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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유닛-352화 (352/390)

352화.

나는 연합의 초대 의장이 되었다. 전세계 거의 모든 국가가 포함된 거대한 기구의 수장이 된 것 이다.

새삼 감회가 일었다.

'연합의 의장이라니.'

그 누가 알았을까. 일개 십인장에 불과했던 내가 출세에 출세를 거듭해 이토록 거대한 기구의 수장이 될 줄이야.

뿌듯하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감회를 곱씹고 있을 수는 없었다.

"의장 합하. 연합본부를 설치해야 합니다. 언제까지 이 임시본부에서 업무를 볼 수는 없습니다."

"각국 행정관료들과의 의견 조율 이 쉽지 않습니다. 많은 시일이 걸 릴 것으로 예상됩니다만…."

"연합을 주도하는 제국과 슈베츠, 트웨인, 엘프는 병력과 물자 재화의 차출에 협조적입니다만… 다른 군 소국가들이 그리 협조적이지 않습니다. 연합의 구성에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마법사들이 부족합니다! 더 많은 마법사를 고용해 통신망을 정비 해야 합니다."

"더 많은 사무관들을 고용해 주 십시오. 행정업무를 볼 인력이 부족 합니다."

"가맹국들과의 연락과 교류가 어 렵습니다. 시급히 모든 가맹국에 사무소를 설치하고, 그곳에 사무관들 과 통신마법사들을 파견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원활한 교류를 통해 수월히 업무를 진척시킬 수 있습니다."

"한지훈 라이젠 의장 합하! 흑마법사에 대항할 아티팩트 개발사업에 더 많은 예산이 필요…."

내가 해야 할 일들이 물밀 듯이 쏟아져나왔으므로 .

나는 작게 욕지거리를 뇌까렸다.

"염병."

지구에 있을 적, 나는 정치인이나 대기업 회장 같은 고위층 인물 들은 평안한 삶을 누리는 줄 알았다.

그야, 영화나 만화 따위에서 상류층 인물들은 하나같이 호화롭고 도 여유로운 생활을 만끽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였다.

"뭐 빠지게 바쁘네 그래."

나는 질린 눈으로 책상 위에 쌓인 서류더미를 노려봤다.

천장을 찌를 듯 드높이 쌓여있는 서류들의 탑.

저것들이 내가 처리해야 할 각종 결재 서류와, 반드시 확인해야 할 보고서 뭉치들이었다.

절로 볼멘소리가 튀어나온다.

"고위인사들이란 항상 거들먹거 리는 게 일인 줄 알았는데 다 거짓 이었어. 일이 많아도 너무 많잖아."

이렇듯, 고위층은 편하게 살지 못한다. 오히려 그 어떤 이들보다도 바쁘고 치열하게 산다.

하긴, 평범한 하급자들조차 일에 치여 사는 곳이 사회다. 하물며 그런 하급자들을 무수히 거느린 고위 층들은 어떻겠는가.

그들은 막강한 권한과 영향력을 얻은 만큼 가진 것이 많았으며, 그만큼 책임져야 할 것이 많다.

일에 치여 살 수밖에.

하물며 나는 여러 열강들의 군주 처럼 이 세상에서 가장 드높은 자리에 도달한 상황.

그들에 비견될 만큼, 아니, 오히려 더욱 많은 일거리를 떠안게 되 었으니 .

하지만, 나는 피식 웃었다.

"뭐, 저 업무를 나 혼자 볼 필요는 없지."

친구 좋다는 게 뭔가. 어려울 때 도와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친구라는 녀석들 아닌가.

그리고 나는 이 세상에 친우라고 부를 만한 이들이 꽤나 많다. 그것 도 능력 있는 친우들이 말이다.

나는 통신수정구를 집어들었다.

"그럼 누구부터 부를까."

내가 알고 있는 인물들을 하나하나 연합에 참여시킬 것이다. 그리한 다면 이 지긋지긋한 연합 창설을 빠르게 정리하고, 다음 일들을 준비 할 수 있을 터이니.

나는 통신수정구를 조작한다.

그날. 나는 전세계 곳곳에 퍼져 있던 여러 인물들에게 통신을 연결했다.

* * *

제국의 황제, 아르테니아 가이나 스 비 오르페우스.

그는 자신의 바로 앞에 자리해있는 통신수정구를 주시한다.

통신수정구에서는 어떤 이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 황제. 잠시 통신 가능하나? 연합의장 한지훈이다.

통신수정구에서 울려오는 목소리 의 주인은 다름 아닌 한지훈.

- 연합을 꾸리는데 문제가 생겼다. 좀 도와줬으면 좋겠는데 .

그가 황제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한지훈은 일단은 제국의 야전사 령관이기에 황제의 군신이었으나, 그와 동시에 연합의 의장으로서 일 국의 군주급 대우를 받고 있는 상황.

그렇기에서로 평대하는 황제와 한지훈이었다.

"무엇을 말인가? 한지훈 라이젠 의장."

황제는 한지훈에게 묻고,

- 외교를 도와줬으면 좋겠다.

한지훈이 아르테니아 황제에게 청한다.

"외교? 그게 무슨 소리이지?"

- 제국을 비롯한 다수 열강국들은 연방 창설과 지원에 적극 협조하고 있지만, 다른 군소국가 놈들이 뻐텅긴다. 놈들이 도통 이쪽의 요청에 제대로 협조하지 않아.

"흐음…. 역시 예상대로군. 간을 보고있는거다. 아직은 신생조직인 연합에 섣불리 국력을 투자하기가 주저되겠지."

지구의 UN마저 1차대전과 국가 연맹의 실패, 그리고 2차대전 둥 수십 년에 달하는 시행착오 끝에 만들어진 조직이다.

그만큼 무수히 많은 국가를 한데 뭉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으니 .

천생 군인이었던 한지훈이 외교에서 애를 먹고있는 것은 당연한 일. 한지훈의 말이 이어진다.

- 그래서 말인데, 황제. 그쪽 제국에서 적절히 압박을 해줬으면 좋겠다.

"압박이라? 알겠다."

고작 압박이라는 단어만 듣고도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낸 것일까.

황제가 씩 웃으며 대답한다.

"연합에 적극 협조하지 않는다면, 우리 제국은 연합의 일원으로서 해당 비협조국을 잠재적 적국으로 판단하겠노라 선포하겠다. 그렇다면 아무도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할 수 없을 터다."

- 척하면 척인데? 덕분에 다른 국가들을 구슬리는 게 좀 더 수월 해지겠어. 이제야 비로소 연합 사무 국과 통신망을 세계 곳곳에 퍼트릴 수 있게 되겠군.

제국은 신생조직인 연합을 대리 해, 협조적이지 않은 군소국가들을 압박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

덕분에 보다 수월하게 연합을 꾸 릴 수 있게 되었으니 .

- 고맙다, 아르테니아.

순수하게 감사를 표하는 한지훈.

그에 아르테니아는 씩 웃으며 제안했다.

"고맙다라…. 그렇다면 나중에 내가 주선하는 선을 한번 봐보겠나? 우리 신시아가 마침…."

- 일이 바쁘군. 그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하지.

쓸데없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한지훈은 곧장 통신을 종료했다.

그 뒤 다른 인물과 회선을 연결했다.

이번에도 한국가의 군주였다.

* * *

- 마이사. 네가 해줘야 하는 일 이 있다.

"뭔가? 한지훈."

슈베츠 왕국의 여왕, 마이사 슈 베츠. 그녀는 수정구에서 흘러나오는 한지훈의 목소리에 집중했다.

- 연합 다국적군의 총사령관 직을 맡아줬으면 한다. 나 대신 모든 연합군을 지휘하라.

"…내가 ? 어째서 나인가?"

마이사는 의아한 표정으로 한지훈에게 되물었다.

연합군의 총사령관직책을 맡으라 니. 갑작스레 무슨 소리인가.

한지훈이 이어 말하기를.

- 네가 적임자이니까. 오직 너만 이 연합군을 제대로 다룰 수 있다.

"허. 한지훈 그대가 있지 않나? 그대가 직접 군을 지휘하면 될 것 을."

마이사의 물음. 그에 한지훈은 단호히 대답했다.

- 안된다. 나는 연합군을 이끌 만큼 대단한 군재는 아니야. 군을 지휘하는데 나이상의 재능을 가진 네가 총사령관에 제격이다. 마이사.

마이사의 얼굴에 의아한 기색이 더욱 진해진다.

그녀가 알기로 한지훈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군관이었다.

지금까지 모든 전쟁을 항상 승리 로 이끌어온 상승 불패의 대장군.

그녀는 한지훈의 군략이 결코 하찮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헌데 그런 그가 자신의 능력으로는 연합군을 지휘할 수 없다며, 자신에게 총사령관직을 제의하다니.

차마 쉽사리 수긍할 수 없는 소리였다.

그렇기에 마이사는 한지훈의 총 사령관직 제안을 사양하려 했으나.

한지훈의 의사는 확고했다.

- 마이사. 너는 나이상의 재능을 지녔다. 나는 국지적인 전투를 지휘할 능력은 있을지언정, 세계단 위의 대전쟁에서 대군을 다룰 능력 은 없다. 허나 너에게는 그 능력이 있지.

한지훈은 이전 시나리오에서 마 이사의 활약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죽기 전 마지막까지 연합군을 이 끌며 제국군에 맞서 싸웠던 마이사 슈베츠.

그녀는 시대가 낳은 천재였다.

그녀의 지략은 한지훈을 압도했고, 그녀의 용병술과 카리스마는 이 세계관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경 지에 이르러있다.

그렇기에 한지훈은 확신할 수 있었다.

- 너가 아니라면 그 누구에게도 연합군을 맡길 수 없어. 연합군을 맡아라. 군에 관한 모든 전권을 위 임하겠다. 나는 네가 필요해.

마이사는 입을 다물어 침묵하고 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연합군 총사령관이라.'

그녀로서는 다소 뜬금없는 제안 이었다.

제국의 황제도, 하물며 연합의 의장도 아닌 자신이 연합군을 주도 하게 되다니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끌리는 제안이었다.

'군을 지휘하는 것. 재미있었지.'

이전부터 전장에서 군을 지휘하고, 전략을 계획하고 실현시키는 것에 희열과 보람을 느껴왔던 그녀였다.

하물며 이번에 지휘하게 될 군은 제국군도, 슈베츠 군도 아니다.

연합군. 전세계가 하나의 가치 아래 모여 만들어질 거대한 군세. 그 모두를 지휘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일이다.

만 단위, 십만 단위를 넘어.

백만, 그리고 그이상의 군대가 하나의 깃발 아래에 뭉친 것이다.

그토록 거대한 군세를 다루는 느낌이란 과연 어떨까.

단언컨데 몹시 짜릿할 것이다.

더해 개인적인 욕망 말고도, 또 다른 이유 또한 있었다.

'한지훈은 내 숙원과 복수를 이 루어준 나의 은인. 이 일로 진 빚을 조금이라도 갚는다면 기쁜 일이지.'

그녀는 아직도 한지훈에 대한 부채의식이 남아있었다.

그녀의 고국인 슈베츠 왕국을 해 방시켜 연방의 손아귀에서 그녀에게 되찾아준 것은 한지훈의 공이었 으므로.

그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고 있던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그런 한지훈이 자신의 능력을 중히 여겨 쓰고자 한다.

받아들이지 않을 그녀가 아니다.

한참 생각하던 마이사는 히죽 웃으며 입을 열었다.

"좋아, 받아들이지. 그대의 제안에 따라 연합의 총사령관으로서 종 군하겠다."

- 고맙다, 마이사.

"무얼. 그대가 내게 해준 것에 비해 전혀 보잘것없는 일이다."

- 고마운 건 고마운거지. 그렇다 면 연합군 체계가 완편되는 대로 알려주겠다. 나중에 보지.

"그래."

이로써 마이사 슈베츠는 연합군의총사령관으로서 종군이 예정되었다.

그녀는 앞으로 모든 연합군을 다 르며 군을 승리로 이끌 것이리라.

한지훈이 통신을 종료하고 다음 군주에게 연락했다.

이번에 연락하는 인물은 인간이 아니었다.

* * *

"어머. 한지훈 씨. 무슨 일이죠?"

엘프 여왕 니디아. 그녀는 모처럼 한지훈이 걸어온 연락에 싱그럽게 미소지으며 물었다.

한지훈은 거두절미하고 용건을 꺼냈다.

- 마법사를 지원해줬으면 좋겠는데 .

"마법사라…. 왜죠? 뭐, 대충 예상은 가긴 하는데요."

- 연합에 마법사 전력이 부족해. 전투마법사는커녕 기본적인 통신망을 유지할 마법사조차 부족한 게 현실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여러 마탑에 연락해 마법사를 수급하고 있다만, 그럼에도 역부족이야.

한지훈의 말에 니디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연합이 창설되어 모든 국가와 세력을 하나로 묶는 작업이 한창인 지금.

그를 위해서는 거대한, 그야말로 온 대륙을 촘촘히 연결할 장대한 통신망이 필요하니.

아무리 제국의 국력이 강력하고 각 열강들의 사이가 긴밀하다 한들, 막대한 마법적 역량과 대량의 재화 가 필요하다.

이를 단기간 안에 해결하는 건 요원한 일.

허나 엘프들이 나선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 엘프 마법사들은 인간 마법사 보다도 훨씬 진보된 마법능력을 지 니고 있지. 그들이 가세한다면 통신 망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것은 물론, 전투마법사 전력을 크게 확충할 수 있다.

"뭐. 그렇긴 하지요. 저희 엘프의 마법은 세계 제일이니까요!"

니디아는 뿌듯한 표정으로 대답 하고, 곧 몇 마디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정보력도 세계 제일이지 요. 각 대륙에 죽어있거나 휴면상태에 들어간 마나 회선들을 꽤 알고 있어요. 그것들을 사용한다면 연합 통신망 구성은 그리 어렵지 않을거 예요. 오히려 남는 마법전력을 다른 일에 돌릴 수도 있겠지요."

- 그게 정말인가?

"당연하죠. 제가 언제 허언하는 걸 본 적 있나요? 맡겨만 주세요. 연합의 모든 마법 임무는 저희 엘프가 주도하죠."

니디아의 말에 수정구 너머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엘프여왕 니디아의 전폭적인 협 조. 그 덕분에 난관이었던 통신망 형성과 교류문제가 금세 해결의 실마리를 잡았다.

니디아가 덧붙여 말한다.

"정보력도 필요하겠죠? 사실 저는 휘하 엘프들을 시켜 동부대륙의 정보와 흑마법사들의 근황을 파악 하고 있어요. 정보수집 계통은 저희 엘프에게 맡기면 좋을것 같은데요."

- 괜찮은 생각인데?

"그럼 앞으로 저희 엘프가 연합 의 정보망과 통신을 담당하지요. 필요한 정보가 있다면 언제든 말만 해주세요. 할 수 있는 한 구해볼테 니까요."

- 든든하군. 그럼 앞으로 잘 부탁하지.

엘프가 연합에 마법사 전력을 지원하는 한편, 정보조직을 가동하기 시작한다.

한지훈은 통신을 끊고는, 마지막 통신을 연결했다.

이번에 통신을 연결한 곳은 자신 의 영지 루벤이었다.

* * *

"아버지! 소식은 들었습니다. 연합의 의장이 되었다고요. 축하드립 니다!"

회선이 연결되자마자 그의 양자 이자 후계자인 랑스 라이젠이 통신을 받는다.

아무래도 한지훈이 연합 의장이 되었다는 소리를 미리 들었던 모양. 소식이 빠르다.

한지훈은 곧장 그에게 물었다.

- 랑스. 영지의 상태는 어떻나?

랑스의 축하인사를 아무렇지 않 게 받아넘기는 한지훈의 무심한 태도.

그에 랑스가 서운해할 법하다만, 그는 전혀 실망하지 않고 자랑스레 대답했다.

"영지는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치안은 완벽. 경제와 인구는 날로 성장하고 있으며, 영지민 들이 아버지를 칭송하는 목소리가 온도시에 가득합니다! 모두 아버지의 업적과 은혜 덕분입니다."

- 아니. 내가 한 일은 기반을 깔 아준 것에 불과해. 이후 영지를 발전시킨 건 모두 네 공이다. 자랑스 러워 해도 좋아.

한지훈의 치하에 랑스는 감격 어린 표정을 지었다.

그만큼 그의 칭찬이란 그 어떤 찬사보다도 값진 것이었으니 .

한지훈이 용건을 꺼낸다.

- 랑스. 영지를 관리하느냐 바쁠 테지만 네게 꽤 부담되는 지시를 해야 할 것 같다.

"지시라 하신다면?"

- 나는 흑마법사와의 전쟁에 모든 것을 동원할 거다. 그중에는 내 영지 루벤 또한 예외가 아니지.

이미 짐작하고 있던 일이다.

한지훈은 승리하기 위해서라면 그 어떤 것이라 한들 모조리 가용 하는 인물이었다.

과거 중앙대륙 원정전쟁에서도 대량의 사재를 털어가며 군비와 물자를 지원하지 않았는가.

하물며 지금은 흑마법사와의 대전쟁을 준비 중인 상황.

그런 그가 영지의 막대한 자원을 운용하지 않을 리 없다.

랑스는 사명감 어린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무엇이든지 지시해주십시오. 소 자. 아버님의 도움이 되기 위해서라 면 무엇이든 해내보이겠나이다."

- 듬직한데. 랑스.

수정구 너머에서 들려오는 흐뭇 한 웃음.

비록 혈연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자신의 양자로 받아들인 랑스다. 그런 그의 의젓한 모습에 기특 해하지 않을 수 없다.

한지훈의 말이 이어진다.

- 영지 내 모든 생산력과 연구능력을 동원해야 한다. 대 흑마법사 아티팩트의 연구와 양산, 전쟁에 쓰 일 군수물자의 생산과 지원. 더해 내가 새로이 얻어온 '유물'의 해석 과정제까지. 루벤에서 맡아줘야겠다.

꽤나 많은 일들이다.

물론 루벤은 공업능력과 연구능력에 관해선 세계 어느 도시보다도 진보된 곳이니.

아티팩트 병기의 개발과 양산, 유물의 해석, 군수물자의 지원 정도 야 그리 부담되지 않은 일일 터다.

일반적인 전쟁이었다면 말이다.

하지만 이번 전쟁은 결코 일반적 이지 않았다.

온 지성체 국가가 뭉쳐 만들어진 연합군과, 흑마법사 세력의 전면전 이다.

그 부담이 몹시나 과중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

그럼에도 랑스는 우는소리를 하지 않았다.

"제게 맡겨주십시오, 아버지. 훌륭히 맡은 임무를 완수해내 보이겠 나이다."

오히려 자신만만한 듯 고개를 끄 덕여 대답할 뿐.

수정구 너머 한지훈이 웃음기 어린 목소리로 대답한다.

- 역시 너는 우수해. 랑스.

이전 시나리오에서 그 가공할만 한 내정능력을 뽐냈던 랑스다. 그가 가능하다고 한 일은 실제로 가능한 일이다.

덕분에 해낼 수 있다는 랑스의 말을 그리 어렵지 않게 신뢰할 수 있는 한지훈이었다.

- 한동안 영지가 바빠지겠군. 수고해줘. 랑스.

"제가 바쁘겠습니까. 바네사와 드워프들이 고생하겠지요."

물론 랑스 또한 몹시 바빠질 터 지만. 실질적으로 갈려나가는 것은 실무를 맡은 마녀 바네사와 드워프 들이다.

그들은 꽤 오랜 시간 동안 매일 같이 철야를 할 것이다.

"저는 영지를 발전시키며 아버지 의 일을 간접적으로나마 조력하겠습니다. 아버지의 승리를 기원합니다."

- 고맙다, 나의 아들아. 나중에 승전보를 가져오지.

통신이 끊기고. 랑스는 한지훈의 명을 수행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 기 시작했다.

앞으로 루벤은 막대한 군수지원 과연구지원을 펼치며 후방에서 연합을 지원할 것이다.

그렇게 한지훈은 무수히 많은 인재와 세력들을 끌여들여 연합의 완성을 앞당겨갔다.

흑마법사와의 전면전 준비가 순조로이 이루어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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