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생초-99화 (99/202)

99화. 신 (1)

본부 사람들은 철저히 연우를 속였다. 켈리가 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일절 그녀에게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렇지 않아도 무흠의 공개 훈련이 성공적으로 끝난 후 더 이상해진 연우에게 말을 거는 이가 아주 드문 이유도 있었다. 켈리의 연구실과 숙소는 소장의 명령대로 정성 들여 준비했다. 숙소는 이름만 숙소일 뿐 넓은 아파트와 다를 게 없을 정도로 모든 걸 갖추었다. 연구실 또한 두 개의 공실을 합쳐 그녀가 필요하다고 했던 모든 장비들을 여유롭게 준비했다. 그 과정에서 인력 소모라고 판단된 일곱 명의 연구원이 본부에서 퇴출당했다. 그들의 가족 또한 함께. 그나마 가장 안전하다고 자부한 대피소로 이동된다고 했으나 그것이 진실인지 아닌지는 쫓겨난 이들밖에 모른다.

모두가 그 퇴출 명단에 연우의 이름이 올라갈 것이라 예상했다. 켈리가 옴으로써 연우는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명단에 연우의 이름은 없었다. 켈리가 회의에서 연우를 자신의 연구원으로 스카웃했다는 소문은 단 몇 시간 만에 본부 전체를 휩쓸었다.

켈리는 연우를 자신의 방으로 불렀다. 아침식사를 하기 직전이었다. 식당에도 가지 않고 연구실에 틀어박혀 있던 연우는 군말없이 켈리의 명을 따랐다. 초췌한 얼굴이었으나 눈빛 하나만큼은 야망스럽게 불탔다. 켈리는 가만히 연우를 응시하다가 누군가 문을 노크하자 안으로 들어오라 말했다.

트레이를 끌고온 이는 식당 직원이었다. 그는 연우를 한 번 힐끗 응시하더니 켈리와 연우 사이에 그릇을 하나씩 내려놓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보지도 못할 메뉴들이 쏟아져 나왔다. 연우는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으려 했으나 몸에 힘이 거의 풀려 있었기에 결국 풉,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마지막으로 물컵을 놓아주던 직원이 몸을 움찔거렸다.

“고마워요. 가서 일 봐요.”

“……맛있게 드십시오.”

직원이 꾸벅, 인사를 하고 방에서 나갔다. 연우는 그제야 입을 막고 있던 손을 떼고 소리 내어 실컷 웃었다. 눈물까지 흘려가면서. 거의 일 분을 숨도 못 쉬고 웃던 연우는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고서 켈리를 응시했다. 켈리는 기다렸다는 듯 포크를 들었다.

“식사 예절이 원래 그런 편인가요?”

“아니, 진짜 거기서 자급자족을 했어요? 아, 진짜, 아니 요즘에 고기가 나온 적이 없는데, 스테이크를 무슨……, 이 판국에 무슨 스테이크……, 웃기지 않아요?”

“그럼 사라지면 사라지는 대로 놔두놔요 서연우 씨는? 누군가 알아서 당신을 챙겨 줄 거라고 생각하고?”

“역할분담이 되어 있는 상태잖아요. 나는 내가 맡은 일만 하면 되는 건데, 그래서 열심히 했고, 성과도 냈어요. 근데 이게 말이 돼요? 당신이 완벽에 가까운 백신을 가져왔다고 갑자기 없던 고기를 다 갖다 바치고……, 정말 동물까지 데려왔구나, 싶어서요.”

연우의 말엔 앞뒤가 없었다. 그저 머릿속에서 생각나는 그대로 내뱉는 날것과 같았다. 켈리는 말없이 스테이크를 작게 썰었다. 나이프를 쥐는 손은 이미 자글자글했다. 연우는 웃음을 순식간에 지우고 그릇 위에 스며드는 고기의 핏물을 바라보았다.

“무슨 고기인지 한 번 먹어 봐요.”

켈리는 아무 상관 없다는 듯 한 조각을 삼키곤 연우에게 빙그레 웃으며 식사를 권했다. 연우는 차갑게 식은 눈으로 켈리를 응시하다가 손으로 스테이크를 쥐어 입으로 가져갔다. 켈리는 놀라는 기색 없이 연우를 똑같은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연우는 보란 듯이 고기를 한 입 크게 뜯었다. 잇새로 고기의 핏물이 스미고, 혀끝에 고기 특유의 단맛이 돌았다. 열심히도 양념에 재웠는지 간도 잘 맞았다. 한참을 우물거리던 연우는 옆에 놓인 휴지로 기름과 고기 핏물이 밴 입가를 닦았다.

“뭔지 알겠어요?”

“소고기잖아요. 참 나, 소는 어떻게 키웠을까. 그러고 보니 동물 감염 사례는 제가 들어본 적이 없어서요. 동물은 변종이 안 쫓아오던가요?”

“드디어 물어보네. 이렇게까지 힌트를 줬는데 모르면 어떻게 할까 싶었어요.”

켈리는 만족스럽게 미소를 지었다. 그리곤 연우가 씹은 잇자국이 그대로 남은 고기덩어리를 내려다보았다.

“여기선 농사도 겨우 짓는다고 그러던데, 축산업엔 아예 관심이 없었나요? 아니면 시도했는데 번번이 실패하다가 새끼까지 잃었다거나.”

“제가 그런 것까지 어떻게 알아요?”

“알아야죠. 어떤 것이든 지배하려는 욕심이 있으면 다 알아야 해요. 그래야 통제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고, 그 방법으로 힘을 모을 수 있으니까요.”

연우의 눈썹이 삐끗거렸다. 그녀는 눈을 느리게 감았다 떴다. 켈리는 여전히 은은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연우의 마음에선 불안함과 호기심이 지치지도 않고 서로를 향해 계속 충돌했다.

“지배라니요?”

“그 군인을 지배하고 싶어 했잖아요.”

“백무흠이요?”

“이름은 잘 모르고, 난.”

“……그냥, 내 결과물이잖아요. 내 말만 들었고, 내가 하라는 대로 다 했다구요. 훈련도 성공적으로 끝났고, 위치추적기 칩만 달면 되는 일이었는데. 그 시간을 안 줘서 놓친 거잖아요. 애초에 칩을 안 빼면 되긴 했지만, 그 칩이 실험에 너무 방해가 됐으니까……. 어쨌든 백무흠은 나를 구원자라고 생각하고 믿었어요. 내가 자신을 살려 줬다고 나한테 직접…….”

연우는 차마 남 앞에서 말하지 못할 정도로 부끄러웠던 말을 쏟아 내다가 멈추었다. 그동안 무흠과 나눴던 대화들이 주마등처럼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 서서히 그가 자신에게 했던 말이 오버랩되면서, 그 목소리가 천천히 느려지더니 이내 완전히 어둠에 파묻혔다. 발끝부터 수치심이 설설 기어 올라왔다. 자신이 얼마나 멍청하게 그 말을 곧이곧대로 들었는지, 자신은 그를 지배한 게 아니란 사실이 너무나 명백하게 느껴졌다.

느리게 주먹을 쥔 연우는 이내 몸 전체를 부들부들 떨었다. 분노와 수치심이 뒤섞여 그녀를 데웠다. 윗니가 아랫입술을 세게 깨물었다. 피가 터져 턱을 타고 아래로 뚝뚝 떨어졌다. 연우의 두 눈에 핏발이 번득 섰다. 켈리를 돌아보니 그녀는 잇몸을 통째로 드러낸 채 기괴하게 웃고 있었다. 당연히 자신을 비웃는 것이라 생각한 연우는 주먹 쥔 손을 더듬더듬 옮겨 나이프를 찾았다.

“자만하면 그럴 수 있어요. 나보다 똑똑한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 적도 있겠죠. 나는 똑똑한 데다가 노력도 정말 많이 하는 사람이라고, ‘노력하는 천재’가 바로 자신이라는 사실을, 아마 그 군사를 통해 깨달았다고 해야 할까……, 아니지, ‘착각’에 빠진 거죠. 가짜 성취감에 사로잡혀 당신 스스로에게 취했다가 지금 알아차린 거예요. 지금 당장은 부끄럽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것도 다 당신의 힘으로 돌아가 있을 거예요. 내가 왜 당신에게 기회를 줬겠어요? 당신이 똑똑한 사람인 건 나도 알아요. 당신이 나에게 필요악일 수도 있겠지만……, 일단 필요하다는 사실은 다르지 않으니까, 제안을 한 거죠.”

그러나 연우는 이어지는 켈리의 말에 나이프를 쥐지 못했다. 그녀가 한 문장씩 입으로 뱉어낼수록 스스로가 움츠러드는 느낌을 받았다. 게다가 켈리는 자신에게 모멸감을 주기보다 정말 ‘그럴 수 있다’라며 마음을 들춰보기라도 한 듯 부드럽게 얘기했다. 연우는 결국 손을 테이블에서 떨어뜨리고 입을 열었다.

“내가 왜 필요해요?”

더 이상 물러나고 싶지 않다. 자신의 뒤에 아직 한 발 물러설 정도의 바닥이 남아 있는지도 확실하지 않다. 연우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켈리에게 물었다. 켈리는 곧장 대답하지 않았다. 조금의 시간을 두고서, 그녀는 무언가 생각을 하는 듯하더니 살짝 상체를 앞으로 숙이곤 속삭였다.

그 목소리는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새카만 호수의 어느 구멍에서 올라오는 듯했다.

“세상이라는 게 처음 만들어질 때, 뭐가 있었을까요.”

“내가 왜 필요한지, 그것만 말해 줘요.”

“과연 자연은 거스를 수 없는 것일까. 인간은 먼지보다도 못한 존재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태어나고 죽는 걸 반복하는 생태계는 왜 생명에서 생명으로 이어질까. 생명이 없는 것조차 영원하지 못한다면, 시작과 끝은 도대체 어째서……, 인간이 하는 언어로 설명할 수 있을까.”

“딴소리 하지 말고요! 내 말 안 들려요?!”

“서연우 씨에게 나는, 지금 어떻게 보입니까?”

켈리가 짐짓 소름 돋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묻는 형식의 문장이었으나 연우의 귀엔 벼락이 꽂히듯 눈앞이 번쩍거릴 정도로 충격적인 중얼거림이었다.

“자연은 조종당할 만큼 쉬운 상대일까요?”

“…….”

“자연을 속이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

“하지만 그런 일은 신만 할 수 있죠.”

“당신…….”

“나는 신에 가까운 존재입니다.”

켈리는 미심쩍게 미소를 지으며 연우의 눈을 지그시 응시했다. 고기 기름으로 점칠된 연우의 손, 피가 말라붙은 입가, 부어 터진 입술……. 제 발에 걸려 덫에 고꾸라진 생명을 내려다보는 것만큼 강한 희열감이 없다.

*

“완전 애니에서나 나올 법한 설정인데. 그쪽이 뱀파이어도 아니고.”

“몸에 식물들 뿌리 달고 다니는 변종들은 말이 되냐?”

“좀비란 게 있었잖아요, 근데 뱀파이어는 선 좀 넘었지. 오글거려.”

“그런 것들이 한통속인 게 진짜 세상인데, 아직도 허무맹랑한 얘기만 하는군.”

무흠은 전방만 주시한 채 딱딱하게 말했다. 그가 그렇다고 틀린 말은 한 건 아니지만 괜히 대답할 문장이 생각나지 않는다는 점이 조금 짜증날 뿐이었다.

‘진짜 컴퓨터 없는 나는 완전 지나가다 죽는 시민 1이네. 아니다, 이미 변종 돼서 어디 짱박혀 있다가 군인에게 발각돼서 총 맞아 죽는……, 백무흠 군인이었잖아. 와, 무슨 루트 타든 나는 이 사람한테 죽었겠네.’

괜히 실없는 생각을 하면서 침묵만 죽이는 게 수호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근데 생각보다 변종이……, 안 보이네요.”

“지금쯤이면……, 가을인가.”

“요즘 가을이 가을인가. 봄이랑 가을은 그냥 딱 일주일 즐기고 지나가지.”

“그러면 말이 되는군.”

“뭐가요? 이제 같이 다니기로 했으니까 저한테도 좀 알려 주세요.”

“같이 다녀?”

“지금 같이 있잖아요?”

“가는 길에 기지국이 있다면 거기에 떨어뜨릴 생각이다.”

무흠은 코웃음을 치면서 중얼거렸다. 수호는 그가 그저 자신이 조금 편해져 장난을 치나 보다, 하고 생각하며 따라서 헛웃음을 쳤다. 그러자 무흠이 곁눈질로 수호를 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진심이니까 준비해. 기지국에서 네가 통신망을 구축하고, 나랑 연락할 수 있는 수단을 만들어야 해. 네가 그 정도는 할 수 있는 놈이란 걸 아니까 데리고 온 거다. 필요가 없었다면 애초부터 널 데려오지 않았겠지. 살리지도 않았을 테고.”

“……아무리 세상이 미쳐 돌아간다지만 너무 솔직하셔서 기분이 별로네요.”

“애꿎은 세상 탓 마라. 시작은 다 인간이야.”

‘진짜 아저씨처럼 말한다니까. 나랑 완전 안 맞아.’

무흠이 아무런 목적 없이 자신을 데리고 왔을 거란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만큼까지 가식이 없어도 되나 싶을 정도였다.

‘그래도 기지국이면 할 수 있는 일이 생겨. 부모님도……, 부모님께 연락을 드릴 수도 있을 거고.’

가만히 생각하던 수호는 다시 창밖을 바라보다가 까먹고 있던 궁금증을 캐기로 했다. 여전히 운전대를 쥔 채 도로를 가로지르는 무흠의 머릿속엔 도대체 무엇이 들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아니 그니까 왜 변종이 안 보이냐구요.”

“추우니까.”

“예?”

“평범한 나무를 생각해 봐. 겨울에 어떤 모습인지.”

“그야 낙엽이 다 떨어졌으니까……, 아.”

“요즘 학생들이 어휘력이 많이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널 보니까 갑자기 우려가 될 정도다.”

“아……, 진짜 군대에서 그쪽 안 만난 걸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말을 걸기만 하면 시비와 조롱 섞인 대답이 돌아와 더 말을 섞었다간 분통이 터져 숨이 막힐 것 같았다. 수호는 입을 다물기로 하고서 창문을 조금 내렸다. 가을 치고는 꽤 차가운 바람이 틈을 비집고 쏟아져 들어왔다. 무흠은 창문을 내리는 것조차 내키지 않는 듯 보였으나 신경 쓰지 않았다.

‘변종에 대해서 확실히 아는 게 많아.’

일부러 입밖으로 꺼내진 않았으나 대화를 나눌수록 무흠이 가진 정보가 일반적이지 않다는 건 알 수 있었다. 조금이라도 알아보려고 하면 경계태세를 심하게 갖추며 곧장 공격만 하려는 무흠 때문에 소득은 딱히 없지만. 어쨌든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기가 되면 변종도 움직임을 멈춘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간 청주에서 실험을 했을 땐 백신보다 백무흠 훈련에 몰두하여 변종을 데리고도 피만 뽑았지 갖가지 실험에 시간을 쏟지 않았다는 건 대충 알고 있었다.

‘서연우에 대해 물어보면 엄청 화내겠지.’

왜 궁금한 것들은 항상 위험한 범주에 속해 있을까. 수호는 답답한 속을 풀 수도 없어 괜한 한숨만 창밖으로 흘려 보냈다. 어느덧 도로 위에 꼿꼿하게 선 표지판이 ‘공주시’를 보였다. 이곳에 고낙조가 있나, 라는 생각도 잠시뿐이었다. 국도로 빠지면서, 수호는 거리에 쓰레기처럼 버려진 차들과 그 위에 쌓인 시체, 변종, 그리고 텅 빈 건물들을 멍하니 응시했다. 벌건 대낮, 아무도 없는 도시. 정반대로 충돌하는 두 이미지가 아무렇지도 않게 서로 어울린 채 풍경에 속해 있다.

“…….”

정말 이대로 인간은 사라질까?

그저 어느 시대에 속했던 것처럼. 오히려 수호는 고요하기 이를 데 없는 텅 빈 도시를 보면서 평화로움이 어떤 것인지를 조금 알 것 같았다.

“……비가 왔나?”

무흠은 공주시에 접어들면서 조금 더 속력을 냈다. 아무리 아무것도 없는 도로라 하지만 좁은 도로에서 빠르게 달리니 불안한 건 사실이었다. 거기에 언제 변종이나 사람이 갑자기 튀어 나올지도 모를 일이었다. 수호는 무흠에게 속도를 조금 줄여도 괜찮을 것 같다고 얘기를 하려다가 입을 도로 다물었다.

아무것도 없는 전방을 노려보는 무흠의 시선은 그 어느 때보다 무시무시했다. 자신에게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것처럼, 그는 한 곳만을 응시하고서 핸들까지 아주 세게 붙들고 있었다.

끼이익, 촤아악.

갑작스럽게 왼쪽으로 핸들을 꺾으면서 차가 살짝 흔들렸다. 도로에 고여 있던 물웅덩이를 바퀴가 지나면서 크게 파도를 쳤다.

수호는 직감적으로 낙조가 근처에 있다는 걸 알았다. 어쩐지 몸이 움츠러들었다. 너무나 친근하지만 한 번도 본 적 없는, 이 재앙의 시작을 알렸던 사람……, 어쩌면 변종.

무흠이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한 게 아니었다. 그가 무슨 목적을 갖고 낙조를 이렇게까지 찾아다니는지, 수호는 그것을 알아야 무흠에 대한 풀리지 않는 이야기를 알아낼 수 있을 것만 같은 희망에 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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