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가차랜드의 행복한 도미닉 경-339화 (339/528)

〈 339화 〉 [338화]이벤트 : 스팀 스피드

* * *

[스팀 스피드 이벤트가 개최됩니다!]

[이번 이벤트는 세 가지 이벤트를 즐기실수 있습니다.]

[첫 번째 이벤트! 이벤트 스토리 모드!]

[스팀펑크 레이싱 전통의 강호들인 레드 애로우와 아이언 샤크의 이야기를 즐겨보세요!]

[정직하지만 다혈질적인 레드 애로우! 냉철하지만 비겁한 아이언 샤크!]

[과연 이들은 어떤 이야기를 보여 줄 지 기대해주세요!]

[두 번째 이벤트! 나도 레이서!]

[여러분들은 직접 스팀 스피드 이벤트에 참가해 레이싱 선수가 될 수 있습니다!]

[이벤트 기간 동안 토큰으로 파는 파츠를 조합해 최고의 레이싱용 증기 기관차를 만들어 보세요!]

[꼭 승리를 쟁취해 업적을 달성하는 것도 잊지 마세요!]

[세 번째 이벤트! 응원!]

[달리기만 해서는 무슨 상관입니까. 당연히 판돈... 아니, 응원이 있어야지요!]

[여러분들은 원하는 팀에게 토큰을 지원해 응원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더 응원을 많이 받은 팀일수록 승리할 확률이 높아지겠죠!]

[내가 응원하는 팀이 이기는 기쁨도 중요하지만 보상이 있다면 더욱 기분이 좋을 겁니다!]

[당신이 응원한 팀이 이길 때마다, 당신은 푸짐한 보상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스팀 스피드 이벤트는 오늘부터 14일 간 진행됩니다.]

[지휘관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

"흠."

도미닉 경은 집으로 가는 길에 사방에 깔리기 시작한 레일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스팀 스피드 이벤트를 위해 가차랜드에 수많은 레일이 깔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 레일들은 도로를 지나가는 것은 물론이고, 건물의 옥상이나 동굴, 호수 바닥, 심지어 도미닉 경의 집 앞에도 레일이 깔리고 있었다.

도미닉 경의 집 앞에 레일이 깔려 있다는 사실은, 도미닉 경이 집에 돌아오면서 알아차린 것이었다.

"저게 도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겠네."

집에 돌아오자, 도미니카 경이 거실에서 투덜거렸다.

"왜 집 앞으로 레일이 지나가는 거야? 그것도 한 줄이 아니라 무려 다섯 줄이나!"

도미니카 경의 말대로, 도미닉 경의 집 앞에 깔린 레일은 한 줄이 아니었다.

무려 다섯 줄이나 되었으며, 각 줄은 서로 레일을 교차하는 교차로가 있어 마치 거미줄처럼 보일 정도였다.

"이번에 이벤트를 하잖소. 스팀 스피드."

"아."

도미닉 경의 말에 도미니카 경이 이제야 알겠다는 듯 멍청한 소리를 내뱉었다.

"어쩐지. 갑자기 여기저기 레일이 깔린다 싶더라니."

도미니카 경은 그렇게 말하며 소파에 앉았다.

"흠... 그렇구나. 이런 이벤트였네."

도미니카 경은 소파에 앉은 채 이벤트 페이지를 한 번 훑어보았다.

"우리도 한 번 참가해보지 않겠소?"

도미닉 경은 도미니카 경에게 같이 팀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사실, 도미닉 경은 집으로 돌아오면서 이벤트 페이지를 몇 번이고 읽은 상황이었다.

그리고 이 이벤트 자체가 속도광을 위한 이벤트라는 것도 깨달았다.

도미니카 경은 지금까지 잘 숨겨 오긴 했지만, 운전 면허 시험을 딸 때를 생각해 보면 내면의 작은 속도광이 존재하는 것이 분명했다.

지금도 보라.

증기 기관차라는 말에 이토록 가슴이 뛰고 있지 않은가.

"그러려면 토큰을 모아서 증기 기관차를 만들어야 하잖아."

도미니카 경이 도미닉 경의 말에 반박했다.

도미닉 경이 로망을 추구한다면, 도미니카 경은 현실을 바라보았다.

"무엇보다, 우린 증기 기관차에 대한 면허가 없어. 거미 전차와 비행선에 대한 면허는 있어도, 증기 기관차에 대한 면허는­"

"따면 되지 않소."

도미닉 경이 도미니카 경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지금이라도 준비한다면­"

"잠깐만 기다려 봐."

도미니카 경은 휴대폰을 꺼내더니, 무언가를 열심히 검색하기 시작했다.

"증기 기관차 면허 수료 최단기간 3주... 여긴 2주긴 한데 초기형만 가능이고... 아무래도 불가능할 것 같은데?"

도미닉 경은 도미니카 경의 반박에 말문이 막혔다.

이벤트가 진행되는 기간은 고작 2주였다.

기관차 면허 수료에 2주, 3주가 걸린다면 이벤트는 이미 끝난 상황.

도미닉 경은 결국 입맛을 다시며 직접적인 참여는 포기하기로 마음먹었다.

"어쩔 수 없구려. 그렇다면 응원 이벤트나­"

도미닉 경은 꿩 대신 닭이라는 생각으로 응원 이벤트나 한 번 제대로 해 볼 생각이었다.

그때, 도미닉 경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히메 공?"

그 전화는, 히메에게서 온 전화였다.

...

["그러니까, 이번에 팀 인원 중 하나가 아파서 내가 대신 들어오길 바란다는 거요?"]

"네."

히메토츠키사이고 성 내부, 히메의 방.

히메는 침대에 누워 도미닉 경과 통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나저나 히메 공이 이번 이벤트에 참여한다니. 좀 놀랐소."]

"뭐, 마을의 풍습 같은 거예요. 가장 빠른 것을 겨루는 대회가 있으면 일단 참가하고 보는 그런 거요."

["그렇다면, 증기 기관차 면허도 있소?"]

"당연하죠."

히메는 가슴골에서 면허증 하나를 꺼내 들었다.

그건, 확실하게 증기 기관차 탈 것에 대한 면허였다.

"닌자는 모든 일에 대비해야 하는 법이니까요."

["과연."]

도미닉 경이 수화기 너머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팀 이름이 뭐라고 했소?"]

도미닉 경의 마음은 이미 이 제안을 수락하는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그랬기에 도미닉 경은 다시 한번 팀 이름을 물어보았다.

제대로 머릿속에 각인시키고 싶었기 때문이다.

"Ninja Tortoises요. "

["...다시 한번 말해주시겠소?"]

"닌자 톨토이스요."

["아. 이제 이해했소."]

도미닉 경은 두 번이나 더 팀 이름을 듣고 나서야 온전히 팀 이름을 기억했다.

["그나저나 육지 거북이라니. 조금 아이러니하구려."]

"상대가 방심하길 바라며 지은 이름이니까요. 빠르고 강한 이름보다는, 이런 이름이 좀 만만해 보이는 법이죠."

히메는 도미닉 경에게 추가적인 설명한 뒤, 다시 한번 합류 의사를 물었다.

"그래서, 같이 하실래요?"

["좋소. 마침 나도 그 문제로 고민 중이던 참이었소."]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도미닉 경의 대답에 히메는 소리를 죽여 환호성을 질렀다.

그러나 아직 기뻐할 틈은 없었다.

일단 다시 한번 쐐기를 박아야 마음이 놓일 테니까.

"정말 같이 하시는 거죠?"

["그렇소."]

예스! 히메의 얼굴에 바보 같은 미소가 헤실헤실거리며, 머리에 달린여우 귀가 살랑거렸다.

"약속하신 거예요? 그럼 오늘 저녁에 시간 되세요?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좋소. 저녁에 어디서 보면 좋겠소?"]

"어디라도 좋아요."

["...연습을 하려고 한 거 아니었소?"]

아차. 히메는 너무나도 기쁜 나머지 말이 헛나오고 말았다.

이건 데이트가 아니라, 증기 기관차 레이싱에 대한 연습인데 말이다.

"아. 그러네요. 그럼 히메토츠키사이고 성으로 오실래요? 거기까지 오시면 바로 연습을 시작하도록 하죠."

["좋소. 그럼 내가 7시 쯤 가겠소. 아무래도 저녁을 먹고 가는 것이 좋겠지."]

"아, 그..."

["...? 무슨 일이오?"]

히메는 다급하게 도미닉 경의 말을 끊었다.

그리고 무슨 일이냐고 묻는 도미닉 경에게 우물쭈물 말을 내뱉었다.

"저, 혹시 괜찮으시다면 저희 집에서 저녁을 드시겠어요? 제가 된장국이라도 해드릴 테니­"

["괜찮소. 이렇게 좋은 기회를 주셨는데, 더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소. 저녁은 먹고 갈 테니, 7시에 봅시다."]

"...네."

그 말을 끝으로 전화가 끊겼다.

히메는 도미닉 경이 같이 저녁을 먹을 생각이 없다는 사실에 다소 시무룩해졌지만, 이내 오랜만에 도미닉 경을 만난다는 사실에 기뻐졌다.

그녀의 귀와 꼬리가 추욱 쳐졌다가 쫑긋거리며 살랑거렸다.

"...헤헤."

히메는 애착 인형인 토끼 인형 우사기 상을 끌어안으며 바보 같은 웃음소리를 내었다.

오랜만에 도미닉 경을 만난다.

그 사실만으로, 히메는 기분이 매우 좋아졌다.

히메는 너무나 기분이 좋아졌는지, 침대 위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우사기 상을 꼬옥 끌어안고 그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

오늘따라 우사기 상의 피곤한 얼굴이 두 배는 피곤해 보였다.

...

몇 시간 뒤.

"...크군."

도미닉 경은 히메토츠키사이고 성 앞에 도착했다.

성은 동양풍으로 꾸며져 있었는데, 그 크기가 도미닉 경의 집과 비교했을 때 월등히 컸다.

이 성과 비견될 만한 크기의 건축물은 아마 행정부 산하 사법부 정도일지도 몰랐다.

도미닉 경은 고개를 최대한 들어 올린 다음에야 끝이 겨우 보이는 담장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페럴란트에서 이런 건축물이 있었더라면, 마족들이 쉽게 페럴란트를 유린하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오셨네요."

도미닉 경이 한창 이 위풍당당한 성의 모습에 감탄을 아끼지 않고 있을 때, 도미닉 경의 등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도미닉 경은 이 목소리의 주인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히메 공."

"반갑습니다, 도미닉 경. 히메입니다. 어서 오세요, 히메토츠키사이고 성에."

히메는 닌자다운 인사법으로 도미닉 경에게 인사했다.

도미닉 경은 평소처럼 인사를 건네려다가, 무언가 이곳의 예의범절을 지켜야만 할 것 같아 히메를 따라 했다.

"반갑소, 히메 공. 페럴란트의 도미닉 경이라고 하오."

"푸흡."

히메는 도미닉 경의 어설픈 인사를 보고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 이건 저희가 손님을 맞이할 때 쓰는 예절이에요. 도미닉 경은 평소처럼 해도 괜찮아요."

"아, 그렇소?"

도미닉 경은 히메의 말에 머쓱한 듯 뒷머리를 긁었다.

그러고는 부끄러움을 감추려는 듯 화제를 돌렸다.

"그나저나, 뒤의 저것이 예의 그것이오?"

"아. 네."

히메는 도미닉 경의 말에 뒤를 돌아보며 엄청난 위용을 자랑하는 그것을 자랑스럽게 바라보았다.

벛꽃 색으로 칠한 상태에서 기관실 위에는단이 몇 개 올라가 있고, 그 지붕엔 굵은 동아줄로 된 매듭과 커다란 방울이 있었으며, 기관차의 제일 앞에는 붉게 물든의 텐구의 얼굴이 달린 괴상한 증기 기관차.

"저희 닌자 마을의 자랑, 마츠리 호예요."

이것이 바로, 닌자 마을이 자랑하는 세계 최속의 증기 기관차, 마츠리 호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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