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화.
꽤나 갑작스러운 제안이었다.
새로이 창설되는 국가 연합의 의 장이라.
의장이라는 직책 이름을 볼 때, 필시 연합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위치한 직책이리라.
황제는 그 의장 자리를 내게 추천한 것이다. 정작 연합의 창설을 주도한 황제 그 자신이 의장 자리에 오르지 않고서 말이다.
어째서 인가.
내 의문을 내심 눈치챈 것인지, 그가 입을 열어 설명한다.
"한지훈. 나는 연합의 의장이 될 수는 없네. 그래서도 안 되고."
"어째서입니까? 연합의 창설을 주도한 것이 바로 황제폐하입니다. 연합 의장 자리에 오른다 하더라도 별다른 불만은 없을 것 같습니다 만."
"그래. 별다른 불만은 없겠지. 당장 얼마 동안은 말이야."
하지만, 하고 말을 끊은 황제.
그가 강조하듯 말한다.
"하지만 나는 어디까지나 제국의 황제이자 이 나라의 주인이네. 반명 연합의 다른 구성원들을 타국의 군 주이지. 제국의 주인인 내가 의장직에 오른다면, 다른 국가의 군주들이 연합을 어찌 생각할 것 같은가?"
"연합은 제국의 편리한 국제 정치기구. 그리 여기겠지. 실제로 그 럴 가능성도 높고 말이네. 나도 사람이네, 한지훈. 제국의 주인인 내가 연합의 의장 자리를 꿰차고 있다면, 결국 제국의 국익이 되는 방향으로만 일을 행할 수도 있어. 그래서는 아니되지. 특히나 흑마법사 가 발호하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말이야."
황제는 연합의 중립성이 깨어질 까 걱정하고 있었다.
이 세상의 거의 모든 국가가 참여하는 것이 이번에 창설된 연합이다.
그런 연합의 의장이 한국가의 군주급 인물이라면, 자연히 연합의 행동 또한 의장국의 이익을 쫓기 시작할 터.
황제는 그것을 염려하고 있는 것 이다.
"게다가… 나는 자격이 없네."
"자격이라 하신다면?"
"그동안 한 일이 없지 않나. 그동안의 전쟁과 흑마법사들과의 싸움에서 내가 한 일을 떠올려보게. 내가 직접 검을 들고 싸웠나? 혹은, 마법을 발현해 적을 직접 멸했 나? 아니야. 나는 그저 저 크고 화려한 황좌 위에 앉아 근엄한 척 지시해댔을 뿐이다. 머리만 달려있다 면 그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이었 지."
황제는 그리 말하고는 피식 웃었다. 자조적인 웃음이었다.
하지만 그의 말과는 달리, 그는 결코 한심한 인물이 아니었다.
이 세상의 그 어떤 군주가 나 같은 평민 출신 병사를 우대해 측근 으로 삼고, 막대한 지원을 쏟아부어 세력을 만들게 하며, 같은 인간종도 아님에도 대량의 군대를 파병해 엘프를 구하려고 할까.
그는 충분히 현명한 군주였으며. 그 사실을 본인만이 깨닫지 못하고 있다.
"나는 그동안 한 게 없다네, 한지훈. 자네가 모두 다 했지."
허나 황제보다 내 공이 더욱 많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
황제는 단호한 얼굴로 이어 말한다.
"누가 요한바르첸 공국과 협상동 맹을 격파해 남부대륙의 평화를 가 져왔지? 저 황좌 위에서 입만 바쁘 게 움직였던 나인가? 아니지. 결코 이길 수 없는 전투에서 기적적인 승리를 거머쥔 자네였지 않나?"
그는 시나리오의 초창기. 요한바 르첸 공국의 침공과 협상동맹과의 전쟁을 짚었다.
"흑마법사의 음모에서 제국수도 를 지켜낸 이는 또 누구인가? 협상동맹의 일원이었던 트웨인을 제국 의 제후국으로 받아들이고, 슈베츠 왕국을 해방시켜 제국의 든든한 아 군을 만든 이는? 책상물림이나 하던 나와 행정관들이었는가? 아니면 전장에서 군을 이끌고 싸우던 자네 와 군관들이었는가?"
그는 시나리오의 중반부, 트웨인 의 합류와 슈베츠 왕국의 해방을 짚었으며.
"또 연방과 흑마법사에 맞서 싸 워 중앙대륙 엘프를 구원해낸 이는 누구였지? 트웨인과 연합해 서부대륙을 정벌해낸 이는 또 누구인가? 자네가 아닌가."
이윽고 시나리오의 후반부. 엘프 의 구원과 서부대륙 정벌까지 짚어 갔다.
지금 황제는 내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모든 것은 나 덕분이라고.
"자네 덕분에 나와 제국이 구원 받았다네. 아니. 어디 비단 제국뿐 인가. 트웨인, 슈베츠, 엘프. 남아있는 모든 국가들 중 자네에게 은혜 를 지지 않은 국가는 없어."
내가 그동안 전장을 전전하며 다양한 역경과 고난을 돌파하고 무수 히 많은 전공을 세웠기에, 비로소 연합이 창설될 수 있었다고 말이다.
황제가 진심 어린 얼굴로 다시금 내게 제안한다.
"의장직을 맡게, 한지훈. 자네가 적임자이네. 자네는 현재 남아있는 모든 국가들의 은인이자 구원자다. 그런 자네가 수장으로서 연합을 진 두지휘한다면 타국 또한 기쁘게 따르겠지."
"물론 우리 제국도 자네의 연합에 따를걸세. 제국의 대영웅이자 은 인인 한지훈 라이젠 아닌가."
나는 황제의 말에 잠시간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연합의 의장직. 드높은 자리가 아닐 수 없다.
흑마법사에 대항하기 위해 남아 있는 모든 국가가 참여한 국제기구다. 그런 연합의 수장이라면, 필시 그 권력은 대단할 터. 일국의 군주 부럽지 않은 세력과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 세력과 영향력을 가지고 효과적으로 흑마법사 놈들을 상대한 다면 승산은 더 높아지겠지.'
흑마법사 크라함과 놈이 이끄는 볼라바아 학파는 이전 시나리오에서의 내 아군.
나만큼 놈들을 잘 아는 이도 없다. 그 말인 즉 나는 타인보다도 더욱 효율적으로 놈들을 상대할 수 있다는 소리.
그런 내가 의장이 된다? 분명 황제나 다른 인물이 의장이 되는 것 보다 훨씬 유리해질 수밖에 없다.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으니 .
나는 고개를 끄덕여 수긍했다.
"연합의 의장직. 받아들이겠습니다."
내 수락에 황제의 얼굴이 환해진다.
"잘 생각했네. 자네가 의장이라면 타국도 전혀 불만을 가지지 않겠지. 이로써 연합의 창설에는 어떠한 문제도 없겠군."
그가 씩 웃으며 말한다.
"그럼 나는 타국의 군주들과 조율하러 가보겠네. 자네는 편히 쉬고 있게나."
"조율은 연회 중에 하는 것 아닙 니까?"
"원래 이런 건 미리 준비하고 연 회 때 발표하는 법이라네. 대뜸 연 회 연다고 불러놓고 거기서 협상하는 군주가 어디 있단 말인가?"
그런건가.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그는 발걸음을 돌려 성큼성큼 멀어져가며 말한다.
"연회 자리에서 보지. 한지훈 라 이젠 연합 총회의장."
나는 멀어져가는 황제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연합의 의장 자리에 내정되었다.
본격적인 연회가 시작되었다.
극도로 화려하게 꾸며진 넓은 공간. 시종과 시녀들이 분주히 음식과 술을 내온다. 연회장 한켠에 설치된 단상 위에서는 악단이 잔잔한 선율을 발하며, 천장 위에서는 거대한 크기의 샹들리에가 따스한 빛을 흩 뿌린다.
이윽고 하나둘 입장하는 사람들. 그들이 저마다 친분 있는 이들끼리 하나둘 뭉쳐 서로 대화한다.
퍽 분주해진 연회장.
그곳에서 나는 음식과 술을 집 어, 테이블 한쪽에 자리를 폈다.
'맛있어 보이네.'
내가 선택한 음식은 다름 아닌 소고기였다.
과거 한국에 있을 때 없어서 못 먹던 음식. 그것도 황궁 요리사가 심혈을 다해 준비한 소고기 스테이 크다.
줄줄 흐르는 윤기. 아낌없이 투자된 향신료. 고기의 육향과 향신료 향이 섞여 몹시 먹음직스러운 냄새 가 풍긴다.
나는 그것을 잘라 입에 넣고 씹었다.
'역시 맛있네.'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온 감각이 충족되는 연회였다.
극도로 화려한 실내 장식이 시각을 감탄케 했으며, 고기의 냄새가 후각을 자극해 식욕을 돋웠다. 악단 이 연주하는 음악 소리에 청각의 즐거움이 충족되는 것은 물론, 맛있는 음식을 음미해 미각까지 만족시킨다.
확실히 돈지랄을 할 만한 가치가 있는 연회다. 나는 재차 스테이크를 잘라내 입에 넣고 씹었다.
그렇게 내가 테이블 구석에 앉아 음식을 먹고 있을 때였다.
"여기 있었구나. 한지훈."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았고, 그곳에는 언뜻 익숙하지만, 한편으로 생소한 분위기를 지닌 여성이 하나 서있었다.
길게 내려오는 화려한 드레스. 반짝이는 금발 머리카락. 호수처럼 반짝이는 푸른색 눈동자.
나는 그녀를 잠시 지그시 바라보고는, 놀라 되물었다.
"설마, 마이사냐?"
"… 뭔가? 새삼스럽게. 설마 내 얼굴이라도 까먹었던 것이냐? 칠칠 맞지 못하구나, 한지훈. 서로 얼굴을 안 본 지 얼마나 되었다고."
"아니. 옷차림이랑 분위기가 너무 다르잖아."
마이사를 연회장에서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드레스를 입은 것 도.
역시 옷이 날개인 것일까. 그녀 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달라져 있었다.
전장을 구르며 다져졌던 독기와 사명감은 눈동자 속에서 완전히 사 라져 자애롭고도 온화한 빛으로 변화했고, 군복을 입어 다져진 긴장감 또한 드레스 차림 속에 가려졌다.
솔직히 놀랄 수밖에 없었다.
'내가 알던 그 마이사가 아닌데.'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했던가.
지금의 마이사는 슈베츠 왕국의 여왕.
과거 망국의 왕녀로서 신분을 숨 기고 세상을 배회할 적의 그녀가 아니다.
모든 숙원을 이룬 그녀의 분위기 가 이토록 극적으로 바뀌는 것은 당연한 일.
드르륵.
마이사가 내가 앉은 테이블의 맞은편에 앉고, 그녀의 좌우에 슈베츠 의 인물로 보이는 인물이 시립한다.
나는 픽 웃으며 말했다.
"저들은 네 부하 귀족들인가? 출세했네, 마이사. 항상 내 옆을 졸졸 따라다닐 때가 바로 어제 같은데."
"우리 슈베츠의 대귀족들이다. 지금은 나와 함께 연회에 참석했지."
"슈베츠 소식은 들었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하던데? 축하해."
"아직 멀었어. 내 왕국은 계속해 발전할 것이다. 고작 이 정도로 만족할 수는 없지."
마이사는 그리 말했지만, 나는 그녀의 얼굴 한켠에서 반짝이는 뿌 듯함의 감정을 놓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고국을 되찾고, 발전시켜 나가는 데서 보람을 느끼 고 있으리라.
확실히 그녀의 능력은 대단했다.
연방 자치령으로서 많은 자원을 수탈당하던 슈베츠는, 그녀가 여왕 이 된 이후로 발전에 발전을 거듭 해 순식간에 인구와 경제, 군사력 상당부분을 회복해가고 있다.
그리 머지않아 그녀의 슈베츠는 연방에게 패배하기 이전의 국력을 회복하리라.
아니, 어쩌면 이전보다도 훨씬 강성해질 수도 있고.
그녀의 능력이라면 충분히 가능 한 일이다.
"그보다 한지훈, 연합 말인데…. 그대가 의장이 된다는 말. 확실한 건가?"
한동안 시덥 잖은 이야기를 하던 그녀가 문득 나에게 물었다. 역시나 주제는 이번 연합에 대한 것.
하긴. 그녀는 연합창설이라는 주제 때문에 이 먼 곳까지 친히 와 연회에 참석했다. 관심이 클 수밖 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제국 황제가 의장직을 제안하더군."
"흐음… 어떨 생각인가? 의장직을 받아들일 건가?"
"그래야겠지. 흑마법사 놈들과 싸우기 위해서 연합 의장직은 꽤 큰 도움이 될 것이니까."
"그렇다면 우리도 연합에 가맹해 야겠군."
나는 의아한 눈으로 마이사를 바라봤다.
내가 의장이니 연합에 가맹한다?
그녀가 내 시선에 담긴 의미를 해석한 것일까.
마이사가 픽 웃는다.
"네 추측대로다. 만약 제국 황제 가 연합의 수장이었다면, 나와 슈베 츠는 연합에 가맹하지 않았을 거다."
"어째서?"
"제국의 신호수이자 고기방패 노 릇을 할 가능성이 높으니까."
마이사 역시 황제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황제 본인이 염려했던 것처럼, 제국 황제 본인이 의장직을 차지한 다면 연합은 결국 제국의 이익극대 화를 목적으로 행동하리라 여겼던 것이다.
"자국의 군대를 소모하길 좋아하는 국가는 없어. 비록 하나의 깃발 아래로 뭉쳤다 한들, 황제 본인이 의장이 된다면 타국의 군대에게 손해를 전담시킬 가능성이 높겠지."
"그런가…."
하긴. 연합군을 창설했다 한들, 연합이 공평하게 굴러가는 것은 다른 문제다.
아무리 제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슈베츠라 하나, 그렇다고 무조건 제국을 위해 움직일 수는 없는 노릇.
헌데 그렇다면.
내가 의장이 될 때 가맹한다는 것은 무슨 소리인가?
"한지훈. 그대는 믿을 수 있다."
마이사가 고기를 입에 넣고, 꼭 꼭 씹어 삼키더니 하는 말이었다.
그녀가 술잔을 들어올린다.
"그대의 헌신과 희생 덕분에 우리 슈베츠는 해방되었고, 나와 국민 들은 주권을 되찾을 수 있었지. 그런 그대가 연합의 수장이다. 연합을 신뢰할 수밖에."
나는 픽 웃었다.
그녀가 내게 가지고 있는 호의와 신뢰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마이사의 말을 긍정하듯.
"맞아요. 한지훈 씨는 믿을 수 있죠."
옆에서 또 다른 소리가 들렸다. 왼쪽이었다. 시선을 돌려 그쪽을 바라보니, 엘프 여왕 니디아였다.
그녀는 또각또각, 구두굽 소리를 내며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드르륵.
서슴없이 테이블 한켠을 차지한 니디아. 그녀의 양옆으로 타냐와 마게브가 시립한다.
"이름 없는 별, 한지훈. 그대 덕분에 저희 엘프는 연방과 흑마법사의 마수 앞에서 구원받을 수 있었 어요. 그런 한지훈 씨가 지휘할 연합이니, 가맹할 수밖에 없죠?"
"니디아. 너도 나 대신 황제가 의장이었으면 연합에 가맹하지 않았을건가?"
"당연하죠."
"하지만 중앙대륙 원정에는 황제 의 뜻도 있었다. 그도 네 은인이라 할 만할텐데?"
"설마요. 황제는 결국 제국의 군 주에 불과해요. 한지훈 씨가 적극적 으로 나서지 않았다면 결코 중앙대륙 파병을 선택하지 않았을거예요."
하긴 그녀의 말대로였다.
당시 나는 대량의 사재를 털어가 며 군비를 부담했었고, 그때문에 황제와 다른 장관들의 뜻을 돌릴 수 있었으니 .
"그리고 제국 황제는 일개 인간. 그자의 뜻대로 움직이는 건 엘프의 자존심이 허락치 않아요. 하지만 한지훈 씨는 이름 없는 별의 운명을 타고난 위인이죠. 그런 한지훈 씨가 연합의 의장이라면 저희 엘프는 기 꺼이 그대를 도울거예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려온다.
"맞다. 제국의 뜻대로 휘둘리는 건 사양이지만, 한지훈 자네가 연합 의의장이라면 믿고 맡길 수 있지."
묵직한 전사의 음성. 목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번에는 오른쪽이었다.
"누르비테."
트웨인의 군주이자 지금은 서부 대륙 유목연합의 수장인 이.
드르륵.
그자 또한 내 오른편으로 다가와 의자를 빼내고 앉는다. 그런 그를 보좌하듯 시립하는 대전사 데키타.
테이블에 착석한 누르비테의 말이 이어진다.
"자네 덕분에 우리 트웨인은 멸망의 길을 벗어나 부흥을 향하고 있지. 더해 그대의 조율과 헌신 덕분에서부대륙으로 복귀해 옛 영토 를 되찾았고 말이다."
"그럼 너도 내가 의장이라 연합에 가맹하겠다는 건가?"
"그렇지."
"내가 베푼 은혜 때문에?"
"뭐, 그것도 있지만…"
씨익. 누르비테가 웃는다.
"우리 트웨인은 전사의 민족. 우리는 결코 우리보다 약한 이를 따르지 않는다."
"…그 말은?"
"한지훈. 자네는 나를 이겼지 않 나. 아니, 어디 나뿐일까. 전 대륙에서 자네보다 고강한 무력을 가진 인물은 더 이상 없을 것이다. 그런 위대한 전사 아래에서 함께 싸울 수 있다니, 전사로서 더없는 명예이지."
"허."
나는 누르비테의 말에 헛웃음을 내쉬었다.
은혜에 더불어, 내 무력을 경외해 연합에 가맹하다니.
과연 유목민족의 수장답다.
'그나저나….'
나는 테이블을 둘러보았다. 지금 테이블에는 네 명의 인물이 앉아있다.
마이사, 니디아, 누르비테.
제국을 제외하고 남아있는 강국 들의 수장이라 할 수 있으니 .
이쯤 되니 나는 내 영향력을 마침내 제대로 직시할 수 있었다.
'내가 좀 많이 컸구나.'
슬쩍, 시선을 돌려 테이블 밖을 바라봤다.
화려하게 꾸며진 연회장 곳곳에서서 담소를 나누는 다른 인물들.
'후국'이나 '백국' 등. 스스로를 국가라 자칭하지만, 실상 제대로 된 국가라 봐주기 힘든 소국의 군주들 이다.
그들은 저들끼리 이야기하거나, 혹은 제국의 귀족들과 담소하는 와 중에도 이쪽을 힐끗힐끗 살피고 있었다.
그야 제국의 전쟁영웅인 나와, 타국의 군주들이 한 테이블에 모두 모여있으니 시선이 갈 수밖에.
나는 저들의 시선을 보고는 확신했다.
'연합의 창설. 전혀 문제없겠는 걸.'
나와 여러 강국 군주들이 모여 사이좋게 담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더해 슈베츠와 트웨인, 엘프마저 연합에 가맹한다는 확답을 받아냈다.
다른 소국의 군주들이 연합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을까? 모든 강국 이 가입한 상태인데 말이다.
이자리에 있는 모든 군주들은 연합에 가맹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연합의 창설은 차질없이 진행되어 간다.
찬동게임판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