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5 2. 마법사의 실험체 =========================================================================
‘특수능력은 없나?’
<뱀파이어 마나가 가진 특수한 능력들이 분석되었습니다.>
강철은 베타의 능력으로 카스토가 가진 어른의 의연함, 강철의 의지와 어린아이 다운 순수함이 결합되어 어른스러우면서도 모든 것을 게임처럼 쉽게 생각하고 있었다.
‘뭐가 있지?’
<흡수 능력, 영체 능력, 지배 능력입니다.>
‘자세하게 설명해 봐.’
<흡수 능력은 피를 마셔서 피에 있는 마나와 생명력을 흡수하는 능력입니다. 영체 능력은 몸을 안개처럼 변화시킨 후에 변신시키는 능력입니다. 지배 능력은 피의 공유를 통해서 피를 흡수한 대상을 지배하는 능력입니다.>
‘지금 당장 영체화해서 빠져나갈 수 있나?’
<영체화할 수 있는 마나가 부족합니다.>
‘왜 마나가 더 늘지 않지?’
<마나 홀이 불안전하기 때문입니다. 신체단련을 통해서 마나 홀을 안정시키거나 마나를 사용한 후에 다시 채우는 행위를 반복해서 마나 홀을 단단하게 만들어야 마나를 더 모을 수 있습니다.>
카스토가 어려서부터 마나 수련을 했다면 마나 홀의 크기가 컸을 것이다. 마나 홀을 키우는 것은 하루 이틀에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내일 마법사가 와서 내가 마나연공법을 배웠다는 것을 알면 당장 해부를 하려고 할 것이 틀림없다. 키메라가 되거나 세뇌되어 각종 실험에 수십년 간 사용될 가능성도 있다. 베타! 내가 현실로 가서 깨어날 확률은 어떻게 되나?’
<뱀파이어의 마나연공법은 뱀파이어의 피와 그 피에 있는 권능을 이용한 마나운용법입니다. 전기를 마나로 대치해도 뱀파이어의 마나연공법으로는 깨어날 확률이 제로입니다.>
‘전기를 마나로 대치하는 마나운공법은 만들 수 있나?’
<현재 가지고 있는 데이터로는 1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합니다.>
강철이 생각을 하는 척 하면서 베타와 생각으로 대화를 나누었지만 톰은 아무런 생각이 없이 기다렸다.
‘내일 오전까지 만든 임시 마나운용법이라면?’
<현재 마스터는 뱀파이어 마나운용법을 운용하는 중이라 현실로 가시면 제가 도와드릴 수 없습니다. 2% 정도 도와드릴 수 있지만 그 정도로는 깨어날 확률이 1% 정도라고 추정됩니다.>
베타를 운용하는 것은 마나다. 하지만 현실로 가면 마나가 없기에 강철이 기억하는 기억을 토대로 전기로 동화된 베타가 2% 정도 도움을 준다. 한 번도 몸으로 체험하지 않은 마나운용법은 식물인간의 상태인 어린 강철이 성공할 확률은 거의 없는 것이다.
‘당장 로그아웃을 불가능하니 다른 마나운용법을 찾던지 이곳을 탈출해서 1년이란 시간을 버는 방법 밖에 없겠군. 톰을 지배의 권능으로 지배할 수 있을까?’
<서로의 피를 공유하면 가능하지만 한쪽의 피만으로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어서 상대의 피를 흡수한 후에 상대의 피에 동조해서 상대를 조종할 수 있지만 톰과 강철의 사이에는 레벨 차이가 심하다. 또한 톰은 마법생명체라 항마력도 높을 것이라 마나를 이용한 뱀파이어의 권능이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100%다. 하지만 상대도 강철의 피를 마셔서 서로의 피가 동조를 한다면 톰이 뱀파이어의 권속이 될 가능성은 있었다.
“톰! 마스터께 도움이 되는 실험하나 하지 않을래?”
“정말 마스터께 도움이 되는 것인가?”
단순한 톰은 강철의 질문에 다시 대답했다. 세뇌의 부작용이다. 마법사인 빅투스는 설마 두려움과 공포에 휩싸인 실험체에 불과한 카스토가 레벨 300의 괴물인 키메라에게 농담 따먹기 하듯이 대화를 하면서 마나운용술을 훔쳐 배우고, 그것을 이용해 진혈의 뱀파이어가 가진 마나운용술보다 더 나은 뱀파이어 마나운용술을 만들어서 금방 익힐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가지고 톰을 권속으로 만들 생각은 못했을 것이다. 항마력이 있는 톰은 진혈의 뱀파이어 수장과도 싸울 수 있는 전투괴물이기 때문이다.
“물론이다.”
단순한 놈이라 강철은 왜 도움이 되는지 설명하지 않았다.
“어떤 실험인가?”
“너는 내 피를 마시고, 나는 네 피를 마시는 실험이다.”
“그것이 마스터께 왜 도움이 되는가?”
단순하다고 생각했는데 예리하게 질문을 해 왔다. 단순하지만 보통 인간의 지능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세뇌의 부작용으로 창조적으로 생각하지 못할 뿐이다.
“보아라. 나는 벌써 네가 가르쳐준 마나운용술을 배웠다. 내 피를 마시면 너는 나처럼 빠르게 무엇이든지 배울 가능성이 있다. 그럼, 네가 강해지고 똑똑해져서 마스터께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나는 네 피를 마셔서 네가 가진 능력들을 흡수해서 마스터의 가디언이 될 수도 있고, 마스터가 실험을 해도 어제처럼 쉽게 죽지 않아서 도움이 된다.”
강철은 마나운용술로 몸에서 뿌연 기운을 내 뿜었다.
“그릇을 가져와라.”
강철의 대답과 증명에 톰은 쉽게 넘어왔다.
‘역시 돌대가리.’
제법 똑똑한 것 같아도 강철이 보기에는 힘만 센 돌대가리인 톰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이렇게 빨리 마나운용술을 적응해서 기운을 뿜어내는 것이 경악한 후에 그것을 더 이상하게 생각했을 것이다.
슥!
강철은 손톱으로 손목을 그어서 접시에 피를 담아서 톰에게 가져갔다.
꿀꺽!
톰은 피를 마시더니 그도 자신의 손톱에 마나를 주입해서 팔목을 그어서 피를 접시에 담아서 강철에게 주었다.
꿀꺽!
강철은 그 피를 마시기 시작했다.
‘지배의 능력을 사용할 수 있나?’
<분석을 시작합니다. 1분 정도 걸립니다.>
베타의 톰이 가진 오우거의 힘과 트롤의 재생력, 늑대인간의 민첩성과 뱀파이어가 가진 불사의 생명이 담긴 피를 분석해서 강철의 피와 동조하게 만들어 지배할 수 있는 권속으로 만들 수 있는 지 분석하기 시작했다. 다행스럽게도 톰에게는 불사의 권능을 가진 뱀파이어의 피가 섞여 있어서 불가능하지는 않았다.
<분석 완료되었습니다. 톰이 다시 피를 마시게 하면 권속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베타는 강철이 마신 톰의 피와 강철의 피를 완전히 동화시켰다. 완벽하게 동화된 강철의 피를 톰이 다시 마시면 더 완벽하게 그를 권속을 만들 수 있다.
“피가 조금 부족하다. 더 마셔라.”강철은 자신의 피를 따라서 접시를 톰에게 가져갔다.
꿀꺽!
톰은 아무 의심 없이 피를 마셨다.
“나도 피 필요한가?”
“물론이다. 마스터를 위한 일이니 충성을 보여라.”
“그러지.”
강철의 말에 톰은 다시 피를 접시에 담아서 주었다.
꿀꺽!
강철은 다시 톰의 피를 마셨다.
‘이제 됐나?’
<새로운 데이터를 분석해서 더 완벽한 지배의 능력으로 업그레이드 합니다. 5분 정도가 소요됩니다.>
강철은 초조한 기색으로 5분을 기다렸다. 톰은 그런 자신을 무심한 눈으로 보고 있었다. 이번 실험이 마스터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면 응징을 가할 그런 눈초리다.
<분석 완료.>
‘바로 시작해.’
스스슥!
깅찰의 명령에 베타는 강철과 동화된 상태에서 그의 마나를 움직여서 붉은 기운을 톰에게 흘려보냈다. 톰은 이것이 마스터에게 도움이 된다는 강철의 말을 믿고는 가만히 있었다.
<지배의 권능이 톰의 피와 동조하기 시작합니다. 예상 시간 2시간입니다.>
“조금 있으면 네가 강해질 것이다. 고통스러워도 가만히 있는 것이 마스터에게 충성하는 길이다.”
“너는 고통스러운지 몰라도 나에게는 통각이 없다. 그러니 너나 잘 참아서 마스터께 도움이 되어라.”
톰이 무표정하게 대답했다. 그는 세뇌의 영향으로 마스터에게 무조건적으로 충성하고 있었다. 마스터가 명령을 내리거나 지시하지 않는 사항에 대해서는 논리적인 사고와 대처 능력이 거의 없는 불량 로봇이나 마찬가지였다.
‘크윽!’
강철은 동조화가 시작되자 톰의 항마력 때문에 고통스러웠다. 자신의 마나가 많다면 금방 동조화가 될 것이지만 그렇지 못하기에 몸에 엄청난 과부하가 걸리고 있었다. 다행이라면 톰의 피에서 얻은 오우거의 힘과 트롤의 재생력, 늑대인간의 민첩성과 뱀파이어가 가진 불사의 생명을 자신의 피와 동조화시켜서 그 능력을 흡수하고 있었기에 신체가 강해지면서 마나의 홀도 튼튼해지고 있었다. 이 동조화가 끝나면 마나운용술로 마나를 쉽게 늘릴 수 있을 것이다.
<동조율 99%. 지배의 능력이 권속의 능력으로 강화되었습니다. 톰을 마스터의 권속으로 만들었습니다.>
드디어 지옥 같은 2시간이 지나갔다. 톰의 항마력이 지나치게 높았기 때문에 그가 반항을 하지 않고 얌전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강철은 2시간 동안 지독한 고통과 싸우며 톰을 권속으로 만들었다. 덕분에 강철의 능력도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왜 100%가 아니고 99%이지?’
베타는 항상 완벽했었다.
‘세뇌 마법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해서 완벽한 동조가 불가능했습니다. 강제로 동화율을 올리면 톰의 뇌가 파괴되어 백치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금도 멍청한데 백치가 되면 걸어 다니는 재앙이자 짐 덩어리가 될 것이다. 말도 알아듣지 못하고, 그런 상태에서도 종속되어 있기에 그림자처럼 따라다닐 것이기 때문이다.
‘상태창!’
<카스토 - 6
레벨 -
힘 -73
민첩 - 51
체력 - 79
마나 - 67>
‘스킬’
<뱀파이어 마나연공법>
<뱀파이어의 권능 - 흡수, 영체, 지배, 불사>
<오우거의 파워>
<트롤의 치유>
<늑대인간의 가속과 증폭>
강철은 톰이 가진 피를 흡수해서 흡수의 능력으로 톰이 가지고 있던 뱀파이어, 오우거, 트롤, 늑대인간의 능력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 다만 그 능력을 몸에 온전히 담을 수 없기에 레벨이 2 정도 상승하는 것으로 그쳤다. 하지만 마나 홀이 트롤과 오우거, 뱀파이어의 불사 능력으로 인해 단단해졌기에 앞으로 신체를 단련하고 마나연공을 하면 급속도로 성장할 것이 분명했다.
‘불사의 권능이 무엇이지?’
뱀파이어의 능력이 톰이 가지고 있던 뱀파이어의 능력을 흡수 개조해자 권능으로 업그레이드 되었다. 진혈의 뱀파이어 수장이나 가지고 있는 엄청난 능력을 베타는 어렵지 않게 업그레이드 해버린 것이다. 이 능력을 모두 진화시켜 극에 다다른다면 톰은 물론 그의 마스터인 흑마법사 빅투스와 싸워도 이길 수 있을 것이다. 뱀파이어 수장은 9서클 마법사와 동격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피를 나눈 권속이 있다면 몸이 분해되어도 영체화한 후에 순간 이동하여 권속을 제물로 부활하는 권능입니다.>
‘현실에 있는 내 육체에는 뱀파이어의 피가 없으니 소용없는 스킬이군.’
불사의 권능이라고 해서 혹시나 했던 강철이다. 이 권능이 현실의 육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 바로 로그아웃 해도 된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지금 내 피로 만든 권속이 있으니 죽어도 바로 부활할 수 있나?’
<불사의 권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마나가 적어도 100은 되어야 합니다.>
67로는 불사의 권능을 발휘하기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마나 연공을 하면 금방 100이 될 수 있을까?’
<40일은 연공해야 합니다.>
‘왜 그렇게 오래 걸리지?’
<뱀파이어의 마나연공은 흡수 능력을 통한 축적이 근본이기에 순수한 마나연공법으로는 빠르게 마나가 축적되지 않습니다. 다만 마스터께서는 톰에게 흡수한 피를 통해서 잠재해 있는 마나가 있기에 6의 마나가 금방 늘었습니다.>
‘그럼, 톰의 피를 흡수해서 연공하면 되겠군.’
<예. 하지만 톰의 마나는 강력하기에 마스터의 마나 홀이 찢어질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러면 트롤의 재생력으로 오랫동안 마나 홀을 복구해야 하니 퇴보하게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일단 마스터께서 톰의 피로 흡수한 능력 통해서 신체단련을 하여 육체를 완벽하게 만든 후에 마나를 축적할 것을 권해 드립니다.>
‘나와 톰이 내일 아침 기습을 하면 마법사를 제압할 가능성은 얼마나 되나?’
<마법사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합니다. 하지만 카스토와 톰의 기억에 있는 데이터를 근거로 판단하면 10%에서 30% 정도 가능합니다. 오차 범위는 20% 정도입니다.>
‘왜 그렇게 낮지?’
<세뇌마법으로 인해 톰이 결정적인 순간에 마법사를 공격하지 못할 가능성이 큽니다. 마스터의 능력으로는 기습을 해도 마법사의 실드나 블링크 마법에 의해 실패할 가능성이 99%입니다. 또한 마법사가 숨겨둔 비장의 마법이 있다면 성공할 확률은 10% 정도로 그것도 흑마법사가 방심했을 때의 가능성입니다.>
‘흠.’
내일 아침까지 능력을 키워서 마법사를 제압하고 그를 통해서 마법을 얻겠다는 계획은 어려울 것 같았다.
‘지금 탈출하면 탈출 가능성은?’
<99%입니다.>
‘마법사라면 마법 함정이나 알람 마법 등이 있을 것 같은데?’
<빅투스는 제조 마법사입니다. 키메라는 물론 네크로맨서의 고유 영역인 언데드까지 만들 수 있는 흑마법사입니다. 연금술과 생체조합 마법, 키메라 제조술로 9서클이지만 네크로맨서의 마법과 흑마법사의 기본적인 마법 등은 3서클에 불과합니다. 때문에 마법함정이나 알람마법 등이 아닌 키메라들로 자신의 거처인 이 지하 던전을 보호하고 관리하고 있습니다. 톰은 그들의 수장인 가디언이기에 아무런 제재 없이 이 던전을 벗어날 수 있습니다.>
베타는 톰이 권속이 되자 그의 뇌에 있는 기억도 모두 파악한 모양이었다. 빅투스는 키메라 제조 마법으로 8서클에 도달한 흑마법사다. 인간과 몬스터를 해부하고 실험하면서 올라선 경지로 그의 손에 해부되거나 실험체의 제물로 죽은 인간과 몬스터의 수는 상상을 초월한다. 카스토도 키메라의 재료가 될 운명이었다.
‘그럼, 일단 탈출한 후에 능력을 키워서 빅투스를 잡으러 오자.’
<예. 마스터!>
‘탈출하자.’
<예.>
강철이 명령하자 베타가 최적의 탈출로를 보여주었다.
“톰 따라와라.”
“예. 마스터!”
권속이 된 톰은 무심한 표정으로 대답하고는 강철을 따라 나섰다. 돌대가리인 톰에게 일일이 지시하는 것보다 자신이 앞장서는 것이 낫기 때문이었다.
스륵!
중세 기사 복장을 키메라가 서 있었지만 강철의 뒤에 톰이 있기에 움직이지 않았다. 강철은 힘으로 석문을 열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잘 보이지도 않는 군.’
보통 인간보다 6배는 뛰어난 감각을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빛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어둠을 꿰뚫어 볼 수 없었다. 하지만 보통 인간보다 300배 뛰어난 톰이라면 다를 것이다.
“톰 나를 업고 빠르게 이 비밀 통로를 벗어난다.”
“예. 마스터!”강철이 톰의 등에 업혔다.
슉!
‘헉!’
강철은 깜짝 놀랐다. 톰은 칠흑처럼 어두운 동굴을 번개처럼 달려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