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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 마왕-52화 (52/142)

00052  26. 혈투(血鬪)  =========================================================================

스슥!

삭!

공간 결계와 염력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팔라딘은 강철은 눈에 굼벵이처럼 느리게 보였다. 강철이 번개처럼 달려들어 그의 검을 피하면서 그의 옆구리를 가르고 지나갔다. 갑옷에 인챈트 된 실드가 작동이 되었고, 미스릴 합금으로 강화된 플레이트 아머의 방어력을 무색하게 무지막지한 스피드와 파워가 갑옷을 가르고 옆구리로 파고들었다. 그 순간 칼날에서 피가 솟구쳐 팔라딘의 몸으로 들어갔다.

“크아아악!”

신성력과 피의 권능과 어둠의 마나가 들어 있는 강철의 피가 만나자 팔라딘은 비명을 질렀다. 그의 몸에 있는 신성력이 어둠의 마나와 피의 권능에 저항했기 때문이었다. 그 여파로 옆구리가 터지면서 내장까지 타버리면서 피와 내장 조각이 흘러내렸다. 이때 신성마법사가 있었다면 신성마법으로 어둠의 권능과 마나를 태워버리면서 상처까지 치유했을 것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팔라딘은 신성마법사의 도움을 받지 못해 끔찍한 고통을 겪어야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불굴의 의지로 강철을 향해 대검을 휘둘러왔다.

<신성력 때문에 권속으로 만들기 불가능합니다.>

뱀파이어가 피의 권능을 가지고 있어도 세력을 키우지 못하고 숨어 살아야 하는 이유가 신성력 때문이었다. 권졸 정도는 신성마법으로 순식간에 도시 하나를 정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권속 정도가 되어야 신성력에 저항할 수 있지만 팔라딘과 신성마법사가 함께 하는 마왕 척살대, 또는 악마 척살대로 불리는 사냥꾼들에게 사냥 당하는 사냥감 신세가 된다.

‘그럼, 죽어야지.’

강철은 팔라딘의 목을 향해 대검을 휘둘렀다.

펑!

삭!

세븐은 염력으로 강철의 움직임을 방해하다가 팔라딘이 위험해지자 염력으로 그를 밀어냈다. 염력의 망치에 맞은 팔라딘은 피를 토하면서 날아갔다. 그 덕분에 팔라딘은 강철의 대검을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바닥에 쓰러져서 일어나지 못했다. 신성력과 피의 권능이 깃든 강철의 피가 충돌하면서 옆구리뿐 아니라 내장을 박살내었고, 터져나간 옆구리로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의 몸을 치유하고 유지시켜야 할 신성력과 마나가 어둠의 권능이 깃든 피와 충돌하면서 그 힘을 밀어내느라 몸을 치유하지 못한 것이다. 겨우 밀어냈을 때는 피를 너무 많이 흘린 상황이었다. 그런 와중에 염력의 망치에 맞았기에 안색이 파랗게 변했다. 팔라딘이 아니었다면 바로 쇼크사했을 것이다.

스슥!

뒤에서 척살대를 지휘하는 지휘관인 몽크 테바가 어쩔 수 없이 전면으로 나섰다. 마왕 척살대의 중심인 신성마법사가 죽었고, 정신을 지배하는 초능력자인 이민우는 있으나 마나한 존재가 되어 있었다. 마나 총을 들고 있었지만 오러가 서린 검과 광자검도 소용없는 상대에게는 무용지물이다. 공간의 지배자인 전투 마법사 리소도 상대가 효과적으로 공간마법을 무용지물로 만들자 끼어들 여지가 없었다. 남은 것은 염력을 사용하는 세븐과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라이트다. 하지만 라이트는 충격을 받고는 도망칠 준비만 하고 있었다.

‘광휘의 검! 신념의 방패!’

몽크 테바는 믿는 것이 있었다. 성물로 취급되는 전설급 아이템들이다. 광휘의 검과 신념의 방패는 한번 발동되면 10분 동안 엄청난 신성력을 뿜어낸다. 그리고 대신관이나 신관인 신성마법사의 신성력으로 충전을 해야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신성력을 발휘하지 않아도 유니크급 아이템처럼 강력한 방어력과 절삭력, 그리고 내구성을 지닌 보물인 방패와 검이다. 광휘의 검은 단검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길고, 장검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짧은 검이었다. 신념의 방패는 새의 날개나 부채처럼 접었다가 펼칠 수 있는 여러 개의 날개로 이루어진 반월형 방패로 공격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기형적인 무구였다.

번쩍!

테바가 앞으로 나서면서 전설급 아이템을 빼어들었다. 그러자 건틀릿에 장착된 신념의 방패가 공작의 날개처럼 펼쳐지면서 반월형의 방패가 되었다. 그리고 허리에 있던 광휘의 검을 뽑아들자 검과 방패에서 눈부신 빛이 사방으로 뿜어졌다. 신관이 신성마법사 열 명이 뿜어내는 것과 같은 대신관급 신성력이 사방으로 뿜어졌다.

‘이길 수 있다.’

충격에 휩싸여 후들 후들 떨던 초보 용병에 불과한 라이트의 눈빛이 달라졌다. 신념의 방패에서 나온 신성력은 인간의 용기를 극대화 시켜주는 작용을 한다. 또한 방어력을 높여주고, 상처를 입어도 금방 치유시켜는 치유의 효과까지 있었다. 광휘의 검은 공격력을 높여주고 신체의 모든 능력과 마나를 증폭시켜주는 기능까지 있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자신의 초능력이 통하지 않아 절망과 충격에 휩싸여 멍하니 구경만 하던 정신의 지배자 이민우도 신념의 방패에서 나온 신성력으로 정신을 차리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마나 총은 소용없다. 동료들의 정신을 하나를 연결시켜 유기적인 협공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

이민우의 눈에서 강렬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하지만 세븐과 라이트는 정신이 연결되었지만 다른 자들은 이민우의 정신 능력이 통하지 않았다. 이민우는 이를 악물었다. 흑마법사뿐 아니라 일반 마법사와 다른 자들도 자신의 초능력이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념의 방패에서 나온 신성력이 그의 정신을 굳건히 하고 초능력을 증폭시켰기에 그는 절망하지 않고 라이트와 세븐의 정신을 연결시키고 자신은 뒤에서 조율을 하였다.

카캉!

‘뭐야!’

강철은 깜짝 놀랐다. 빛이 번쩍이는 순간 죽이려 했던 팔라딘이 멀쩡해져서 일어났고, 빛을 뿜어내는 검과 방패를 든 놈이 유령처럼 다가와 자신의 대검을 막았다. 자신의 힘에 의해 뒤로 튕겨났지만 염력과 공간 마법사의 도움을 받아 유령처럼 다시 다가와 어쩔 수 없이 검을 막아야 했다.

사삭!

라이트란 놈이 광자검으로, 멀쩡해진 팔라딘이 대검으로 자신의 등을 공격했다. 둘의 공격을 무시하고 빛을 발산하는 검과 방패를 가진 놈을 따라갔다. 등이 갈라지면서 피가 튀고 신성력에 마나가 타들어갔다. 하지만 무지막지한 마나와 피의 권능이 신성력과 오러를 밀어내고 상처를 금방 치유했다.

쾅!

슈슈슈슉!

염력과 공간 왜곡으로 전투를 돕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발로 바닥을 굴러서 공간 왜곡과 염력을 방해했다. 그리고 몸을 회전시켜 흙과 모래, 자갈을 모두 암기로 만들었다.

‘스나이퍼 총이 있었다면.’

이민우는 초능력에만 의존했던 자신의 전투 스타일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초능력이 통하지 않아도 동료들에게 짐이 아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다른 능력이나 무기를 가지고 다녀야 했다는 것을.

‘괴물 같은 흑마법사 놈! 진짜 마왕인가?’

피라미로 생각했던 5서클 흑마법사가 흑마법은 사용하지 않고 육체를 이용한 물리적인 전투력으로 대신관급의 신성력을 발휘하는 두 개의 성물이 뿜어내는 신성력 안에서 괴물처럼 움직이고 있었다. 스피드와 파워에서 상대가 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대등한 전투를 할 수 있는 이유는 10분 동안 트롤의 재생력 따위는 꿈도 꾸지 못할 정도로 바로 치유가 되는 불사의 상태이기 때문이다. 또한 상대의 전투 기술이 마스터급이 아니 무식한 몬스터의 싸움 방식과 유사해 상대의 공격 지점을 미리 예상해서 막아낼 수 있었다.

캉!

월등한 파괴력과 속도로 방어를 무시하고 한 놈만 공격했다. 그런데 그 놈이 염력과 공간왜곡 능력을 이용해서 자신의 공격을 방어하고 있었고, 두 놈이 흡혈 파리처럼 자신의 체력과 피, 마나를 소진 시키고 있었다. 신성력의 빛이 호흡으로 마나를 충전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었기에 피를 흘리고 몸으로 들어온 오러와 신성력을 밀어내고 상처를 치유하는 데 많은 마나를 소모하게 하고 있었다.

‘저 놈을 어떻게 박살내지?’

<모루가 필요합니다. 마스터께서 아무리 망치를 휘둘러도 상대는 깨어지지 않고 튕겨나갈 뿐입니다. 모루 위에 놓고 망치를 쳐야 상대를 박살낼 수 있습니다. 아니면 모루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공격해서 상대를 일격에 잘라내야 합니다.>

‘젠장!’

지금 상황에서는 둘 다 불가능해 보였다. 자신을 보조하는 동료가 있다면 놈을 중앙에 놓고 합공을 해서 박살낼 수 있을 것이다.

‘후퇴해야 하나?’

강철은 고민했다. 가장 만만해 보이는 놈이 방패와 검을 든 놈이었다. 전투기술은 화려하고 힘은 강해보이지만 스피드는 팔라딘과 용병보다는 못했다. 그리고 쓸모없어 보이는 용병 하나는 무시해도 된다. 그 놈과 염력을 사용하는 초능력자는 공간마법사 옆에 붙어 있었다. 강철이 다가오면 언제든지 공간이동으로 도망칠 준비를 하고 있었기에 가까이 갈 생각도 못했다. 때문에 힘과 전투 기술은 있지만 속도가 느리고 무시무시한 신성력을 발휘하는 검과 방패를 가진 한 놈만 죽어라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이 놈의 검과 방패만 빼앗아도 쉽게 승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없다.’

테바는 초조했지만 표정을 숨기고 있었다. 10분이 지나가면 필패이기 때문이다. 테바는 순수한 무력과 육체적 능력만 사용하면 팔라딘보다 빠르다. 하지만 팔라딘이 신성력을 받으면 이야기가 틀려진다. 팔라딘은 신성력을 받으면 몇 배의 능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테바는 신성력을 발휘할 수 없는 마나를 사용하는 기사와 같은 자였다. 신성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신념과 신앙이 투철해야 한다. 이 때문에 신관과 팔라딘은 거짓을 말하거나 부정하고 더러운 임무를 맡을 수 없었다. 신념과 신앙이 무너지면 신성력도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테바는 악마나 마왕의 추종자들을 척결하는 임무보다는 정적을 척결하거나 정치적인 이유와 제국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단체에 속해 있었다.

제국의 이익을 위해 더러운 일도 해야 하고 정치적인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야합은 물론 부정한 존재로 취급되는 흑마법사와도 손을 잡고 그들을 정보원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그에 비해 팔라딘은 무조건 명령에만 따라 행동하는 순수 무력집단이다. 테바가 신성마법사와 팔라딘을 이끄는 대표이지만 이들은 테바의 명령이 아닌 대신관이 테바를 지키라는 명령에 따라 그를 수호하기 위해 흑마법사인 강철을 공격하고 있는 중이었다.

‘제발 도망가라!’

테바는 속으로 간절히 기원하고 있었다. 자신들이 도망쳐야 한다면 한 두명의 희생은 불가피했고, 그 중에 하나는 자신이 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테바는 탱커처럼 적을 자신이 묶어놓고 라이트와 팔라딘이 딜러의 역할을 하여 흑마법사의 체력을 깎아먹고 있었다. 그리고 마법사가 자신을 보조하여 자신을 도와주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등한 전투, 아니 밀리는 전투를 하고 있었다. 만약 상대의 얼굴에 떠오른 초조함과 불안을 눈치 채지 못했다면 포커페이스를 유지하지 못했을 것이다.

테바는 모략과 중상, 야합과 밀당이 오고가는 더러운 정치판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전문가다. 상대의 눈빛만 보고도 상대의 의중을 짐작하고 있었다. 때문에 신성력이 단 10분밖에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감추고 무표정하게 흑마법사를 공격하고 있었다.

‘모루 역할을 할 수 있는 권속이 필요하다.’

육체적인 능력이 뛰어난 마왕의 육체를 가지고 있었다면 월등한 파워와 속도로 상대를 박살낼 수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육체적 능력이 가장 미약한 카스토의 육체로는 속도와 파워, 모두 자신이 우위에 있지만 압도하지 못하고 합공에 자신만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었다. 신성력의 빛만 없다면 호흡으로 얼마든지 마나를 충전하면서 오래 싸울 수 있지만 지금은 그것이 불가능했다.

<더 이상은 위험합니다.>

베타는 신성력을 발휘하는 검과 방패에 대한 데이터가 없기에 일단 피할 것을 권유했다. 이대로는 몇 시간 안에 강철의 체력과 마나가 모두 소진될 것이기 때문이다. 죽어도 아바타 하나가 없어지는 것이지만 아무런 의미 없이 아바타를 소모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도 없었다.

‘어쩔 수 없지.’

강철은 일단 피하기로 했다. 다행이라면 검과 방패를 든 놈보다 자신이 스피드에서 월등하다는 것이다. 자신보다 빠른 알파 전사인 용병이 따라오면 자신이야 땡큐다. 신성력의 빛이 없는 곳이라면 얼마든지 잡을 수 있다. 강철은 전투를 하면서 팔라딘이나 검과 방패를 든 놈의 전투기술인 검술과 체술이 자신보다 월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지구인인 알파전사나 베타 전사들보다는 자신의 전투기술이 훨씬 뛰어나다. 때문에 스피드가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놈과의 전투에서 압도하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속도만 빠른 놈이라도 초감각을 극도로 끌어올리면 상대의 공격 궤도나 이동 예상지점을 예측해서 공격을 성공시킬 수 있다.

콰앙!

강철은 후퇴를 결심하고는 바닥을 굴렀다.

슈슈슈슉!

캉!

암기를 마구 날리고는 몽크의 공격을 검으로 막아서 그 반동을 이용해서 공간마법사를 향해 돌진했다.

“메스 텔레포트!”

번쩍!

예상한 대로 세 놈이 동시에 사라졌다. 강철은 그들이 있던 지점을 지나서 강을 향해 도망쳤다.

“모여라! 놈의 앞을 막아서 잡는다!”

테바는 일부러 큰소리를 쳤다. 그냥 두면 신성력 유지 시간이 있다는 것을 놈이 눈치 채고 다시 돌아올지 모른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메스 텔레포트!”

번쩍!

공간마법사 리소의 근처로 모두가 모이자 그는 공간이동으로 강물 앞에 나타났다. 그리고 강철이 오기를 기다렸다.

“잡아라!”

테바는 큰 소리를 내면서 강철을 향해 돌진했다. 그러자 라이트와 팔라딘이 그의 좌우에서 돌진했다. 힘과 전투력이 월등한 테바가 탱커의 역할을 하고 스피드가 뛰어난 라이트와 팔라딘이 딜러, 염력가인 세븐과 마법사가 보조 역할을 하였다. 이민우도 세븐과 라이트의 정신을 하나로 연결시켜 염력으로 라이트의 공격과 방어를 돕고 있었다. 그렇지 않다면 빛처럼 빠른 라이트를 염력을 이용해 효율적으로 도와주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놈들이!’

강철은 잠시라도 신성력에서 벗어났기에 마나가 아주 조금 충전되었다. 극히 미미한 양이기 때문에 강철의 얼굴이 잠시 절망적인 생각이 떠올랐다.

<텔레포트 마법에는 많은 마나가 소모됩니다. 벌써 여러 번 사용했기에 한 두 번이 한계일 것입니다.>

베타가 강철에게 말해주었다. 공간마법에 대해서는 많은 데이터가 있는 베타다. 상대의 마나 양과 서클도 짐작할 수 있기에 메스 텔레포트를 무한정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는 베타다.

‘그럼, 마법사나 잡을까?’

<마법사는 준비하는 자입니다. 메스 텔레포트는 한 두 번이겠지만 블링크는 수십 번 이상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라이트라는 자가 두 명의 동료들을 들고 피하면서 전투를 지속하면 한 시간 안에 잡을 가능성이 없습니다. 마스터의 체력과 마나가 먼저 소질 것이 분명합니다. 또한 다른 병력이 합류할 가능성도 많습니다.>

베타는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용병이 염력의 도움을 받으면 더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을 계산했다. 그가 멍청하게 있는 다른 용병을 들고 피하기만 하면 강철도 신성력 안에서는 상대를 따라갈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요란한 소리가 났으니 다른 지원 병력들이 몰려올 가능성이 높았다.

‘그럼, 도망치는 수밖에.’

강철은 약해빠진 놈들의 합공에 짜증이 났다. 마왕의 육체를 사용할 때는 느끼지 못했던 육체적인 한계를 경험했기 때문이었다.

쾅!

슈슈슈슉!

강철은 달려오는 자들을 향해 발을 굴러서 암기를 날리고는 옆으로 도망쳤다.

“리소!”

“마나가 부족합니다.”

전투 마법사인 리소는 눈빛만으로도 테바의 의도를 짐작할 수 있는 경험 많은 전투 마법사다. 그런데 테바가 눈을 깜박이면서 소리치자 금방 테바의 의도를 파악하고는 소리쳤다. 그에게는 마나를 증폭시켜주는 유니크급 아티펙트가 있어서 아직 10번 이상 메스 텔레포트를 사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조금 시간만 끌어주면 쉽게 마나를 충전할 수 있는 매직급 아티펙트도 있었다. 이런 아티펙트가 없었다면 마왕 척살대에 파견될 수 없었을 것이다.

“정지! 신성력 밖으로 나가지 마라. 놈의 유인술일지도 모른다!”

테바는 추격하려는 팔라딘과 라이트에게 명령했다.

슉!

강철은 그제야 안심하고 강을 넘어 유령처럼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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