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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초-136화 (136/202)

136화. 두드리면 열리는 것

유현을 곁에 데리고 다니면서, 파도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근처에서 서성거리고 있긴 하겠지만 적어도 시야엔 보이지 않으니 마음을 놓게 되는 건 한순간이었다. 유현은 연우가 챙기는 걸 그리 부담스러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보통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를 나누는 게 편해 보이기도 했다. 나쁘지 않은 거래였다. 유현은 모르겠지만. 유현이 연우와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연우를 껄끄러워하던 다른 연구원들의 눈길도 점차 수그러들었다. 청주에 처음 왔을 때처럼 안부를 묻기도 하고, 간식 같은 것을 챙겨주며 너무 무리하지 말라는 말도 종종 연우에게 건넸다.

타인에게 받는 호의는 연우가 대가 없이 원하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일상을 보낼 때 조금이라도 힘이 되는 건 사실이었다. 켈리와는 얼굴을 마주치지 않은 지 조금 되었으나 자신에게 맡은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채 보내는 생활은 연우와 잘 맞았다. 더 이상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고, 사람들에게 밀려 나갈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모든 게 완벽해졌다는 생각이 깔린 일상은 연우에게 미약하게나마 욕심의 불꽃을 피워 주었다.

‘모르핀 성분을 더 넣으면 되려나?’

연우가 남들 몰래 손대게 된 건 켈리가 만든 마약이었다. 그녀의 용병이 그렇게 매달리다 못해 목숨까지 걸게 한 마약. 불법 제조 이력까지 있으니 그녀가 새로 만들어 낸 것이 얼마나 효과가 굉장한지는 일부러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남자가 보이는 행동 하나하나가 연우에겐 확실한 물증이 되어 주었다.

‘얼마나 중독돼야 그런 상태까지 나올 수 있는 거지…….’

연우는 알 수 없는 말로 가득 찬 종이를 내려다보며 생각했다. 개인 시간 내내 모르핀의 성분과 중독 반응에 대해 매달렸더니 오히려 자신의 머리가 핑핑 돌 지경이었다. 중증 환자를 위한 진통제로 모르핀이 들어간 약을 직접 투여하는 건 꽤 위험한 일이었다. 조금이라도 정신이 나가 버린 모습을 보인다면 자신을 향한 시선들은 다시금 더욱 따가워질 테다. 그나마 자신의 주위를 맴돌며 파도의 접근을 막고 있는 유현의 태세도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다.

“하아.”

연우는 볼펜 뚜껑을 윗니로 짓씹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오후 세 시. 모든 게 지겹고 한가롭다고 느껴지면서 가장 시간이 가지 않을 때다. 엉망진창이 된 종이를 멋대로 구긴 연우는 그걸 쓰레기통에 곧장 처박고서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백신 제조는 순조롭게 진행되는 중이었다. 켈리가 갑자기 자신을 부른다거나 이상한 지침을 내리지도 않았다. 의심스러울 정도로 순항 중인 일정에 연우는 기뻐할 수 없었다. 자신이 계속 무언가를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롯이 자신의 편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이후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생각 때문일까. 연우는 머릿속을 가득 채운 켈리의 용병 생각에 잠도 설치고 있었다. 고작 세 시간밖에 쓰지 않던 수면시간마저 줄어들자, 낯빛은 시간이 갈수록 나빠질 수밖에 없었다. 유현은 매일 아침마다 연우에게 더 일찍 자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누군가가 자신을 진심으로 걱정해 주는 것은 아주 오랜만이었다. 연우는 강한 마약을 만들 생각에 잠을 설쳤다는 말을 하지 못하고 어색하게 웃을 뿐이었다.

‘어차피……, 같은 마약이니까 효과만 더 좋게 나올 수 있도록 하면 되지 않나?’

초침이 또각또각 한 칸씩 시간을 갉아먹는 소리를 내며 지나갔다. 연우는 허공에 시선을 둔 채 가만히 생각하다가 문득 떠오른 아이디어에 눈을 깜박였다.

‘죽지만 않는다면, 죽기 직전까지 나한테만 충성하면 상관없잖아.’

곧 연우의 손이 닫아 둔 서랍으로 향했다. 온갖 마약을 제조하기 위해 고안해 낸 제조법이 가득 적힌 종이들이 있는 서랍이었다.

*

사람 많은 곳에선 밥을 먹지 않는다. 모든 게 얼어붙은 날씨라고 할지라도, 파도는 식당보다 밖에서 끼니를 해결했다. 그저 그런 샌드위치 하나와 물. 그게 식사 전부였다. 살을 에는 듯한 추위에 아무도 나오지 않을 법한 공터 의자에 앉은 파도는 누가 건물에서 나오지 않나 정문을 주시하며 샌드위치를 한 입 베어 물었다.

입안에 들어오는 모든 게 다 물렁거렸다. 양상추도, 패티도, 소스도. 언제 만들어졌는지 모를 샌드위치 맛에 파도는 느리게 빵을 씹었다. 평가할 맛이랄 것도 없었다. 날이 갈수록 식사 메뉴는 조촐해져 갔다. 한계가 오고 있다는 뜻이다. 어느 정도 눈치는 챘을 것이다. 괜히 불안함을 부풀리고 싶지 않아 다들 쉬쉬하는 것뿐이겠지만. 감흥 없는 시선으로 가만히 문을 바라보고 있던 파도는 한 입 베어 문 샌드위치를 다시 통 안에 넣었다. 한 입뿐이었으나 왠지 배가 부른 기분에 더 이상 먹고 싶지 않았다.

“안 추워요?”

“……별로요.”

뒤에서 발소리가 들려올 때부터 알고 있었으나 굳이 고개를 돌리진 않았다. 파도는 다정한 목소리가 제 곁에 앉을 때까지 묵묵히 문만 바라보았다.

“계획이라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제 쪽은 순탄합니다.”

“서연우는 정말 멍청한 걸까요?”

“켈리에게 붙어서 좀 힘들 것 같았는데, 자신보다 아래에 있는 사람에겐 꽤 수동적이더라고요.”

“아예 자신에게 맞붙을 상대가 아니라고 보는 거네요. 정말 치졸해요.”

파도는 그제야 고개를 돌렸다. 맛없는 샌드위치를 반이나 먹은 유현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파도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빵빵해진 볼을 손으로 가리며 입에 남은 빵을 마저 씹어 삼켰다.

“혼자 있을 땐 무슨 일 하는지 안 알려 주죠?”

“예에, 뭐……. 자기 얘기는 죽어도 안 하려고 해요. 난 맨날 광대짓이나 한다니까요. 그것도 지 좋으라고 내가 하는 줄 알고. 속 터지겠다, 터지겠어.”

“그래도 내가 나가떨어진 줄 알고 있을 테니까 우리가 더 유리해요. 기유현 씨는 켈리도 모르는 사람이니.”

“삼승님께선 연락 안 왔어요 또?”

“……약속날짜는 오늘이긴 한데, 시간은 모르겠어요.”

유현은 파도의 대답에 기지개를 피면서 하품을 내질렀다. 그는 마저 남은 샌드위치를 꾸역꾸역 먹은 후 생수를 들이켰다. 피곤함이 잔뜩 쌓인 유현의 눈가엔 약간의 짜증도 섞여 있었다.

“이렇게 연락이 잘 안 되면 우리만 불안한데. 막말로 우리 잡히면 어쩌려고 그런대요.”

“죽을 일은 없어요.”

“운 좋으면 조용히 죽는 거지, 켈리한테 붙잡혀서 산 송장 되는 게 가장 빨라요.”

“시간 끄는 것도 못 봐 주겠어. 켈리든 서연우든 하나라도 죽어야 뭐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에요. 안 그래요?”

“뭐……, 귀도께서 친히 그리 말씀하실 정도면, 많이 참으신 것 같네요. 저도 동의합니다.”

유현은 파도의 말에 고개를 순순히 끄덕였다. 완전히 파도의 감정에 이입하고 있는 것 같진 않았으나 어쨌든 같은 편이니 발을 뺄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파도는 이곳에서 가장 자신의 목숨을 맡기기에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유일한 사람이었다.

파도가 어떤 여자인지는 유현이 가장 잘 알았기에 더 말을 덧붙이지 않는 것이기도 했다. 서천에서 얼굴을 마주한 적은 별로 없었다. 청주에 먼저 온 건 유현이었다. 유현은 삼승과 직접적으로 연락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기에 종종 서천의 소식을 물어다 주던 근처 대피소 군인에게서 파도의 이야기를 들었다.

유현이 파도에 대해 기억하고 있는 인상은 이름에서 우러나오는 느낌과 비슷했다. 까맣고 차갑다. 속을 알 수 없어 무섭고 가까이 하기 두렵다. 그러나 그 힘이 자신의 편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다. 유현은 스스로가 그리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사람들에게 호의적이고 공감도 잘 해주며 언제나 예의를 차리는 사람. 주위에 한 명쯤 있으면 좋다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의 위치만 잘 유지하자고 다짐했다. 청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엔 청주 내부의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 파견됐지만, 일과 사람들에 적응해 가면서 이곳에도 나름 괜찮은 우정을 몇 개 만들었다.

파도가 합류하게 되며 유현에게 떨어진 명령도 달라졌다. 서연우에게 접근할 것. 파도가 미리 놓아 둔 덫에 걸리지 않으니 연우를 방심하게 하는 것이 유현의 새 일이었다. 하던 대로만 하면 되는 일이었기에 유현은 그리 꺼리지 않았다. 물론 켈리가 청주에 오면서 분위기가 조금 삼엄해지긴 했으나, 남은 사람 하나 없이 돛단배처럼 제자리에서 맴돌기만 하는 연우를 챙기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자신이 호의를 베푼다고 해서 의심할 사람도 없었다. 연우는 유현의 호의를 꽤 즐겁게 받아들이는 듯 보였고, 유현은 그 분위기만 유지하자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하루하루를 견뎠다.

서연우란 사람은 참 괴짜 같았다. 이상하지만 평범했다. 다른 사람과 다를 바 없어 보이면서도 무척이나 눈에 띄었다. 처음엔 거절하던 식사도 함께하게 되면서 조금씩 알 수 있었다. 밥 먹을 때 어디를 보는지, 무슨 음식을 선호하고 싫어하는지, 몇 시에 뭘 해야 하는지……. 그런 소소한 연우의 습관은 언제나 의문을 갖게 만들었다. ‘굳이?’ ‘왜?’ 라는 질문이 항상 뒤따라 붙었다. 백무흠의 탈출 이후 다시 굳어진 습관인지는 몰라도, 연우는 사람을 참 심하게 경계했다. 개인적으로 작성하는 보고서는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않았다.

‘그건 켈리 때문인 것 같긴 하지만.’

켈리와 어느 정도까지 접촉이 됐는지 알아낼 수 있다면 일은 쉽게 풀릴 것이다. 지금까지 그걸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파도도 멋대로 몸을 움직일 수 없는 것이었다. 유현은 남은 물을 벌컥 마시면서 파도를 흘낏 바라보았다. 그녀는 처음 봤던 모습 그대로 시선을 정문에 두고 있었으나, 조금 조급해 보이는 기색은 숨기지 못했다.

“만약 삼승께서 허락하신다면……, 당장이라도 움직일 생각이에요?”

“안 그럴 이유가 없지 않을까요?”

“오늘 밤 죽인 후엔, 바로 서천으로 갈 거예요?”

“질문이 많으시네요. 전 영양가 없는 대화 별로 안 좋아해요.”

“대화를 꼭 뭘 얻기 위해 해야 하나, 같은 편끼리 계획 정도는 알아야 하니까 그런 거죠.”

“……같은 편이요?”

“그쪽도 서천, 나도 서천. 출신이 같잖아요.”

“…….”

파도가 순간 말을 멈추고 유현을 돌아보았다. 온기 하나 없는 차가운 시선에도 유현은 아무렇지 않게 빈 페트병을 구겼다. 정적 속에 빠그라지는 소리가 울리고, 유현은 여유로운 얼굴로 상체를 앞으로 숙여 앉았다.

“출신이란 단어가 좀 거슬리셨나?”

“이상한 소리 듣고 와서 아는 척하는 거 진짜 같잖으니까 기회 줄 때 그만해.”

“그래야죠. 귀도께서 그러시다면야……. 서연우는 제가 잘 보고 있을 테니 삼승님 연락 오면 저한테도 얘기 좀 해 주세요.”

“꺼져.”

“음~ 어우 추워. 계속 거기 앉아서 누구 감시하는 것처럼 눈 치켜뜨지 말고 좀 걷기라도 해요. 앉아 있다가 괜히 의심 살라.”

유현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능청스럽게 말을 뗐다. 잔뜩 성난 파도의 시선이 따라붙는 게 느껴졌지만 그렇게 신경 쓰이진 않았다. 자신이 연우를 얼마나 잘 붙잡고 있는지 파도에게도 인식시켜 주어야 했다. 몇 마디밖에 나눠보지 않았으나 파도는 독단적인 행동을 하고서 홀로 조용히 빠져나갈 수도 있겠다는 의심을 품게 했다. 서천에서 청주로 온 이들은 파도와 자신 말고도 꽤 여러 방면에 숨어 있었다. 그들이 있다는 걸 빤히 알면서 삼승의 명령만 따르고 도망간다……, 유현의 시선으론 절대로 곱게 봐줄 수 없는 일이었다.

‘이 기회에 정신 좀 차려야지. 애처럼 언제까지 삼승님 말만 법으로 여기고 살 거야.’

유현은 탕비실에 있는 커피를 생각하면서 가볍게 계단을 올랐다. 잠깐 몇 분 밖에 앉아 있었다고 두 볼이 발갛게 올라왔다.

*

무흠은 낙조를 세성의 방으로 데리고 갔다. 치료가 필요한 병사들을 먼저 옮긴 후에. 병사에게서 건네받은 까만 주머니에선 여전히 역한 냄새가 흘러나왔다. 아무리 입구를 꽉 묶었다고 해도 스멀스멀 피는 냄새는 어쩔 수 없었다. 낙조는 호흡을 불규칙적으로 끊어냈다.

세성은 여전히 흰색 도포를 걸친 상태였다. 갓은 벗고 있었으나 현대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 가구와 전자제품 사이에 그 차림으로 있으려니 어쩐지 이질감을 떨치기 힘들었다.

‘불편하지 않나.’

낙조는 세성을 가만히 바라보면서 생각했다. 방에서 무언가를 적고 있던 세성은 자리를 정리하다가 낙조와 눈이 마주치더니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안 불편해. 편하니까 입지.”

“……계속 이런 식으로 제 속마음 읽으시면 좀 곤란한데요.”

“우리나라 옷을 내가 입는다는데 참 말이 많어.”

“아니…….”

“네 마음 훤히 보이니까 그럼 미안해할 생각을 하지 마.”

‘하 시발 됐다……. 말을 말자.’

“들리니까 욕도 하지 말구.”

“지금 이거 사생활 침해예요.”

“어떡해 그러면. 나는 고낙조 니가 내 귀에 대고 말하는 것처럼 들리는데.”

“귀를 좀 막으시면 안 돼요?”

“네가 민폐 끼치는 생각을 안 하는 게 더 좋은 방법일 것 같아.”

낙조는 눈을 감고 아예 세성에게서 시선을 떼어 냈다. 세성이 뒤이어 작게 킥킥 웃는 소리가 들렸다. 어찌 됐든 세성의 앞에 서면 자신이 하는 생각 자체가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니 흠이 될 만한 것은 되도록 감춰야 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왠지 앞으로도 이런 상황이 자주 반복될 것 같다는 생각에 잠시 골이 아파졌다. 마치 세성의 덫을 알고서도 스스로 그 위에 자빠진 기분이었다.

“자, 보자 보자, 어디 보자…….”

세성은 자리를 마저 치운 후 무흠이 가져온 까만 주머니를 살폈다. 꽉 여미고 있던 입구를 여니 역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낙조가 황급히 코를 막고 숨을 참았다. 다른 이들도 인상을 있는 대로 찡그리고서 한 걸음 물러났다. 아무렇지도 않아 보이는 것은 세성뿐이었다. 그는 아예 주머니에 얼굴을 박고서 안에 든 뿌리를 이리저리 살폈다.

“음. 특별해 보이는 건 없는데.”

“그 팔들은, 죽었습니까?”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던 무흠이 입을 열었다. 세성은 주머니를 다시 꽉 여미고서 고개를 들었다.

“왼팔은 죽었지.”

“그럼…….”

“죽여야 할지 고민 중이네.”

세성은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말했다. 눈을 감고 있던 낙조도 세성을 바라보았다. 이 시간까지도 살아 있다면 밤이의 예상대로 오른팔이 페로몬 같은 것을 흘려 주변에 잠들어 있던 변종들을 불러들였다는 말이 어느 정도 입증된다. 낙조는 가만히 돌아온 오른팔을 내려다보다가 조심스럽게 말을 뗐다.

“같이 놔두면 어떨까요.”

“……그러려면 그 여자가 필요할 텐데?”

“제가 해 볼게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밤이가 낙조의 이름을 불렀으나 이미 낙조는 확신에 차 있었다. 어딘가 초연한 얼굴을 한 낙조는 낮은 목소리로 마지막 말을 덧붙였다.

“원래 내 것이었으니까,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지 알 것도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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