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철의 용병라이더-174화 (174/404)

174.마왕과 여신

“크윽- 신성력! 어림없다.”

마왕 역시 카일의 오러를 끌어내 신성력에 저항하기 시작했다.

여신이 신상과 신성마법진의 신성력을 카일의 몸에 밀어넣는 동시에 카일의 오러를 신성력으로 변화시켜 마기를 밀어내려 한다면 마왕은 이미 잠식, 변화시킨 마기를 기반으로 카일의 오러를 흡수해 신성력에 대항했다.

“나의 아이에게서 떨어져라! 사악한 것!”

“어림없다. 이 녀석은 온전히 나의 것이다.”

두 기운이 허공에서 격렬하게 부딪히며 서로를 밀어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느 기운 하나 온전하게 힘의 우위를 잡지 못하고 팽팽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래서는 이 싸움이 언제 끝날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카일이었다.

마왕과 여신은 지금 카일의 오러를 기반으로 서로의 기운을 확장해 힘을 겨루고 있었다.

즉 카일의 오러를 끌어다 쓰면 쓸수록 카일의 몸은 더 많은 마나를 끌어들여 여신과 마왕에게 오러를 공급해야 하는 것이다.

“이래서는 카일의 몸이 버티지 못한다.”

툴린이 굳은 얼굴로 눈을 감고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카일을 바라보았다. 두 절대적인 존재가 카일의 몸에서 기운을 뽑아가고 있었다. 아무리 카일이 튼튼한 신체를 가졌다 해도 오러를 이렇게 마구잡이로 뽑아내면 카일의 몸은 붕괴될 수밖에는 없었다. 그나마 5개의 원소마법진이 카일에게 마나를 공급해 주고 있어, 그나마 생명의 근원만큼은 지킬 수 있었다.

하지만 툴린이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마왕과 여신을 공격하려 해도 마땅한 공격 방법이 없었고, 설령 방법이 있다고 해도 카일과 포라스 모두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 * *

“크윽-.”

카일은 전신이 찢어질 것 같은 고통을 필사적으로 참아내고 있었다.

지금 카일의 몸은 과부화에 걸린 발전기와 같았다. 한쪽에선 두 절대적인 존재로 인해 몸 안에 있던 오러가 모두 빨려 나가고 있다면 다른 한쪽에선 원소마법진에 의해 생성된 마나들이 몸 안으로 마구 스며들어 마나플라워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하지만 마왕에 이어 여신까지 오러를 끌어당기자 생성된 오러보다 빠져나가는 오러의 양이 비약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순환하는 오러의 양은 물론 속도까지 더욱 빨라지고 거칠어지며, 마나로드를 마구 할퀴며 상처를 입히고 있었다.

‘이러다간 내부에서부터 몸이 붕괴한다.’

카일은 필사적으로 마기와 신성력으로 흡수되는 오러를 막아보려 했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두 기운으로 변해가는 오러를 막을 길이 없었다.

‘방법을… 방법을 찾아야 해!’

카일이 필사적으로 오러를 통제하려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명상을 통해 노력했던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무너진 듯, 오러는 카일의 통제력을 벗어나 끊임없이 신성력과 마기에 흡수되며 카일의 내부를 황폐화해나갔다.

“쿨럭-!”

카일이 피를 토했다.

‘끝이다….’

카일이 절망적인 표정을 지었다. 과부하가 걸릴 대로 걸린 마나로드 한 곳이 끝내 찢어져 버린 것이다.

마나로드가 찢어진 이상 카일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이제 남은 일은 마나로드가 연쇄적으로 갈기갈기 찢어지며 내부에서부터 붕괴되는 것뿐이었다.

허나 그때 이변이 일어났다.

오러를 무차별적으로 흡수해 가던 마기가 역으로 거슬러 내려와 찢어진 내부의 마나로드를 붙잡아 더 이상 찢어지는 것을 막았다.

그와 동시에 신성력 역시 마기와 마찬가지로 카일의 내부로 스며들어 마나로드를 치유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카일이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마기와 신성력이 서로 힘을 합쳐 찢어진 마나로드를 치료했다.

듣도보도 못한 기사였다.

‘이렇게 된 이상 다시 확인하는 수밖에!’

카일은 의도적으로 오러를 가속화시켜 마나로드에 과부하를 걸었다.

“쿨럭- 쿨럭!”

카일이 또다시 피를 연달아 토해냈다. 마나로드가 조금 전보다 더 거칠고 많이 찢어져 나갔다.

순간 조금 전과 같이 허공에 뭉쳐있던 마기와 신성력이 떨어져나와 찢어진 마나로드를 치료하기 시작했다.

‘…이건!’

카일은 내심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를 뻔했다.

‘이런… 멍청이!’

카일은 스스로의 머리를 쥐어박고 싶었다. 이런 간단한 이치를 잊고 있었다니!

카일은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동안 마기와 신성력을 통제하려던 마음을 버렸다.

순간 카일의 오러가 폭발적으로 빠져나와 마기와 신성력에 흡수되기 시작했다. 동시에 몸 안으로 빨려드는 마나의 양도 비약적으로 늘어나며 카일의 몸 내부를 헤집어 놓았다.

그러나 카일은 내부를 관조하면서도 더 이상 오러를 통제하지 않았다.

“카일!”

카일의 머릿속으로 툴린의 음성이 메아리처럼 아련하게 들려왔다. 하지만 카일은 모든 정신을 내부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집중했다. 카일이 통제력을 풀어버리자 내부는 그야말로 처참하고 황폐하게 변해 버렸다.

여기저기 할퀴고 찢어지고 부서져 나갔다.

그러나 카일은 고통을 참으면서도 내부를 관조할 뿐 통제하지 않았다.

그때였다.

허공에 뭉쳐 서로를 밀어내려던 마기와 신성력이 급격하게 카일의 몸 안으로 빨려 들어가며 부서지고 찢어진 상처를 복구하고 치료했다.

‘지금!’

카일은 몸 안으로 맹렬히 파고든 신성력과 마기에 의지를 부여하고 통제력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된다!’

카일이 의지를 부여하자 몸 안으로 들어온 신성력과 마기는 카일의 의지에 따라 마나로드를 돌며 치료와 복구를 시작했다.

‘마나와 신성력 모두 나의 오러가 변해 생긴 것! 결국 내 것이다.’

카일이 아무리 마기와 신성력에 공급되는 오러를 끊으려 해도 끊어지지 않았던 이유는 처음부터 하나의 오러였기 때문이었다. 다만 외부로 드러난 마기와 신성력은 당연하게도 마왕과 여신의 강력한 의지력에 통제력을 잃었을 뿐이다. 그러나 카일의 목숨이 위험해지자 본래의 주인을 구하기 위해 내부로 스며들어 치료를 시작한 것이다.

바로 이 순간, 카일은 스며든 신성력과 마기의 통제력을 되찾은 것이었다.

하지만 이대로 신성력과 마기를 놓아둔다면 분명 다시 마왕과 여신이 마기와 신성력을 통제하려 들것이다.

카일은 급히 마기와 신성력을 소위 단전이라 불리는 중앙에 위치한 마나플라워에 밀어 넣었고, 강하게 회전을 시키며 하나의 이미지를 형상화했다.

‘태극!’

두 기운이 서로 힘을 합쳐 카일의 상처를 치료했지만, 결국 서로가 상극인 기운으로 변한 이상 하나로 합쳐질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방법은 오직 하나,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며 균형을 이루는 것뿐이었다.

웅웅웅

처음엔 카일의 의지에 따라 회전을 시작하던 두 기운이 서로의 뒤를 쫓으며 잡아먹을 듯 빠르게 회전하며 압축되더니 결국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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