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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차랜드의 행복한 도미닉 경-443화 (522/528)

〈 443화 〉 [442화]5성 후일담

* * *

도미닉 경의 5성 쇼케이스 이후 도미닉 경에 대한 인식은 완전히 좋은 쪽으로 기울었다.

지금까지 도미닉 경에 대한 인식이 뽑으면 좋은 탈 4성급의 최고급 탱커라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도미닉 경이 5성이 되면서, 도미닉 경은 지휘관들과 개척자들에게 있어 반드시 있어야만 하는 최우선 인물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리고 이런 인식의 변화로 인해 극한의 이득을 본 것처럼 보이는 이가 있었으니...

"와! 도미닉 경! 와! 5성!"

그건 바로, 엘랑 대위였다.

엘랑 대위는 양손 가득 도미닉 경 고용 카드들을 쥐고 마구 흔들었다.

단순히 손에 쥔 것만 보더라도 가뿐히 수십 장은 넘어 보이는 고용 카드들.

"존버는 승리한다! 존버는 승리한다!"

엘랑 대위는 거의 불을 발견한 원시인처럼 날뛰었다.

사실, 엘랑 대위가 이토록 열광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바로, 이번 5성 쇼케이스 이후 카드 팩 교환소에서 발표한 공지 때문이었다.

'도미닉 경이 5성이 되었기 때문에 기존의 4성 카드는 모두 폐기처분됩니다. 대신 4성 10장 당 5성 고용 카드 1장으로 교환해 드리며, 10장이 되지 않는 경우 다른 4성 고용 카드로 교환해 드립니다.'

이 발표를 듣자마자 엘랑 대위는 너무나도 기쁜 나머지 집에서 탭댄스를 추다가 어머니에게 등짝을 맞고 말았다.

아래층에서 층간 소음으로 한 소리 했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이 모든 고난과 역경도 엘랑 대위를 막을 수 없었다.

왜냐?

그건 바로, 엘랑 대위가 가진 4성 도미닉 경 고용 카드의 갯수 때문이었다.

무려 765장.

단순 계산으로, 5성 도미닉 경 고용 카드 76장으로 교환하고도 5장이 남는 숫자.

엘랑 대위는 가차랜드에 온 이후 재화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모든 자원을 도미닉 경 고용 카드를 뽑는 데 썼다.

특히나 저번에 적금이 만기되면서 받은 돈으로 얼마나 많은 도미닉 경 고용 카드를 구했던가.

그러므로 엘랑 대위는 도미닉 경의 고용 카드에 있어서 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많이 가지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었다.

"이제 이것들을 가지고 카드 팩 교환소로 가서 교환하면 된다는 말이지?"

엘랑 대위는 들뜬 마음을 숨기지 못한 채 카드 팩 교환소로 향했다.

모든 4성 도미닉 경 카드를 5성 도미닉 경 카드로 교환하기 위해.

그러나 엘랑 대위는 이때 알지 못했다.

'*5성 도미닉 경은 1인당 최대 5장까지만 교환 가능합니다.'

공지 아래에는, 0.3pt의 크기로 적힌 안내문이 추가로 적혀 있었다는 사실을.

엘랑 대위가 이 사실을 알게 되는 건, 카드 팩 교환소에서 교환을 시도한 다음의 일이었다.

...

"맙소사."

"정말 5성이군요. 세상에!"

탱커 노조 클랜에 속한 모든 탱커들이 모여 도미닉 경을 둘러쌌다.

탱커 최초로 5성이라는 업적을 달성한 도미닉 경에게 축하를 건네기 위해서였다.

사실, 도미닉 경이 다섯 명의 배심원에게 마지막 면접을 받았을 때, 이미 탱커 노조에는 도미닉 경의 5성 합격에 대해 전달이 완료된 상태였다.

쇼케이스는 그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기에 정식 시험은 아니었고, 그 이전까지가 시험의 끝이었으니까.

도미닉 경의 5성 승급 소식을 듣게 된 머슬만 의원은 바로 자리를 박차고는 탱커 노조에 속한 모든 탱커들을 하나하나 찾아가 이 사실을 알리기 시작했다.

탱커 노조의 사람들은 탱커의 권익을 보호하고 탱커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이들이었기에, 도미닉 경의 승급 소식에 마치 자기가 승급한 것처럼 기뻐했다.

"당장 도미닉 경에게 가서 축하 인사라도 건네야 합니다!"

"보자... 내가 인삼주를 어디다 뒀더라?"

탱커 노조는 이제 거의 축제 분위기였다.

거의라고 한 것은, 아직 완전히 축제 분위기는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판데모니아가 가지러간 풍선과 폭죽만 도착한다면 완전한 축제 분위기를 만들 수 있으리라.

"축하합니다, 도미닉 경."

머슬만 의원이 감격한 표정으로 도미닉 경을 바라보았다.

"고맙소, 머슬만 의원."

도미닉 경은 그런 머슬만 의원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머슬만 의원은 떨리는 손으로 그런 도미닉 경의 손을 마주 잡았다.

그러고는, 왈칵 뜨거운 눈물을 터뜨렸다.

지금까지 그가 바라왔던 일을, 도미닉 경이 해내주었다는 것에 대한 고마움과 기쁨의 눈물이었다.

도미닉 경은 그런 머슬만 의원을 다독이듯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머슬만 의원은 도미닉 경의 다독임에 눈물을 훔치고는 짐짓 활발한 척 탱커들에게 말했다.

"이럴 때가 아닙니다! 오늘은 우리 탱커들에게 있어 아주 역사적인 날입니다! 이 역사적인 날을 기념하기 위해 축제를 엽시다!"

머슬만 의원은 자기 사재를 털어서라도 오늘을 기념하고 싶었다.

그러나 머슬만 의원이 사재를 털 일은 없었다.

"오늘은 내가 가차랜드 전체에 술 한 잔을 쏘겠소."

도미닉 경이 중간에 끼어들어 사람들에게 말했다.

"이럴 때가 아니면 내가 돈을 쓸 일이 어디 있겠소?"

그 말에 탱커 노조의 사람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주변을 지나가던 다른 시민들이 탱커 노조의 환호성에 놀라 무슨 일인지 물어보자, 탱커 노조의 탱커들은 그 사람들에게 도미닉 경이 한 말을 전달했다.

그리고 환호성은 전염병처럼 번져나가, 이내 가차랜드 전체가 축제 분위기가 되었다.

아마 지출이 조금 있기는 하겠지만, 하루를 기리기에는 충분하리라.

...

콜로세움에서 쇼케이스가 끝나고 난 뒤, 사람들은 콜로세움을 나오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중에는 돈 카게야샤와 도미니아 경, 메리와 미네르바가 있었다.

"대단하군, 대단해."

돈 카게야샤는 무사로서 도미닉 경과 운류 무사시에게 존경을 표했다.

같은 성급에서도 한 번 진 카게야샤였지만, 이번 쇼케이스를 통해 또 한 번 개안을 한 것만 같았다.

특히나 운류 무사시의 경우 아직 돈 카게야샤가 가지 못한 5성의 무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돈 카게야샤의 목표가 되기에 충분했다.

"이때에도 도미닉 경은 무시무시했군요...!"

메리는 도미닉 경의 큰 팬 답게 흥분을 숨기지 못했다.

그녀는 계속해서 산탄총에 달아 놓은 도미닉 경 열쇠고리를 만지작거리며 흥분을 가라앉히려고 했으나, 아무래도 직접 존경하는 도미닉 경을 본 탓인지 심장이 더욱 크게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할아버지는 이렇게나 대단한 분이셨구나."

도미니아 경의 경우, 도미닉 경의 강함에 넋을 놓았다.

사실, 도미니아 경이 아는 도미닉 경은 굉장히 인자한 할아버지였다.

언제나 가면 페럴란트식 스튜를 대접해주고, 용돈을 좀 쥐어 주거나 젤리와 사탕을 한가득 안겨 주시는 분 정도였다.

이는 도미닉 경이 단 한 번도 도미니아 경 앞에서 제대로 무력을 보여 준 적이 없어서였다.

기껏해야 어린 도미니아 경 앞에서 돈 카게야샤와 싸운 것이 전부였고, 아직 어린 도미니아 경이 그런 것까지 기억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렇기에 도미니아 경은 도미닉 경의 강함을 이제서야 알 수 있었다.

"...?"

그에 반해 미네르바는 계속해서 고개를 갸웃거리며 의문이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그, 너는 보였어? 검격이랑 방어하는 거랑 말이야."

미네르바가 결국 의문을 이기지 못하고 도미니아 경에게 물었다.

사실, 이번에 있었던 도미닉 경과 운류 무사시의 한 합 싸움은 굉장히 빠르게 끝났다.

운류 무사시는 쾌검의 달인이었기에 그가 검을 뽑고, 휘두르고, 원래의 상태로 돌아오기까지 걸린 시각은 고작 1초.

일반인의 시선에서 볼 때 휘두르는 것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무엇보다도 미네르바가 앉았던 자리는 하필이면 운류 무사시의 머리와 어깨로 인해 검이 살짝 가려지는 자리였기에 더더욱 언제 베었는지 알 길이 없었다.

그보다도 더 알기 힘들었던 건 도미닉 경의 보호막이었다.

도대체 언제 보호막을 활성화 했고, 언제 운류 무사시의 공격에 반응했다는 말인가?

할아버지들인 박춘배와 말레이를 닮아 성능 자체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미네르바에게 있어서 지금의 상황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아."

도미니아 경은 미네르바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 멋있는 장면을 입으로 표현하려니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도미니아 경이 우물쭈물하고 있을 때, 도미니아 경을 구원해준 것은 바로 돈 카게야샤였다.

"그럴 줄 알고 초고속 카메라로 찍어뒀다."

"!"

"무사는 모든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 법이지."

돈 카게야샤는 그렇게 말하며 일단 근처의 카페라도 가자고 말했다.

여기서 바로 보는 것도 좋지만, 적당한 곳에서 앉아 분석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네 사람은 근처에 있는 카페로 향했다.

미네르바에게 방금 전의 멋진 장면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서.

...

도미닉 경의 쇼케이스가 끝난 후, 히메토츠키사이고 성.

"다녀오셨어요, 여보?"

"음."

운류 무사시는 운류 이치코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도미닉 경과 싸우기로 한 건 어떻게 되셨나요?"

이치코는 운류 무사시를 위해 고급스러운 차를 우려내며 물었다.

무사시는 그런 이치코에게 담담하게 말했다.

"졌소."

"...?"

"사실상 진 거나 다름이 없소. 일 합에 적을 베지 못했으니."

무사시의 발언에 이치코는 잠시 차를 따르던 손을 멈추고 무사시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무사시의 손을 잡고 이렇게 말했다.

"마침내, 마침내 완전해졌네요...!"

이치코는 감격한 듯 무사시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무사시는 그런 이치코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대답했다.

"이젠, 정말 우리 사위로서 손색이 없소."

"이럴 때가 아니지, 여보, 일단 이 차를 좀 마시고 있어 줘요. 아무래도 조만간 도미닉 경을 우리 성에 초대해야 할 것 같으니, 고급 식재료라도 사둬야겠어요."

"같이 갑시다. 이럴 때가 아니면 또 언제 데이트해 보겠소?"

무사시와 이치코는 서로 손을 잡고 도미닉 경을 초대할 때를 위한 식재료를 사러 가차랜드 시내로 나설 준비했다.

...사실, 무사시는 도미닉 경의 제안을 거절할 수도 있었다.

미스터 노바가 알려주지는 않았겠지만, 예전에 5성 심사에서 연속적으로 심사를 보고는 연속적으로 한 사람만 지목하는 경우가 있었기에 행정부에서는 기존의 5성에 대해서 거부권을 준 상태였다.

그러나 무사시는 도미닉 경의 제안을 거절하지 않았다.

그건 바로, 도미닉 경이 정말 히메의 남편이 되기에 적합한지 운류 무사시 스스로 확인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늘, 마침내 무사시는 알아차렸다.

도미닉 경이 히메의 남편이 되기에 적합한 자라는 것을 말이다.

"자, 이제 나가봅시다."

"그래요, 여보."

무사시와 이치코는 미래의 사위를 떠올리며 행복한 생각에 사로잡혔다.

정작, 도미닉 경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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