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19 9. 되찾은 권능 =========================================================================
‘예전 카스토의 몸보다는 나은 것 같은데?’
<물론입니다. 마스터는 그동안의 수련으로 마나 홀도 커져 있는 상태였고, 육체도 많이 강해진 상태였습니다. 때문에 실험으로 인해 피폐해진 카스토와는 비교할 수 없이 강해지신 것입니다.>
권능이라는 것은 피에 저장된 DNA와 같은 힘이다. 천하장사의 피를 타고 나도 어린아이 때와 어른이 되었을 때의 힘은 하늘과 땅 차이다. 즉, 권능의 힘을 발휘할 육체를 끊임없이 성장시켜야 한다는 뜻이다. 권능, 마나, 육체 이 3가지가 완벽한 조화를 이러어야 한다는 뜻이다. 권능으로 육체를 개조할 수 있지만 이때 마나가 필요한데 한번에 한계 이상의 마나를 사용하면 육체가 버티지 못하기에 권능으로 육체를 강화한 후에 그 육체를 바탕으로 마나에 대한 저항력을 키운 후에 다시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다. 카스토는 그때 단 한번만 업그레이드 한 육체다.
‘그럼, 카스토의 피는 더 이상 소용이 없겠군.’
<예. 권속들의 피를 흡수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그리고 권속들보다 육체적 능력이 뛰어난 몬스터의 피를 흡수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권능이 육체를 개조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은 아니다. 흑마법사의 실험으로 만든 키메라 제조술과 권능이 하나가 되어 상상 이상의 효과를 본 것이다. 이는 키메라 제조술의 근간인 다른 육체의 힘을 사용하면 권능을 효과적으로 발휘하는 업그레이드 더 쉬워진다는 뜻이다. 때문에 그동안 발전했을 권속들의 새로운 힘을 추가해야 한다고 설명하는 베타다.
‘권속들의 피라? 던전에 있는 권속들의 피를 흡수하면 어느 정도 동화가 가능할까?’
<빅투스의 수준이라면 10년 동안 많은 발전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도 육체적 능력이 가장 강한 톰이 없어서 장담하지는 못하겠지만 지금보다 30% 정도는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루 만에 몇 배로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냐?’
강철은 믿어지지 않았다.
<예. 하지만 욕심이 과해서 마나가 너무 강하면 새로운 힘에 육체가 적응하는 과정에서 마나홀과 혈도가 폭발해서 몸이 견디지 못하고 부셔져서 영체로 변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흑마법은 완전성을 장담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었다.
‘불사의 권능이 영체로 변한다면 좋은 것 아닌가?’
<오우거의 힘, 트롤의 재생력, 늑대인간의 민첩성은 물론 그동안 모아온 마나를 100을 영구적으로 소실하게 됩니다.>
‘……!’
영체로 변해서 언제든지 변신이 가능하지만 원래의 육신도 잃어버리고 힘도 약해진다는 뜻이다. 불사의 권능이 가진 한계와 약점이다. 권능은 그대로 가지고 새로운 육체인 권속의 몸으로 이동할 수 있지만 육체적인 능력과 마나가 하락한다는 뜻이다.
‘톰이나 빅투스의 몸으로 이동하면 더 강한 육체와 마나를 가지는 것 아닌가?’
톰이나 빅투스의 몸으로 영혼이 이동하면 단숨에 레벨 300이나 400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강철이다.
<권속이라도 강한 영혼을 가진 육체를 장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카스토처럼 죽은 시체의 몸이나 영력이 약한 박쥐와 같은 권속의 육체를 장악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톰이나 빅투스의 몸이 탐나시면 그들을 죽인 후에 시체를 안전하게 보관해 두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권속에게 명령을 내릴 때는 피의 권능을 매개체로 해서 명령을 내린다. 그런데 영체는 그 피에 동조화가 되지 않은 상태이기에 영체가 권속의 몸으로 들어가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 육체의 주인인 영체가 새로 들어온 영체를 본능적으로 방어하기에 영체와 영체의 싸움이 될 확률이 높았다. 그러면 레벨이 높은 영혼이 정신적으로도 더 강하고, 수성이라는 이점이 있기에 강철의 영체가 권속의 육체를 차지할 확률이 적어진다. 때문에 준비된 육체가 없을 경우에는 영력이 거의 없는 하등한 동물의 몸을 빌려서 피의 동화를 이룬 후에 그 피를 이용해서 권속에게 명령을 내려 필요한 육체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카스토란 안전장치가 있으니 만일을 대비해서 박쥐 권속을 몇 마리 더 만들어 놓고, 빅투스와 그의 가디언들은 그냥 써 먹는 것이 좋겠군.’
강철은 죽는다면 카스토의 몸으로 부활한 후에 며칠만 고생하면 권속들의 피로 사용한 동조화로 금방 강해질 수 있으니 빅투스의 키메라들인 가디언을 죽여서 육체를 따로 준비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럼, 빅투스가 올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려 볼까?’
강철은 빅투스와 그의 호위들을 텔레파시로 불렀다.
스륵!
‘좋군.’
뱀파이어 권능까지 사용하자 동화와 은신이 더 완벽하게 업그레이드되었다. 베타를 사용하면 베타가 분석한 기술과 능력들을 마치 게임의 스킬처럼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강철이다. 영혼의 기생체인 베타는 강철이 의지로 허락하면 강철의 의식과 무의식을 모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빅투스가 올 때까지 수련이나 해야 하겠군.’
강철은 동굴을 은신처로 삼고는 수련을 시작했다. 레벨 10은 어둠의 숲에서 하위 레벨에 불과하다. 지금은 불사의 권능까지 있어서 죽음에 대한 보험까지 든 상태와 같지만 일부러 죽어 볼 필요는 없었다.
푸드득!
잠시 후에 도망쳤던 박쥐들이 돌아왔다. 강철은 은신동화술로 이동해서 다른 박쥐들이 눈치 채지 못하게 잡아서 몇 마리를 자신의 권속으로 만들었다. 혹시 모르니 최악의 경우를 대비한 제 2의 안전장치인 셈이다.
* * *
10일 후
강철은 동굴 안에서 마나심법을 주로 하고, 은신동화술로 돌아다니면서 사냥도 하면서 열흘 동안 강해진 자신의 육체에 적응하는 수련을 하면서 빅투스가 오기를 기다렸다. 예전에 톰을 타고 이곳가지 도망친 거리가 10일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쿵! 쿵!
10일 지나자 빅투스가 자신의 가디언을 타고서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가디언은 기운을 숨기는 것이 아니라 기운을 뿜어내서 몬스터들의 접근을 차단하면서 번개처럼 달려오고 있었다. 가디언이 오우거의 기운을 뿜어내면서 육중한 굉음과 함께 달려가면 웬만한 몬스터들은 모두 도망친다. 혹시라도 오우거가 달려들면 가디언과 흑마법사의 합공에 의해 잡혀서 실험실의 실험체로 전락한다. 빅투스의 던전 주변에 있는 트롤, 오우거, 늑대인간과 같은 상위 몬스터들은 모두 잡아버리면 실험체를 구하기 어렵기에 그냥 내버려두고 실험체가 필요할 때만 은밀하게 잡아왔다, 하지만 지금은 마스터가 부렸기에 그런 것을 생각하지 않고 빠르게 달려온 것이었다.
“마스터를 뵙습니다.”
강철은 동굴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가디언 12마리와 빅투스가 일제히 고개를 숙이고 인사를 하였다.
“일단 가자.”
“예.”
강철은 빅투스가 데려온 가디언의 어깨에 있는 탈것에 올라탔다. 가디언은 사람이 올라탈 수 있게 만들어진 의자를 메고 있었다. 빅투스와 강철은 두 마리의 가디언들에 올라타고는 던전으로 향했다.
휘익!
가디언들은 날아가는 것처럼 빠르게 달렸지만 던전까지 이동하는 데는 15일이 넘게 걸렸다. 강철은 중간 중간 사냥도 하고, 수련도 하면서 이동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레벨 400이 넘는 흑마법사와 레벨 200이 넘는 가디언들이 많기에 안전은 보장된 것이라 소풍을 나온 기분으로 이동했다. 달리는 것도 수련이기에 가끔만 가디언의 등에 올라탔고, 나머지는 달리는 수련을 하였다.
* * *
던전
흑마법사 빅투스의 던전은 예전과 달리 지하궁전으로 변해 있었다. 예전에는 생체실험을 통한 키메라 제조술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던전이라 실험만 했던 곳이었다. 하지만 강철이 현실로 돌아가면서 던전을 꾸미고 세력을 키우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 결과 흑마법사 빅투스는 실체실험을 중단하고 전사가 아닌 일꾼 형인 키메라들을 대량으로 만들어내었다. 빅투스와 가디언들에게도 카스토의 피가 섞여서 뱀파이어의 능력이 있었다. 이 능력과 키메라 제조술로 수많은 오우거, 트롤, 늑대인간, 오크, 고블린들을 잡아와서 지하를 지하왕국으로 만들어 놓았다. 강철이 혹시라도 신성 마법사들이나 성기사들에게 이곳을 들킬 수 있다는 염려 때문이었다.
“대단하군. 도대체 일꾼들이 몇 명이나 되지?”
“오우거 10마리, 트롤 20마리, 늑대인간 30마리, 오크가 3백 명이 넘고, 고블린들이 1백 명 가량 됩니다.”
오우거, 트롤, 늑대인간, 오크들은 건설 노동자들이고, 고블린들을 청소와 음식 등을 하는 하인들이었다. 뱀파이어 능력이라면 오크들과 고블린들을 수천만 명으로 늘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식량 문제 때문에 인원을 최소로 한 것이었다. 적은 수로 최대의 효과를 내기 위해 오크들도 모두 마나들 사용하는 오크 족장이나 주술사, 전사들이다. 고블린들도 마찬가지도 고블린 족장, 전사, 주술사들이다. 부족의 최고 전사와 주술사들이 카스토의 피로 뱀파이어의 능력을 가진 빅투스와 그의 가디언들에게 모두 사로잡혀서 지하왕국을 만들고 있었다. 일꾼인 동시에 최강의 정예들인 셈이다.
‘베타! 어둠의 숲을 내 왕국으로 만들어 볼까?’
<마도공학은 하루가 다르게 발달하고 있었습니다. 십년이 넘게 지난 지금 얼마나 발전 되어 있을지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또한 흑마법사는 뉴 월드의 공적입니다. 흑마법을 기초로 세운 몬스터 왕국이 나타나면 마왕의 강림이라도 한 것처럼 드래곤들은 물론 전 세계가 힘을 합쳐서 이곳을 공략하려 할 것입니다.>
‘하긴 이곳은 드래곤 한 마리도 감당하지 못하지.’
자신이 소수 정예로 지하왕국을 건설하라 명령을 내린 이유다.
<재료가 풍부하니 빨리 육체의 동조율을 100%로 만들고 문명 세계로 돌아가서 마도문물의 발전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곳은 8서클 제조 마법사인 빅투스가 있다. 빅투스와 베타의 도움을 받으면 레벨 300의 신체 능력을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빅투스.”
“예. 마스터!”
“지금부터 내 신체를 업그레이드할 것이다. 네 피와 가디언들의 피가 필요하다. 그리고 오우거, 트롤, 늑대인간의 순수한 피도 필요하니 모두 조금씩 뽑아와라. 그리고 마나집적진을 만들고 구해놓은 상급 마나석을 가져와라.”
강철은 베타를 이용해서 십년 넘게 빅투스가 이룬 제조마법의 결과물을 모두 취할 새악이다. 빅투스도 베타의 도움을 받았기에 10년 동안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좋은 실험 결과를 얻었다.
“예.”
강철은 빅투스와 함께 자신의 신체를 실험체로 하여 육체를 업그레이드하기 시작했다.
퍽! 퍽!
‘크으으!’
강철은 침대 묶여 있었고, 오크 전사들이 붉은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강철봉으로 사정없이 두드려 패고 있었다. 그냥 패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부분을 마나를 주입해서 두드려 패고 있었다. 강철은 이를 악물고 참고 있었다. 육체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1차적인 방법이 두드려 맞는 것이라는 베타의 분석 때문이었다.
부글! 부글!
옆에는 피와 약초를 섞어서 만든 붉은 액체가 거대한 솥 안에서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그리고 솥은 마나집적진과 연결되어 있었다.
스륵!
첨벙
후우우웅!
강철의 뼈가 모두 부러지고 근육과 혈관이 터져서 몸이 엉망이 되자 빅투스는 강철을 솥 안으로 넣었다. 그러자 강력한 재생력으로 치유되는 과정에서 피와 마나가 강철의 몸으로 흡수되기 시작했다.
강철은 이런 과정을 계속해서 반복했다. 그리고 오크 전사들이 마나를 주입한 강철봉으로 때려도 강철봉이 튕겨나가자 그 다음에는 오우거가 마나를 주입한 철퇴로 두드려 팼다. 그리고 같은 과정을 반복하여 오우거가 때린 강철봉도 튕겨내자 그 다음에는 가디언들이 마법 강철봉으로 두드려 팼다.
번쩍! 번쩍!
쾅! 쾅!
파츠즈즈!
화르르!
‘크으윽!’
마법 강철봉에서 전류가 흐르고 화염이 폭발했다. 강철을 이를 악물고 버텼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자 강철은 무지막지한 맷집과 정신력은 물론이고 금강불괴에 가까운 외공을 얻을 수 있었다.
강철은 인간 근육의 한계 때문에 오우거보다 힘은 못하지만 오우거 가죽보다 더 질기고 강한 방어력과 트롤보다 빠른 재생력, 항마력은 물론이고 충격을 튕겨내는 반발력까지 획득했다. 금강불괴와 같은 신체는 마나 홀을 끝없이 팽창시킬 수 있고, 아무리 많은 마나를 한 번에 사용해도 혈도가 파괴되지 않는 강력한 혈도로 바꾸어 놓았다.
'베타 이 정도면 충분한 것 아니야?'
강철의 예상과 달리 신체 개조는 하루 이틀에 끝나지 않았다. 쇠를 담금질하듯이 마나에 의해 개조되는 몸이 폭발할 것 같으면 멈추고 두들린 후에 치료하는 과정으로 마나홀과 혈도는 물론 신체를 강하게 단련한 후에 다시 개조를 시작했다.
<생각보다 효과가 좋습니다. 빅투스가 마스터를 위해 10년 넘게 준비한 것입니다. 키메라의 몸을 강화하는 비법에 뱀파이어의 권능이 더해졌기 때문입니다. 한 달 정도만 참으로 10배 이상 강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한, 한달이나?'
한달이나 이 지옥같은 수련과 신체개조 과정을 겪어야 한다는 베타의 설명에 강철은 정신이 아득해졌다. 하지만 베타를 이용해서 무의식으로 자신의 의식을 넣을 수는 없었다. 권능의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력이었다. 베타가 강철의 영혼에 결합된 이상 강철의 정신은 그 어떤 고통에도 굴하지 않게 되었다. 이는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의식을 잃지 않는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