특급 레인저라 체포해서 심문을 할 수 없었다. 또한 지금은 비상시국이니 단 한명의 무력도 아까웠다. 그에 대한 처리는 중앙에 보고했으니 나중에 중앙군단 사령관이 알아서 처리할 것이다.

“예.”

천인대장은 지휘관들을 이끌고 성벽으로 달려가 계단을 타고 성루의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이곳이 전장을 지휘하는 성벽의 중심부였다. 50인 대장들과 100인 대장들은 자신의 구역으로 이동했고, 그곳에는 깃발병들이 자신의 부대를 상징하는 깃발을 들고 서 있었다. 그리고 휴식을 취하거나 집에서 놀고 있던 병사들이 무기를 들고 자신의 부대를 찾아서 모여들고 있었다.

쿵! 쿵! 쿵!

“……!”

성벽에 올라와 있던 병사들은 물론 천인대장과 기사들, 하급 지휘관들의 안색이 창백하게 변했다. 제네스의 보고대로 10만에 달하는 몬스터들이 어둠의 숲에서 평야로 나와 도열하고 있었다. 성벽은 산맥에서 내려와 평야지대에 만들어져 있었다. 이 평야지대는 가을마다 화공으로 나무를 태워서 풀만 무성한 초원지대가 만들어져 있었다.

“나는 죽음을 관장하는 죽음의 군주다. 내 목표는 인간이 아니라 중간계에 간섭하려는 침략자들이다. 침략자들이 들어오는 관문인 헬리오스 황성을 박살내 침략을 저지하려는 것이 나의 목표다. 내 신성한 목표를 방해하는 자들은 죽어도 내 노예가 되어 영벌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러니 모두 길을 비켜라!”

강철이 코뿔소처럼 생긴 거대한 몬스터 위에 앉아서 목소리에 마나를 담아 소리쳤다. 그러자 성벽 위에 있는 병사들의 귀에 강철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지금부터 진군할 것이다. 무기를 버리고 바닥에 엎드리는 자들은 살려주겠다. 하지만 그렇지 않는 자들은 모두 죽어도 죽지 못하는 영벌을 받게 될 것이다. 진군하라!”

쿠워어어어!

쿵! 쿵!

10만에 달하는 몬스터 대군이 천여 명이 지키는 성벽을 향해 천천히 진군했다. 선두에는 오우거와 코뿔소 몬스터를 탄 오크 전사들이 있었고, 그 뒤로 트롤과 오크, 고블린, 늑대 등이 뒤를 따랏다.

“화살을 모두 가져오고 기름과 불을 준비하라!”

천인대장이 피를 토하는 음성으로 소리쳤다. 그리고 부관은 마법통신기로 이곳의 상황을 상부에 보고했다.

“백작님이십니다.”

부관이 지휘를 하는 천인대장에게 마법 통신기를 건네주었다.

“루께 영광을!”

<3시간만 버텨라!>

소수의 지원군을 보내려던 백작은 10만이 넘는 몬스터 군단이라는 보고에 수백의 기마대와 기사단을 파견하려던 것을 보류했다. 소수를 보내면 흔적도 없이 녹아 없어질 것이기에 적어도 수천의 지원군을 모아서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3시간이 아니라 3분도 버티지 못할 것 같습니다.”

<무조건 버텨라. 최대한 빨리 지원군을 보내겠다.>

후퇴하여 병력을 보존하고 싶었지만 기마는 전령들이 사용하는 소수뿐이다. 후퇴하는 도중에 인간보다 훨씬 빠른 늑대 몬스터들의 추격으로 순식간에 전멸할 것이니 성벽 위에서 최대한 버티면서 몬스터 군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최선이었다.

“예.”

천인대장은 죽음을 예감하면서 통신을 종료했다.

“곧 지원군이 올 것이다. 무조건 버텨라!”

“와아!”

천인대장의 명령에 병사들이 함성을 지르면서 두려움과 공포를 이겨내려 발악을 하였다.

“이건 개죽음이다. 죽음의 군주 말대로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면 목숨을 살릴 수 있다.”

갑자기 특급 레인저인 제네스가 목소리에 마나를 담아서 소리쳤다.

“저놈을 체포하라!”

적을 앞에 두고 사기를 떨어뜨리는 제네스의 태도에 천인대장은 대노하여 소리쳤다.

캉!

그런데 제네스가 반항을 하자 기사가 검을 휘둘렀고, 제네스는 성벽에서 뛰어내려 어둠 속으로 숨어버렸다.

“……!”

기사들은 황당한 표정으로 천인대장을 보았다.

“상부에 보고하라.”

특급 레인저가 도망치면 그를 잡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마법사와 특급 레인저들이 합세해야 추격이 가능하지만 산으로 도망치면 그것도 불가능한 것이 특급 레인저들이다.

“예.”

기사들은 지금은 몬스터 군단을 막는 것이 우선이기에 투창을 준비하고 있었다.

“기다려라!”

궁병들이 활을 쏘려고 하자 하급 지휘관들이 소리쳤다. 거리가 가까워보여도 아직 사거리 밖이었다. 또한 오우거들에게는 화살이 통하지 않기에 오우거들을 지나서 화살이 통하는 주력들인 오크들을 노려야 한다.

휘이익!

쾅!

오우거들이 사람 머리통만한 돌을 던지기 시작했다.

“크아악!”

돌에 맞은 병사들이 비명을 지르면서 여기저기 쓰러지기 시작했다. 하급 지휘관들은 동요하는 병사들을 달래면서 활을 쏘지 않도록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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