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가차랜드의 행복한 도미닉 경-318화 (318/528)

〈 318화 〉 [317화]패치노트 1.0.0.1 BETA

* * *

[패치 노트 1.0.0.1 BETA]

[알파 테스트가 종료되고, 이제부터 베타 테스트가 시행됩니다.]

[저희는 8개의 클랜으로 한정짓고 싶지는 않았습니다만... 뭐, 자율성을 존중합니다.]

[예정되었던 변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1.새로운 기믹 : 이면 세계가 추가되었습니다. 이면 세계는 망가진 평행세계의 다른 말로, 여러분들 중 선택받은 이들만 갈 수 있는 뒤틀린 공간입니다.]

[2.새로운 클랜 : 현장 지원 타격대(P.A.S.T)는 바로 이 이면 세계에서 활동하게 될 특수한 클랜입니다.]

[3.현장 지원 타격대는 선택받은 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것이며, 선택받은 여러분들은 그들을 도울 의무가 있습니다.]

[4.이면 세계로 가는 길은 현장 지원 타격대만이 알아차릴 수 있으며, 여러분들은 따로 이면 세계에 갈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5.또한 현장 지원 타격대가 꼭 필요하냐는 질문이 있을 것 같아 말하지만 이면 세계를 해결하지 않고 놔두면 현실이 어그러지기 시작할 것입니다.]

[6.그러니, 현장 지원 타격대에게 최대한 협조해 주시길 바랍니다.]

[7.물론, 의무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당연히 권리도 있어야겠지요.]

[8.현장 지원 타격대가 여러분들에게 더 많이 도움을 요청할 수록, 그리고 여러분들이 그들에게 더 많이 도움을 줄 수록 추가적인 보상이 있을 예정입니다.]

[9.네. 강제는 아닙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선택된 채 남고 싶다면, 반쯤은 강제일 수도 있습니다.]

[10.레벨링 시스템이 추가되었습니다. 레벨은 현장 지원 타격대의 전술 기록이나 현장 경험으로 올릴 수 있으며, 레벨이 높을수록 이면 세계에서의 페널티가 적어집니다.]

[11.혹시나 싶은 마음에 예비 서버를 증축했습니다. 이제 저번처럼 떡볶이를 흘려도 가차랜드의 일부가 사라지거나 하지 않을 겁니다.]

[12. 네. 저번에 서버실에 떡볶이는 안 된다니까 까르보나라는 괜찮냐고 물어본 김 대리, 너 말입니다.]

[13. 현재 스토리 팀의 작가 하나가 폭주를 하고 있습니다. 캐모마일 티 3잔으로는 진정되지 않아 코끼리용 수면제를 사용할 예정입니다.]

[14. 네? 검은학자요? 그게 누구... 아. 그 사람은 요즘 하루에 한 편만 집필합니다. 아마도.]

...

[더 보기(+177)]

[댓글 펼치기(12)]

...

도미닉 경은 검은 양복과의 계약을 마치자마자 다시 가차랜드로 돌아왔다.

도미닉 경이 사라진 장소, 사라진 시간 그대로.

도미닉 경은 갑작스러운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려고 잠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가차랜드는 여전했으나, 무언가 조금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헛!"

도미닉 경이 가차랜드의 바뀐 점에 대해서 알아보고 있던 차에, 도미니카 경의 숨 들이키는 소리가 들렸다.

도미닉 경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도미니카 경을 바라보았다.

"거긴 대체... 왜 익숙했던 거지?"

도미니카 경이 거친 숨소리를 내며 당황하고 있었다.

도미닉 경은 그녀에게 괜찮냐고 물어보려고 했으나, 순간 그녀의 머리 위에 있는 무언가에 정신이 팔려 그러지 못했다.

"머리 위에 있는 그건 뭐요?"

도미닉 경은 도미니카 경의 머리 위에 있는 글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머리 위엔 [최초의 100인]이라는 칭호가 있었는데, 촌스럽게 무지개 빛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그러는 넌 머리 위에 뭐야?"

도미니카 경은 도미닉 경의 말에 고개를 갸웃하며 도미닉 경의 머리 위를 가리켰다.

"최초의 100인이라고 백금빛으로 반짝이고 있는데."

도미닉 경은 도미니카 경의 말에 자기 머리 위에도 오색 찬란한 칭호가 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도미닉 경은 문득 도미니카 경도 도미닉 경처럼 베타 테스트 제안을 받았다는 사실을 기억했다.

도미닉 경과 도미니카 경은 항상 비슷한결론을 내리니, 아마 그녀도 베타 테스트에 참여했으리라.

"혹시 베타 테스트에 참여한 거요?"

"그 말을 하는 걸 보니 너도 수락한 모양이네."

도미니카 경은 도미닉 경의 말에 코웃음을 쳤다.

"이럴 거면 그냥 당당하게 계약하지, 뭘 그리 음습하게 비밀 공간에 데려가서는­"

"거기, 미안한데."

도미닉 경과 도미니카 경은 갑자기 옆에서 끼어든 누군가를 바라보았다.

"너희도 베타 테스트에 참여한 거냐?"

"지독한 운명이로군."

그리고 거기엔, 악독한 박춘배와 비열한 말레이가 있었다.

도미닉 경은 무심코 그들의 머리 위를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도미니카 경의 머리 위에서 본 것처럼 [최초의 100인]이라는 글자가 황동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너흰 왜 그렇게 찬란한 것 같지? 백금색에 무지개색이라니!"

"우린 동색인데 말이지. 사람을 차별하는 건가?"

악독한 박춘배가 이건 차별이라며 버럭버럭 화를 내었지만, 그 덕분에 도미닉 경은 이 칭호가 어떤 식으로 보여지는지 알 수 있었다.

"아무래도 이건 베타 테스트에 참여한 100명에게 주되, 성급이나 뭐 그런 거로 색깔을 구분하는 모양이오."

"그럴듯하네. 우린 4성이고, 저들은 아직 1성이니까."

"뭐? 벌써 4성이야?"

도미니카 경은 도미닉 경의 예측에 고개를 끄덕였다.

성급으로 색깔이 나뉜다면, 이 극명한 빛의 차이도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도미닉 경은 거기서 또 한 가지의 의문이 생겼다.

도대체 왜?

도대체 검은 양복들은 왜 베타테스터 모두에게 같은 칭호, 다른 색깔을 주었단 말인가?

도미닉 경은 고민했으나, 그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갑자기 나타난 한 무리의 사람들 때문이었다.

"저기..."

"음?"

도미닉 경은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난 쪽을 바라보았다.

거기엔 소심해 보이는 양 갈래머리의 여자...가 있었는데, 커다란 안경 때문인지 더욱 소심하게 보였다.

어째서인지 장교 복장에 개리슨 캡을 쓴 상태였는데, 캡과 장교복의 가슴팍엔 세 개의 마름모꼴이 박혀 있었다.

"혹시, 베타 테스트를 신청한 분들이신가요..."

양 갈래머리의 여자는 듣는 이로 하여금 복장이 터질 정도로 소심하게 말했는데, 그 소리가 얼마나 작던지 모기가 날아다니는 소리가 더 클 것만 같았다.

"...그렇소. 당신은 누구시오?"

도미닉 경은 가차랜드에서 처음 보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통성명을 시도했다.

가차랜드는 넓었기에 모든 사람을 알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런 것을 감안 하더라도 눈앞의 사람은 굉장히... 이질적이었다.

"아. 저, 저는 이번에 현장 지원 타격대의 지휘관 중 하나로 오게 된 프랑스는 엘랑 나는 말랑... 이 아니라 엘랑 대위예요. 여기 제 명함이요."

자신을 엘랑 대위라고 소개한 소심한 장교는 도미닉 경에게 명함을 내밀었다.

도미닉 경은 명함을 받자마자 그 명함을 자세히 읽어보았는데, 거기엔 엘랑 대위라는 이름도, 방금 전에 말한 프랑스는 엘랑 나는 말랑이라는 이름도 아닌 리세마라용 계정 1138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여기엔 이름이 좀 다른 것 같소만."

"...? ...아!"

엘랑 대위는 순식간에 얼굴이 빨개지며 도미닉 경에 있는 명함을 가져갔다.

"죄송합니다! 제가 예전 걸로 드렸네요. 이게 제 진짜 명함입니다."

엘랑 대위가 도미닉 경에게 새로운 명함을 내밀었다.

도미닉 경이 명함을 다시 보는 사이, 엘랑 대위는 도미니카 경에게도 명함을 내밀었다.

이번에 받은 것은 제대로 엘랑 대위라고 적혀 있었다.

곰돌이 패턴으로 인쇄된 배경을 제외하면, 꽤 멀쩡한 명함.

도미닉 경은 그 명함을 인벤토리에 넣으며 자기도 제대로 소개했다.

"반갑소, 엘랑 대위. 나는 페럴란트의 도미닉 경이오."

"난 페럴란트의 도미니카 경."

도미닉 경과 도미니카 경은 순서대로 엘랑 대위와 악수를 청했다.

과거엔 기사의 예법으로 인사하기도 했지만, 가차랜드에 오래 있으면서 악수가 더 편해진 탓이다.

"도, 도도도, 도미닉 경? 도미니카 경?"

엘랑 대위는 도미닉 경과 도미니카 경의 말을 듣고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부릅떴다.

두꺼운 안경 때문에 작아 보이는 눈이 있는 힘껏 커진 모습은 꽤 귀여워 보이긴 했다.

"와! 도미닉 경! 도미니카 경! 감탄이 멈추질 않아!"

엘랑 대위는 그 자리에서 감탄사를 연발했다.

정말 감탄사가 멈추지 않는다기보다는, 너무나 감동한 나머지 감탄사 외에 다른 말이 나오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엘랑 대위?"

도미닉 경은 그런 엘랑 대위가 걱정이 되었는지 조심스럽게 엘랑 대위를 불렀다.

"아, 죄송해요, 도미닉 경. 트레일러... 아니, 꿈에서나 보던 도미닉 경과 도미니카 경을 직접 봤다는 사실에 그만."

엘랑 대위는 감격에 차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구려."

"우리를 보고 이렇게 울 정도로 감격할 사람이 있는 줄은 몰랐는데."

도미니 경과 도미니카 경은 엘랑 대위의 행동이 신기하다는 듯 바라보았다.

"그나저나."

도미닉 경은 문득 머릿속에서 의문 하나가 떠올랐다.

"어째서 현장 지원 타격대의 지휘관이나 되시는 분이, 우리에게 다가온 거요?"

도미닉 경은 그 의문을 바로 그 자리에서 밖으로 꺼냈다.

그러자 엘랑 대위는 아직 자기가 설명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는지, 눈에 맺힌 눈물을 손수건으로 닦아내고 목을 가다듬은 채 이렇게 말했다.

"스카우트 하려구요."

그건, 지금까지 소심한 모습에 비해서 지나치게 정직한 직구였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