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철 마왕-58화 (58/142)

00058  29. 노카 족의 반란  =========================================================================

스슥!

인사를 나누는 사이에 사막의 전사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노이만은 혹시나 하는 생각에 신호를 보내서 사냥을 나간 부하들을 모두 불러들였기 때문이었다. 신호는 소리, 연기, 불 등으로 신호를 한다. 하지만 소리는 진동 때문에 사막 웜을 불러 올 수 있기에 위급한 경우가 아니면 사용하지 않는다. 때문에 노이만은 오면서 연기를 피워 올렸다.

“산양 술입니다. 한잔 드시지요.”사막의 낮은 덮고 밤에는 춥다. 때문에 가죽 주머니의 물이 쉽게 상하기 때문에 생명처럼 귀한 물을 오래 보관하는 방법으로 술을 가지고 다닌다. 산양 술은 사막의 전사들에게 물 대신 마시는 음식이자 생명수다. 이런 술을 권하는 것은 귀한 손님을 대접하는 사막 부족의 전통이다.

“고맙습니다.”

강철은 사막의 전사들을 권졸로 만들었기에 이런 전통을 알고 있었다. 때문에 강철은 노이만이 주는 가죽 주머니를 받아서 한 모금 마시고는 건네주었다. 여기에 사막전갈을 구워서 먹으면 사막 전사들의 식사가 된다.

“무슨 일로 저를 만나자고 하셨습니까?”

노이만이 본론을 물었다.

“식사부터 하면서 이야기 하지요.”

강철은 미소를 지으며 마법주머니에서 잔과 빵이 담긴 바구니, 그리고 포도주를 꺼내서 내려놓았다.

“꿀꺽!”

지켜보던 사막 전사들의 침 넘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이들은 하루에 두 끼를 먹는다. 그것도 해가 뜨기 전이 아침과 해가 지는 저녁에. 그리고 사냥을 할 때는 산양 술 한 모금과 사막 전갈 한 마리가 전부다. 빵과 포도주는 대족장도 가끔 먹는 별식이다. 대족장이라도 주식은 산양 젖으로 만든 술과 치즈, 곡식 가루로 만든 스프와 고기다.

“양은 충분하니 같이 식사합니다.”강철은 자신이 먼저 빵을 집어먹고 포도주를 마셨다. 혹시라도 독을 탔을 것을 염려하는 저들을 배려한 행동이었다.

“감사합니다.”

마왕 척살대이고 사막의 전통술인 산양 술을 나누어 마신 손님이니 의심하는 것은 결례다. 노이만은 포도주를 따라 마셨다. 그리고 신호를 보내자 부하들도 빵과 포도주를 가져가서 나누어 마시기 시작했다.

“옵트 왕국의 국왕이 되어 보실 생각이 없으십니까?”

강철은 자신의 피가 담긴 포도주를 마신 이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나더러 대족장신이 아버지를 배신하라는 것이냐?”

노이만은 화를 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크게 분노가 일어나지는 않았다. 그도 모르게 귀졸의 상태가 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테바는 마스터가 되면서 피의 권능이 가지는 장단점을 파악하고는 암중에서 세력을 키우는 계획을 수립했다. 그리고 그 계획에 따라 강철은 노이만을 회유하고 있었다. 강철이 노이만의 피를 마시지 않으면 귀졸 상태가 금방 사라져버린다. 하지만 그동안 피의 권능이 상대의 정신에 영향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아닙니다. 잠시 물러나게 해 드리는 것입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상징적인 왕이 아니라 12지파를 통일한 진정한 왕이 되시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옵트 왕국은 ……!”

강철은 옵트 왕국이 가난한 이유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혁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마스터인 대족장들은 완고해서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이기 어렵기에 혁신적인 사상을 가지고 있는 젊은 전사들이 나서야 한다고 설득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젊은 전사들을 규합해서 세력을 만들고 대족장을 설득하여 스스로 은퇴하게 만들고 노이만이 대족장 지위에 올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 노이만은 규정에 따라 1년 동안 옵트 왕성으로 가서 1년 동안 상징적인 왕이 된다. 이때 이 왕위를 이용해서 12지파의 젊은 전사들을 규합해서 통일 왕국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12지파의 대족장들을 원로라는 명예만 있는 직분을 주고 혁명에 동참할 젊은 소족장들은 후작과 백작의 지위를 주어 영주로 삼은 후에 제국처럼 강성한 왕국을 만들자는 설득이었다.

“옵트 왕국의 번영을 위해서 혁명을 일으키라는 것이군요.”

“예.”

“그런데 마왕 척살대가 왜 이런 일을 합니까?”

노이만은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다른 왕국이나 제국에서는 가문의 후계자들이나 기사들 중에서도 마스터가 배출 되는데 옵트 왕국에서는 12지파의 대족장만이 마스터가 되는 이유를 아십니까?”

“……!”

노이만은 말문이 막혔다. 자신이 대족장의 후계자들 중의 하나다. 가문의 마나심법과 검법을 꾸준히 수련하면 마스터가 되고, 그러면 대족장의 뒤를 이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대족장은 모두 나이가 많기에 대족장이 된다고 해도 오랜 시간 수련해야 마스터가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마스터가 되는 비전을 가르쳐 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족장의 지위를 얻어야 대족장만이 익힐 수 있는 비법을 전수 받게 될 것입니다. 당신이 수련한 마나심법은 기초에 불과합니다.”

“대충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당신이 옵트 왕국을 돕는 것과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대족장의 아들들은 모두 같은 마나심법과 검술을 배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대족장에 오른 아들만이 마스터가 된다. 이는 대족장이 되어야 마스터에 오를 수 있는 비법이 있다는 것을 쉽게 짐작하게 한다. 때문에 반란을 일으켜서 대족장이 되어도 그 비법을 찾지 못할 수 있기에 반란은 꿈도 꾸지 못했다.

“마스터가 되면 흑백의 구분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흑백의 구분이라면?”

“어둠의 세력과 빛의 세력을 구분할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네?”

노이만의 눈이 커졌다.

“마왕 척살대 대장은 이번에 흑마법사와 싸우다가 마스터의 경지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흑마법사를 사로잡아 그의 처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어둠의 마나를 사용하면 쉽게 강해지지만 부작용이 심해서 폭력적인 야수가 되어 버립니다. 하지만 마스터의 경지에 오르면 그런 부작용에서 벗어나 야수들을 제어할 수 있게 됩니다. 오크들이나 대부분의 이종족들이 그런 경우입니다.”

“……!”

마스터에 오르면 어둠의 마나를 극복할 수 있다. 그렇다면 흑마법사나 몬스터도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경우에는 마왕의 추종자가 아니라는 뜻이다.

“마스터가 되면 빛과 어둠을 벗어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성제국이나 제국의 황제들, 그리고 귀족들인 마스터들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이런 비밀을 감추고 흑백 논리로 빛의 세력과 어둠의 세력을 구분하려 합니다. 빛의 세력에 속해 있거나 심지어 신성력을 가지고 있는 신성마법사라도 사악한 마음을 가지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악한 행위를 할 수 있습니다. 어둠의 세력에 속한 흑마법사라도 어둠의 마나가 가진 부작용을 극복하고 선을 행할 수 있습니다. 마나의 속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유일신이 창조주와 중계자인 드래곤, 그리고 NWB는 조화와 균형, 그리고 평등과 공동 번영을 추구합니다. 우리는 유일신과 드래곤의 뜻을 추구하고, NWB가 말한 평등과 공동 번영을 목표로 하는 세상을 만들고자 합니다.”

“……!”

강철의 설득에 노이만의 마음이 기울어졌다. 대족장이 되면 마스터가 될 수 있다는 욕망과 신과 드래곤의 뜻을 따르고 선진문명의 이상향을 추구한다는 대의명분이 일치했기 때문이었다. 뿐만 아니라 듣고 있던 모든 전사들의 눈에도 야망이 피어올랐다. 혁명을 일으키면 대족장만이 얻을 수 있는 마스터가 되는 비법을 모두 공유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자신들은 이미 늦었을지 모르지만 자신의 후손들은 어려서부터 마스터가 되는 마나심법과 검술을 익힐 수 있을 것이다.

“이 노이만 새로운 세계 건설에 동참하겠습니다.”

“좋습니다.”

강철은 노이만과 함께 대족장을 설득하는 방법을 상의했다. 우선 젊은 전사들을 회유한 후에 대족장을 설득하기로 했다. 하지만 마스터는 전사들이 아무리 많아도 치고 빠지는 유격전술을 사용하면 잡을 수 없는 존재다. 함정을 판다고 해도 도망치려고 하면 잡을 가능성이 낮았다. 그가 옵트 왕성으로 가서 다른 대족장에게 도움을 청하면 혁명을 바로 실패할 것이다. 때문에 강철 자신도 마스터의 경지에 올랐다고 하면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서 함께 가기로 했다.

* * *

한 달 후

강철은 노이만과 함께 노카 족이 사는 돌산에 도착했다. 노이만은 강철의 피가 담긴 포도주와 산양 술을 섞어서 젊은 전사들과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회유를 시작했다. 부와 명예를 얻고 마스터가 될 수 있는 길, 그리고 평등과 공동 번영을 이루는 세상을 위해서라는 대의명분에 젊은 전사들은 열광했다. 노이만은 며칠 만에 2만에 달하는 전사들 대부분을 회유하는데 성공했다. 노카 족의 인구는 약 10만 명이었다. 이 중에 5만이 남자이고 어린아이와 노인을 제외한 성인 남자들은 모두 전사들이다.

“무슨 일이냐?”

노카 족 대족장인 람몬은 수천의 전사들과 함께 자신을 찾아온 노이만을 바라보았다. 근래 들어서 아들 중의 하나인 노이만이 젊은 전사들과 자주 모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만큼 마스터인 자신의 무력을 믿기 때문이었다. 또한 대족장의 권위는 절대적인 것이다. 노카 족이라면 절대로 그런 자신의 권위를 거역하지 못할 것이란 믿음도 있었다.

“한 가지 여쭐 것이 있어서 왔습니다.”

“무엇이냐?”

람몬 대족장은 담담한 표정으로 물었다. 람몬 대족장은 평범해 보이는 중년 남성으로 보인다. 하지만 얼굴에는 티끌하나 없고, 주름도 없는 20대 초반의 피부이다.

“마스터가 되면 흑백의 구분이 필요 없다고 하는데 정말입니까?”

“그것이 왜 궁금하냐?”

“옵트 왕국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마스터가 되는 비법을 대족장만이 독점한다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

생각지도 못한 아들의 주장에 담담하던 람몬 대족장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감히! 신성한 부족의 율법과 전통을 거부하려는 것이냐?”

“세상은 마도공학으로 인해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마스터가 되는 비법을 한 사람이 독점하는 것은 평등과 공동 번영이라는 새로운 흐름에 역행하는 것입니다. 과거의 전통이라도 잘못된 것은 바로잡고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노오옴!”

람논 대족장은 목소리에 마나를 담아서 소리쳤다.

“크으윽!”

람몬 대족장이 분노하여 소리를 지르자 가까이 있던 전사들이 피를 부여잡고 비틀거리면서 물러났다. 분노한 람몬 대족장의 몸에서 무지막지한 기운이 사방으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모든 권위는 힘에서 나온다. 마스터인 대족장의 권위에 항명을 한다면 그것은 반역이고, 반역은 아들이라도 참수를 하여 전통과 권위를 지켜야 한다. 후계자인 아들은 노이만 이외에도 14명이나 더 있다. 람몬 대족장은 21명의 아내를 거느리고 있고, 이중에 아들이 15명이고 딸이 18명이다.

저벅 저벅!

은신 동화술로 전사들 사이에 숨어 있던 강철이 앞으로 걸어 나왔다.

“네놈은 누구냐?”

“마왕 척살대의 카스토라고 합니다.”

“네 놈이 내 아들에게 헛된 망상을 심어주었구나.”

람몬은 강철을 보고는 일의 전모를 짐작했다.

“예. 흑마법사들을 추구하다가 알게 되었습니다. 이 세계는 대귀족들인 마스터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흑백 논리로 다수를 억압하는 부조리한 세계라는 것을.”

“사악한 흑마법사의 저주를 받은 어둠의 세력이로구나.”

마나의 지배자로 불리는 마스터가 되면 은신 동화술을 펼친다고 해도 강철의 몸에 흐르는 어둠의 마나를 감지할 수 있었다.

“하하! 그것은 제가 사용하는 주 특기입니다. 마왕 척살대의 협조를 거부하면 마왕의 하수인이 된다는 것을 모르십니까?”

강철이 웃으면서 반문을 하였다.

“아버님! 옵트 왕국의 번영을 위해서 한발 물러나 주십시오. 대원로가 되어 옵트 왕국의 번영을 지켜 봐 주십시오. 그리고 잘못된 길을 간다면 그때 벌을 내려주십시오.”

참다 못한 노이만이 다시 끼어들었다. 그는 강철의 말대로 아버지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흑백 논리를 사용한다고 생각했다. 만약 강철이 마왕 척살대의 일원이 아닌 자신이었다면 자신은 흑마법사의 사주를 받은 어둠의 종자로 화형에 당했을 지도 모른다.

“미몽에서 벗어나거라. 저놈의 몸에 흐르는 사악한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말이냐?”

“마스터의 경지에 오르면 마나의 속성에서 벗어나 자신의 의지대로 살 수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마나의 속성이 무슨 상관입니까? 다시 한 번 여쭙겠습니다. 마스터가 되면 흑백의 구분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까?”

“……!”

람몬 대족장은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거짓을 말하면 마나의 맹세를 하라고 요구할 것이다. 앞에 있는 놈의 심장에서 마나서클을 감지했기에 그가 마법을 사용하면 거짓의 유무는 금방 드러난다.

“이렇게 하죠. 제가 이기면 대족장께서 물러나서 옵트 왕국이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지켜 봐 주십시오. 대신 제가 지면 제가 깨끗하게 물러나겠습니다.”

강철이 일대일 대결을 제시했다.

“그, 그렇지만 ……!”

노이만의 안색이 하얗게 변했다. 그가 물러나면 반역을 한 자신은 살아남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저를 믿으십시오.”

“예.”

반 귀졸 상태에 있는 노이만은 이미 강철에게 호감과 신뢰를 가지고 있기에 강철의 말을 믿고는 물러났다.

“허허! 마왕 척살대가 흑마법사와 손을 잡았다니 믿을 수 없구나. 네 놈을 제압하여 옵트 왕성으로 가서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볼 것이다.”

람몬 대족장은 5서클에 불과한 강철을 쉽게 생각했다.

‘테바의 말에 의하면 마스터는 마나의 지배라라고 했다. 때문에 마나 운용술과 검술, 집중력, 경험 등은 내가 뒤쳐진다. 하지만 나는 시공간의 지배자이며 중력의 지배자다. 비록 수련 시간과 경험이 부족하지만 내가 가진 권능을 사용하면 이길 수 있다.’

이곳에서 한 달이라는 시간을 지낸 이유는 젊은 전사들을 완벽하게 회유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자신이 얻은 능력들을 능숙하게 사용하기 위한 수련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공간 마법사 리소의 공간 왜곡 능력, 세븐의 염력, 라이트의 가속 능력을 강철은 시공간과 중력을 지배하는 권능으로 업그레이드 시켰다.

스르릉!

람몬 대족장은 말없이 손에 쥐고 있던 반월형의 시미터를 검집에서 뽑아냈다. 80Cm 길이의 시미터는 초승달처럼 휘어져 있었고, 손잡이는 반대로 휘어져 있는 검이었다.

스슥!

강철은 마법주머니에서 두 개의 쇼트 소드를 꺼내들었다. 마왕의 아바타라면 커다란 대검을 들었겠지만 카스토에게는 길이 78Cm인 쇼트 소드가 적당했다.

‘마스터를 무력화 시킬 수 있는 스킬은 가위치기 뿐이 없다.’

마나의 지배자인 마스터는 마나를 뿜어내서 자신의 주변을 절대공간으로 만들어버린다. 그 공간은 공간 왜곡, 중력, 독, 피의 권능, 저주, 마법 등이 모두 무용지물이 된다. 마스터의 마나가 고갈 될 때까지 그의 절대공간을 무지막지한 파워로 두들기는 것이 마스터를 상대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아니면 마스터의 절대공간을 깰 수 있는 마스터의 전유물인 오러 블레이드를 사용하거나 절대파워를 가진 무지막지한 파괴력이나 속도가 있어야 한다. 쌍검치기 스킬은 절대파워와 속도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

“와라! 마스터의 권능을 보여주겠다.”

람몬 대족장이 오만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수천의 전사들에게 대족장의 신위를 각인시켜 주기 위함이었다. 때문에 그는 모든 마나를 끌어올려 몸 주변을 자신의 절대공간으로 만들었다.

후우우웅!

절대 공간이 된 람몬 대족장의 주변 공간이 아지랑이처럼 일렁이고 있었고 푸른색의 오러가 스파크처럼 튀면서 공간을 왜곡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공간을 뚫고 시퍼런 오러 블레이드가 람몬 대족장의 시미터에서 피어올랐다.

‘단숨에 끝낸다.’

팟!

강철은 증폭과 가속 능력을 사용해서 달려들었다. 그러자 람몬 대족장의 입가에 비릿한 조소가 떠올랐다. 흑마법사가 마법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이상했지만 마법을 이용해 자신의 몸을 강화하고 속도를 빠르게 하는 전투마법사 스타일이라 생각했다. 검을 휘두르면서 검에서 출혈을 내는 저주나 독이 뿜어질 것이 분명했다.

번쩍!

“……!”

람몬 대족장의 눈이 커졌다. 상대의 모습이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람몬 대족장은 놈이 자신의 뒤로 공간이동을 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꼈다. 전투마법사들이 주로 사용하는 블링크다. 하지만 자신의 절대공간 안으로 들어오자 못하기에 상관없었다. 절대공간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반격하면 된다.

카카카캉!

강철은 시공간의 권능을 사용해서 람몬 대족장의 등 뒤로 공간이동을 하였다. 그리고 가위치기 스킬을 사용했다. 시간의 권능까지 사용했기에 강철이 가위치기 스킬을 사용하는 속도는 상상 이었다. 검에 모든 마나를 주입한 상태에서 평소보다 10배는 빠르게 쌍검을 휘둘렀다. 엄청난 파워가 실린 쌍검이 람몬 대족장이 뿜어내는 마나의 장벽을 파고들어갔다. 마스터의 전유물인 절대공간을 가르고 들어가는 쌍검이 느려졌다. 시간과 공간의 권능이 통하지 않는 마스터의 절대공간이기 때문이었다.

‘헉!’

람몬 대족장은 경악했다. 마스터도 아닌 흑마법사 나부랭이가 검으로 자신의 절대공간을 가르고 들어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검 하나라면 막을 수 있지만 양쪽에서 다가오기에 하나는 막을 수 없었다. 때문에 람몬 대족장은 앞으로 튀어나가듯이 검을 피했다.

삭!

람몬 대족장은 완전히 피하지 못해서 등에 두 개의 상흔이 새겨지면서 피가 튀었다. 람몬 대족장은 마나로 상처를 치유할 생각도 못했다. 전면에 있던 바위가 허공으로 떠올라 날아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강철은 상대가 피할 것을 예상하고 시공간의 권능과 중력의 권능을 동시에 사용했다. 바위로 된 암산이었기에 바위는 많았다. 적당한 바위를 염력으로 들어 올리고 공간왜곡으로 번개처럼 날리면 적어도 상대의 움직임을 방해할 수 있다.

“……!”

람몬 대족장은 결정을 해야 했다. 바위를 박살내고 뒤에서 따라오는 적의 공격을 피할 것인지. 아니면 돌아서서 반격을 해야 할 것인지. 완벽히 피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상대는 상상 이상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다. 절대공간이 없었다면 영문도 모르고 목이 잘렸을 속도였다. 절대공간 덕분에 피할 수는 있지만 완벽히 피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또한 한번 피해도 또 다시 같은 공격을 당하면 계속해서 상처가 늘어나서 결국 죽을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었다.

후우우웅!

람몬 대족장은 앞에서 날아오는 바위는 무시하고 돌아서면서 시미터를 휘둘렀다.

콰앙!

바위가 절대공간에 부딪쳐서 굉음을 내면서 박살이 났다.

스슥!

강철은 절대공간 밖으로 나온 오러 블레이드를 쉽게 피했다. 시공간의 권능은 람몬 대족장의 검을 쉽게 피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의 머리를 향해 검 날이 아닌 검 등으로 휘둘렀다.

카가가가캉!

두 개의 검이 절대공간을 가르기 시작했다.

‘이놈!’

람몬 대족장의 시미터가 폭포를 거슬러 올라가는 물고기처럼 유연하게 곡선을 그리면서 강철의 배를 갈라갔다. 상대의 검이 자신의 머리를 가르면 자신의 검도 상대의 허리를 반 이상 갈라버릴 것이다. 동귀어진 수법이었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

삭!

콰쾅!

강철과 람몬 대족장은 서로 자신의 몸에 마나를 집중해서 방어력을 최대로 하였다. 머리를 뒤로 젖혀서 피했지만 절대공간을 가르고 들어온 두 개의 검이 람몬 대족장의 머리를 동시에 후려쳤다. 동시에 오러 블레이드가 오우거 방어력을 가진 강철의 배를 쉽게 가르고 들어와 지나쳐버렸다.

쾅!

람몬 대족장은 귀에 이명이 울리면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검 날이 아닌 검 등에 맞았기에 뇌가 울리는 충격을 받는 것이었다. 충격으로 인해 정신력이 흐트러지자 마나로 만든 절대공간과 방어력도 사라졌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강철은 검의 손잡이로 머리를 내리찍었다. 배가 반 이상 잘라졌지만 트롤의 재생력은 마나 홀까지 잘라진 그의 신체를 단숨에 붙이면서 복구하고 있었다. 마나홀이 잘라지면서 카스토의 육체에 있던 마나가 대부분 소진되었지만 강철은 마나보다는 외공의 능력에 더 의존하고 있었다. 피의 권능과 영력을 이용한 여러 가지 권능이 마나의 힘보다 훨씬 강했다. 때문에 마나 홀을 복구하지 전이라도 전신에 깃들어 있는 마나와 오우거의 힘에 공간 왜곡 능력, 가속 능력, 증폭 능력으로 방어력이 사라진 람몬 대족장을 때려서 기절시키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털썩!

머리를 맞은 람몬 대족장은 기절하여 그대로 쓰러졌다.

“와아아!”

자신들의 대족장이 쓰러졌지만 강철의 피를 마신 전사들은 강철의 승리에 고함을 지르면서 환호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