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가차랜드의 행복한 도미닉 경-155화 (155/528)

〈 155화 〉 [154화]패치노트 2.14.0001.1

* * *

[패치 노트 2.14.0001.1]

[13번째 알파 테스트가 끝났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가차랜드는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더 다양한 경험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14번째 알파 테스트가 시작됩니다.]

[이번 알파 테스트의 변경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새로운 테마 : 머나먼 서부(Far Far West)테마가 추가됩니다.]

[배틀 패스 : 중앙 은행(Central Bank)이 새롭게 진행됩니다.]

[지금까지 중구난방으로 존재한 테마들을 비슷한 부류로 정리했습니다.]

[개척자들을 위해 14지역이 추가되었습니다.]

[성좌들을 위한 새로운 컨텐츠 : FPS가 목록에 추가되었습니다.]

[카드 팩 : 파파 웨스턴/마마 이스턴이 추가됩니다.]

[카드 팩 : 아스트라크에 드리운 그림자가 단종됩니다.]

[카드 팩 : 광기의 달이 단종됩니다.]

[가치를 증명하지 못하거나, 이해받지 못할 방식을 사용한 시민들을 대거 추방시켰습니다.]

[아, 맞다.]

[우리 서버 증설 했습니다.]

[떡볶이라도 먹지 않는 한, 서버가 터질 일은­]

[더 보기(+1172)]

...

"...다행이네. 그리 먼 과거는 아니야."

블랙 그룹의 비밀 연구소 내부.

그곳에서 밴시 박사... 아니, 레미가 무언가를 찾기 시작했다.

방금 전까지 폭발로 인해 엉망이었던 내부는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상태.

과거의 기억을 더듬어 벽에서 비밀 패널을 발견한 레미가 비밀번호를 누르자 벽이 열리며 비밀 통로가 나타났다.

그 비밀 통로를 지나 도착한 곳은 안드로이드 생산 공장의 외진 곳.

"여기를 연결하고... 여기도 연결한 뒤에... 아. 맞다. 버전 업데이트."

특정한 곳에서 특정한 행동을 취한 레미.

그러자 멈춰있던 공장이 가동되며, 단 하나의 안드로이드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거의 완벽하게 인간의 모습을 취한 안드로이드를.

취익­하고 증기가 배출되며 인조 피부까지 완성되자, 온전히 인간의 모습이 된 안드로이드.

레미가 안드로이드의 입을 벌렸다.

그리고 특별한 데이터가 담긴 칩을 인공 혀 위에 올려 두고 입을 닫았다.

그러자 안드로이드의 몸속에서 저절로 칩을 이식하기 시작했고, 잠깐의 인스톨 시간 이후 안드로이드의 두 눈이 번쩍 떠졌다.

네온처럼 빛나는 푸른색의 동공이 레미를 바라보았다.

"안드로이드 제로 백. 가동합니다. 다시 만나 반갑습니다, 밴시 박사님."

알몸 상태의 제로가 레미를 향해 인사했다.

마치 메이드 복을 입은 것처럼 치마를 들어 올리는 시늉하면서.

"이거라도 입어."

레미가 멋쩍은 표정으로 메이드 복을 제로에게 건네주었다.

사실, 레미는 실험에 빠져 꾸미는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다.

메이드 복도 생일날 모르가나 블랙 회장의 장난으로 받은 것이다.

"이번엔 빅토리아 풍이군요."

제로가 그렇게 대답하며 옷을 입기 시작했다.

매 번 회귀를 진행할 때마다, 모르가나 회장이 준 메이드복은 그 모습이 바뀌었다.

빅토리아 풍 메이드 복을 입은 제로가 조신한 자세로 레미의 앞에 가만히 서 있는다.

"그나저나­"

레미가 제로에게 말을 걸었다.

"저번엔 이런 거 없었지 않아?"

눈앞에 떠오른 시너지 창을 바라보면서.

[2명의 과학 특성 인원이 있습니다. 시너지 [싸이언스!]가 활성화됩니다.]

[[싸이언스!][2/4/6/8] : 기본적으로 지능 수치를 25%/35%/50%/100% 증가시킵니다.]

레미가 시너지 창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지금까지 몇 번의 회귀를 거치면서 처음 보는 시너지.

레미의 물음에 잠시 눈을 감고 무언가를 검색하던 제로가 눈을 떴다.

"패치 노트에 의하면, 중구난방이었던 시너지들을 하나로 묶었다고 합니다."

"아, 그렇구나. [과학자]랑 [안드로이드]니까 둘 다 과학 시너지라는 거네."

제로의 말에 레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레미가 잠시 패치 노트를 펼쳤다.

과학자로서 논리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레미의 성격상, 이런 사소한 것들까지도 알고 있어야 성미가 풀렸으니까.

패치 노트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었기에 딱히 접근에 어려움은 없었다.

"가치를 증명하지 못하거나, 이해받지 못할 방식을 사용한 시민들을 대거 추방시켰습니다... 아."

중간까지 읽던 레미가 문득 무언가 생각난 듯 탄식을 내뱉었다.

"오빠. 오빠는 어떻게 되었지?"

그렇다.

이번 회차부터는 레미의 오빠, 도미닉 경도 회귀를 한 상황.

"...한 번 보러 가야겠지."

레미가 고개를 돌려 도미닉 경이 있을 만한 방향을 바라보았다.

레미가 바라보는 방향에는 시스템 인더스트리 본사와 도미닉 경의 집이 있었다.

...

히메사이고 성.

"도대체 왜 여기 있는 거죠, 히메?"

"그건 내가 할 말이에요, 츠키."

호수 위에 서 있는 쿠노이치가 쿠나이를 꺼내 손가락 사이사이에 끼웠다.

이에 맞서 얇은 철립을 쓴 여성이 땅을 다지듯 굳게 선 자세로 태도를 꺼내 들었다.

히메의 여우 꼬리가 긴장한 듯 털을 바짝 세웠다.

츠키의 여우 귀가 공격적으로 바짝 서 있다.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상황.

그때, 상태창이 나타나 둘의 시야를 가렸다.

[회장님께서는 둘의 모습이 마치 자기 두 딸과 같다며 좋아하셨습니다.]

[무엇보다도 글로벌한 수익을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라고도 하셨습니다.]

[지금부터 평행세계의 히메와 츠키는... 자매입니다.]

[동양의 신비! 2명의 동양 특성을 가진 인원이 있습니다. [오리엔탈] 시너지가 활성화됩니다.]

[[오리엔탈](2/3/5) : 이동 속도가 증가합니다.(2) 은신을 할 수 있습니다.(3) 분신술을 쓸 수 있습니다.(5)]

히메와 츠키 모두 그 상태창을 보고 눈을 깜빡거렸다.

도대체 이게 무슨 소리지?

히메가 츠키를 바라보았다.

졸지에 팔자에도 없던 자매가 생겼다.

츠키는 하늘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땅에 주저앉아 멍하게 허공을 바라보았다.

도미니카 경은?

도미니카 경과 영원히 헤어져야만 하는 건가?

츠키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그 생각뿐이었다.

둘이 그렇게 생각하거나 말거나, 히메사이고 성의 가주, 운류 무사시는...

성의 이름을, 히메토츠키사이고 성으로 개명 신청을 넣고 있었다.

...

탕! 하는 소리와 함께 도미닉 경의 방패에서 불꽃이 튀었다.

새롭게 개편된 박춘배의 리볼버에서 나온 총알이 방패에 도탄되어 땅에 처박혔다.

"하하! 3성이 1성에게 이렇게 쩔쩔매는 꼬락서니를 보라지!"

박춘배가 히죽히죽 웃으며 리볼버를 장전했다.

"이봐, 나도 좀 즐기게 도와주지 그래?"

말레이가 산탄총을 겨누고 도미닉 경을 향해 쏘아냈다.

어디선가 굴러온 회전초가 방패에서 튀어나온 불똥을 맞고 그슬렸다.

도미닉 경이 방패를 앞세워한 발자국 앞으로 나아갔다.

총알이 빗발치고는 있었으나, 도미닉 경의 방패는 흠집조차 나지 않는 상황.

그러나 도미닉 경의 표정은 그리 썩 좋지는 않았다.

뜻밖에 강력한 공격력으로 인해 도미닉 경의 체력이 조금씩 깎여나가고 있던 것이다.

어째서인가?

탱커인 도미닉 경이 어째서 이렇게 일방적으로 당하고만 있는 것인가?

이는 사실, 새롭게 개편된 시스템 중 하나인 [라이벌] 시스템 때문이었다.

아직 가차랜드가 13번째 알파 테스트였을 때 회장은 도미닉 경과 일성 동맹, 그리고 양산박의 구도에서 가능성을 느꼈다.

도미닉 경은 아무리 루키라지만 성장이 너무 빨랐다.

너무 빠른 성장은 오히려 독이 되는 법.

아직 태어나지 않은 회장은 도미닉 경의 성장세를 약간 억누르면서도 조금 더 재밌는 세상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

그게 바로 [라이벌] 시스템이었다.

사실, 양산박, 박춘배와 말레이, 그리고 도미닉 경은 성급으로 보나 명성으로 보나 규모로 보나 서로 라이벌이라고 하기 부끄러운 상황이었으나, 회장은 묵묵하게 세 세력을 라이벌로 묶었다.

이로 인해 생긴 특수 효과, 라이벌 끼리는 50%의 추가 피해를 보는다. 라는 설정.

도미닉 경은 바로 이 라이벌 시스템에 의해서 추가적인 피해를 입으며 간접적인 너프를 먹은 것이다.

그러나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도미닉 경은 원거리를 공격할 수 있는 수단이 아무것도 없는 상황.

아직 태어나지 않은 회장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회장은, 너프를 당한 도미닉 경을 위해 한 가지 안배를 준비해 둔 상태였다.

[도미닉 경과 도미니카 경의 페어는 가차랜드에서도 손꼽히는 인기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둘 모두 뽑기에는 너무나도 힘겨운 상황임을 저희도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14번째 알파 테스트에서는 도미닉 경을 통해... 한 가지 실험을 하고자 합니다.]

"하하!"

말레이의 불붙은 다이너마이트가 예측하지 못한 궤도로 땅바닥을 두어 번 튕기며 도미닉 경에게 날아왔다.

도미닉 경은 방패를 들고 폭발을 막아 내려고 했으나, 박춘배의 연계가 더 빨랐다.

폭발물이 가득 채워진 조끼를 벗어 집어던진 박춘배.

다이너마이트가 터지며 생성된 불길이 도미닉 경을 집어삼켰다.

이 정도면 피의 절반 정도는 깎였겠지.

라고 생각한 둘.

그러나 폭발로 생긴 연기가 걷히며 나타난 이의 모습에 둘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윽!"

탕!

하는 소리와 함께 박춘배가 스턴 상태에 걸렸다.

"날 기다렸나, 친구들?"

[그래요. 맞습니다.]

[우린, 태그 매치 시스템을 도입해 볼 예정입니다.]

머스킷에서 피어오른 매캐한 연기를 입으로 후 불어내며 씨익 웃는 여기사.

도미니카 경이 전장에 참여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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