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60 30. 옵트 왕국 점령 =========================================================================
‘아쉽군. 카오스 마나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한데.’
오크 대족장이라고 해서 모두 마스터급은 아닌 모양이었다. 마스터라고 해도 모두 같은 전투력과 비슷한 능력은 가진 것은 아니었다. 암몬은 자신의 주변을 절대시공간으로 만들 수 있지만 노이만은 겨우 오러 블레이드를 만들 수 있을 뿐이었다. 오러는 마나를 압축하면 만들어지지만 오러 블레이드는 이 오러에 자신의 의지를 담아서 칼날처럼 만들어야 한다.
마나를 정제한 경우에는 오러 블레이드를 만들기 쉽지만 카오스 마나는 그것이 어렵다. 때문에 대부분 카오스 마나로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몬스터들은 무식하게 힘이 세고 파워가 강할 뿐이다. 하지만 가끔 무기에 오러 블레이드를 만드는 오크 대족장도 있는데 강철의 권속 중에는 그런 자가 없었다. 지금이야 마나심법과 검술을 가르쳐서 만들 수 있지만 자연적으로 그런 능력을 가진 오크 마스터에 대한 자료가 필요한 강철과 베타다.
<마나를 지배하는 권능보다는 영력을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강철이 마스터가 되었기에 마나에 의지를 담아서 오러 블레이드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베타가 보기에 이는 힘의 낭비에 불과했다. 가위치기 스킬이 없다면 몰라도 손뼉치기와 가위치기 기술이 있다면 마나를 응축한 후에 그것에 의지를 담아 날카롭게 만든 오러 블레이드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베타다.
‘그래도 자료는 많을수록 좋은 것 아닌가? 그리고 카오스 마나로 인한 부작용도 생각해야 하고.’
강철은 그의 뛰어난 영력 때문에 카오스 마나를 정제하지 않아도 카오스 마나로 인한 부작용을 쉽게 극복할 수 있었다. 그래도 완전히 벗어난 것이 아니라 강함을 추구하는 전투적이고 폭력적인 몬스터들의 성향을 있었다. 심지어 가족에 대한 애정이나 이성에 대한 욕망도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았다.
<부작용보다는 장점이 많습니다.>
베타에게 인간적인 감성은 쓸모없는 것이다. 숙주가 죽지 않고 영생불사의 경지에 도달할 정도로 강해지는 것만이 중요할 뿐이다. 카오스 마나를 정제하면 마나량에서 많은 손해를 보고 다양한 속성 공격이나 속성 공격에 대한 저항력에서 많은 차이가 난다. 불의 속성을 가진 마스터는 땅의 속성을 가진 마스터에게 약하고, 땅의 속성을 가진 마스터는 물의 마스터나 나무의 속성을 가진 마스터에게 약한다. 반대로 물의 마스터는 금속성 마나를 가진 마스터에게, 나무의 속성을 가진 마스터는 불의 마스터에게 약하다. 하지만 카오스 마나는 이런 모든 속성을 무시할 수 있다.
‘나도 마나를 정제해서 불의 마나나 빛의 마나를 가진 마스터가 되어볼까?’
<절대 안 됩니다.>
베타가 결사반대를 하였다. 카오스 마나를 가진 강철은 이제 마나의 지배자인 마스터가 되었기에 이를 정제하여 어둠의 마나를 버릴 수 있지만 그러면 피의 권능을 비롯한 오우거의 힘, 트롤의 재생력 등등을 포기해야 한다. 때문에 강철은 영력을 높이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영력이 높아지면 동화의 권능도 강해져서 이제 그랜드 마스터가 아니면 강철이 가진 어둠의 마나를 알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알아. 그래도 내가 인간이 아닌 몬스터, 아니 진짜 마왕이 되어가는 기분이다.’
마스터가 되었기 때문인지 예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감성이 돌아왔다. 정확히 말하면 더 이성적이고 절제력이 강해져서 과거의 기억을 생생하게 추억할 수 있을 정도다. 때문에 과거에 느꼈던 향수에 대한 감성이 아닌 이성적인 호기심에서 하는 말이었다.
<동화의 능력을 키우면 카오스 마나를 정제하지 않아도 각각의 속성을 가진 마나의 성향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의문들은 그랜드 마스터의 경지에 오르면 다 해결될 문제들입니다.>
빛의 속성을 가진 마스터들도 카오스 에너지를 흡수하여 정화할 때에 모든 마나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카오스 에너지들 중에서 다른 속성의 마나도 동시에 정화하여 몸을 강화하고 주변의 카오스 에너지와 자신의 마나를 동화시키는 경지에 올라야 마나의 지배자인 마스터가 된다. 때문에 마스터가 되기 위해서는 흑백의 구분이 소용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그런데도 뉴월드의 지배계층이 마스터들이 흑백의 구분을 강조하는 것은 새로운 강자가 탄생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는 의미다.
어둠의 마나로 분류되는 카오스 마나로 강해지는 몬스터들은 여러 가지 속성의 마나를 동시에 사용하기에 깨달음 없이도 저절로 마스터의 경지에 오를 수 있다. 때문에 마나의 지배자가 되었지만 부작용에서 벗어날 생각도 못하고, 마나를 지배하여 만들 수 있는 여러 가지 전투 기술을 개발할 생각도 못한다.
마나의 지배자가 되면 여러 속성의 마나를 이용하여 신체의 각 부분에 맞은 마나를 이용해서 뇌력이나 신력도 개발할 수 있다. 마법사처럼 주변의 마나와 동화를 이루어서 마법과 같은 힘을 발휘할 수도 있는 것이 마스터다. 때문에 빛의 속성 마스터들은 뇌력을 강화하여 항마력과 정신력을 높여서 저주나 마법 공격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지만 카오스 마나로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몬스터들은 육체적인 강함에 초점을 맞추기에 거대화되고, 강한 파워와 민첩함이 늘어난다.
‘정말 그랜드 마스터가 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그랜드 마스터에 대한 데이트가 부족합니다.>
말을 돌리는 베타다.
‘알았다. 오크들을 통합하는 와중에서 엘프들과의 충돌은 없었나?’
이곳은 비록 변방이라도 엘프들의 영역인 엘프 제국의 영토다.
<이곳은 변방입니다. 때문에 바람의 정령도 이곳까지 정찰을 하지는 않습니다.>
서대륙의 대부분이 엘프 제국이라고는 하지만 엘프의 숲에서 엘프들이 차지하고 사는 영역은 3%도 되지 않는다. 나머지는 몬스터들의 영역이다. 자신들의 영역에서 멀어질수록 마나와 정신력의 소모가 크기에 정령 마법사인 엘프들도 자신들의 영역 근처와 정령을 소환해서 정찰을 한다.
‘그렇다면 엘프들은 신경 쓰지 않고 거대 개미 군단을 정렴한 후에 도강을 하면 되겠군.’
<예. 마스터!>
강철은 베타에게 설명을 듣고는 오크 대족장과 그 친위대의 안내를 받아 지하 던전에서 밖으로 나왔다. 숲에는 3만에 달하는 오크 대군이 무질서하게 모여 있었다. 강자존의 율법에 따라 대족장인 오크와 그 친위대에게 굴복당한 오크들이었다. 하지만 각자의 부족으로 돌아가면 대족장의 명령과 상관없이 옆의 부족들과 싸우면서 영역을 넓히면서 사냥을 하는 야생의 오크들이 될 것이다. 오크 대족장이라도 식량 때문에 거느릴 수 있는 병력의 수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중앙 대륙에서 파견된 오크들은 마법주머니에 식량을 가지고 왔고, 텔레포트 마법진을 이용해서 지속적으로 식량을 보급 받을 수 있기에 3만에 달하는 오크들을 모아놓을 수 있다. 식량만 주면 강자에게 복종하는 것이 오크들의 특성이다. 하지만 식량이 부족하거나 기회가 오면 동족이라도 잡아먹으면서 힘을 키우는 것이 오크들의 특성이다. 이는 오크들뿐 아니라 몬스터로 불리는 카오스 마나를 가진 모든 동식물의 공통된 특성이다.
“이제 출정식을 할 것이다. 포도주를 나누어 주어라.”
“예. 마스터!”
강철이 마법주머니를 내어주자 오크 대족장은 마법 주머니에서 각종 고기와 강철의 피가 들어간 포도주 주머니를 꺼내서 각 부족장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각 부족장들은 고기를 나누어 주고 나뭇잎에 포도주를 따라서 오크들에게 따라 주었다.
“먹고 마셔라!”
오크들은 고기를 뜯고 강철의 피가 섞인 피를 마신 오크들은 춤을 모닥불을 피우고 불 주위를 빙빙 돌면서 출정식을 하였다. 오크들의 습성대로 밤새도록 술과 고기를 먹고 취해서 잠이 든 오크들은 다음 날 아침에 진군을 시작했다.
“진군하라.”
“우와와!”
강철의 명령에 권졸이 된 오크 병력들이 무질서하게 진군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각 부족별로 뭉쳐서 진군하고 있었다.
<선두가 거대 개미 군단의 영역에 도달했습니다.>
‘이제 시작인가?’
거대 개미 군단의 개미들은 그 수가 수천만 마리다. 여왕개미가 하루에 알을 만개 이상 낳을 수 있기 때문에 먹이만 많다면 한 달에 3백만 마리가 늘어날 수 있다. 거대 개미 군단의 영역은 개미집을 중심으로 약 100Km이다. 그리고 거대 개미 군단의 먹이는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이고 주로 다른 거대 개미 군단의 개미가 서로의 먹이가 된다. 거대 개미 군단의 개미들은 불에는 강하지만 추위에 약하기에 더욱 지역에서만 서식한다. 거대 개미 군단의 개미들이 사는 영역에는 수백만 마리의 여왕개미들이 있다.
하나의 여왕개미가 수천만 마리의 일개미, 병정개미 등을 거느리고 다른 여왕개미의 부하들을 잡아먹으면서 살아간다. 때문에 하나의 거대 개미 군단 군락지에는 약 100억 마리의 거대 개미들이 서식하고 있었다. 때문에 오크들이라도 거대 개미 군단의 서식지로 진군한다는 것은 지옥으로 걸어 들어가는 셈이다. 거대 개미 군단의 천적들은 주로 비행 몬스터이다. 때문에 거대 개미 군단의 개미들은 지름이 10미터가 넘고 크기가 70미터 이상 되는 거대한 나무들이 울창한 밀림 속에서 주로 서식한다.
<전방에 10만 마리의 거대 개미 군단의 개미들이 정찰을 나왔습니다.>
정찰 개미들은 모두 날개가 달렸다. 병정개미들은 전투에 특화되어 있고, 일개미들은 전투도 하지만 주로 먹이를 나르고 지하에 굴을 파고 집을 짓는 일을 한다.
‘많이 살아남았으면 좋겠군.’
<시작했습니다.>
후우우우웅!
10만 마리의 개미들이 거대한 나무들 위로 착륙을 하였다. 숲 안에서는 단체로 비행을 하기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놈들은 오크들을 만만한 먹이로 보고 포위하여 모두 잡을 생각이 분명했다.
‘시간은?’
<3시간 정도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정찰 개미들이 초음파와 같은 특수한 능력으로 여왕개미에게 연락을 하면 개미집에 있는 일개미들과 이들을 보호할 병정개미들이 달려올 것이다. 개미들의 입자에서 철갑처럼 두터운 장갑으로 무장한 거대 개미는 먹을 것이 없지만 오크들은 장갑이 없는 맛있는 먹이다.
“크와!”
쾅!
나무에서 날개를 펴고 활강을 하면서 일제히 공격을 시작하는 거대 개미들이었다. 오크들이 돌도끼나 몽둥이로 후려쳤지만 거대 개미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몽둥이나 돌도끼가 자루가 부러졌고, 날카로운 이빨에 물려서 몸이 두 동강이 났다.
삭!
하지만 전사급 오크들의 창은 개미들의 항문을 정확히 찔렀다. 무기가 들어가는 유일한 약점이지만 거대 개미들은 허리가 잘려도 머리가 살아서 이빨로 먹이를 물고 늘어지는 지독한 생명력을 가진 놈들이다. 그런데 창에 찔린 거대 개미들이 오크들의 편이 되어 동료를 공격했다.
사사삭!
마왕의 몸을 한 강철에게 달려드는 거대 개미들도 있었다. 강철은 유령 같은 보법으로 거대 개미들의 공격을 피하면서 쌍검으로 항문을 살짝 찔러 주었다. 검과 창에는 강철의 피가 묻어 있었기에 찔린 놈들은 모두 귀졸이 되어 강철의 명령에 따랐다.
<놈들이 도망칩니다.>
1시간 정도 전투가 지속되었다. 움직임이 느린 일반 오크들은 하늘을 날아서 달려드는 거대 개미들의 포위 공격에 피하지 못하고 대부분 전사했다. 전사급 오크들은 방패와 강철의 피가 섞인 포도주가 자동으로 분사되는 특수 창을 가지고 달려드는 거대 개미들을 막고 피하면서 항문을 찌르는 수법으로 거대 개미들을 아군으로 만들었다. 때문에 처음에는 오크 전사들도 거대 개미들의 합공에 많은 수가 죽었지만 거대 개미들이 가담하여 포위 공격을 막아주자 나중에는 전사자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
‘예상대로인가?’
1시간 동안 2만 5천 마리 정도의 오크들이 전사했다. 그리고 시체는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 약 2천 마리 정도의 오크 전사들이 살아남았고, 일반 오크들은 약 3천 마리 정도가 살아남았다. 전과는 약 3만 마리의 정찰 개미들을 아군으로 확보했다는 것이었다. 오크와 거대 개미들의 사체는 7만 마리의 정찰 개미들이 물고 하늘을 날아서 도망쳤다.
<예. 마스터!>
“모두 정찰개미에 탑승하고 개미 군단의 영역에서 벗어난다.”
“예.”
오크들이 크게 대답하고는 살아남은 오크들은 정찰개미의 등에 올라탔다. 거대 개미들은 자신 몸무게의 60배가 되는 무게를 들 수 있고, 정찰 개미는 자신보다 10배 무거운 짐을 들고도 하늘을 날 수 있다.
후우우웅!
약 3만 마리의 정찰 개미들이 강철을 비롯한 오크들을 태우고는 하늘을 날아올랐다. 강철은 동화수로 몸무게를 가볍게 해 주었기에 정찰 개미는 자신보다 열 배 이상 무거운 마왕을 태우고도 하늘을 힘차게 달아올랐다.
* * *
며칠 후
강철은 부상을 입은 오크들을 모두 치료해 주었다. 다만 팔다리가 떨어져 나간 놈들은 죽게 내버려두고 정찰 개미의 먹이가 되었다. 치료해 주는 것은 간단했다. 트롤의 재생력과 오우거의 힘을 담은 피의 권능이 담긴 피가 섞인 포도주를 준 것이었다. 베타의 분석에 의하면 권속이나 권졸을 만들 때에 피에 영력을 담으면 권졸이나 권속이 강철이 가진 능력을 전이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예전에 이를 느끼지 못했던 것은 권속이나 권졸이 되어 늘어나는 영력 때문이었다. 마나의 지배자가 된 강철은 이제는 피에 영력을 많이 담으면 더 강한 권속과 권졸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권속이 아닌 권졸들에게 자신의 영력을 소비하는 것은 아깝지만 단숨에 살아남은 오크들을 치유하고 그들은 전사급으로 진화시키고 탈 것이 된 정찰개미들의 전투력과 비행속도를 높이기 위해 강철은 자신의 영력을 담은 피를 오크들과 정찰개미들에게 주었다.
후우우웅!
“비행몬스들이다!”
땡땡땡!
도타 왕국의 변방인 남작령에 비상이 걸렸다.
“마, 맙소사! 거대 개미 군단이다.”
“마법사를 불러!”
성벽의 망루에 있던 병사들은 시커멓게 날아오는 비행 몬스터의 정체를 파악하고는 경악했다. 이곳은 거대 개미 군단의 영역이 아니다. 거대 개미 군단은 먹이가 풍부하고 천적이 활동하기 어려운 밀림에서만 서식한다. 이런 개활지가 있는 평지에 세워진 성을 공격하는 일은 한번도 없었다.
“오크들이 타고 있다.”
“마, 마왕이 타고 있다.”
“마왕의 군대다.”
“으으!”
망루에서 종을 치고 화살을 꺼내서 방어 준비를 하던 병사들은 새파랗게 질러서 망루에서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기 시작했고, 비상 종소리를 듣고 하늘을 보던 병사들은 건물 안으로 도망쳤다.
후우우웅!
강철은 외성에 있는 병사들은 무시하고 내성을 향해서 날아갔다.
“막아라!”
슈슈슈슉!
내성에 있는 기사들은 비상종이 울리자 바로 대응을 하였다. 하지만 근무를 서고 있던 병사는 30명 정도였고, 이들 중에 궁수는 10명에 불과했다. 외성에 근무하는 병사들은 100명 정도고, 치안 유지를 위해 도심을 순찰하는 병사들은 10명 정도다. 영지병이 2백 명 정도인 작은 남작령이었다. 기사가 20명이고 영지 마법사가 한 명 있었다. 징집을 하면 2천 명의 병력을 만들 수 있고, 몬스터 사냥꾼과 용병들까지 합하면 3천 명 정도의 병력을 순식간에 만들 수 있는 곳이었다. 도타 왕국은 옵트 강을 건너의 엘프 숲 안에 자리 잡은 작은 왕국이었다.
“으! 신이시여!”
영주는 점심 식사를 하다가 몬스터의 침략을 알리는 비상 종소리에 창문 밖을 보고는 경악했다. 거대한 덩치를 가진 마왕이 작아 보이는 거대 개미를 타고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일부 궁수들이 용감하게 화살을 쏘았지만 거대 개미의 두터운 장갑을 뚫지 못했다. 거대 개미의 장갑을 뚫거나 베기 위해서는 오러를 사용해야 가능하다. 아니면 아이스 마법으로 뇌를 얼리는 것이 유일한 공략 방법이었다. 때문에 거대 개미 군단의 군락지 근처에 있는 영지에는 아이스 마법을 사용하는 마법사들이 상주하며 대규모 마법진을 만들어서 기온을 떨어뜨려 거대 개미 군단이 영역을 확장하지 못하도록 만든다. 하지만 이곳은 거대 개미 군단의 영역과 거리가 먼 곳이었다. 마왕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거대 개미 군단이 올 일이 없었다는 뜻이다.
쾅!
강철은 일부러 육중한 굉음을 터뜨리면서 개미의 등에서 뛰어내려 내성의 성벽 위에 내렸다. 그러자 성벽이 무너질 정도로 흔들리면서 굉음이 터져 나왔다.
“항복하라. 그러면 목숨만은 살려주겠다.”
강철은 내성의 창문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영주를 향해 소리쳤다.
“으으!”
도타 왕국에 마왕 척살대가 와 있었고, 마왕의 하수인인 흑마법사와 그가 만든 키메라인 가짜 마왕에 대한 자세한 정보가 담긴 협조 공문서를 본 영주다. 일단 항복한 후에 후일을 도모할 것인지. 아니면 용감하게 싸우다가 죽어서 명예를 남길 것인지 고민이 되었다. 자신만 죽는다면 가족들의 미래를 생각해서 용감하게 싸우다가 죽을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후손들과 10만 명에 가까운 영지민들이 모두 죽는다면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초토화가 되면 자신이 용감하게 싸웠다는 사실을 알아줄 사람도 없었다.
“항, 항복 하겠다.”
마탑도 없는 작은 영지이기에 마왕 척살대와 중앙군이 지원을 오려면 한 달은 넘게 걸릴 것이다. 아니 하늘을 나는 거대 개미 군단과 그 등에 타고 있는 수천의 오크들을 토벌하려면 마법 군단까지 만들어야 하니 엘프 제국의 지원이 없다면 도타 왕국의 힘만으로는 이들을 토벌할 병력을 모을 수도 없을 것이 분명했다.
“잘 생각했다. 이제부터 너희는 모두가 평등하고 함께 번영하는 이상적인 제국을 만드는 일에 함께 할 동지들이다. 나는 마왕이 아니라 중앙 제국 총사령관이다. 평화와 공동 번영을 위한 제국의 이상에 함께 할 영주와 기사들, 마법사를 불러라. 함께 식사나 하자.”
중앙 제국의 황제는 강철, 총사령관은 마왕, 마법단장은 카스토로 하기로 결정한 테바다. 일인 삼역 셈이다.
“……!”
마왕의 입에서 평화와 공동 번영이라는 말이 나오자 영주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마왕과 함께 할 수 없다고 소리치는 늙은 기사 하나는 마왕의 쌍검에 머리가 터져버렸다. 나머지는 마왕과 함께 식탁에 앉아 포도주를 마시면서 이종족과 몬스터들이 공존하는 중앙 제국의 이상에 대해서 설명을 들었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강철의 말에 설득이 되었다. 피가 섞인 포도주를 마시자 귀졸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도타 왕국의 남작령을 점령한 강철은 영주는 그냥 두고 기사들과 마법사는 정찰 개미에 태우고 다른 영지를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같은 방법으로 점령했다. 마왕은 마탑이 있는 큰 영지는 피해서 작은 영지들만 점령해 나갔다. 마법통신기를 통해서 마왕이 왔다간 곳의 영주는 마왕이 기사들과 마법사, 그리고 식량과 보석, 돈만 가져갔다고 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