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26 13. 붉은 곰 사냥 =========================================================================
13. 붉은 곰 사냥
푸드득!
매복한 지 2시간 정도가 지났을 때에 갑자기 새들과 곤충들이 하늘로 날아올랐다.
<사냥준비.>
캡틴의 사냥준비란 말에 파티원들 모두가 석궁, 활, 마나 총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탱커는 마법주머니에서 탱커용 탑승 로봇을 꺼낼 준비를 하였다.
“크르르!”
목표지점에 도착한 놈들은 곳 매복한 인간들의 냄새를 맡았다.
슥!
파파팡!
슈슉!
강철은 동료들과 함께 마나총을 연발로 놓고 사격을 시작했다. 마나를 충전해서 자동으로 발사되게 하는 총으로 파워는 10 정도였다. 더 강한 파워를 내게 하려면 저격용 총을 구입해야 하는데 이때는 마나를 발사 때마다 충전해야 해서 사격속도에 문제가 생긴다. 원거리 딜러 둘은 석궁과 활을 쏘아댔고, 힐러, 캡틴, 강철만 마나총으로 사격을 하였다.
‘이것이 초감각인가?’
강철은 눈에 마나를 주입하지 않아도 총알과 화살이 날아가는 궤적이 다 보였다. 자신을 향해 날아온다면 어렵지 않게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신체의 능력이 레벨 마나를 사용하지 않아도 70이나 되기 때문이다. 총알의 속도는 초당 900m다. 레벨 1이 1초에 10미다. 레벨 2는 20미터이니 레벨 70은 1초에 700미터를 이동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는 가속이라는 특수 기술을 사용할 때에 신체가 버티는 의미이지만 순간적으로 움직이는 속도가 그 정도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마나를 사용하지 않고도 초당 900미터의 속도로 날아오는 총알 정도는 거리만 있다면 충분히 피할 수 있기에 강철의 눈에 총알의 궤적이 보이는 것이었다.
<예. 마나를 사용하면 절대시간의 감각 안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뱀파이어의 권능과 늑대인간를 비롯한 민첩이 뛰어난 몬스터들의 능력이 마스터의 몸에서 업그레이드되었기 때문입니다. 신체의 크기를 더 키운다면 마나가 없어도 1초에 700미터를 주파할 수 있습니다.>
‘됐다. 그런 거인이 된다면 나는 인간이 아닌 괴물이겠지.’
오우거보다 더 육체를 키운다면 키울수록 강철의 육체 레벨은 계속해서 올라갈 것이다. 육체가 2미터도 안 되는 인간의 작은 틀 속에서 깨어나지 않기에 날개가 없다면 비행 능력이 육체에 잠재되어 있어도 하늘을 날 수 없는 것과 같은 것이다.
퍼퍼퍼벅!
“크와왕!”
송아지만 한 선두의 늑대들은 화살, 석궁 화살, 마나 총알에 맞고는 뒤로 튕겨지면서 쓰러졌다. 하지만 단단한 가죽 때문에 충격을 받았지만 바로 일어났다. 그리고 인간들을 향해 돌진을 시작했다.
쿠우웅!
3미터나 되는 탑승형 탱커 로봇이 마나주머니에서 나왔다. GH-34 슈트 로봇이다.
철컥! 철컥!
탱커가 등 뒤로 뛰어들어 양팔과 다리를 벌리고 서자 슈트 로봇과 인간이 결합했다. 정확히 말하면 육중한 로봇형 슈트를 입은 것이었다. 탱커형 로봇은 육중한 타원형의 방패를 들고 있었다.
쿵쿵쿵!
로봇은 방패를 들고 늑대들을 향해 돌진했다.
스슥!
강철은 마나총을 마법주머니에 넣고 대검을 꺼내들고 탱커의 뒤를 따라갔다. 원거리 딜러들과 힐러는 마법 지팡이를 들고 뒤로 물러나서 나무 위로 올라갔다.
“마흐마슘!”
번쩍!
마법사는 버프를 걸기 시작했다. 탱커와 강철에게 실드를 걸어주었다. 더 고위급 마법사라면 공격 버프나 헤이스트도 걸어줄 수 있지만 아쉽게도 3서클이라 기본 방어마법만 걸어주었다. 그는 버프 마법사가 아닌 힐러도 참가한 것이라 부상을 당하면 힐링 마법을 걸어주기 위해 참가한 힐러다.
‘이것이 버프로군.’
몸에 실드가 걸렸지만 큰 도움은 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파워슈트의 방어력이 조금 더 높아진 것이었다. 강철에게는 있으나 없으나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방어력 증가였다.
퍼퍼벅!
“캥!”
저격용 총알과 화살이 늑대들의 몸에 박히기 시작했다. 파워를 놓여서 가죽을 뚫은 것이다. 하지만 늑대들의 마나 때문에 완벽하게 몸으로 파고들지 못하고 조금 박힌 정도였다. 강철구술로 만든 마나 총알은 마나가 밀어내서 금방 튕겨져 나왔지만 화살이나 석궁화살은 낚시 바늘처럼 한번 박히면 뽑혀지지 않게 되어 있었다. 때문에 가죽에 박혀서 피를 계속해서 흘리게 만들었다. 또한 총알과 화살이 내부에 충격을 주어 늑대들이 비실거리게 만들었다.
카캉!
하지만 대부분의 늑대들은 총알이나 화살을 무시하고 거대한 탱커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러자 방패와 늑대들의 발톱이 격돌하기 시작했다. 중급 마나석이 장착되어 있는 탱커 로봇이 가장 맛있는 먹이로 보이는 모양이었다.
삭!
강철은 검을 휘둘러 탱커의 뒤로 오는 늑대의 목을 단숨에 잘라버렸다. 헬멧을 쓰고 있으니 냄새를 맡지 않아도 되었다. 다만 파워슈트가 오감 중에서 청각과 시각을 제외하고 대부분을 차단하고 있어서 비슷한 레벨의 적과 싸울 때는 방해가 될 가능성이 많았다.
<와아!>
레벨 2인 사냥꾼들은 강철이 단숨에 늑대 하나를 처지하지 모두 경악했다. 레벨 7의 마나로 신체가 강화되고, 파워슈트의 성능이 결합해서 이런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고 생각하는 그들이었다. 파워슈트는 순간적으로 레벨 200의 파워도 가능하다고 되어 있었다. 다만 그럴 경우는 신검합일의 경지처럼 마나를 검에 주입한 상태로 직접 목표물을 타격할 때였다.
‘힘 조절을 잘 못했나?’
<적당한 파워입니다.>
강철의 질문에 베타가 대답했다. 근접딜러라면 누구나 일 검에 늑대 정도는 베어야 한다. 다만 늑대의 민첩성이 뛰어나기에 놈이 피할 수 있었다. 파워슈트가 파워를 놓여주고, 그 파워를 이용해서 보법을 사용할 수 있지만 검을 휘두르는 속도까지 높여주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강철은 늑대보다 빠른 속도를 가지고 있었기에 검을 한 번 휘두르면 늑대가 피하지 못하고 목이 잘린 것이었다.
삭!
베타의 대답에 힘을 얻은 강철은 탱커의 뒤로 오는 늑대들을 하나씩 도륙했다. 원거리 딜러들은 뒤로 돌아오려는 다른 늑대들을 저격했고, 그 결과 강철에게 오는 늑대들은 한 마리씩이었다. 탱커가 앞에서 막고, 원거리 딜러들이 저격을 해서 견제를 하는 사이에 근거리 딜러가 처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사냥법이었다. 때문에 근거리 딜러도 더 많은 이익금을 분배받는 것이다. 이는 탱커도 마찬가지였다. 탱커는 위험하기도 하지만 로봇 슈트의 가격이 비싸고, 치열한 전투가 있으면 수리비가 많이 나오고, 유지도 많이 들기에 어떤 사냥터에서는 3배를 더 받기도 한다.
삭!
강철은 더 이상 달려드는 놈들이 없자 부상으로 절뚝거리는 놈이나 일제 저격을 받고 누워 있는 놈들의 목을 모두 베어버렸다. 원거리 딜러들의 역할이 목표물의 움직임을 제한하는 것이었다. 놈들이 충격을 받고 움찔 할 때에 검으로 일격에 죽여야 하는 것이 근접 딜러들이다.
<수고하셨습니다. 각자의 마법주머니에 두 마리씩 수납하시기 바랍니다.>
사냥이 끝나자 일행은 마법주머니에 죽은 늑대들을 비닐에 넣어서 마법주머니 안에 넣었다. 그리고도 남는 늑대는 캡틴이 수납했다. 그리고 화살들을 수거하기 시작했다.
늑대 가죽이 온전하면 10실버는 하지만 여기저기 구멍이 있으니 2실버에서 4실버 정도이니 평균 3실버 정도다. 13마리이니 33실버 정도로 붉은 곰 사냥터 사용료인 1골드도 나오지 않는다. 여기에 마나총알의 가격도 한 발에 1쿠퍼 정도이고, 마나 소총도 영구적인 제품이 아니니 늑대들은 100마리 잡아도 손해다.
붉은 늑대 사냥터는 대신 사용료가 10실버로 저렴해서 사냥을 하는 팀들도 있었다. 운이 좋으면 늑대 새끼를 사로잡으면 한 마리당 1골드를 받을 수 있다. 새끼들은 테이밍 마법을 걸어서 사냥개나 애완용 개처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테이밍 된 몬스터들은 가격들이 비싸서 귀족들이나 키우는 것이 보통이다.
<와! 레벨 7은 다르네요.>
<제 힐링 마법을 사용하지 않고도 사냥이 끝난 네요.>
강철이 스피드가 빠른 늑대들을 쉽게 도륙해 버려서 부상도 입지 않고 간단하게 제거한 것이 이들에게는 놀랍게만 보였다.
<잘 하면 오늘 하루에 사냥을 끝낼 수도 있겠습니다. 이동합시다.>
캡틴이 이동을 지시했다. 붉은 곰을 한 마리 사냥하기 위해서는 보통 며칠 씩 추격을 해야 한다. 어떤 때는 일주일 내내 추격하고도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배정된 사냥터를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무튼 강철 일행이 하루 만에 목표물을 만날 수 있다는 대단한 행운이었다. 강철 일행은 야숙을 하기 위해 각자의 마법주머니에 10일치의 식량과 캠핑 도구들이 들어있다.
스슥!
일행은 붉은 곰을 추격하기 위해 사냥꾼을 앞세워서 이동을 시작했다. 탱커는 로봇도 마법주머니 안에 넣었다.
<놈이 우리가 자신을 추격하는 것을 눈치 채고 앞에 있는 저 산 뒤에 매복해 있습니다.>
일행은 중간에 육포와 물로 점심을 때우면서 추격을 하였고, 결국 몇 시간 후에 불은 곰이 숨어 있는 곳까지 따라왔다.
<제가 유인해 오겠습니다.>
사냥꾼이 말하자 레인저 출신의 원거리 딜러가 나섰다.
<좋아. 우리는 이곳에 함정을 마련하고 기다린다.>
<예.>
쿠우웅!
탱커는 장갑 로봇을 꺼내서 방패로 땅을 파기 시작했다. 나머지는 주변의 나무를 잘라서 함정을 덮을 준비를 하였다. 붉은 곰은 함정이 있다는 것을 눈치 채도 무시하는 무식한 놈이다. 이처럼 요란하게 공사를 해도 붉은 곰은 숨어서 나오지 않고 있었다.
스슥!
함정이 어느 정도 준비되자 저격수인 딜러 1호가 마나슈트의 파워를 최대로 올리고 산등성이로 올라갔다.
파앙!
3톤이나 되는 육중한 체구를 가진 붉은 곰은 거대한 덩치만큼 파워와 체력은 오우거와 견줄 수 있는 레벨 200이 넘는다. 다만 민첩이 레벨 3 정도다. 탱커의 탑승로봇도 붉은 곰의 앞발치기에는 쉽게 부셔진다. 붉은 곰을 사냥할 때는 탱커는 탱커 역할보다는 회피 탱커이자 근접 딜러가 되어야 한다. 탱커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은 붉은 늑대와 같은 무리를 지어서 사냥하는 몬스터들을 잡을 때이다. 마도 공학이 더 발전하고 몬스터 사냥꾼들의 레벨이 더 올라간다면 붉은 곰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 탱커가 탄생할 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아니다.
퍽!
“쿠허어헝!”
총알에 맞자 붉은 곰이 분노의 포효를 터트리었다.
쿵! 쿵! 쿵!
민첩 레벨이 3이라는 것은 1초에 30미터를 이동한다는 뜻이다. 파워 슈트가 없다면 체력이 부족한 레벨 3의 몬스터 사냥꾼들이 도망치지 못하고 결국은 잡힐 수밖에 없을 정도로 빠른 스피드다.
<어서 와라. 곰탱아!>
딜러 1호는 레벨 70이나 되는 붉은 곰을 마치 돈 덩어리가 굴러오는 것처럼 보면서 말했다. 민첩만 떨어지지 힘, 체력, 마나는 무시무시한 수준인 놈이다. 또한 곰 주제에 돌진 스킬도 있어서 놈과 10미터 앞에서 정면으로 맞서는 것은 죽여 달라는 의미와도 같다.
파파파팡!
붉은 곰이 산등성이를 넘자 모두가 일제히 마나 총을 쏘아댔다. 먼 거리의 적을 화살로 공격하면 회수하지 못하고 잃어버릴 염려가 많다. 파워 50이나 되는 마나 총의 충격을 무시하면서 달려오는 붉은 곰이었다.
<저격모드로 바꾸어라.>
마나 소총은 저격용 소총이 아니어도 단발로 바꾸고 마나를 더 강하게 주입하면 소총의 수명이 짧아지지만 파워가 100까지 올라간다. 저격용 소총은 파워가 150까지 올라간다.
펑! 펑! 펑!
일행은 단발로 바꾸고 마나를 소총에 주입한 후에 충전이 완료되면 방아쇠를 당겼다. 파워 100의 총알에 맞으면 붉은 곰은 충격을 받는지 움찔했다. 하지만 파워 100의 총알도 놈의 가죽에 구멍을 내지 못했다. 다만 파워 150의 저격수 총알은 가죽을 파고들어가 상처를 내고는 바로 밀려나 땅에 떨어졌다.
<왼쪽 발목에 집중해서 쏴라.>
펑! 펑! 펑!
일행은 모두 붉은 곰의 왼쪽 다리만을 집중 공략했다. 관절을 계속 타격하면 충격을 받아 이동속도가 뚝 떨어질 정도로 인대와 근육이 손상된다. 재생력이 있지만 트롤에 비하면 비교할 수 없기에 부상을 입히면 사냥하기 쉬워진다.
<작전 A.>
파파파팡!
캡틴의 명령에 저격용 소총이 없는 자들은 붉은 곰의 눈을 노리고 연발로 쏘기 시작했다. 나머지는 계속해서 왼쪽 발목을 공격했다.
쿠웅!
눈이 가려지고 발목에 충격이 가해지자 붉은 곰이 함정에 빠졌다. 철로 된 그물을 사용해도 쉽게 찢고 나오기에 그냥 놈의 돌진을 막기 위한 용도였다.
<작전 B.>
캡틴의 명령이 떨어지자 강철과 탱커가 은밀하게 옆으로 빠져서 붉은 곰의 뒤로 돌아갔다.
휘이익!
쿠웅!
“쿠허허어헝!”
붉은 곰은 점프로 쉽게 함정에서 빠져나왔다. 그리고 마나가 담긴 포효를 터뜨리었다. 피어로 불리는 포효로 인해 강철의 몸이 부르르 떨릴 정도였다. 마나슈트가 없었다면 몬스터 사냥꾼들은 이 포효로 인해 공황상태에 빠졌을 수도 있었다.
‘엄청 크군.’
슥!
강철과 탱커는 근접 딜러의 역할을 하기 위해 강철이 먼저 뒤로 접근해서 왼쪽 발목을 뒤에서 공격했다.
텅!
“크허엉!”
레벨 70의 힘으로 검을 휘둘렀지만 가죽이 살짝 베어지는 정도였다.
‘헉!’
강철은 순수한 근력으로 휘두른 검이 튕겨지자 기겁을 하였다.
후우웅!
강철은 초감각이 위험하다는 신호가 오자 납작 엎드렸다. 거대한 붉은 곰이 뒤돌려 차기를 한 것이었다. 원거리 딜러들이 저격과 석궁으로 왼쪽 발목을 노리고 있었기에 사람으로 생각하면 왼쪽 발을 중심축으로 해서 오른발로 돌려 차는 행동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놈은 손도 발처럼 쓰는 네발 동물이었다. 몸을 공중으로 뛰어올라 뒤돌려 차기를 하면서 두 앞발로 땅을 짚었다. 강철이라도 마나를 몸을 보호하지 않으면 목뼈가 부러질 정도의 강력한 파워다. 마나로 몸을 보호해도 헬멧이 박살나고 몸은 유성처럼 튕겨져 나갔을 것이다.
슉!
‘미친 놈!’
강철은 총알 하나가 거대한 붉은 곰을 맞추지 못하고 자신에게 날아오자 몸을 다시 굴렸다. 생각보다 빠른 붉은 곰의 움직임에 저격수의 총알이 빗나간 것이었다.
팟!
강철은 붉은 곰이 몸을 돌리자 번개처럼 튕겨져서 붉은 곰의 뒤로 돌아갔다. 이럴 경우 딜러들은 총을 쏘지 않아야 한다. 맞으면 죽지는 않지만 충격을 받아 움직임이 둔해지고 그러면 붉은 곰의 공격에 몸이 박살난다. 파워가 더 강한 저격수의 총알은 파워 슈트를 뚫고 몸에 박혀 부상은 물론 일격에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이는 레벨 7이라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