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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초-112화 (112/202)

112화. 서서히 시드는 것들

파도와의 회상을 떠올린 이후부터 불안함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커졌다. 켈리는 용병이 다녀간 이후부터 좀처럼 평소와 같은 생각을 하기 힘들어졌다. 귀도가 연우에게 접근한 이유는 굳이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자신과 비슷한 결을 가진 사람을 만났다는 것. 자신에게 직접 찾아오지 않고, 이곳에서 자신을 지켜보면서 무슨 계획을 세우고 있었는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서천이 언제부터 바깥쪽에 관심이 있었다고…….”

하루 내내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식욕이 돋지 않았을 뿐더러 물만 삼켜도 모조리 뱉어낼 것만 같았다. 그만큼 몸과 정신은 서천과 귀도의 움직임에 쏠려 있었다. 이제 막 연우가 자신의 의도를 조금이나마 이해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변수였다. 그것도 너무나 큰.

애당초에 서천은 켈리의 관심 밖이었다. 악어와 새에 있을 때 파도가 한 번 찾아오긴 했으나, 그때만 해도 서천의 힘에 대등할 수 없었던 켈리는 그녀가 말했던 대로 나름 조용히 시간을 보냈다. 그 이후로는 조금의 접촉도 없었다. 또한 자신이 세운 이 거대한 계획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았을 때도 서천은 조용했다. 다른 간부가 간접적으로라도 연락을 취해 온 적은 없었다.

‘너무 안일했나. 그래도 십 년은 지났어. 노인네들은 다 죽어서 뼈만 남았을 시간인데.’

켈리는 스스로를 다독이기 위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했으나 계속해서 불안함이 싹트는 것까진 어찌하지 못했다. 귀도를 청주로 보낸 건 삼승의 의도가 분명했다. 처음 만났을 때의 그녀를 떠올리면, 삼승의 지시를 목숨 바쳐 따르려 하는 낌새가 보였으니. 그렇다면 삼승은 자신이 청주에 올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단 말인가? 그간 악어와 새에서 지낸 시간까지 그럼 알고 있을까? 한 번 퍼진 의심은 흘려 버린 물처럼 주워 담을 수 없었다.

‘내가 아니라 서연우를 움직이겠다고…….’

머리를 굴려야 했다. 서천을 주름잡고 있는 이들은 결코 만만하게 보아선 안 된다.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자들. 그걸 알려 준 게 그들이었다. 거기다 자신이 일하는 패턴을 알고 있는 자가 남았다.

삼승. 서천의 지도자. 지금은 나이를 조금 더 먹었겠지만 켈리가 일했던 시절에 남은 간부들 중 가장 젊은 여자였다. 삼승의 자리에 앉을 때만 해도 몇몇 간부는 조금 언짢아했다. 듣기로는 그녀가 무당의 딸이라는 이야기가 가장 소문의 중심에 있었다. 참 모순되는 상황이었다. 무속신앙과 설화 속 인물들의 이름을 지위로 삼아 구성한 사회에서 무속인을 배척하다니.

새로 온 삼승은 무척 똑똑하고 분위기 자체가 무거운 사람이었다. 한 번 대화를 나누면, 상대를 다 간파한 것처럼 행동했다. 그녀가 삼승을 맡고 서천의 모든 이들과 한 번씩 대화를 나눈 이유는 각자에게 맞는 일을 주기 위함이었다. 그녀의 선택대로 서천은 이전보다 활기차졌고, 그녀를 못마땅해하던 간부들도 입을 다물었다.

그 사실은 켈리에겐 참을 수 없는 열등감을 끌고 왔다.

아무리 자신이 어렸다고 한들, 서천의 또 다른 어른인 큰심방의 총애도 받았던 사람이었다. 삼승의 자리가 비었을 때, 켈리는 한껏 들떠 있었다. 큰심방의 입김으로라도 삼승의 자리에 오르고 싶었다. 서천을 다스리는 사람이 되어, 이제껏 개종하지 못한 약초들을 더욱 많이 만들고 서천의 힘도 크게 부풀릴 생각이었다.

그러나 새로 온 삼승은 자신의 욕망과는 정반대인 성정을 가진 사람이었다. 서천 안에서 벌어진 일은 절대적으로 밖에 누설하지 않는 것, 그것을 가장 중요시했다. 켈리는 필요하다면 내부자를 서로 고용하여 어느 정도의 도움은 받아도 되지 않나, 라는 생각에 삼승의 행동들이 모두 눈엣가시였다.

외부와의 연락을 끊는 건 단체가 커지면서 아무리 관리한다고 해도 완전히 막지는 못할 것이다. 켈리는 그 점을 생각했다. 서천에 있는 귀만 해도 백 개는 거뜬히 넘어가는데 귀는 물론이고 입까지 통솔할 수 있을 것인가. 그게 과연 몇 명의 힘으로 되는 일일까. 서천을 나온 이후로 켈리는 그들을 비웃을 수 있었다. 마음만 먹으면 이리도 쉽게 나올 수 있는 곳이었는데, 찾아내서 뭘 어찌하겠다고. 게다가 자신은 그때까지 사회의 관심을 가질 만한 행동도 크게 보이지 않았다. 서천이 억지로 꼬집어서라도 만들어 낼 명분조차 없게끔 살았다는 말이었다.

‘서연우가 흔들려선 안 돼.’

자신의 곁에 둔 용병들은 환각 작용을 일으키는 여러 약초를 섞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마약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었다. 켈리에게서밖에 구할 수 없는 것이니 한 번 맛을 본 자들은 목숨을 깎아서라도 켈리의 곁에 남기로 했다. 켈리는 그들을 약초로 속이고, 그들은 속는 걸 알면서도 환각에 취해 그것을 충성한다고 생각했다.

가짜 충성심으로 자신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자신을 맹목적으로 믿고 따랐던 이들은 악어와 새에 가둬 둔 변종들이 낙조에 의해 탈출하면서 대부분 죽거나 감염됐을 게 빤했다. 몇 명이라도 살려 둘걸 그랬나. 켈리는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다가 용병을 부르는 버튼을 눌렀다. 삼십 초도 채 되지 않아 남자가 문을 노크하고 안으로 들어왔다.

“서연우 좀 불러 줘요.”

“예.”

아무래도 들어야겠다. 파도가 그녀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켈리는 초조한 마음으로 입술의 거스러미를 짓씹었다. 얼마 되지 않아 전보다는 조금 말끔해진 모습의 연우가 켈리의 방으로 들어왔다.

“부르셨어요.”

“이전에 좀 이상한 여자 만난 적 있죠?”

“……이상한 여자요?”

“말 몇 번만 나눠 봐도 알잖아요. 그냥 지나가는 사람인지, 나한테 목적이 있는 사람인지 같은 건.”

“아. ……아는 분인가요?”

연우의 반응은 켈리가 생각했던 것만큼 즉각적으로 튀어나오진 않았다. 오히려 자신이 귀도의 인상을 특정하려고 드는 구도가 찝찝하게 느껴질 뿐이었다. 켈리는 침착하려 애쓰면서 마른침을 삼켰다.

“잘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조심하라고 일러 주고 싶어서요.”

“어떤 걸 말씀하시는 건지…….”

“서연우 씨의 행보를 방해하려는 사람이니까요. 적어도 당신을 도우려는 느낌은 없었잖아요?”

둘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모르지만, 켈리는 파도가 대화할 때의 특징을 생각하며 말했다. 연우는 켈리의 마지막 말에 조금 말을 주저하다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경고를 하는 것 같긴 했어요. 조용히 지내라고…….”

“무슨 말을 했는데요?”

“그냥 저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 같았어요. 주위 사람들이 하는 말들도 했고요.”

“그 사람이랑 잘못 엮이면 피곤해지니 다 흘려 들으세요. ……연구는 잘 돼가나요?”

적어도 서천에 관한 이야기는 흘리지 않은 것 같았다. 켈리는 그것 때문에 부른 것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조금 무거운 이야기를 꺼냈다. 연우도 그리 신경 쓰고 있진 않았는지 곧장 시선을 바꾸곤 대답했다.

“주신 시간 안에 알아낼 수 있습니다.”

“확실해요?”

“네. 제가 생각하고 있는 게 맞다면요. 제가 아는 세상에 맞추기 위해 보려고 하면 보이지 않는 것이더라구요. 보이지 않는 것이라도 추정할 수 있는 증거가 있다면 존재한다는 가정을 해야 하고……, 아무도 입증하지 못한 공식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중입니다. 모르고 있던 것을 알아내는 게 아니라, 깨닫고 있는 느낌이에요.”

기다리고 있던 대답이다. 켈리는 그제야 마음 놓고 웃었다.

‘똑똑하고 어린 애들이 인정을 해 주면 금세 단순해진다니까. 그래서 잠깐 쓰기 좋아.’

켈리는 만족한 듯 웃어 보이면서 기대하겠다고 대답했다. 연우는 밝은 얼굴로 자리를 떴다. 연우가 귀도의 말 몇 마디에 넘어가진 않은 듯했다. 애초에 모르는 사람이 욕을 한다 해도 눈앞에 보이는 욕망을 실현할 수만 있다면 연우는 자신의 편에 설 것이다. 저런 류의 인간은 다루는 방법이 따로 있다. 귀도는 철저히 서천과 삼승의 교육으로 만들어진 사람이다.

‘한참 멀었습니다, 삼승님.’

켈리는 연우가 나간 이후 이를 바득 갈며 웃었다.

*

무흠은 해화의 상태를 확인하곤 꽤 오랫동안 입을 열지 않았다. 여전히 아무 미동도 없이 겨우 호흡하고 있는 해화의 낯빛은 점점 더 나빠지고 있었다.

지운과 밤이는 잠들어 있는 시간이었다. 지금까지 맘 편히 잠들지 못했을 걸 알기에 일부러 해화를 본다는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제정신으로 대화할 상태가 아니라는 것도 알았다. 낙조는 말없이 무언가를 생각하는 무흠만 응시했다.

“많이 안 좋아요?”

낙조가 시선을 해화에게로 돌리며 물었다. 무흠은 두꺼운 손가락으로 맨바닥을 툭툭 치다가 입을 열었다.

“간단히 말하자면 영양실조인데, 사람이 먹는 걸로 충족할 수는 없다.”

“…….”

“식물과 대화할 수 있고, 그 능력을 쓰면서 에너지가 얼마나 소비되는지는 모르고……, 산에 반나절 동안 붙잡혀 있었다면 몸에 있는 영양분을 산이 흡수했을 확률이 높아.”

“홍해화도 식물을 먹어야 한다는 말이죠.”

“겨울나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양이 필요해. 지금 홍해화는 인간이라기보다 식물에 가깝다고 보면 되니까.”

“감염된 식물을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요? 변종을 먹일 수는 없는 일이고.”

“……변종을 먹여 보는 방법이 있었군.”

“지금 그거 농담이죠?”

“변이된 식물한테 영양분이 빨렸는데 홍해화라고 그러지 말란 법은 없지.”

“홍해화는 변종이 아니라 사람이잖아요.”

“사람도 아니고 변종도 아닌 거다. 마침 재워 놓은 변종이 있는데 잘 됐군. 모든 게 딱딱 알아서 끼워 맞춰지네.”

환장하겠다. 낙조는 자리에서 일어나는 무흠을 붙잡고 짙은 한숨을 내뱉었다.

“그건 진짜 아닌 것 같아요. 무슨 수로 먹여요? 죽여서? 요리라도 합니까?”

“뿌리만 자르면 된다. 대부분의 영양분은 뿌리가 흡수하니까.”

“그니까 그걸 진짜로 먹인다고요?”

“홍해화 발목에서 자라던 이파리도 다 시들었어. 저것들조차 기운이 없다는 건 남은 시간이 정말 없다는 거다. 허튼 방법은 아닌 것 같으니 일단 해보는 거지.”

무흠은 완강했다. 그는 먼지를 털어 내듯 낙조의 손을 툭 내던지곤 방을 나갔다. 옆옆방에 가둬 놨는지, 곧 잠근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지금까지 기절해 있진 않을 텐데. 낙조의 생각이 끝나기가 무섭게 변종의 쇠 긁는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으나 얼마 못 가 금세 잠잠해졌다.

무언가를 난도질하는 소리가 그 뒤를 이었다.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역겹게 둘러싸인 뿌리를 잘라 내고 있는 모양이었다. 낙조는 한 손으로 이마를 짚은 채 해화의 발목을 응시했다. 무흠의 말대로 풀이 다 죽은 이파리가 듬성듬성 나 있었다. 한 달 동안 손대지 않았더라면 분명 기세 좋게 잎을 내고 있었을 텐데.

거의 시든 이파리를 보자니 마음조차 심란해졌다. 밤이의 말로는 그래도 물은 꼬박꼬박 어떻게든 입술에 적시고, 억지로 넘기면서 섭취하긴 했다는데. 눈으로 보이는 해화의 몰골은 거의 뼈만 남아 있을 정도로 말이 아니었다. 마치 흡혈이라도 당한 것처럼 뼈와 뼈 사이가 음푹 들어가 자세히 보지 않으면 숨 쉬고 있다는 것조차 알 수 없을 정도였으니까.

곧 옆쪽 방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무흠의 한 손엔 밤이가 낙조를 찔렀던 식칼이, 반대편 손엔 길쭉한 뿌리가 들려 있었다. 무흠은 말없이 화장실에서 휴지를 몇 장 뜯어오더니, 휴지 위에 뿌리를 올려두었다. 그리곤 식칼을 세로로 잡아 손잡이 밑부분으로 굵은 뿌리를 빻기 시작했다. 눈인지 물인지 모를 액체를 흠뻑 머금은 뿌리에서 알 수 없는 액이 흘러 휴지를 적셨고, 다져진 뿌리는 물과 함께 먹이면 넘길 수 있을 만큼 작아졌다.

“독성이 있으면요?”

“소량의 독을 먹는다고 죽지는 않는다. 이미……, 켈리의 독에 어느 정도 넘어간 상태인데 지금까지 살아 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니까.”

잊을 만 하면 떠오르는 이름이다. 낙조는 가만히 앉아 무흠이 하는 것을 보다가 손을 뻗었다.

“제가 할게요.”

“……무슨 심보야 이건.”

“근데 중사님 말대로라면, 중사님도 인간이라고는 할 수 없네요. 실험을 위해 피를 정화하는 목적이 있으니까.”

낙조는 말없이 무흠의 손에 들려 있던 칼을 조심스럽게 가져와 뿌리를 대신 빻으며 말을 텄다. 자신이 지난 한 달 동안 무흠의 피를 마심으로써 정말 치료가 된 거라면, 자신의 피 또한 치료 목적으로 사용이 가능할지 궁금해졌다.

“그럼 내 피도 쓸 데가 있을까요?”

“넌……, 아무래도 힘들지.”

“이유를 알고 있는 듯한 대답인데.”

태연하게 뿌리를 빻고 있었지만 신경은 온통 무흠을 향해 있었다. 남은 뿌리도 얼마 남지 않았다. 뿌리에서 나온 즙으로 축축하게 젖은 휴지를 먼저 해화의 마른 입술에 적셔 준 낙조는 얼마 안 남은 물통을 들었다.

“나에 대해서 생각보다 잘 알죠? 서천에 대해서는 뭐 차차 알아갈 수밖에 없을 것 같긴 한데, 그쪽에서도 내가 굉장히 필요한 상황인 듯해서요.”

“못 본 사이에 눈치는 좀 늘었군.”

“사람이 고쳐집니까. 환경에 맞게 변하는 거지.”

“한편으론 눈치가 전혀 안 늘었다고도 할 수 있다. 지금까지 그 힘을 쓰면서, 총이나 칼에 맞고도 멀쩡히 살아 있는 네 몸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 본 적은 없는 건지.”

“내가 아무리 추측한다고 해서 그게 정답이라는 보장이 없으니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죠.”

낙조는 묵묵히 잘게 빻은 뿌리를 물통에 넣곤 잘 섞일 수 있도록 흔들었다. 얼마 안 남은 미지근한 물이 찰랑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무흠은 낙조가 그 물을 몇 번에 걸쳐 해화에게 먹이는 걸 가만히 지켜보았다. 마침내 물통이 바닥나자, 낙조는 페트병을 습관적으로 구긴 다음 뚜껑을 닫았다. 재활용 쓰레기봉투에 더 많이 넣기 위해선 항상 부피를 줄여야 했다. 낙조는 가만히 구긴 물통을 손에 들고 있다가 무흠을 바라보았다.

“알고 있으면 얘기를 하세요.”

“몸에 든 식물이 식충식물 하나가 아니라는 건 송밤이가 얘기했지, 붕어섬에서.”

“기생식물이 이것저것 섞여 있을 거라는 얘기는 했어요.”

“그게 손에만 있는 게 아니라는 얘기도 했나?”

“…….”

“지금쯤이면 하나씩 다 붙어 있을 거다.”

“……식물이 붙어 있다고요.”

낙조는 혼잣말하듯 중얼거렸다. 무흠은 낙조를 가만히 곁눈질로 응시하다가 말을 이었다.

“모든 신체기관에 붙었을 거야. 처음부터 오른팔의 힘만 쓸 수 있었던 건 그 식물이 네 몸에 뿌리를 빨리 내린 결과고. 몇 달은 지났으니 신장기관은 물론이고 식물이 안 퍼진 곳이 없겠지. 말도 안 되는 회복력, 힘, 반응속도. 거기에 어느 정도의 항체까지 있다……. 이 재앙에 관심이 있는 자라면 누구라도 군침이 돌지 않겠어.”

무흠은 이제 숨길 것도 없다는 것처럼 순순히 얘기했다.

“알겠나? 항체 보균자를 찾는 건 그럴싸해 보이는 목적일 뿐이고, 식물과 인간이 어떻게 공생관계를 갖게 됐는지 알아내는 게 널 못 잡아서 안달 난 자들의 본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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