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철 마왕-14화 (14/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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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로저스

“안녕히 가십시오.”

강철은 마탑 종업원의 인사를 받으면서 카란 왕국의 마탑에서 나왔다. 뉴 월드의 중심인 타시온 제국의 수도에서 몇 개의 왕국을 거쳐서 변방에 있는 소국인 카란 왕국의 수도에 있는 마탑에 드디어 도착한 것이었다. 3번에 걸친 워프 게이트 이동으로 3일 만에 도착한 강철이다. 마차나 말을 타고 온다면 일 년 가까이 걸리는 거리라고 한다. 화물로 온 자신의 배낭과 무기들도 모두 찾은 상태였다.

‘어디로 가지?’

마탑을 나온 강철은 베타에게 질문했다.

<용병 길드로 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여기도 NWB나 UN군이 있나?’

미국 주도하에 만들어진 국방회사인 NWB는 UN군이나 전 세계 모든 나라의 회사와 정부에서 만든 베타 전사들의 숫자보다 더 많은 베타 전사를 보유하고 있었다. 연봉과 대우가 최고이기 때문이고, 악을 단죄하고 정의와 평화를 위해 일한다는 명분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즉, NWB에 들어가면 부와 명예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또한 NWB는 자유용병이나 왕국군이나 제국군의 지휘를 받는 UN군 소속의 베타 전사들에게도 아낌없는 서비스를 제공해 주고 있었다.

‘베타 전사들은 믿어도 될까?’

<기회를 준다면 욕심이 언제든지 양심을 누를 수 있는 것이 인간입니다.>

믿지 말라는 충고였다. 강철은 현재 가진 것이 많다. 더구나 초보 유저에 불과하니 혼자 있는 자유 용병은 최고의 먹잇감이다. 강철이 착용한 눈에 보이는 장비만 팔아서도 몇 골드는 건질 수 있다. 초보 유저들은 최소한 몇 백 골드 이상을 가지고 뉴 월드로 오기에 그들이 가진 장비만 빼앗아도 몇 십 골드는 건질 수 있으니 아무도 모르게 죽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더구나 뉴 월드는 지구와 달리 인터넷이나 전산망이 없기에 누가 죽어도 죽었는지 살았는지 확인하려면 몇 년이 걸린다. 물론 마법이 있으니 수백 골드를 투자하면 금방 알아낼 수도 있지만.

‘왕국의 수도인 왕성에서는 안전하겠지?’

<예. 왕성에서 살인이 일어나면 왕국 치안대와 UN군과 NWB 감찰관들이 움직이니 유저 복장을 한 마스터를 공격하는 자들은 없을 것입니다. 그래도 골목은 위험하니 마차를 타고 움직일 것을 권해드립니다.>

‘그러지.’

강철은 광장 근처에 있는 마차 역으로 갔다. 제국이나 큰 왕국에는 마탑의 앞에도 마차들이 대기하고 있지만 카란 왕국은 작은 왕국이라 왕성의 중심부에 있는 광장 중심으로 큰 상권들이 밀집되어 있었다. 마탑도 가장 큰 상권의 하나였다.

“어서 오십시오. 어디로 모실까요?”

“NWB 용병길드로 갑시다.”

마탑에서 NWB 용병길드는 왕성 외각에 있다는 정보를 들었기에 강철은 마차를 타고 이동하려는 것이었다. 지구의 병력인 베타 전사들은 대부분 수도의 외각에 자리하고 있었다.

“20실버입니다.”

“여기 있습니다.”

30분 거리에 있지만 마차 가격이 제국의 수도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었다. 강철은 마차를 타고는 왕성의 외각에 위치한 NWB 용병길드로 향했다.NWB 용병길드 중심으로 새로운 시가지가 만들어져 있었다. 위상 상태에 깨끗함 때문에 마탑이 있는 왕성의 광장보다도 더 나아 보였다.

“여기입니다.”

“수고했습니다.”

강철은 팁으로 10쿠퍼를 주었다.

“고맙습니다.”

마차에서 내린 강철은 학교처럼 생긴 3층 건물을 보았다. 땅은 넓고 고층 건물로 지으면 유지비가 많이 들어가기에 마도 엘리베이터와 같은 시설물을 설치하지 않기 위해서 저층으로 길게 지어진 것으로 보였다.

‘사람들도 많군.’

NWB 용병 길드 옆으로는 NWB에서 운영하는 상점, 호텔, 음식점 등등이 늘어서 있어서 카란 왕국의 신도시로 불릴 정도로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고 있었다. 용병길드에 드나드는 사람들은 모두 무장을 하고 있었기에 신분 검사나 무기 소지를 제한하지 않았다. 대신에 곳곳에 중무장한 병력들이 서 있었고, 곳곳에 저격수들이 숨어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강철은 NWB 용병 길드 안으로 들어가서 용병 외뢰를 받는 홀로 들어갔다. 홀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대기석에 앉아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강철도 발급 표를 뽑아서 기다리다가 자신의 순서가 되자 312호실로 들어갔다. 의뢰인의 신분과 비밀을 보장하기 위해서 의뢰는 각 방에서 의뢰를 받고 있었다.

“레인저 기술이나 사냥꾼의 기술을 배우고 싶어서 찾아왔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강철을 상대하는 남자 직원은 베타 연구원이 아니라 카란 왕국 사람이었다.

“여기 읽어보시고 원하는 것을 고르십시오.”

직원인 남자는 파일을 뒤지더니 원하는 파일을 찾아서 강철에게 내밀었다. 파일에는 초보 사냥기술과 레인저 기술 등등이 적혀 있는 서적의 가격부터, NWB 소속 용병에게 실전교육을 받는 교육비 등이 적혀 있었다. NWB 소속 용병은 지구인인 베타 전사와 베타 연구원들뿐 아니라 카란 왕국민 출신의 교관들도 있었다. 카란 왕국 용병 길드에서 파견 나온 용병들도 있었고, NWB에 직접 고용된 사람들도 있었다. 이런 소국까지 오려는 베타 전사들과 베타 연구원들이 적기에 대부분이 왕국 출신이었다. 즉, 직원, 교관, 용병 대부분이 지구인이 아닌 카란 왕국 사람들이란 뜻이었다.

등급이 높은 용병들은 파견 형식으로 파견되어 있었다. 지구인의 단체인 외부인의 무력이 높아지는 것을 경계했기 때문에 일반 직원이나 은퇴하여 직접적인 무력이 없는 교관들만 고용할 수 있고, 나머지는 파견 형식으로 빌려온 자들이었다.

“사냥학 개론과 레인저 양성학이란 책 두 권을 대여하고, 로저스 교관에게 한 달 개인 교습을 받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강철은 사면 2실버이고, 빌리면 1실버인 책 두 권과 한 달에 6골드를 지불하는 개인 교습을 선택했다. 다른 교관의 강좌를 들으면 한 시간에 교육에 10실버짜리도 있고, 한 달에 1골드를 내고 정해진 코스대로 교육을 받는 것들도 있었다. 강철은 레인저 출신의 사냥꾼이었던 로저스의 개인교습을 선택했다. 부상을 당해서 레이저의 기술 중에 최고인 활을 이론으만 가르칠 수 있다는 것이 단점인 레이저 부대 백인대장 출신인 교관이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직원은 서류를 찾아서 로저스의 스케줄을 확인해 보았다.

“로저스는 13일 후에나 일정이 끝납니다. 그때까지 기다렸다가 교습을 받으시겠습니까?”

베타 전사들은 베타가 상대의 행동을 분석해서 저장했다가 알려주기에 실습을 겸한 교육 보다는 여러 가지 시설이 갖추어진 훈련장에서 시범을 보여주면서 받는 교육을 더 선호한다. 때문에 책도 사지 않고 대여를 많이 하는 편이다.

“네.”

“여기 계약서를 작성해 주시고, 10%의 수수료와 의뢰대금 6골드 60실버를 내셔야 합니다.”

파견 나온 용병들은 의뢰대금을 자신들이 모두 차지하고, 의뢰 수수료 10%를 내면 된다. 용병길드는 의뢰자와 의뢰주 모두에게 중계수수료 10%를 받아 외뢰비의 20%를 수수료로 챙긴다. 로저스는 직원으로 고용되었기에 기본급 1골드를 매달 받고, 의뢰비의 50%를 수당으로 받는다.

“여기 있습니다.”

강철은 계약서를 작성하고 돈을 지불했다.

“이 계약서를 받으시고 18일 오전 9시에 용병 대기실에서 로저스를 찾으셔도 되고, 용병 대기실에 있는 직원에게 어디로 오란 장소를 말해주셔도 됩니다. 책은 계약서를 가지고 도서관으로 가시면 사서가 가져다주니 열람실에서 읽으시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강철은 계약서를 받아들고 의뢰실에서 나왔다.

‘우선 숙소부터 구해야 하겠다. NWB에서 운영하는 호텔이 낫겠지?’

<가격은 조금 비싸지만 지구의 호텔과 비슷한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보안도 잘 되어 있습니다.>

강철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용병길드에서 나와 옆에 있는 호텔로 들어가서 하루에 10실버 하는 방을 두 달 빌렸다. 숙박비만 6골드이지만 베타 전사이기에 10% 할인이 되었고, 장기 숙박이라 다시 10% 할인이 되어 20% 할인을 받아 4골드 80실버에 방을 얻었다. 왕국에서 운영하는 싸구려 숙박업소의 방은 일인 실이라도 1실버면 충분하고, 8인실은 30쿠퍼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샤워시설이나 화장실이 모두 공용이고, 보안이 취약한 것은 물론이고 지저분하고 냄새가 심한 곳들이 대부분이다.

‘그럼, 이곳 왕국 사람처럼 위장해 볼까?’

강철은 배낭과 물건들을 마법주머니에 넣고는 이곳의 용병들처럼 허리에 검과 단검을 차고는 후드가 달린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는 용병길드의 대기실로 가서 로저스에게 18일 오전 9시까지 자신이 묶고 있는 호텔 로비로 오라는 쪽지를 직원에게 주고는 도서관으로 가서 계약서를 보여주고는 책 두 권을 받아서 읽기 시작했다.

‘어때?’

<허접한 내용들입니다. 하지만 신체 능력과 마나가 미약한 현재의 마스터에게는 도움일 될 수 있는 수련법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뱀파이어의 은밀함과 늑대인간의 민첩함에 비하면 허접한 내용들과 수련법들이지만 현재의 강철에게는 필요한 기술들이라는 뜻이다.

‘로저스를 만나기 전까지 수련이나 해야 하겠군.’

<용병 길드의 훈련장을 빌려서 수련하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휴우! 돈 나가는 소리가 들리는 군.’

용병길드 주변은 신도시라 물가가 비싸다. 조금 더 밖으로 나가면 싼 음식들이 많지만 소매치기나 도둑, 강도들이 있기에 조심해야 한다. 이곳의 용병들은 대부분 동료들과 몰려다니기에 혼자서 다니는 용병들은 범죄의 표적이 되기 쉽다. 강철은 돈을 아끼기 위해 빵과 비상식량들을 대량으로 사서 마법주머니에 넣고, 아침저녁은 호텔의 방에서 빵이나 비상식량으로 해결하고, 점심만 NWB 용병길드가 운영하는 음식점에서 사 먹었다. 빵은 5쿠퍼짜리이고, 비상식량은 10쿠퍼다. 물은 대기와 대지가 오염되지 않고 깨끗해서 계곡물이나 샘물 모두 지구의 생수보다 물맛이 좋았고, 모두 공짜였다.

강철은 하루에 10실버를 내고 훈련장에서 수련을 하였다. NWB 소속의 용병들은 커다란 연무장과 각종 훈련 장비들, 훈련시설들을 공짜로 이용하고 있었다. 강철은 그들의 훈련시간을 피해서 연무장을 달리거나 유격장처럼 되어 있는 각종 훈련시설들을 이용해 사냥꾼과 레인저가 되기 위한 수련을 시작했다.

* * *

13일 후

18일 오전 9시가 되자 강철은 방에서 나와서 호텔 로비로 갔다.

'9시가 조금 넘었군.'

강철은 로비 창문 밖으로 보이는 시계탑을 보았다. 뉴 월드에도 마나석으로 가는 시계가 있다. 하지만 고가의 마법물품이기에 개인이 시계를 차고 다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도시의 중앙에는 시계탑이 있었고, 호텔 앞 광장에도 시계탑이 있어서 창문을 열고 시간을 확인해야 한다. 아니면 하늘에 떠 있는 태양을 보고 시간을 추정해야 했다. 강철은 시간을 확인한 후에 로비를 둘러보았다.

“로저스씨?”

허리에 단검을 차고 가죽 옷에 후드가 달린 외투를 걸친 60대 할아버지가 로비에 서 있었다. 한쪽 눈에는 검은 안대를 댄 애꾸이자 의수를 하고 있는 외팔이 교관이다. 하지만 장갑을 끼고 있어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의수라는 것을 알아차리기 어려웠다. 서류에 외눈에 외팔이 교관이라는 설명이 있었기에 강철은 그가 자신이 기다리던 교관인 로저스라고 짐작하고는 다가갔다.

“안녕하십니까? 로저스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강철이라고 합니다.”

강철은 인사를 한 다음에 로비에 있는 카페로 가서 차를 마시면서 대화를 하였다.

“여기 확인하시고 싸인 해 주십시오.”

“아! 예.”

강철은 자신의 계약서를 꺼내서 자신이 의뢰주라는 것을 확신시킨 후에 두 사람은 서로의 계약서에 서명을 하였다.

“어떤 식으로 교육을 받기를 원하십니까?”

“은밀한 이동술을 중점적으로 가르쳐 주십시오. 몬스터들을 피해서 숲에서 혼자서 살아남을 정도의 교육을 원합니다.”

“베타 전사인 지구인이라고 해도 한 달 교육으로 그 정도는 불가능합니다.”

로저스가 고개를 저었다. 산악부대인 레인저들은 몬스터들이 즐비한 산악지대를 혼자서 돌아다니면서 적진으로 가서 정찰을 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특별한 전사들로 왕국군이나 제국군에서는 기사대우를 해 주는 존재들이다. 로저스는 사냥꾼 출신의 레인저로 백인대장까지 올라갔지만 전투 중에 커다란 부상을 입고 은퇴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부상에서 회복되었어도 마나 홀도 다치고, 나이가 너무 많았기 때문에 레인저 부대의 교관도 하기 불가능했다. 또한 레인저의 최고 무기가 활인데 그는 외팔이라서 활을 사용하지 못하기에 반쪽짜리 교관이다.

“경험 때문입니까?”

“예. 레인저의 능력은 기술이라기보다는 경험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바람이나 냄새, 발자국과 꺾어진 풀잎 등으로 보고 몬스터의 위치의 종류와 위치를 알아내는 것은 교육을 통해서 가능하지만 유능한 레인저나 사냥꾼이 되기 위해서는 그런 경지를 벗어나고 그냥 본능적으로 안전한 길을 찾아냅니다. 그런 능력은 기술과 경험이 아니라 타고난 천부적인 능력이 없으면 불가능합니다.”

레인저 부대에 수천 명이 지원을 하지만 진짜 레인저가 되는 사람은 서너 명에 불과하다. 즉, 수천 명이 주둔하는 레인저 부대는 사냥꾼 출신이나 무력이 뛰어난 정예 병사들을 모아놓은 레인저 훈련부대이고, 여기서 뽑힌 사람들은 산악부대로 전출된다. 여기서 진짜 레인저들이 이들과 함께 훈련을 시키고, 실전을 경험시키면서 진짜 레인저를 뽑는 것이다. 즉, 베타 전사들이 아무리 뛰어난 분석 능력과 기억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본능과 같은 생존 능력은 배울 수 없다는 뜻이다.

‘내가 배울 수 없다는 뜻인가?’

<저는 일반 베타와 다릅니다. 저는 이미 초인의 영역에 들어섰던 마스터의 능력에 대한 데이터가 있기에 초감각의 영역은 물론 권능의 영역에 대한 데이터도 있습니다. 로저스가 가진 초감각의 영역도 충분히 분석해서 배울 수 있습니다.>

“그것은 걱정하지 마시고 실전 위주로 가르쳐 주십시오.”

“죽을 수도 있습니다.”

의뢰인이 죽으면 의뢰비를 받을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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