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살기
“다녀오겠습니다.”
세인이 다핸 남작에게 예를 취했다.
“이런 중요한 날 기사단장은 어디를 간 건가?”
인상을 찡그린 남작이 탐탁잖다는 양 물었다.
“급한 일이 있으신지 어제 샤론 마을로 가셨습니다.”
“쯧, 그리 급하게 갈 건 뭔가? 하루 늦게 간다고 늦는 것도 아닌 걸….”
남작이 세인을 티나지 않게 힐긋거리며 말했다. 보일이 세인을 카일의 반려로 점찍었다는 건 남작도 익히 알고 있었다. 이 사실을 알고도 남작은 멜리안을 카일과 연결해주려 하고 있었다. 영애나 세인이나 카일이 가문으로 들어오는 건 같으니 좋을 수도 있지만, 깊이 들어가 보면 사실 복잡한 이해관계가 섞여 있었다.
기사단장이 데릴사위로 가문의 사람이 되었다고 해도, 그 근본은 몰티엔가의 사람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세인 역시 가문의 일원이지만 뿌리를 따지면 몰티엔 가문의 여인이라 할 수 있었다.
남작입장에서는 잘못하다간 죽 쒀서 개 주는 꼴이 될 수 있던 것이다.
그렇다고 이런 사정을 겉으로 드러내진 않았다. 그저 복잡한 감정으로 세인을 볼 수밖에 없었다. 어찌 되었든 세인 덕분에 새로운 몰티엔 가문의 검술, 아니 새로운 다핸 남작 가문의 검술이 생겼으니, 남작은 세인에게 빚이 있는 셈이었다. 때문에 지금까지 세인과 카일의 관계를 지켜보고만 있는 것이다.
다만 카일이 세인과 남다른 인연이 있기는 하나, 혼사를 치를 정도로 마음이 깊은 건 아니라는 게 다행이었다. 보일이 카일에게 혼사를 강요해 추진할 성미가 아니기도 했고.
다만 멜리안보다 한 발…. 어쩌면 카일과 여행을 하며 두 발짝 정도 앞설 순 있었지만, 남작은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카일이 멜리안을 마냥 어리게 보는 것 같긴 해도, 역시 사내라면 어리고 아름다운 여인에게 마음이 쏠리기 마련이었다. 세인은 미인이긴 했지만 카일 보다 3살이 많았다. 또한 신분도 멜리안이 더 높았고, 그녀의 형제인 멜토우와도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이런 저런 점들을 미뤄 보았을 때 남작은 카일이 멜리안을 무작정 거부하리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넓은 세상을 경험하다 보면 마음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만일 그래도 카일이 세인을 선택한다면… 다핸 남작은 깊은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몰티엔 가문에 카일을 빼앗기지 않고 가문의 사람으로 만드는 방법을 말이다.
그리고 카일의 옆에 서 있는 두 여인은…. 카일이라면 두 여인과 맺어지기는 힘들다는 것은 그도 이미 잘 알 거라 생각했다. 그는 의외로 냉정하면서도 현실을 잘 파악할 줄 아는 사람이니까. 물론 세인의 수련행을 말리지 않은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두 여인 때문이란 사실은 말할 순 없었다.
“곧장 아킨스 자작령으로 갈 생각이냐?”
“아일론 상단을 따라 공작령으로 향하려면 아마도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아킨스 자작은 편협하고 욕심이 많은 자이다. 조심하거라.”
“명심하겠습니다.”
“더 오래 붙잡고 싶지만 그만 가 보거라. 아마도 더 붙잡았다간 멜리안이 달려 나올 것이다.”
“영애께 작별을 고하지 못하고 떠나 죄송하다 전해주십시오.”
“되었으니 무사히 돌아오게.”
“가보겠습니다.”
카일이 허리를 숙였다.
“영주님의 도움 잊지 않겠습니다.”
“언제나 긴장 늦추지 말고 조심하게나.”
이니엘 영애. 아니, 이제 이엘이란 자유민 신분패를 목에 건 여인이 말없이 인사를 올려 감사를 표했다.
카일이 말을 돌려 아일론 상단이 기다리는 풍요의 들녘을 향했다. 그의 옆에는 흑갈색 말을 몰아가는 세인이 즐거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물론 뒤를 따르는 두 여인의 표정은 가히 좋지 않았다.
그리고 워드는 우울한 표정으로 그들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존재감 없는 그는 누구도 그에게 관심을 주지 않아, 결국 방도 배정받지 못하고 카일의 방에 숨어들어 잠을 청해야만 했다.
* * *
“저건 또 뭐야!”
멀리서 5마리의 말이 풍요의 들녘으로 느릿느릿 다가오고 있었다. 눈에 띄는 세 미녀가 위태롭게 말을 몰아오는 거구의 사내 곁을 보호하듯 감싼 채 다가오는 모습은 사람들의 시선을 확 사로잡았다.
특히 아일론 상단 근처를 어슬렁거리던 용병들의 얼굴은 한껏 찌푸려져 있었다.
어제 두 여인을 데리고 영주 성으로 떠났던 카일이 이번에는 눈에 확 띄는 미녀 한 명을 더 데리고 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으으음 또….”
상단의 물품을 확인하고 있던 토일이 길게 앓는 소리를 냈다. 이니엘 영애와 시안느로 인해 벌어진 용병들 간의 갈등은 토일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일은 용병대장인 코퍼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 판단해 지켜만 보고 있었다. 그러나 카일은 또다시 분란을 일으킬 씨앗을 달고 왔고 이번에는 토일도 참지 못했다.
아무리 카일이 상단에 중요한 손님이라 해도, 계속된 용병들과의 분란은 자칫 상행 자체에 문제를 줄 수 있기 때문이었다.
토일이 카일에게 막 한마디를 던지려는 순간, 낯익은 미녀가 반갑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토일 지부장님.”
입매를 딱딱히 굳히고 있던 토일은 언제 그랬냐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며 화답했다.
“아니. 세인 아가… 경이 아닙니까?”
뜻밖의 만남에 토일이 버벅거리면서 인사를 했다. 기사단장의 딸인 세인은 재능이 알려지면서 남작 성에서 제법 유명한 사람이 되었다. 눈에 띄는 아름다운 여기사의 탄생은 언제나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심지어 그 기사가 스무 살도 되기 전 엑스퍼트에 올랐다면 더욱더 그럴 것이다.
토일 역시 상단의 지부장으로서 그녀의 존재를 모를 리가 없었고, 영애를 호위하며 상단으로 찾아온 세인을 직접 만나기도 했기에 서로 안면이 있었다.
“카일 님을 따라 수련행을 명받았습니다. 때문에 잠시 상단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수련행. 기사들이 대륙을 떠돌며 다양한 경험을 쌓는 기사의 수련법. 사라진 지 오래된 이 수련법을 남자도 아닌 여인에게 명했다는 건 노골적인 의도가 있단 말이었다.
“기사 수행을 하신단 말입니까? 카일을 따라서 말이지요.”
“그래요. 아버지께서 명하셨고 영주님께서 허락하셨습니다. 여기 도움을 부탁드리는 남작님의 서신이 있습니다.”
토일의 기묘한 눈빛을 아는지 모르는지, 세인은 푼 속에서 서신을 꺼내 내밀었다.
영주의 서신, 공식적으로 상단에 도움을 부탁하는 요청서이자, 영주로서 상단에 내리는 명령이었다.
물론 거절할 수 있는 명이었으나, 상단에 피해만 없다면 거절해서는 안 되는 명이었다.
귀족, 그중에서도 한 지역을 다스리는 영주는 그 지역에서 왕과 같은 권한을 가진다. 그 말은 영주의 부탁을 거절하는 것은 한 지역을 다스리는 왕의 명령을 거부한다는 거였다. 즉 상단으로서 그만한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다핸 남작의 성격상 거절한다고 해서 보복은 없겠지만 기분은 나빠할 터였다. 언젠가 어려움에 처한 상단이 남작에게 도움을 청할 때, ‘아, 기억나는군. 그때 내 부탁을 거절했었지 아마?’ 이런 생각이나 할 터였다. 기분 좋은 기억은 금방 잊혀져도, 기분 나쁜 기억은 오랫동안 가슴에 남기 마련이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마침 부 단주님이 상단에 계십니다. 여쭙고 오겠습니다.”
“부탁드려요.”
세인의 목소리는 나긋했으나, 묘하게 토일을 압박하는 구석이 있었다.
“알겠습니다.”
식은땀으로 축축해진 뒷목을 붙잡고 토일은 물러났다. 세인은 어딘가 뿌듯한 표정으로 카일의 옆으로 돌아갔다.
“오러의 발출이 자유로워졌군요.”
“…느끼셨어요?”
세인이 몸을 딱 굳혔다. 카일은 고개를 잠시 끄덕이며 무표정하게 답했다.
“하지만 조금 전 행동은 옳지 못한 것 같습니다. 상대는 그저 힘없는 상단의 지부장일 뿐입니다.”
세인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카일이 예의를 갖춰 말하고는 있지만, 화를 내고 있다는 걸 눈치 빠른 그녀가 느끼지 못할 리 없었다.
“죄송해요. 저도 모르게 그만…. 앞으로 이런 일은 없을 거예요.”
“힘은 함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무조건 부당함을 참으라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아무런 이유 없이 무력도 없는 사람에게까지 장난처럼 마나를 사용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카일의 냉정한 음성에 세인은 울컥 눈물이 맺혔지만 꾹 참았다.
“이런 일은 다시 없을 거예요. 약속드릴게요.”
세인은 코를 훌쩍이며 잘못을 뉘우쳤다. 둘의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던 시안느와 이니엘은 서로에게 눈짓을 보냈다. 분명 무슨 일이 벌어진 것 같긴 한데, 당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두 여인 모두 알아차리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시안느는 이니엘보다 더 당혹스러운 상태였다. 시안느는 여태 세인을 관찰하고 있었는데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었다. 초급 엑스퍼트인 그녀의 한계였다.
“언제부터 오러를 방출할 수 있게 된 겁니까?”
거듭된 사과 덕분인지 차가웠던 카일의 목소리는 평소처럼 차분하기 가라앉아 있었다.
“보름 정도 되었어요.”
세인의 말에 카일은 깊은 생각에 잠겼다.
“누구에게 말한 적이 있습니까?”
세인이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다. 오러를 방출해 상대의 마나를 흔들어 위축되게 하는 방법은 그녀도 얼마 전에 터득한 재주였다. 아직 숙달이 되지 않아 기사들에게는 통하지 않을 정도로 약한 수법이었다.
“음….”
무슨 까닭인지, 카일이 팔짱을 끼고 눈을 감은 채 고민에 잠겼다. 그런 카일의 모습에 세인도 덩달아 심각하게 굳은 카일의 얼굴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마른침을 삼켰다.
“이번 수련행…. 잠시 보류하시는 게 어떤가요?”
무겁게 입을 연 카일이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내뱉었다.
“그게 무슨… 조금 전 일 때문이라면 제가 잘못했어요. 지금 바로 토일 지부장님께 사과를 드리겠어요.”
세인이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처럼 붉어진 눈으로 절실히 말했다. 카일이 마을을 떠난다는 보일의 전언을 듣고, 수일 전부터 준비하고 또 준비해 영주의 허락까지 받은 여행이었다. 그런데 하루도 지나지 않아 카일을 화나게 하고 이젠 수련행을 보류하란 말까지 들었으니, 세인은 꾹 참고 있던 눈물을 터트릴 것만 같았다.
“아, 그런 게 아닙니다. 조금 전 그 일 때문이 아닙니다. 화가 난 것도 아니고요.”
카일이 손을 흔들며 부정했다. 세인이 눈가를 훔치자, 카일이 그녀를 울렸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용병들은 분개했다.
“저, 저런 쳐죽일 놈 감히 나의 레이디를 울려!”
“진작부터 저놈을 죽였어야 해.”
“오늘 밤 당장 결행하자.”
용병 몇몇이 금방이라도 달려들 것처럼 검 손잡이에 손을 올렸다.
이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카일은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제가 걱정하는 것은 바로 아가씨입니다. 아가씨께서는 초급에서 중급으로 넘어가는 중요한 시기에 와있는 것 같습니다. 이 시기에는 몸 안에 잠들어 있는 오러가 불안정하여, 아무와도 접촉하지 않고 중급에 오를 때까지 날뛰는 오러를 가라앉히는 게 중요합니다.”
“지금… 중급 엑스퍼트라고 하신 겁니까?”
“물론 지금 당장 중급 엑스퍼트에 오를 수 있단 소린 아닙니다. 1년이 걸릴 수도 있고, 2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기회를 잡지 못하고 초급에만 머물러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 초급 엑스퍼트에 오른 지 고작 3년밖에 안 됐는걸요. 벌써 중급에 오르기는….”
“시간이 너무 짧다고 생각하십니까?”
카일의 물음대로 세인에게 있어 중급 엑스퍼트란 경지는 아직 지나치게 성급한 단계였다.
“그럼 전 어떤 것 같습니까?”
카일이 빙그레 웃으면서 자신을 가리켰다. 카일은 벌써 중급 엑스퍼트 끝자락에 닿아 있었다. 아직 아비인 켈토 기사단장이나 남작도 알지 못하지만, 세인은 알고 있었다.
곁에서 시시때때로 카일에 대해 알려주고 있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었다.
“제대로 된 계기만 있다면 경지를 넘을 수 있습니다. 충분한 오러가 이미 몸 안에 쌓여 있고, 근육과 장기에 머물고 있는 오러 역시 만만치 않으니까요. 하지만 경지를 넘을 수 있는한순간의 타이밍을 찾지 못해 아직 제자리에 남아 있는 겁니다.”
불현듯 세인은 보일에게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 카일이 중급에 오른 시기는 보일도 알지 못했다. 그저 어느 순간 눈치채보니 중급에 올라 있었고, 그러기 무섭게 끝자락에 닿아 있었다고 말했을 뿐이었다.
“지금이 아가씨에겐 중요한 순간입니다. 다시 이런 기회를 잡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지금은 돌아가 오러를 안정시키고, 압축시키는데 전력을 기울이십시오. 그러면 분명 경지를 넘을 수 있을 겁니다.”
세인이 기쁨과 난처함 그리고 슬픔이 혼재된 표정으로 카일을 올려다봤다. 지금이 아니면 중급이란 경지를 개척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 몰랐다. 이미 완숙한 중급경지에 들어선 카일의 말이니, 필시 그의 말대로 한다면 큰 성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지금 카일과 떠나지 않으면 언제 카일을 다시 만날지 알지 못했다. 어쩌면 카일과의 인연은 여기서 끝날지도 몰랐다. 그녀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부닥치고 만 것이다.
찌릿
그때였다. 갑자기 카일의 몸이 딱딱하게 굳어버렸다.
너무도 강렬한 전기가 전신을 훑고 지나가는 것처럼 짜릿했다.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전율적인 기운.
가장 치명적이면서도 정제되고 압축된 기운.
바로, 살기였다.
지금껏 카일은 이런 살기는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다. 상급인 보일이나 최상급을 넘어서려는 힐튼 남작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감각이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을 죽였기에….’
이런 기운은 워드와 같은 자들이 지니고 있었다. 사람을 해하고 죽이는 것에 이골이 난 자들이 두르고 있을 법한 기류.
물론 워드는 보통 있는 듯 없는 듯 스스로를 감추고 있어, 존재감이 흐릿한 편이었다. 당연하게도 처음 만나 했던 전투를 제하면 살기라는 걸 내비친 적도 없었다. 그리고 보통 암살자라면 워드와 같이 행동하는 것이 정상이었다.
살기를 드러낸다는 건 암살을 행하지 못한다는 것과 일맥상통했으므로. 마나에 민감한 카일이 워드라는 어쌔신과 오랫동안 함께 있지 않았다면 지금의 기운도 카일은 느끼지 못했을 기운이었다.
“흠… 흥미롭군. 내 기운을 느낀 건가?”
일행 근처에서 마차가 한 대 멈췄다. 마차의 작은 창을 통해 쇳소리가 섞인 노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맹금류의 동공처럼 샛노란 눈동자가 살짝 드러났다 사라졌다.
“휴-”
다행이 마차는 별 일을 일으키지 않고 그대로 지나갔다. 비로소 카일은 숨통이 터지듯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괜찮으세요?”
갑자기 카일이 파리하게 질린 채 식은땀을 줄줄 흘리자, 세인이 안절부절 못했다.
“괜찮습니다.”
카일이 손을 내저으면서 멀어져 가는 마차를 응시했다. 이런 오지의 남작가에 저런 자가 나타났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카일이 있다고 해서 해결 방책이 샘솟는 건 아니었다.
무엇보다 노인의 목적 역시 정확하지 않았고, 단순히 살기를 느꼈다고 해서 노인과 일행을 잡아들일 순 없었다. 애당초 그럴 능력이 없기도 했고. 만약 노인이 사람들을 죽인다 마음을 먹었다면, 과연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이 남작가의 사람은 몇이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