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6 3. 사냥 =========================================================================
3. 사냥
‘와우!’
톰은 순식간에 비밀 통로를 벗어났다. 그리고는 앞에 있는 거치적거리는 방해물들을 박살내면서 번개처럼 달려갔다.
“왜 서지?”
몇 시간을 달렸을까? 갑자기 톰이 명령도 없이 섰다.
“마나가 고갈되었습니다. 천천히 걸어가면서 마나를 채우는 방법과 앉아서 쉬면서 빠르게 마나를 채우고 이동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베타 어떻게 된 것이지?’
<톰은 마법 생명체이기에 마나가 몸을 움직이게 하는 동력원입니다. 마나를 충전하듯이 자동으로 회복이 되는데 빠르게 충전하는 방법과 천천히 충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무시하면 어떻게 되지?’
<기름이 떨어진 차가 멈추듯이 움직이지 않게 됩니다.>
톰이 숲의 빈 공간을 찾아서 번개처럼 이동했다. 이런 이동은 강철이 얻은 늑대인간의 능력은 가속과 증폭이었다. 마나를 증폭시켜서 최고의 속도로 이동한 것이다. 이 기술은 워낙 마나를 많이 소모하기에 늑대인간도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 그런데 톰은 이런 기술을 몇 시간이 지속했기에 마나가 고갈된 것이었다.
‘충전 시간은?’
<앉아서 마나연공을 하면 3일 정도 걸립니다.>
‘뭐?’
<마나가 많을수록 빠르게 충전됩니다. 반 정도만 남아 있어도 몇 분이면 충전되지만 안전히 고갈되어 충전 효율이 극악으로 변한 상태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공격 받으면 육체가 파괴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멍청한 톰은 새로운 마스터가 된 강철의 명령에 따라 최고의 속도로 달린 것이다. 가속이 아니라도 육체의 능력을 보조하는 작은 마나로도 육상선수처럼 빠르게 달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가속과 증폭을 사용해 말보다 빠른 자동차의 속도로 숲을 이동한 것이었다.
‘흑마법사가 이곳을 찾아낼 수 있을까?’
<세뇌 마법의 흔적이 1% 남아 있기에 찾아낼 확률이 큽니다.>
‘젠장!’
강철은 베타의 추측에 당혹한 표정을 지었다. 탈출하기 위해서는 레벨 300짜리 권속을 버려야 한다는 결론이기 때문이다.
‘마법사에게 들키지 않고 탈출한 최고의 방법은?’
<강이나 계곡을 찾은 후에 마스터는 흔적을 남기지 않고 위쪽으로 올라가고 톰은 아래로 이동하면서 계속해서 마법사의 추적을 피하게 하는 방법이 최선입니다.>
베타도 톰을 버리라고 충고했다.
‘마법사가 추적하려면 어느 정도 걸릴까?’
<내일 아침에야 탈출한 사실을 알아낼 가능성이 큽니다. 추적마법을 걸고 이동하려면 이곳까지 오는데 최하 열흘 정도는 걸릴 것이라 예상합니다.>
‘블링크나 텔레포트, 또는 플라이 마법이 있지 않나?’
<공간 마법사가 아닌 제조 마법사이기에 다른 마법은 3서클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비행 키메라를 타고 이동한다고 가정해도 열흘 정도는 걸릴 것입니다.>
강철은 그제야 톰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이동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몬스터의 제왕인 오우거의 기운을 뿌리면서 번개처럼 이동했기에 숲에 있는 모든 몬스터들도 기겁을 하면서 도망쳐서 오는 동안 아무런 공격도 받지 않았다.
‘그럼, 이곳에서 3일을 휴식한 후에 강을 찾아서 이동해야 하겠군.’
강철은 베타의 도움으로 주변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바위틈의 공간을 찾아내서 부드러운 풀로 침대를 만들었다.
“너는 이곳에서 마나연공으로 최대한 빨리 마나를 회복하라.”
“예.”
강철은 톰을 두고는 사냥과 채집을 시작했다.
‘이 과일을 먹을 수 있나?’
<데이터가 부족합니다.>
카스토가 경험하지 못한 깊은 숲이라 강철은 어쩔 수 없이 조금씩 맛을 보아서 데이트를 축적해야 했다. 강철은 파충류와 과일, 뿌리채소 등등의 식량을 채집했다. 그리고 불을 피우고는 구워 먹으면서 주변을 정찰했다. 높을 곳을 찾아서 올라가 주변 지형을 둘러보는 것으로 베타가 지도로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동물이나 몬스터가 하나도 없군.’
<톰이 뿜어내는 오우거의 기운 때문에 모두 도망쳤기 때문입니다.>
‘나에게도 그런 기운이 있지 않나?’
<뱀파이어의 마나는 은밀함이 특징입니다. 일부러 마나를 외부로 뿜어내어 기운을 흘리지 않는다면 오우거의 기세를 다른 몬스터들이 느끼지 못합니다. 또한 지금은 그 기운이 얼마 되지 않아서 뿜어낸다고 해도 새끼 오우거로 착각한 육식 몬스터들이 달려들 가능성이 큽니다.>
‘3일 동안은 과일이나 파충류로 배를 채우는 수밖에 없겠군.’
지금 톰과 헤어져서 혼자 이동하면 흑마법사가 톰이 아닌 자신을 추적해올 가능성도 있었다. 다시 만들 수 있는 키메라인 톰보다 자신에게 더 호기심을 느낄 가능성이 많았기 때문이다. 내일 아침이면 흑마법사 빅투스는 농노 병사에 불과한 실험체인 카스토가 도대체 무슨 수단으로 세뇌를 한 톰을 데리고 도망쳤는지 궁금해서 미칠 지경이 될 것이다.
스스스!
‘마나가 많이 늘었군.’
식량채집이 끝난 강철은 공터에서 체력단련을 하고, 마나연공법을 하여 마나의 총량을 늘리기 시작했다.
* * *
며칠 후
톰이 마나를 모두 충전하자 강철은 톰을 타고 다시 이동을 시작했다. 베타의 예측에 따라 이동한 결과 하루 만에 계곡을 발견할 수 있었다.
“톰! 너는 지금부터 계곡을 따라 무조건 아래로 이동하여 바다까지 간다. 가면서 사람들은 최대한 피하여 은밀하게 서쪽으로 이동한다. 혹시라도 호수나 바다를 만나면 육지를 따라 오른쪽으로 이동하다가 서쪽으로 갈 수 있으면 다시 서쪽으로 이동한다. 이동 방법은 마나 소모를 최소로 하면서 최대한 빨리 이동한다. 그리고 해가 지면 숨어서 마나를 회복한 후에 마나가 모두 회복되면 이동한다. 또한 일주일에 한번은 사냥을 하여 육체도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면서 이동하라.”
“예. 마스터!”
강철의 명령에 따라 톰은 뛰어서 계속 아래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나도 이동하자.’
휙!
강철은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 바위에서 바위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계곡을 따라서 북쪽으로 올라가는 것이었다. 중간에 물을 건너기도 하고, 계곡을 따라 올라갈 수 없으면 최대한 흔적을 남기지 않고 돌아서 올라갔다.
슉!
강철은 이동하면서 주로 계곡에 살고 있는 커다란 물고기를 나무로 만든 작살로 잡아서 회로 먹었다. 불을 피우면 흔적이 남을 수 있기에 최소한 일주일 동안은 물고기를 생으로 먹었다.
쿵! 쿵!
‘멧돼지가 왜 저렇게 커!’
코뿔소만한 커다란 돼지가 물가로 오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코뿔소 돼지 위에는 창을 든 오크가 타고 있었다. 오크 전사 중에서도 강력한 전투력과 기동력을 가지고 있는 오크 라이더였다. 오크 라이더는 3인 1조로 움직이다.
<숨어야 합니다.>
베타의 충고에 강철은 얼른 계속의 물속으로 들어가서 바위틈에 붙어서 모습을 감추었다. 그리고 튜토리얼에서 배운 대로 갈대줄기처럼 생긴 속이 빈 식물의 줄기를 이용해서 숨을 쉬었다.
‘저놈의 레벨은 얼마나 될까?’
<오크 전사의 레벨은 10 전후로 추측됩니다. 오크 라이더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지만 레벨 20은 되어 보입니다. 그런, 오크 라이더가 3마리나 있으니 레벨 6인 마스터께서는 무조건 피하셔야 합니다.>
강철은 베타의 대답을 듣고는 죽은 듯이 숨어 있었다. 레벨 300의 톰이 있었다면 그냥 쓸어버렸을 하찮은 오크들을 피해서 숨어 있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강철이다.
‘저놈들이 가지고 있는 무기만 훔쳐도 좋겠군.’
오크 라이더들은 교대로 물가로 와서 물을 마셨다. 잘 훈련된 것으로 보아 이 근처에 오크 부족이 있는 모양이었다.
<계속 올라가면 오크 부족들의 거처가 나올 확률이 큽니다. 오크 병사 하나 정도는 기습으로 해치우고 무기를 확보할 가능성은 89%입니다.>
‘그대로 올라가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피해서 가는 것이 좋을까?’
<계곡을 따라 내려가지 않고 위로 올라왔으니 인간들의 도시로 가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입니다. 그리고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몬스터 사냥을 해야 하니 무기를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톰을 아래로 보낸 이유는 흑마법사라면 인간인 카스토가 갈수록 강력한 몬스터들이 나오는 산으로 올라갈 확률이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때문에 베타는 톰을 아래로 보내고 위로 올라갈 것을 권한 것이었다. 톰을 데리고 올라가도 오크 부족들과 만나면 싸울 수밖에 없고, 레벨 300이라도 수백의 정예 병사들을 가진 오크 전사들의 연합 공격에는 도망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면 결국 흑마법사의 추적에 따라잡혀서 죽을 가능성이 크기에 톰을 아래로 보낸 것이다. 그리고 톰이 계속 도망 다니면 흑마법사가 포기할 가능성도 있었다. 그러면 최초의 권속을 죽이지 않고 다시 얻을 가능성도 있었다.
‘밤에 이동하는 것이 좋겠지?’
<예.>
강철은 마을 밖을 정찰하는 오크 라이더들이 사라지자 물에서 나와 숲으로 들어가서 나무 위로 올라가서 옷을 짜서 말리고는 밤이 될 때까지 숨어 있었다. 그리고는 나무열매로 배우 채우고는 마나연공을 하여 옷을 말리고, 체온을 유지했다. 트롤의 재생력과 오우거의 체력이 있지만 그 바탕은 인간이기에 최대한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해야 최고의 전투력이 나오기 때문이었다.
스륵!
강철은 뱀파이어의 마나와 늑대인간의 민첩을 이용해서 유령처럼 어두운 숲속을 이동했다.
화르르!
계곡을 따라 조금 더 올라가서 폭포가 보였다. 폭포 옆으로 해서 위로 올라가자 분지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물길이 굽이치는 계곡 근처의 분지에 원추형의 집들이 수백 배가 모여 있었다. 마치 영화에서 보는 인디언들의 마을처럼 보였다. 마을 곳곳에는 장작불이 타고 있었고, 마을 둘레에는 통나무로 만든 울타리가 있었고, 울타리를 따라 창을 든 오크 병사들이 순찰을 돌고 있었다. 그리고 한쪽 초원에는 오크 라이더들이 타고 다니는 돼지 코뿔소들이 누워서 자고 있었다.
‘쉽지 않겠는데.’
강철은 나무 위에서 경비를 서는 오크 병사 하나를 제압하고 무기를 빼앗고 싶었지만 빈틈이 보이지 않았다. 오크 병사의 레벨은 2정도라고 한다. 인간보다 힘이 2배는 강하고, 체력이 3배는 되지만 민첩은 인간과 비슷하다고 한다. 즉, 힘 20, 민첩 10, 체력 30, 마나 0이 오크 병사다. 오크 병사라 성인이 된 오크를 말한다. 레벨이 약해도 검이나 활과 같은 무기술이 뛰어나면 자신보다 레벨이 높아도 얼마든지 이길 수 있는 전투력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오크 전사는 인간으로 말하면 기사와 같은데 마나가 수십이 되고, 마나를 통해서 힘과 민첩, 체력이 모두 올라가서 레벨이 5에서 10이나 된다. 물론 오크 족장이나 오크 대장과 같은 놈들은 레벨이 훨씬 더 높다.
‘무기를 얻을 확률은?’
<1% 미만입니다.>
베타의 대답에 강철은 포기를 하고는 조용하게 마을을 돌아서 위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뿌우욱!
팡팡팡팡!
이때 오크 마을에서 요란한 뿔피리 소리와 방패를 검으로 두드리는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뭐지?’
강철은 깜짝 놀라서 나무 위로 올라가서 살펴보았다.
<와이번의 습격입니다.>
하늘의 제왕으로 불리는 레벨 100에서 200이 되는 와이번 무리들이 오크 마을을 습격했다. 와이번이 강철 같은 다리로 보초를 서던 오크 병사의 마치 솔개가 쥐를 잡아채듯이 잡아서 하늘로 올라갔다.
챙!
“꿰에엑!”
와이번에 잡힌 오크 병사는 검으로 다리를 후려쳤지만 다리는 조금도 상처가 나지 않았고, 발톱에 힘을 주자 발광하던 오크 병사는 비명을 숨을 거두었다.
슈슈슉!
비상이 걸리자 오크 궁수들이 화살을 쏘고, 오크 전사가 창을 던졌지만 부부로 보이는 와이번 두 마리는 하늘 높이 떠서 날아가고 있었다. 와이번의 다리와 부리는 강철보다 단단하다. 하지만 날개는 일반 오크 궁수들의 화살에도 살짝 박힌다. 그 정도는 상관없지만 오크 전사들이 던지는 창에는 날개에 구멍이 생기고, 몸통에도 박혀서 빼내지 못하면 살이 썩어 들어가 결국은 부상으로 죽기에 영리한 와이번들은 외각에서 보초를 서는 오크 병사들만 잡아가는 것이다. 와이번들은 마나를 느낄 수 있기에 오크 전사와 일반 오크들을 구별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오크 전사들은 와이번들에게 독침을 가진 벌과 같아서 건드리지 않지만 마나가 없는 오크들은 맛있는 먹이일 뿐이다.
휘익!
퍽!
이때 와이번에 잡힌 오크 병사가 놓친 대검이 하늘에서 떨어져서 나무를 잘라내고는 땅에 박혔다. 다행히 오크 마을과는 거리가 있어서 오크들이 경계 태세만 하고 있을 뿐 어두운 숲으로 들어오지는 않고 있었다. 어두운 숲에는 다른 포식자인 고양잇과 몬스터와 거대 파충류 몬스터도 있기 때문이다.
‘득템이다.’
스슥!
강철은 쾌재를 부르면서 얼른 내려가서 검을 챙겼다. 그리고 재빨리 어둠속으로 들어갔다.
<2시 방향에 은신한 몬스터가 있습니다.>
베타는 뱀파이어 마나를 이용해서 외부의 마나와 공명을 하여 주변을 정찰할 수 있었다. 그 범위는 10미터였다.
‘뱀인가?’
<예. 다만 어떤 유형의 몬스터인지는 데이터가 부족합니다. 다만 독이 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나무 줄기처럼 위장하고 있는 거대 뱀이 나무에 숨어 있었다. 굵기는 어른 허리처럼 굵었고, 길이는 15미터 정도는 되는 거대한 아나콘다와 비슷한 놈이었다.
‘레벨은?’
<10이상으로 추정됩니다.>
‘도망쳐야 하나?’
<놈에 대한 데이터가 없어서 놈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추적할 수 있는지 파악이 되지 않습니다. 놈에게 추격을 당하는 와중에서 다른 몬스터의 습격을 받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검에 피를 묻혀서 지배의 능력으로 제압하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강철에게는 뱀파이어 능력이 있다. 다른 능력은 아직 다 개발이 되지 않았기에 거대한 뱀 몬스터보다 약하다. 그리니 이빨로 물어서 공격하다가 몸의 뱃속으로 들어가서 소화될 가능성이 더 컸다. 물론 그 전에 놈이 몸통 조이기에 전신의 뼈가 박살날 것이다.
‘어쩔 수 없지.’
강철은 자신의 팔목을 검으로 그어서 검에 피를 묻혔다.
번쩍!
그리고 증폭 가속 능력을 사용해서 검을 집어던졌다. 강철의 마나를 머금은 검이 번개처럼 날아가서 뱀의 몸통에 박혔다.
“캬아악!”
거대 몬스터 뱀이 발광을 하면서 나무에서 떨어졌다. 강철이 자신의 피가 놈의 몸에 들어가자 뱀파이어의 지배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몬스터의 제왕인 오우거와는 비교할 수 없이 항마력이 약한 뱀이었다. 독과 단단한 비늘, 그리고 무지막지한 힘을 가진 거대 뱀 몬스터였다. 하지만 숲에서는 오우거나 트롤, 호랑이나 곰과 같은 육식 몬스터의 밥이 되는 하위 몬스터였다.
퍽!
강철의 피가 뱀의 피와 공명하자 강철은 그 피를 이용해서 뱀의 뇌를 폭발시켰다. 피를 압축했다가 압축을 풀면 피가 폭발하여 뇌를 곤죽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냥 압축만 해도 피가 통하지 않아서 죽을 수도 있지만 놈은 인간이 아닌 뱀 몬스터이기에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죽인 것이다. 강철의 의지만으로는 불가능하지만 베타의 공명이 있기에 가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