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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초-141화 (141/202)

141화. 삼자대면 (3)

“너무 티 나는 거 아닙니까?”

“…….”

파도는 켈리를 어깨에 짊어진 채 자신의 앞을 막은 유현을 노려보았다. 유현은 거의 피를 뒤집어쓰고 있는 파도를 딱하다는 표정으로 응시하고 있었다. 켈리는 온몸이 마비된 상태였다. 눈도 깜박이는 것조차 힘겨웠고, 유현의 목소리도 웅웅거리며 들려왔다. 아무리 손끝에 힘을 줘도 그 어떤 움직임도 느껴지지 않았다. 눈만 뜬 시체처럼 파도의 어깨 위에 놓인 켈리를 가만히 지켜보던 유현은 팔짱을 끼고서 파도에게 말했다.

“내가 부탁했잖아요. 일 저지를 거면 말 좀 해 달라고.”

“당신이 끼어들지 않으면 아무도 모를 일인데.”

“그게 아니라……, 하하, 아니에요.”

“…….”

“어쩐지 잠이 안 와서 나와 봤더니. 내가 촉이 좀 좋아서요.”

“비켜.”

“삼승님께 가게요?”

“비키라니까.”

“그럼 서연우는 제가 맡는 거겠네요.”

파도가 유현을 지나치는 도중, 유현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파도의 걸음이 잠시 주춤거리자 유현은 놓치지 않고 말을 이었다.

“걱정 마세요. 저도 나름 일 잘하니까.”

“…….”

“서천 가시면 기유현이란 애가 야무지더라, 이런 얘기도 좀 해 주시고.”

유현은 조용히 길을 비켰다. 파도는 아무 대답 없이 복도를 빠져나갔다. 발소리는 나지 않았으나, 인기척이 점차 멀어지는 것을 느낀 유현은 피에 젖은 발자국들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몸을 돌렸다. 그 누구도 켈리나 파도를 쫓지 않는 걸로 보아, 켈리의 근처에 있던 이들은 모조리 처리한 게 틀림없었다.

든든한 아군 하나와 가장 신경 쓰였던 적군 하나를 통째로 잃는다……. 유현은 소리도 없이 숙소 쪽으로 걸음을 옮기면서 작게 미소 지었다. 아침이 기다려졌다. 피범벅으로 난장판이 된 곳과 켈리의 빈자리를 보고 서연우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 어떤 생각을 할까. 유현은 숙소로 돌아와 창밖을 바라보았다. 파도와 켈리는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 서천의 연락을 받는 이에게는 적어도 이틀 뒤에 통신이 올 것이다. 그때까지 연우를 덫에 걸리게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다. 유현은 손목에 코를 갖다 대고 피 냄새가 나지는 않는지 확인한 후 다시 눈을 감았다.

‘1인실이라 다행이지.’

몇 시간만 지나면 본부 전체가 발칵 뒤집힐 일을 앞두고서도 유현은 웃었다.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는 점차 밖이 밝아지는 것을 느끼면서 아주 잠깐의 달콤한 잠에 빠졌다.

*

“고낙조, 다리 좀 잡아.”

“……장승님이 보기엔 뭐 같아요?”

“나도 몰라. 그냥……, 너랑은 좀 다른 케이스 같다.”

“이건 인격 자체가 잡아먹힌 것 같은데요.”

“온 지 이틀 겨우 지났는데……. 거기에 세성님께서 ‘신소미 답다’고 한 말을 보면 분명 그냥 면역자였던 상태랑은 다른 게 끼어든 것 같군.”

낙조는 발버둥 치는 해화의 두 발목을 꽉 잡고서 무흠의 말을 들었다. 해화는 세성의 방에 가까워질수록 더욱 심하게 몸부림쳤고, 무흠과 낙조가 힘을 써서 잡아도 아슬아슬할 정도로 무척 억세게 몸을 뒤틀었다. 해화의 발에 몇 번 턱을 걷어차인 낙조는 상체를 뒤로 뺀 상태로 무흠의 말에 반문했다.

“신소미가 뭐예요.”

“……서천꽃밭에서 식물을 관리하는 이를 말한다.”

“갑자기 홍해화가 왜 신소미가 돼요?”

“고낙조 네가 심방의 힘을 깨달은 것처럼, 홍해화 씨는 식물과 대화할 수 있게 됐지. 그 변화 때문이야.”

“근데 느낌이 달라요. 대화를 할 수 있게 됐을 때도 이런……, 불편한 느낌은 없었거든요.”

낙조가 해화의 발목을 꽉 잡은 채 말을 힘겹게 이어 갔다. 신소미, 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했다. 결국 자신과 해화 모두 서천에 관련된 역할에 끌려가듯 맞아 떨어졌다는 사실 또한 거슬렸다.

모퉁이를 돌아 마지막 문만 넘으면 될 때였다. 숨이 넘어갈 듯 헐떡이며 몸부림치던 해화가 고개를 꺾어 무흠의 손목을 매몰차게 깨물었다. 살점이 뜯겨나갈 정도로 물어뜯은 후, 그녀는 무흠의 한쪽 손 힘이 잠시 풀렸을 때를 놓치지 않고 온몸을 바닥으로 던졌다. 발목만 쥐고 있던 낙조의 손에서도 두 다리가 쏜살같이 빠져나갔다. 그때까지 해화의 한쪽 팔을 붙잡고 있던 무흠이 놓지 않으려 했으나, 무게 중심이 뒤로 넘어가면서 해화는 좁은 둘의 틈을 비집고 나갔다.

“잡아!”

무흠이 낙조에게 소리쳤다. 무흠이 뒤로 넘어지면서 함께 중심을 잃을 뻔한 낙조는 벽을 붙잡아 간신히 넘어지지 않았다. 낙조는 이를 악물고 빠른 속도로 복도를 빠져나가는 해화의 뒤를 쫓았다. 그녀의 오른쪽 발목은 살짝 꺾여 있었는데, 절뚝이지도 않고서 접지른 발목으로 바닥을 짚어 가며 모퉁이를 돌았다. 이쪽 길이라면 낡은 오른팔의 말을 해석하기 위해 한 번 데리고 온 게 전부였다. 그러나 해화는 모든 길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그저 똑같이 생기기만 한 흰 복도를 너무나도 빠르게 달려 나가고 있었다.

“홍해화!”

자신의 앞에서 뛰고 있는 여자가 절대 해화가 아니라는 것쯤이야 방안에서 진작 눈치챘으나, 그녀를 부를 수 있는 이름은 그것 하나밖에 없었다. 평소 해화가 달리는 속도가 느리진 않았지만 전력으로 달리는 낙조의 속도에도 붙잡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말이 되지 않았다. 덧붙여 접지른 발목을 신경도 쓰지 않고 달리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어, 어어어어?!”

“잡아요!”

입구를 지키고 있던 문지기는 한 명뿐이었다. 낙조는 있는 힘껏 그에게 외쳤다. 낙조의 말에 문지기는 자신 쪽으로 덤벼드는 해화를 붙잡으려 방어 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해화는 그를 옆으로 던져 버리고서 문을 거의 뜯어내다시피 하여 안으로 몸을 던졌다. 반대쪽 벽에 부딪혀 바닥에 떨어진 문지기는 그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낙조는 입안으로 욕을 짓씹으면서 쓰러진 문지기를 흘낏 바라봤다가 곧장 위로 올라가는 계단에 발을 디뎠다. 해화는 팔다리로 벌레처럼 계단을 기어 올라가고 있었다.

“해보자는 거지.”

낙조가 작게 중얼거리면서 수풀로 나가는 문을 여는 해화의 발목을 잡아챘다.

“하아아악!”

쇳소리 가득한 비명이 곧장 낙조의 머리 위로 꽂혔다. 낙조가 쥔 발목은 접지른 오른쪽이었다. 꺾인 채 복도를 뛰어다니느라 더욱 기괴하게 꼬인 뼈가 손바닥 안으로 선연히 잡혔다. 낙조는 놓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해화의 발목을 자신 쪽으로 쑥 끌어당겼다. 한 번 주춤거리며 몇 계단 떨어진 해화는 고통도 느끼지 못하는지 여전히 몸부림을 치면서 문고리를 쥔 채 떨어지지 않았다.

계단 위로 나란히 엎어진 채 낙조는 힘을 다해 한 걸음 위로 몸을 올렸다. 그만큼 가까워져 해화의 무릎까지 잡을 수 있었으나 해화가 문을 위로 여는 속도가 더 빨랐다. 그녀는 그대로 낙조의 목울대를 세게 가격하고서 위로 튀어 나갔다. 순간 숨이 막혀 목을 감싸고 있던 낙조는 뒤늦게 그녀를 따라 수풀 밖으로 나갔다.

“하, 씨발…….”

밖을 정적뿐이었다. 하루 전에 있었던 변종들과의 대치 이후 남은 흔적만이 가득했다. 수풀 밖으로 나와 발자국이 찍힌 곳을 확인하려 해봐도 푹 파인 곳은 없었다. 이윽고 뒤따라 나온 무흠이 거친 숨을 내뱉으면서 곁에 섰다.

“어디로 갔는지 못 봤나.”

“네. 뛰어갔는지 기어갔는지……. 어제 여기서 변종들이랑 싸운 흔적이 다라서, 구별하기도 힘들어요.”

“아직 해도 뜨지 않아서 더 나가긴 곤란하다.”

“산 밑까지만 보고 올게요.”

“혼자선 안 돼.”

“주위에 변종도 없잖아요. 운동화 한 짝이라도 흘렸을지 누가 알아요.”

먼저 나서는 낙조를 무흠이 붙잡자, 낙조는 이를 아득 씹으면서 중얼거렸다. 낙조의 머릿속엔 나무에게 끌려간 후 바위틈에서 발견했던 해화의 운동화가 가득했다. 한 번이라도 넘어졌으면 운동화가 벗겨지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으로 나무뿌리나 급하게 움직이다가 넘어질 수 있을 것 같은 곳을 확인해 보고 싶었다.

“홍해화 씨가 변종을 깨우면. 그걸 다 몰고 돌아올 거냐?”

“그렇게 치면 홍해화가 그렇게 되기도 전에 그 망할 오른팔이 홍해화를 불러들였겠죠. 그런데 홍해화는 아무렇지도 않게 내 방으로 와서 말도 안 되는 말만 했어요.”

“정신 차려. 그냥 변종이랑 홍해화 씨는 달라. 오른팔이 불러들인다고 해서 홍해화 씨가 졸졸 쫓아갔다면 그냥 변종이랑 다를 게 없는 거다. 홍해화 씨 본체를 가두고 멋대로 움직이고 있는 새끼도, 지독한 놈일 거라고. 아무 정보도 없이 혼자 상대하겠다고 해서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그럼 정보를 캘 수가 있어요? 흔적도 없이 사라진 애인데. 뭘 보고 걔 안에 뭐가 들었는지 어떻게 아냐구요.”

“분명 움직인다. 돌아오진 않아도 이곳의 위치를 기억하고 있을 테니, 여기 근처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긴 할 거야. 상황이 어떻든 그때를 기다려야 한다.”

무흠은 꽤 침착하게 말했다. 낙조는 말이 안 통한다는 듯 고개를 내저으며 다시 발을 뗐으나, 어김없이 무흠에게 붙들리고 말았다. 그는 험악한 표정으로 낙조를 내려다보면서 다시 입을 열었다.

“이해를 아직도 못했나?”

“이해가 안 돼요. 손 놓고 가만히 있는 게 진짜 정답입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기다리다가, 아무 일도 없으면요. 홍해화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냥 뭐든 보일 때까지 기다려야 해요?”

“놓고 간 게 있으니 분명 돌아온다. 더 이상 움직이지 마.”

“뭘 놓고 가요.”

“너.”

“…….”

“네가 여기서 꿈쩍도 안 하면, 반드시 찾아온다. 애초에 네 방에서 소란을 피운 것도 목적이 있는 거였을 테니까.”

무흠의 말에 낙조의 눈이 잠시 흔들렸다. 그의 말에선 거짓 한 톨도 묻어 나오지 않았다. 일말의 주저함도 없었다. 처음 무흠을 만났을 때와 마찬가지로, 그는 확신에 가득 차 있었다. 낙조는 무흠에게 붙잡힌 팔을 빼내고서 가만히 서 있다가 입을 열었다.

“어떤 식으로 찾아올 거라고 생각하세요.”

“아까 말한 그대로. 변종을 깨우겠지. 잠들게 하는 능력이 있으면 깨울 능력도 분명 있을 테니까.”

“오른팔이 했던 대로……, 서천을 공격한다고요.”

“그게 가장 편하겠지. 직접 나서지 않아도 되니.”

무흠은 간결하게 대답했다. 마치 이런 일이 이전에도 몇 번 있었다는 듯 구는 행동에 낙조는 조용히 입을 닫았다. 곧 해가 뜰 건지 주변이 감파랗게 주저앉았다. 새벽의 끝은 이다지도 조용하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산 전체가 굳게 입을 다문 듯했다. 낙조는 다시 주변을 한 번 둘러보다가 무흠을 따라 수풀 안으로 들어갔다. 내려가는 계단엔 군데군데 해화의 손톱자국이 남아 있었다.

*

비상벨이 울렸다. 본부 사람 모두가 각자 숙소에서 나오지 말라는 안내가 떨어졌다. 소장은 보안 요원들을 이끌고 연우의 숙소로 찾아갔다. 연우는 숙소까지 직접 찾아온 소장의 얼굴을 보고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이미 일어나 있었는지, 연우는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난 것처럼 보이진 않았다. 소장은 물끄러미 연우를 응시하다가 어렵사리 입을 떼어 냈다.

“켈리가 사라졌다. 그녀가 데리고 온 용병들은 모두 죽었고.”

“…….”

연우의 눈빛이 순간 반짝였다.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소식을 들은 것처럼 잔뜩 기대하는 눈치였다. 소장은 그 눈빛이 맘에 들지 않아 또 잠시 머뭇거리다가 할 수 없다는 듯 말을 이었다.

“CCTV에 찍힌 여자의 얼굴을 조회하니 보안 1팀 요원이었다.”

“알아요.”

“……안다고?”

“이름, 파도. 검은색 생머리 여자. 맞죠.”

“서연우.”

“저한테도 찾아왔었어요. 켈리가 저보고 그 여자를 주의하라고도 했고. 켈리는 그 여자를 좀, 두려워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어요.”

“켈리도 그 여자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네. 뭔가 약점 잡힌 것처럼 보였고요.”

연우는 그동안 지켜봤던 켈리의 모습에 대해 낱낱이 말했다. 소장의 표정은 연우의 말을 들을수록 묘하게 변해 갔다. 연우는 그의 표정이 스멀스멀 바뀌어 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물론 자신의 말은 거짓말이 아니었으나 여기서 자신이 무얼 말하든 덥석 믿을 것처럼 보이는 모습에 기가 찰 지경이었다. 이렇게 귀가 얇은 사람이 어떻게 해서 저 자리까지 올라갔을까. 연우는 지금까지 만났던 사람 중 켈리가 가장 뛰어난 사람이었다고 생각했다. 소장은 그만큼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사람처럼 보였고. 그러나 켈리의 실종 소식은 연우에겐 절호의 기회와도 같았다. 어쨌든 빈자리가 생겼으니 그 자리를 대체할 사람을 찾아야 한다. 지금까지 켈리는 그녀의 힘을 이용하여 연우를 다시 백신팀 책임자의 자리까지 올려놓았다. 켈리가 인정한 사람이라는 타이틀은 벗겨지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니, 켈리를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고, 연우는 생각했다.

“저도 현장을 좀 볼 수 있을까요?”

연우는 무언가 고민에 빠진 소장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태평한 연우의 태도에 소장은 의심을 완전히 거두진 못했으나, CCTV에 남은 범인은 절대로 연우의 얼굴이 아니었기에 그녀를 무어라 더 독촉할 수도 없었다.

“뭔가 켕기는 게 있나?”

“아뇨. 현장 수습하기 전에 켈리가 가지고 있던 정보는 챙겨야 할 것 같아서요.”

“…….”

“그리고 켈리는 아마,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저한테 자기가 지금까지 모은 자료를 넘겼거든요.”

물론 이 말은 거짓말이다. 켈리는 피살이풀에 대한 정보를 주면서 연우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려고 했을 뿐이지. 그러나 그녀와 나눈 대화를 아는 사람은 이 자리에 없었다. 켈리가 다시 멀쩡하게 이곳으로 돌아올 확률은 극히 낮았다. 연우는 소장 앞에서 팔짱을 끼고 가만히 그가 대답하기를 기다렸다.

“켈리가 소장님을 비롯해서 높은 분들께 무슨 말을 했는지, 저도 알아요. 저도 원래 켈리와 함께 일을 도모하려 했으니까.”

“……조용히 말해, 서연우.”

“소장님께서도 솔직히 그동안 불편하셨잖아요. 처음 보는 사람 비위 맞춰주느라.”

연우는 가식적인 웃음을 지으면서 소장을 구슬렸다. 소장은 허리에 두 손을 놓고 한참을 제자리에서 서성거리다가 주변에 서 있던 요원들을 잠시 물러 세웠다. 연우는 그들이 자신의 눈치를 보며 숙소 밖으로 나가는 것을 보고서 조용히 생각했다.

켈리의 용병들을 꾀어내기 위해 만들어 두었던 약초들을, 어쩌면 새로운 곳에 쓸 수 있겠다고. 당장 연우의 눈앞에 놓인 소장부터 시작할 수 있다. 며칠만 자신이 원하는 대로 흘러간다면 본부 하나를 통째로 자신의 발밑에 둘 수 있겠다는 생각에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연우는 웃음소리가 새어나가지 않게 꾹 참으면서 소장을 한참 바라보았다. 이윽고 그와 눈이 마주칠 때, 그녀는 자신의 승리를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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