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13 6. 초보유저 강철 =========================================================================
‘마법주머니는 필수이겠지?’
<예. 포션도 필요합니다.>
포션은 마법길드에서 파는 것과 신전에서 파는 것 두 가지가 있었다. 효과는 신전에서 파는 것이 낫고, 가격은 마법길드에서 파는 것이 더 저렴하다.
‘은신마법서나 아티펙트도 구할 수 있을까?’
<천문학적인 가격도 문제이지만 지구인에게는 팔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차원 협정을 통해서 뉴 월드 원주민들이 지구인들이 베타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쉽게 마법이나 기술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고급 마법이나 아티팩트 등은 외교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것들이다.
‘일단 마법주머니나 구입하자.’
몬스터 사냥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 마법주머니는 필수다. 또한 어둠의 숲에서 오래 버티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아이템이었다.
“어서 오십시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마법 상점에는 손님이 여러 명 보였다. 워프 게이트를 이용하기 위해서 대기하는 손님들도 있었고, 마법 물품을 구매하기 위해서 온 손님들도 보였다. 워프 게이트를 이용하기 위해 미리 온 손님들은 남는 시간에 마법 물품들을 구경하는 것이었다.
“마법 주머니를 구매하고 싶습니다.”
마법 상점도 지구의 시스템 영향을 받아서 안내를 하는 미모의 여직원도 있었다. 상점에 진열되어 있는 상품들은 모조품으로 진짜 마법물품들은 따로 보관되어 있었다. 때문에 상점 안에는 무장한 경비원들이 없었고, 대부분 여종원들이 근무를 하고 있었다.
“따라오십시오. 여기입니다. 좋은 쇼핑 되십시오.”
강철은 3층에서 4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마법주머니만 전문으로 파는 상점으로 들어갔다. 강철의 복장만 보고도 지구에서 온 초보 유저임을 알아본 직원이다. 유저라는 말은 인터넷 이용자나 인터넷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를 지칭하는 지구 말이었다. 지금은 베타를 이용하는 베타 전사와 베타 연구원들을 가리키는 말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말은 뉴 월드에서도 그대로 사용되고 있었다. 초보 유저라는 것은 레벨이 1에서 2인 베타 전사나 베타 연구원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뉴 월드 원주민들도 지구인의 복장만 보고도 유저인지 아니면 그냥 관광을 온 차원 관광객을 구분할 정도다. 초보 유저들이 뉴 월드에 와서 가장 먼저 구입하는 물품 중의 하나가 마법 주머니라 직원이 쉽게 강철의 정체를 추측한 것이었다.
“감사합니다.”
강철은 미모의 직원에게 대답을 하고는 진열된 상품들을 보았다.
‘최하가 300골드네.’
<지구들이 가장 선호하는 제품이라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1골드가 백만 원이니 300골드면 3억이나 한다. 가장 저렴한 가격의 마법 주머니는 오크 10마리 정도를 수납할 수 있는 정도의 공간이고, 무게는 1톤 정도다. 무거운 오크 전사는 10마리도 수납하지 못한다. 700골드는 그 두 배이다. 세 배인 마법주머니는 1천 골드이고, 4배는 3천 골드이다. 5배는 1만 골드이다. 그보다 더 큰 아공간을 가진 물품은 아공간 마차인데 10배나 된다. 그 이상은 상점에서 판매하지 않는다.
300골드 마법주머니 2개를 사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마법주머니의 아공간을 주인과 연계하면 그 사람만 마법주머니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주인이 죽으면 활성화된 마법주머니는 파괴되어 마법주머니 안의 물건은 시공간의 미아가 되어 버려 물건을 잃어버린다. 때문에 마법주머니는 마나를 사용할 수 있는 사람만 사용이 가능하고, 더 큰 마법주머니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마법주머니는 사용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즉, 마법주머니 안의 물건을 노리고 주인을 죽이면 그 안에 든 물건은 사라져버리고 빈 마법주머니만 얻게 된다. 그러면 그 마법주머니의 주인으로 각인시키며 마법주머니의 새로운 주인이 된다. 강도가 그렇게 빼앗은 마법주머니 각인을 위해 마법길드로 가면 마법주머니의 제품 번호를 보고 강도임을 알아채고 그를 체포하기에 제법 안전한 보관 수단이 마법주머니다.
‘내가 가진 돈으로 어떤 것을 사야 할까?’
<700골드가 적당합니다.>
돈이 많다면 최상급 마법주머니를 사겠지만 지금은 오크 20마리에 2톤 분량의 물건을 수납할 수 있는 마법주머니가 최상이다.
‘휴! 그러면 남은 돈은 265골드 정도인가?’
강철은 속으로 한 숨을 쉬었다. 강철은 300골드 마법주머니와 700골드 마법주머니 사이에서 고민했지만 결국은 베타의 충고대로 700골드 마법주머니를 선택했다.
“이것을 구입하고 싶습니다.”
“네. 손님! 저를 따라오십시오.”
강철은 직원의 안내로 VIP룸으로 안내되었다. 그곳에서 차를 마시면서 30분 정도 기다리면서 서류 작성을 하고 계산을 마치자 각인 마법사가 내려왔다. 강철이 마법주머니에 마나를 주입하자 마법사가 간단하게 각인마법으로 강철을 마법주머니의 주인으로 만들어주고는 바로 돌아갔다. 강철은 마법주머니를 품속에 잘 숨겨두었다. 마법주머니의 주인을 죽이고 장물로 거래하는 도둑길드가 있기 때문이다. 장물은 원 가격의 200분의 1도 못 받지만 그래도 1골드 이상이면 목숨을 걸고 노리는 강도나 도둑들도 있다. 이렇게 거래된 장물은 각인마법사들 중에 도둑 길드와 연결된 자가 100골드 정도의 수수료를 받고 각인을 해 준다.
전쟁터에서 수거된 물품들은 저가로 마법길드로 되돌아간다. 전쟁터에서의 얻은 전리품은 영주나 국왕, 황제의 몫이고, 몬스터와 싸우다가 죽은 용병의 유품은 유가족이나 용병단 소유가 된다. 때문에 강철이 죽으면 마법주머니는 UN군으로 보내져서 강철의 부모님 소유가 된다. 그래도 각인마법을 받으려면 2단계이니 200골드를 마법길드에 내야하고, 포기하면 2골드 정도만 유가족인 강철의 부모님에게 돌아간다.
문제는 이곳은 인터넷이 없기에 주인을 찾아주기 어렵다는 것이다. 용병단에서 습득한 물건의 주인을 찾아가란 공지를 용병길드 앞에 붙여놓고 한 달이 지나면 습득한 사람의 소유가 된다. 그러면 그는 그 물건은 얻은 경위와 한 달 동안 공지를 했다는 용병길드의 증명서를 첨부해서 마법길드에 넘겨도 2골드 정도를 벌 수 있는 것이다. 조금 귀찮기는 하지만 2골드를 얻기 위해서 사람을 얼마든지 죽일 수 있는 세계가 뉴 월드다. 이런 귀찮은 절차가 싫어서 도둑 길드를 아는 용병들은 도둑 길드에 20실버 정도를 받고 넘겨주기도 한다. UN군이 주둔하는 황도나 수도에서는 공지하면 바로 베타 전사들이 동료의 물건을 찾아가지만 베타 전사들이 없는 작은 영지에서는 조심해야 한다.
물론 돈 몇 푼 때문에 베타 전사를 죽이는 모험을 하는 용병들은 극히 적다. 하지만 마법주머니 안에 비싼 물건이 있다고 생각하고 사로잡아 고문해서 모든 물건을 빼앗고, 죽인 후에 마법주머니까지 도둑 길드에 넘길 수 있기에 도둑 길드와 연관된 용병단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 더구나 강철은 마나 총과 마나슈트, 강철 검, 방패 등의 고가의 물건이 있으니 좋은 먹잇감이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자유 용병이 위험하다는 것이다. 지구에서 베타 전사들에게 인턴 교육을 하면서 이런 위험성을 강조한다. 때문에 강철의 부모님도 강철이 자유용병으로 가는 것을 반대했던 것이다. 불사의 능력을 강조하지 않았다면 끝까지 반대했을 것이다.
‘마법물품들을 구경이나 해 볼까?’
강철은 명품관에 있는 마법 무기나 방패, 갑옷, 반지, 목걸이 등을 구경하면서 포션이 있는 상점으로 이동했다.
‘대단하군.’
명품관의 상품은 가장 싼 마법단검이 천 골드부터 시작한다. 마법무기들도 각인마법을 하고, 같은 위험이 있다. 하지만 각인마법을 사용하지 않아도 마법은 사용하지 못하지만 무기 자체는 사용할 수 있기에 도둑들이나 강도들이 마법주머니보다 무기나 방어구는 더 선호하는 물건들이다. 마법물품들은 기본적으로 미스릴 합금이기에 놓여서 대장간에서 미스릴만 추출해도 미스릴 가격이 수십 골드나 하기에 도둑 길드가 아니라도 대장간에 큰돈을 주고 넘길 수 있기에 마법무기는 자유용병은 살 수 있는 돈이 있어도 지킬 수 있는 자신이 없으면 감추고 다니던지 지니고 다니지 말아야 한다.
‘오리곤하트나 아다만티움으로 만든 무기는 구경하기 힘들겠지?’
<황족이나 그랜드 마스터 정도는 되어야 가지고 다닐 수 있는 보물입니다.>
꿈의 금속이라 불리는 오리곤하트나 아다만티움은 그 금속 자체가 지구로 말하면 우라늄처럼 전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희귀 금속이다. 그 가치가 지구의 전투기 한 대 값과 비슷할 정도의 가치를 가지고 있기에 그런 금속으로 만든 마법무기를 가지고 있다면 보물에 눈이 먼 용병단이나 영지군, 심지어 왕국군과 제국군도 보물 쟁탈전에 끼어들 것이다. 혼자서 군단 병력을 쓸어버릴 수 있는 전략무기로 취급되는 그랜드 마스터나 수백만 병력을 거느린 황제나 가질 수 있는 보물이란 뜻이다.
“최하급 힐링포션 3병과 중급 한 병 주십시오.”
강철은 10골드짜리 3병과 100골드짜리 1병을 사서 마법주머니 안에 넣었다. 힐링포션은 마법주머니 안에 보관하지 않으면 그 효력이 점차 사라진다고 한다. 트롤의 피를 섞어서 만든 것이기에 상온에서 오래보관하면 피가 굳는 것이다. 다른 액체를 섞어서 굳지 않게 만들지만 오래 보관하면 상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도 유효기간이 1년은 된다. 마법주머니에 보관하면 반영구적으로 보관이 가능하다.
130골드를 지불하니 체크카드에 남은 돈은 135골드다. 체크카드에 130골드가 남아 있고, 현금으로 5골드가 조금 넘는 돈이다. 이 돈은 생활비이니 더 이상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 생각 같아서는 천골드 하는 최상급 힐링포션을 사고 싶었지만 돈이 없었다. 최상급은 죽지만 않으면 거의 살아나고, 잘린 팔도 붙이고 포션을 부으면 바로 붙을 정도다. 중급은 최상급을 희석한 것이고, 최하급은 중급을 희석한 것이라고 한다. 최하급이라도 연고나 소독약보다도 좋고, 내상에도 효과가 있기에 전쟁터나 몬스터 토벌을 나갈 때에 용병이라면 누구나 최하급 포션 한 병은 가지고 다니는 것이 기본이다.
“감사합니다. 구급 주머니는 서비스입니다.”
지구의 구급 상자를 흉내낸 구급 주머니에는 연고와 소독약, 알콜, 아스피린, 약초 등등이 들어 있었다. 지구의 문물을 들여와서 대량 생산되는 물품들이다. 포션이 만능 치료제에 가까운 효능이 있지만 가격 때문에 작은 상처에는 연고나 소독약, 약초 등이 쓰인다. 구급 주머니는 1실버 정도면 살 수 있다.
"네. 고맙습니다."
강철은 종업원이 주는 구급 주머니와 포션을 받고는 다음 층으로 올라가 보았다.
‘마나 총인가?’
다음 층은 NWB와 공동 출자해서 만들어진 신무기 상품점이었다. 마나 총, 마나 저격소총, 마나 발칸포 등등 마나로 작동하는 각종 신무기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차원센터에 있는 상점에서 본 물건들은 물론 마법처리까지 되어 있는 신무기들도 있었다.
‘실드 반지나 하나 살까?’
강철은 돈이 없기에 신무기 상품점을 지나 일반 상품점으로 들어가 보았다. 명품관에 비하면 저렴한 가격의 마법물품들이 가득했다. 대부분 소모성 마법물품으로 화염의 검과 같은 경우는 3번 사용하면 마법 길드에 와서 다시 인챈트를 해야 화이어 볼이 시전 되는 검과 실드 한 번 사용할 수 있는 반지 등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가격은 1골드부터 1000골드까지 다양한 상품들이 있었다.
<1서클 실드는 마나 슈트의 방어력보다 못하니 돈 낭비입니다.>
1서클 실드 한번이 1골드이고, 2서클은 10골드, 3서클은 100골드이다. 석궁 화살이나 몬스터의 공격을 막으려면 3서클 실드는 되어야 한다.
‘돈만 있으면 마법조끼부터 마법물병, 마법 담요, 마법 캠핑 도구까지 모두 구입하고 싶군.’
<뱀파이어 권능을 얻으면 몬스터 사냥으로 쉽게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천 골드가 너무 작은 돈처럼 느껴지는 군.’
강철은 마탑의 상품들을 구경하다가 시간이 되자 워프 게이트실이 있는 13층로 이동했다.
“어서 오십시오. 표를 보여주십시오.”
“여기 있습니다.”
“저기 보이는 23번방으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강철이 표를 보여주자 안내원이 워프 게이트실을 가르쳐주었다. 지구에서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것처럼 뉴 월드에서는 워프 게이트를 이용해 먼 거리를 금방 이동한다. 그런데 가격이 지구의 비행기보다 훨씬 비싸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래도 23번방으로 들어가니 대기하고 있는 손님들이 20여 명은 되었다. 반지름 3미터는 되어 보이는 워프 게이트 마법진 위에는 사각 상자에 담겨져 놓여 있었다.
“워프 게이트 마법진 위로 올라가 주십시오. 지정된 자리에서 움직이시면 안 됩니다.”
마법사의 명령에 강철을 비롯한 20여 명의 손님들이 모두 마법진 위에 올라섰다. 화물을 중심으로 2줄로 빙 둘러섰다.
“워프 게이트를 발동합니다. 눈을 감아주시고 충격에 대비해 주시기 바랍니다. 하나, 둘, 셋!”
번쩍!
강철이 눈을 감자 육체가 하얀 빛에 의해 가루가 되었다가 다시 조립되는 기문이 들었다.
“마론 왕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화물이 있으신 분들과 게이트를 계속해서 이용하실 손님분들은 오른쪽 출구로, 나머지 손님들은 왼쪽 출구로 나가시면 됩니다.”
강철은 순식간에 타시온 제국에서 마론 왕국으로 이동했다. 강철은 워프 게이트가 그려져 있는 방에서 오른쪽 출구로 나갔다. 그곳에서 타시온 제국의 마탑에서 받은 표를 검사받았다. 종업원은 표에 도장을 찍어주고는 내일 오전 10시까지 13층으로 오라고 하였다. 그리고 마법길드에서 운영하는 식당과 호텔을 이용하면 30% 할인을 해 준다는 설명도 해 주었다.
“예.”
강철은 안전을 위해서 숙소는 마탑 옆에 있는 마법길드에서 운영하는 호텔에 방을 얻고는 마론 왕국 수도를 돌아다니면서 관광을 하였다. 제국의 수도에 비하면 마론 왕국의 수도는 규모가 작았다. 대신 물가는 더 저렴해서 광장이나 시장에서 파는 꼬치구이는 3개에 10쿠퍼였다. 제국은 2개에 10쿠퍼를 받았다. 지구에서는 고치 하나에 1500원 정도이니 물가는 타시온 제국에 비하면 지구가 훨씬 더 비싸다. 뉴 월드에서는 제국의 물가가 가장 비싸고, 못하는 왕국으로 갈수록 더 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