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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차랜드의 행복한 도미닉 경-461화 (428/528)

〈 461화 〉 [460화]도그 파이트!

* * *

["감히, 감히! 이 도미닉 경의 사유재산을 건드린다는 말인가!"]

저택위에 나타난 가짜 도미닉 경의 홀로그램이 역정을 내었다.

현재 가차랜드의 영광 호는 바닥에 미사일을 맞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그렇게 어려울 것 같지는 않군."

도미닉 경은 초보자들이 타기 쉬운 비행기인 [B­11 스바르트 알프]에 탄 채 가짜 도미닉 경의 홀로그램을 올려다보았다.

방금 전 선제공격으로 미사일을 날린 것은 도미닉 경이었다.

아무리 누가 봐도 가짜라고 알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도미닉 경의 명예와 관련된 일이었기에 차마 참지 못하고 미사일을 발사해 버린 것이다.

["하지만 방금 전과 같은 요행은 바라기 힘들다."]

그때, 도미닉 경의 무전기로 고그의 말이 전해져 왔다.

["선제공격을 맞았으니, 이제 분명 대응을 하기 시작할 것이다."]

고그의 말대로, 가차랜드의 영광 호의 가짜 도미닉 경은 길길이 날뛰며 대응을 하기 시작했다.

["너희 모두 이 도미닉 경의 위대함에 무릎을 꿇을 것이다!"]

가차랜드의 영광 호에서 수백 대에 달하는 고철 비행기들이 날아왔다.

그리고 가차랜드의 영광 호의 모든 포대에서 탄막을 흩뿌리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당신 말이 맞는 것 같소."

도미닉 경은 그렇게 말하며 하나 있는 눈을 찌푸렸다.

"만만치는 않을 것 같군."

그렇게 말한 도미닉 경은, 적의 포대에서 발사된 탄막을 아슬아슬하게 피했다.

도미닉 경의 괴물 같은 전투 센스로 겨우 피할 수 있었으나, 문제는 도미닉 경의 시야가 일반인의 절반이라는 점이었다.

"...날개에 기스가 났군. 미안하오."

["격추 당하지만 않으면 된다."]

도미닉 경은 바로 고그에게 사과를 보냈다.

방금 전 탄막을 피하기는 했으나, 도미닉 경의 좌측, 즉 그가 안대를 쓴 곳에는 차마 제대로 피하지 못해 여기저기 긁힌 자국이 난 것이다.

도미닉 경은 가짜들에게 분노했다.

도미닉 경을 사칭한 것도 모자라, 이렇게 자기를 공격하기까지 한단 말인가?

"아무래도, 저 가짜들을 격추시켜야 이 분노가 좀 가라앉겠군."

그렇게 말한 도미닉 경은 입꼬리를 올리며 가짜 도미닉 경이 탄 가짜 전함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

"그러니까, 저 건 도미닉 경의 사칭이라는 말이지?"

히메는 가짜 전함을 노려보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감히 도미닉 경을 사칭해?"

히메는 짜증이 난다는 듯 비행기의 조종 컨트롤러를 만지작거렸다.

비행기의 조종 컨트롤러라고 해도 그다지 특이할 것은 없었다.

레버 하나와 버튼 두세 개가 전부였다.

물론 슈팅가르드에서 비행기를 조종하려면 500크레딧을 넣어야 하는 곳도 있었지만, 이건 개인 소유물이었기에 그런 것은 없었다.

히메는 [N­1N2A 슬레이어]를 탄 채 허공에 흩뿌려지는 탄막을 피했다.

마치 서커스에서 곡예사들이 곡예를 부리듯, 히메의 기체는 탄막과 탄막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지났다.

그 모습은 얼핏 여유로움까지 보일 정도였다.

그때, 통신망을 통해 히메에게 고그의 통신이 도착했다.

["이봐. 부탁할 것이 있다."]

"뭐죠?"

히메는 탄막을 피해다니기 위해 감각을 날카롭게 세우고 있는 참이었다.

그렇기에 조금은 날카롭게 대답한 히메.

고그도 그런 것쯤은 이해할 수 있다는 듯이 히메에게 바로 본론을 말했다.

["도미닉 경을 호위하면서, 저 가짜들에게 한 방 먹여라."]

"좋네요! 바로 하죠!"

히메는 도미닉 경이라는 말이 튀어나오자마자 바로 고그의 제안을 수락했다.

그리고 히메는 놀라울 정도의 동체시력으로 도미닉 경이 어디쯤 있는지 파악했다.

도미닉 경은, 히메의 뒤쪽에서 탄막을 피하느라 고생하고 있었다.

계속해서 왼쪽 날개에 긁힌 자국이 남는 것을 보면, 시야에 문제가 생긴...

아.

히메는 그제야 왜 고그가 도미닉 경을 호위하라는 말을 했는지 알 것 같았다.

도미닉 경은 왼쪽 눈에 안대를 하고 있었기에 시야가 남들의 절반이었다.

그렇다는 말은, 현재 왼쪽에서 날아오는 공격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다는 뜻이었다.

"...도미닉 경의 오른쪽에 서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지."

히메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이 탄 기체를 선회했다.

그리고 고철 비행기들을 격추시키며 도미닉 경에게 다가 갔다.

...

도미닉 경이 탄 기체의 왼쪽 날개는 거의 너덜너덜한 상태였다.

그러나 아직 도미닉 경의 기체는 안정적으로 날아다니고 있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도미닉 경이 가진 특수 기술, [기수]와 [시네마틱]의 영향이었다.

기수는 적의 피해를 아슬아슬할 정도로 막아주었고, 시네마틱은 그런 아슬아슬함을 이용해 위기 상황인 것처럼 상황을 꾸몄다.

실제로는 그다지 큰 위험은 아니었지만, 시네마틱의 영향으로 굉장히 큰 위험처럼 꾸며진 것이다.

이에 가짜 도미닉 경은 진짜 도미닉 경이 탄 기체에 집중 포화를 날리는 중이었다.

"뭐, 덕분에 내가 한 방 먹일 수 있을 것 같지만."

마왕 뚜 르 방은 자기 기체, [MA­0H 이블 로드]를 몰고 가짜 전함을 향해 날아갔다.

뚜 르 방의 기체는 속도가 꽤 느린 편이었기에 하늘 높은 곳에 있는 가짜 전함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었다.

["도미닉 경에게 공세가 집중된 사이, 역으로 한 방 먹여라."]

고그의 통신이 도착했다.

"말 안 해도 그러려고 했어요."

뚜 르 방은 그렇게 말하며 하늘 높이 솟구쳤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가 탄 기체의 필살기가 닿을 수 있는 거리에 도착했을 때...

뚜 르 방은, 일말의 지체도 없이 필살기 버튼을 눌렀다.

...

[MA­0H 이블 로드]의 필살기, 킹 오브 테러가 발동되었다.

뚜 르 방의 기체 전방에 검보라색의 에너지 구체가 생성되었다.

그리고 주변의 기운을 빨아들이며, 그 검보라색의 구체는 점점 크기를 키워나갔다.

마침내 구체가 기체보다 더 크게 모이자, 구체는 더 이상 에너지를 모으지 못하고 쌓인 에너지를 전방으로 방출시켰다.

엄청난 에너지의 빔이 가짜 전함을 향해 날아갔다.

가짜 전함은, 당연하게도 엉터리로 만들어져 내구도가 그리 높지 않았기에 뚜 르 방의 일격에 큰 구멍이 뚫리고 말았다.

"...저거 각목이랑 철판으로 만든 거였어?"

뚜 르 방은 막대한 에너지가 뚫고 지나간 부분을 바라보며 황당하다는 듯 말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꽤 멀쩡해 보이던 가짜 전함은, 사실 겉만 그럴듯한 엉터리라는 것이 이제서야 밝혀진 것이다.

"...그래도 굉장히 튼튼하네."

뚜 르 방은 전함의 중앙에 뚫린 거대한 구멍을 보면서 감탄했다.

저렇게나 거대한 구멍이 뚫렸음에도, 거대 전함은 그 모습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그만큼 내구도가 뛰어나다는 소리겠지.

"이렇게 된 이상, 다시 한번 궁극기를­"

[궁극기 카트리지가 없습니다. 카트리지를 얻으십시오.]

"...망할. 카트리지는 도대체 뭐야?"

뚜 르 방은 아주 작은 소리로 욕을 내뱉었다.

물론, 이는 도미닉 경이 보지 않았기에 한 행동이었다.

도미닉 경이 옆에 있었더라면, 조금은 더 조신하게 행동했을지도 모르겠다.

...

["대단하군."]

"아무래도 궁극기인 모양이에요."

마왕 뚜 르 방이 쏘아낸 궁극기를 바라본 도미닉 경과 히메는 각각 그런 말을 내뱉었다.

다행스럽게도 그들의 주변엔 탄막도, 고철 비행기들도 없는 상태였다.

탄막은 뚜 르 방의 궁극기에 맞은 전함이 당황해 포화를 멈춘 상태였고, 고철 비행기들은 히메의 놀라운 닌자 술법으로 전멸한 상황이었다.

"그나저나, 전함 내부에 큰 구멍이 뚫렸네요."

히메가 전함을 관통하다시피한 구멍을 보며 말했다.

"저 내부에 들어가 난동을 피우면, 아주 큰 피해를 입힐 수 있겠어요."

["확실히."]

도미닉 경은 히메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납득했다.

"그러니까, 우리 저 안으로 들어가 한바탕 난리를 쳐보는 것은 어떨까요?"

히메가 도미닉 경에게 제안했다.

["괜찮은 것 같소."]

도미닉 경이 그렇게 말했다.

"그럼 제가 길을 뚫을게요. 잘 따라오세요."

도미닉 경의 수락을 받은 히메는 바로 거대 전함을 향해 급발진했다.

현존하는 비행기 중 가장 빠른 축에 속한다는[N­1N2A 슬레이어]였기에, 히메는 순식간에 음속을 돌파했다.

히메가 지나가는 곳은 그 어떤 고철 비행기도 남지 않았다.

히메는 쿠노이치답게 동체 시력도, 반응 속도도 매우 뛰어난 편이었기에 시야에 보이는 모든 것은 순식간에 격추되었다.

이 순간만큼은 히메도 5성급에 못지 않은 에이스 파일럿이었다.

도미닉 경이라고 해서 히메의 도움만 받는 것은 아니었다.

도미닉 경도 히메의 뒤를 따라가며 열심히 공격 버튼을 눌렀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가 타고 있는 [B­11 스바르트 알프]의 차지 공격인 설치형 미사일 포대를 설치하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도미닉 경의 지원 덕분에, 히메는 후방을 생각하지 않고 전방에 온 정신을 집중할 수 있었다.

이렇게 서로가 서로를 보완하며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한 도미닉 경과 히메.

["...합류합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이 편대에 합류한 뚜 르 방.

그렇게 세 사람은, 구멍이 뚫려 버린 가짜 전함 내부로 진입할 수 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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