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67 34. 힐러 카르티나 =========================================================================
34. 힐러 카르티나
7 개척도시
마도 제국으로 불리는 타시온 제국은 황금 도시 건설이 성공한 이후 가장 먼저 지구인들에게 개척도시 건설을 허가했다. 남대륙의 반은 타시온 제국의 영토이고, 이 영토의 97%는 몬스터들의 영역이다. 광활한 어둠의 숲으로 가지 않아도 제국 내의 영토에 있는 몬스터들의 영역의 일부를 넘겨주고 그곳의 개발권을 용병 길드와 몬스터 사냥 길드에 판 것이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조건이 있었는데 개발권을 얻으려면 용병단을 만들어 사냥꾼 길드에 가입해야 했는데 용병단을 만드는 조건이 뉴월드 원주민의 비율이 30% 이상이 되어야 했다.
“어서 오십시오.”
세븐 시티, 또는 행운의 도시로 불리는 7 개척도시의 마탑 워프 게이트에 강철이 나타났다. 7 개척도시는 타시온 제국에서 개발한 7번째 개척도시라는 의미였고, 이곳에서 금광이 발견되어 행운의 도시라는 이름이 붙었다. 금광의 개발로 인해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개척도시가 세븐 시티였다.
‘내 이름이 아이언이라고?’
강철은 워프 게이트에서 나와 신분증인 용병패를 보여주면서 베타에게 물었다.
<예. 마스터!>
“행운의 도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마탑의 직원은 강철에게 신분증을 넘겨주고는 인사를 하였다. 일종의 입국 심사였다. 마도 컴퓨터에 정보가 입력된 사람은 입국 심사가 이처럼 간단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감금되다시피 하여 정확한 정보를 마도 컴퓨터에 입력한 후에야 도시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다.
중앙 제국은 수많은 마법사들을 확보했고, 베타의 분석 능력 덕분에 마법 길드에서만 만들 수 있는 용병패를 위조할 수 있게 되었다. 지구인들은 아직도 차원 열차표를 신분패로 사용하고 있었다.
‘이제 어디로 가지?’
<사냥꾼 길드로 가서 몬스터 사냥 허가증을 사신 후에 작전을 진행하시면 됩니다.>
신성력을 사용하는 힐러의 권능을 각성한 몬스터 파티는 고정멤버로 구성되어 있었다. 개척도시의 주인은 NWB 소속인 철십자 용병단이고, 힐러도 철십자 용병단 소속이다. 백 명으로 구성된 철십자 용병단 중에서 30명은 마도 공학자들이고, 30명은 공병들이었다. 나머지 40명 중에 30명은 타시온 제국 소속의 용병들이고, 나머지 10명만이 권능을 가진 철십자 용병단의 실질적인 무력을 가진 몬스터 사냥꾼들이다. 용병단장은 개척도시의 시장이고, 나머지 두 명은 치안대장과 부단장으로 도시를 다스리는 간부들이라 몬스터 사냥은 거의 나가지 않는다.
‘알았다.’
강철은 마탑에서 나와 광장으로 나갔다. 뉴월드의 도시는 항상 광장을 중심으로 마탑을 비롯한 주요 시설이 몰려 있었다. 지구인이 만든 개척도시라도 이 도시의 시민들 중의 반수 이상이 원주민들이기에 광장은 필수였다. 광장을 만들지 않으면 다른 곳에 광장을 만들고 마법길드나 마탑이 지부를 그곳으로 옮기고 상업 시설을 유치하기에 시장이나 영주라면 광장을 만들고 그곳을 선점하는 것이 기본이다.
스륵!
“어서 오십시오.”
강철은 광장 주변에 있는 사냥꾼 길드 지점으로 들어갔다. 전기를 이용하는 자동문이 열리고 유니폼을 입은 여자 안내원들이 고개를 숙여서 인사를 하였다. 지구인들의 서비스 정신이 세븐 시티를 비롯한 개척도시의 차별화된 전략이다. 황금의 도시를 룰 모델로 삼았지만 훨씬 더 친절하고 사냥하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3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몬스터 허가증을 사러 왔습니다.”
강철은 은행처럼 된 사냥꾼 길드 지점에서 번호표를 뽑은 다음 창구로 가서 직원에게 돈을 내고 3년짜리 몬스터 사냥 허가증을 샀다. 기본이 10일로 1실버다. 한 달은 3실버, 1년은 30실버, 3년은 300실버인 3골드였다. 사냥 허가증을 용병패에 부착한 후에 마나를 주입하면 구조 신호를 보낼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또한 허가증에 있는 허가 번호로 세븐 시티 사냥터 게시판을 이용할 수 있었다. 게시판에는 사냥터에 대한 정보와 파티를 구성과 몬스터 시세 등등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안녕히 가십시오.”
강철은 3년 동안 이곳에서 활동할 것이기에 호텔을 얻지 않고 별장처럼 지어진 단독 주택을 전세로 얻었다. 전세라고 하지만 월세나 마찬가지였다. 보증금 36골드에 매달 관리비로 1골드가 지출된다. 매달 관리비를 내지 않아도 보증금에서 자동으로 차감이 되기에 3년 동안 마음 놓고 사용할 수 있었다. 강철은 집을 관리하고 청소와 요리를 할 요리사를 한 명 고용했다. 월급은 1골드이고 몬스터 사냥을 나가면 그 시간은 자유이기 때문이다. 대신 사냥을 나가지 않고 10일 이상 근무를 하게 되면 보너스를 주기로 하였다. 40평 정도의 별장 안에 마도 공학으로 만들어진 컴퓨터와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온풍기, 침대, 가구, 소파 등이 모두 갖추어져 있기에 많은 용병들이 이런 별장을 주로 사용한다.
‘황금의 도시보다 1년 늦게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더 크고 화려하군.’
집을 구한 강철은 게시판에 들어가서 파티 구함이라는 글을 올렸다. 검을 사용하는 레벨 30의 딜러로 오러를 사용할 수 있으며 레인저 능력도 있는 특급 용병 아이언이 강철이다. 때문에 특급 용병을 구하려는 파티는 드물었다. 마도슈트와 광자검을 사용하면 기사급의 실력자로 전투 레벨은 200 이상이기 때문이다. 베타 전사들의 레벨도 30이지만 오러를 만드는 것은 소수에 불과한다. 뉴월드의 원주민들은 레벨 10 이상에도 오러를 만들 수 있지만 지구인들은 마나심법과 검술이 매직급이기에 레벨 40은 되어야 오러를 만들 수 있다.
마도 공학의 발달로 레벨은 이제 마나의 총량을 구분하는 등급이고, 레벨 3만 되어도 광자검과 마도슈트를 이용해서 레벨 100의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기에 레벨의 등급이 큰 의미가 없어졌다. 때문에 오러를 사용할 수 있느냐 없느냐로 강함의 기준을 구분한다. 오러를 만들면 오러 광자검을 만들 수 있기에 파워가 10배로 증가하는 것이다. 때문에 이제는 레벨보다는 레벨 3이하인 초보, 오러 이전 레벨인 유저, 오러 유저, 마스터, 그랜드 마스터로 구분한다.
<지정학적인 위치와 인구문제 등등 여러 가지 이유로 황금의 도시와 세븐 시티를 비교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강철이 노천금광과 중앙제국에서 공급하는 마나석이 많다고 해도 인구 유입의 한계가 있었고, 제국과 NWB, 그리고 거대 길드들이 가진 자본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런 거대 도시들을 금방 만들 수 있는 저력을 지니 제국들을 점령하려면 나는 진짜 마왕이 되어야 하겠군.’
테바의 계획대로 된다면 강철은 지구에서 일어난 세계 2차 대전보다 더 큰 전쟁을 일으켜야 할 것이다.
<세상의 정점에 오르기 위해서는 기존의 강자들을 모두 굴복시켜야 합니다. 전쟁은 그 와중에 일어날 수밖에 없는 단 하나의 선택입니다.>
기존의 질서를 파괴하지 않으면 강철이 아무리 많은 것을 이루어도 모두 빼앗길 수밖에 없다. 가진 모든 것을 포기하고 10년 동안 어둠의 숲에서 살았던 것처럼 평생을 숨어서 힘을 키우는 방법뿐이 없다. 아니면 드래곤처럼 일격에 제국의 황성을 잿더미로 만들 수 있는 초월자가 되면 기존의 권력자들이 알아서 굴복할 것이다. 문제는 그런 초월자가 되기 위해서는 전쟁을 통해서 세계를 정복하고 기존의 권력자들을 굴복시켜 그들의 강함을 흡수해야 초월자로 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도 파티에 초청되지 못했나?’
<오러를 사용하는 특급 용병을 받아드릴 만한 파티는 거의 없습니다. 있다면 철십자 용병단뿐이지만 그들은 신분이 확실한 고정 멤버가 정해져 있습니다.>
‘그들은 아직 움직임이 없나?’
<예. 마스터!>
‘그럼, 계획대로 혼자 몬스터 사냥이나 하면서 지내야 하겠군.’
강철은 신성력을 통해서 카오스 마나의 부작용을 많이 극복했지만 아직은 인간의 감정이 무뎌진 로봇에 가깝다. 때문에 사람들과 어울리거나 술집에 가서 술을 즐기는 행동을 하지 않고 도시에 대한 지형 정찰을 마치고는 집으로 돌아가서 수련을 하였다. 그리고 출근을 하듯이 혼자 사냥터로 가서 사냥을 하고는 돌아와서 몬스터 부산물을 팔면서 지냈다.
* * *
<드디어 철십자 용병단이 움직였습니다.>
9일 만에 드디어 철십자 용병단이 몬스터 사냥을 나간다는 정보가 입수되었다. 비공개 사냥이지만 베타는 피의 권능으로 만든 작은 곤충 몬스터들인 패밀리어들로 상급 사냥터와 개척 사냥터를 관찰하고 있었다. 패밀리어들은 사냥터를 개척하는 레인저 용병단이 오우거의 영역을 발견했다는 것을 지켜보았고, 이 오우거를 잡기 위해 철십자 용병단이 사냥을 나선 것을 확인한 후에 강철에게 보고한 것이었다.
‘그럼, 작전을 시작해야 하겠군.’
강철은 평소처럼 성을 나서서 사냥꾼 길드에 개척 사냥터와 가까운 상급 사냥터로 출근을 하였다.
스슥!
강철은 동화은신술을 철십자 용병단이 오는 것을 커다란 나무 위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강철은 이들보다 먼저 오우거를 찾아왔고 작전을 위해 준비를 마친 후였다.
철십자 용병단은 10명이었다. 7명은 알파 전사들로 구성된 NWB 소속 용병들이고, 3명은 타시온 제국 출신의 특급용병들이었다. 수십 년 동안 몬스터 사냥을 하면서 실력을 키운 용병들 중에 오러를 만들 수 있는 자들이 나왔다. 이들은 귀족이 될 수도 있지만 자유롭게 사는 것을 더 원해서 귀족 대우를 받는 특급 용병으로 살아가는 자들도 많았다. 스스로 용병단을 만들어 용병단장이 되거나 지분을 받는 조건으로 거대 용병단이나 거대 세력 소속의 용병으로 활동하기도 한다.
‘빠르군.’
마도 공학의 발전으로 이제는 초보가 아니면 궤도 장갑차를 이용해서 이동하지 않는다. 궤도 장갑차는 속도 제한이 걸려 있었기에 개인용 장비인 파워슈트를 업그레이드해서 만든 마도슈트의 성능을 극대화했다. 최신형 마도슈트는 적은 마나소모로 작은 곤충형 몬스터들을 쫓아내거나 은신이동이 가능하게 되었고, 궤도 장갑차보다 몇 배는 빠르게 이동할 수 있기에 이제 사냥터에서 궤도 장갑차를 점차 사라지고 있었다. 무리를 형성하는 몬스터 군단들은 궤도 장갑차가 아니라 마법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타이탄의 광자포가 소형화된 마도 발칸포가 예전의 궤도 장갑차를 대신하고 있었다. 궤도 장갑차는 점차 구시대의 유물이 되어 변두리 왕국으로 팔려나가고 있었다.
슥!
쿵! 쿵! 쿵!
탐지 능력을 가진 알파 전사가 수신호를 보내자 은신기동을 하던 용병들이 일제히 멈추더니 마법주머니에서 무기와 타이탄을 꺼내들었다.
철컥!
후우우웅!
머리에 마도 컴퓨터 칩을 이식하고 주요 뼈를 미스릴 합금으로 강화한 강화형 알파 전사들이 타이탄의 배에 탑승했다. 타이탄의 몸체에서 나온 선들과 알파 전사들의 몸과 연결되어 동화디기 시작했다. 탱커로 양산된 생체공학의 산물인 알파 전사들은 타이탄을 자신의 몸처럼 움직일 수 있었다. 최신형 타이탄은 탑승자와 타이탄이 동화되어 하나의 몸처럼 움직이기에 타이탄이 충격을 받으면 탑승자도 영향을 받고 예전처럼 탈출 시스템이 없어서 타이탄이 파괴되면 탑승자도 죽는다. 타이탄의 몸체에서 빛이 나면서 기동을 시작했다.
“크와아왕!”
오우거는 자신의 영역으로 들어온 인간들을 감지하고는 달려오기 시작했다. 인간들은 자신들의 유리한 지형에서 오우거가 오기를 기다렸다.
번쩍! 번쩍!
콰과쾅!
타이탄은 광자포로 달려오는 오우거를 쏘았다. 광자포에 맞은 오우거는 주춤했다.
“크와와왕!”
하지만 상처 하나 없이 오히려 화만 불러일으킨 공격이었다. 오우거는 마비를 불러오는 포효를 하였다. 오우거 피어에 용병들이 오히려 주춤했다.
번쩍!
이때 힐러가 신성력을 발휘했다. 그러자 성스런 하얀 빛이 파티원들의 몸을 비추었다. 그러자 마비와 공포에서 벗어나는 용병들이었다.
쿵! 쿵! 쿵!
주 탱커가 방패를 앞세우고 오우거를 향해 달려갔고, 보조 탱커들 둘이 뒤에서 따라갔다. 점프로 주 탱커를 뛰어 넘거나 옆으로 피하는 것을 방지하는 대형이었다. 이들은 가상현실을 통해서 오우거 사냥을 수백 넘게 해 왔기 때문에 오우거의 행동 패턴을 완전히 숙지한 이들이었다.
쾅!
오우거가 주먹으로 타이탄의 방패를 후려쳤다. 그 순간 염력이 망치가 오우거의 주먹을 후려쳤다. 바위나 무기를 염력으로 움직이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지만 그러면 오우거가 쉽게 피하기에 보이지 않는 염력의 망치가 더 낫다.
사삭!
그 순간 주 탱커의 뒤를 따라왔던 딜러 2명이 오우거의 좌우로 몸을 날리면서 광자검을 휘둘렀다. 오우거는 덩치가 커서 둔해 보이지만 초감각을 가진 숲의 제왕이다. 거의 본능적으로 피하면서 인간들을 밟아 죽이려고 했다. 하지만 광자검을 가진 특급 용병들로 구성된 딜러들의 몸이 갑자기 빨라졌다. 힐러의 좌우에 있던 시간의 권능을 가진 알파 전사가 딜러의 몸을 빠르게 만든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딜러들의 시간을 천천히 흐르게 만든 것이었다. 시간은 상대적이다. 속도가 빨라지면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 반대로 시간을 천천히 흘러가게 만들면 그 안에 있는 사물의 속도가 빨라진다. 시간의 권능을 가진 알파 전사는 상급 마나석을 이용해서 일정 공간 안의 사물이나 인간의 시간이 천천히 흐르게 만들 수 있다. 마치 마법사들이 헤이스트 마법을 사용하는 것과 비슷했다.
“크와와앙!”
발목의 인대가 광자검에 의해 베어졌다. 하지만 오우거는 본능적으로 마나를 사용해서 끊어진 인대를 잡아당겨서 치유했다. 하지만 트롤처럼 빠른 치유나 재생이 불가능했기에 금방 움직임이 제한되었다. 격하게 움직이면 마나로 잡아당겨 붙여놓은 인대가 다시 떨어지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광역 공격에 속하는 오우거 피어가 섞인 포효를 터뜨렸다.
번쩍!
공포와 마비에 주춤하던 딜러, 탱커, 보조 능력자들이 신성력을 받아 바로 정신을 차렸다.
쾅!
주 탱커가 뒤로 튕겨나자 보조 탱커가 달려들었다. 3명이 탱커가 돌아가면서 유기적으로 오우거의 돌격을 막아 힐러와 보조들을 보호하면서 오우거의 발목 인대를 집요하게 노렸다. 오우거가 바위나 나무를 집어 던지면 염력으로 보호했고, 막을 수 없으면 점퍼 능력자가 힐러와 염력과 시간의 능력을 사용하는 자들을 데리고 공간 이동을 하였다. 일정 공간에 있는 사람과 사물을 동시에 공간이동 시킬 수 있는 능력자였다. 공간을 지배하는 초능자인 5서클 공간마법사 리소와 비슷한 권능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는 공간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과 공간을 연결하여 본능적으로 이동시키는 능력만을 개화시킨 알파 전사로 점퍼로 불리는 초능력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