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5화.
[아이템 : 리바이어던의 핵'이 '세계수의 축복'과 반응합니다!]
[아이템 : 리바이어던의 핵'이 '엘프 여왕의 가호'와 반응합니다!]
[신체 능력치가 교정됩니다.]
[근력 300]
[민첩 300]
[내구 300]
[체력 300]
[마나 300]
수정구가 완전히 활성화되었고, 내 능력치가 폭증했다. 모든 능력치 가 300에 달했다.
직후, 화르르르륵!
세계검의 검신에서 일렁이는 하얀색 불길. 대량의 마나가 극한으로 응축되어 고격의 오러가 발현된 것 이다.
가슴을 그득 채우는 전능감. 끝없이 증폭된 능력치가 전신 곳곳을 각성시켜간다.
나는 잠시 눈을 감고 고양된 감각을 또렷이 음미했다.
하지만 오랫동안 여유 부릴 수는 없었다.
'내가 유물을 활성화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해야 10분.' 세계검을 사용하고 있기에, 유물 사용의 부담을 세계검이 나눠 받고 있다.
그렇기에 이전보다 오랫동안 유물의 고출력을 견딜 수 있게 되었다.
허나 그래 봤자 10분에 불과하다. 가능한 빠르게 움직여야 하리라.
철그럭.
나는 장검을 쥐어들고는, 내 주변에서 있는 이들을 바라보았다.
갈람프를 비롯한 황실 기사들. 그리고 제피르와 그 휘하의 전투마법사들까지.
그들은 놀란 눈으로 나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하, 한지훈! 그 힘은 도대체…."
제피르가 얼빵한 표정으로 그리 중얼거린다. 아무래도 갑작스레 증 폭된 내 기운에 놀란 모양.
하긴. 유물로 강화된 내 힘을 이 토록 지근거리에서 목격했던 적은 처음일 거다. 아무리 제피르라 한들 놀랄 수밖에.
저 전쟁광 녀석의 놀란 표정은 처음 봤기에, 나는 피식 웃었다.
"제피르. 그리고 갈람프."
"… 그래. 말하게."
"저 암흑기사 놈들과 흑마법사 놈들은 너희들이 맡아라. 나는 광인 과 포식자를 처치하고 오지."
"광인과 초식자를 자네 혼자서 상대하다니! 그건 불가능한-
"믿고 맡긴다."
나는 갈람프의 말이 끝나는 것조 차 기다리지 않고, 곧장 지면을 박 찼다.
콰아아앙!
내 신형이 전방으로 쇄도해간다.
온몸을 두드리는 공기의 저항. 마치 공간을 꿰뚫듯, 내 몸은 몹시 나 빠른 속도로 전방으로 쏘아졌다.
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참 대단한 몸뚱이야.'
유물로 강화된 내 신체 능력치는 실로 놀라웠다.
고작 발을 몇 번 구르는 것만으로도, 먼 거리를 순식간에 주파할 정도의 기동력.
덕분에 적의 지척까지 파고드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광인무리의 바로 코 앞까지 접근했고.
후욱.
한껏 공기를 흡입하며 세계검을 치켜들었다. 보다 많은 양의 기운이 검으로 빨려들어가며 하얀색 오러 광이 그 세기를 키워간다.
- 크륵…?
그 직후 나와 시선을 마주친 광인 한 놈. 놈이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한다.
저 멀리 있던 내가 순식간에 자신의 앞에 도달하니. 지금 상황을 순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지체하지 않고 세계검을 횡 으로 그었다.
콰아아아아앙!
굉음과 함께 번뜩이는 백색 궤 적. 검날이 빛살처럼 파고들어 공간을 절삭한다. 검붉은 핏물이 터져왔다.
서걱!
힘없이 허공으로 튀어오르는 광인의 목.
놈의 얼굴에는 여전히 이해 못 하겠다는 듯한 표정이 떠올라있다. 순식간에 목이 베어졌기에, 미처 표정을 일그러트리며 비명 지를 시간 조차 없었던 것이다.
계속해 검을 휘둘렀다.
콰아앙! 콰르르르릉!
횡으로. 종으로. 때때로 사선을 그리며 검날이 광인의 무리를 난자 하기 시작했다. 놈들이 미처 반응할 새 없이 우수수 죽어나간다.
철퍽. 털썩. 후드득.
토막 난 놈들의 시체가 힘없이 지면을 구르는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수십에 달하는 광인을 처치했다.
나는 세계검의 손잡이를 더욱 굳 세게 쥐고는, 나직이 읊조렸다.
"역시, 되살아나지 못하는군."
광인. 흑마나의 정수를 섭취해 극한까지 강화된 변이생명체.
까다로운 적이 아닐 수 없다.
놈들은 목이 잘리고 내장이 진탕 된다 한들 부활에 부활을 거듭한다.
흑마나의 정수가 가진 힘을 운용 해, 죽은 생명과 파괴된 신체를 복 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광인놈들은 전혀 부 활하지 못하고 있다.
그 까닭은 다름이 아니었다.
'세계검에 담긴 정화의 기운.'
세계수의 가지를 비롯, 온갖 고급 재료를 처발라 만든 것이 바로 세계검이다.
세계검은 모든 물질과 개념을 절삭하는 힘을 지니고 있으며, 그 절삭할 수 있는 것들 중에는 흑마나 로 인한 오염과 비틀림까지 포함된다.
즉, 내 검에 베인 광인놈들은 다시 부활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부활할 수 없는 광인이란 결국 조금 강한 기사급 전력에 불과하니.
죽이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콰아아아앙!
다시금 검격을 휘둘렀다. 두셋의 광인이 죽어 검은색 핏물을 흩뿌리 며 나자빠진다.
광인들이 빠르게 죽어나간다.
"허……"
갈람프는 동쪽 평야지대를 바라 보며 나직이 한숨을 내쉬었다.
다름 아닌 황실 기사단의 단장인 그가 내쉰 한숨이다. 오랫동안 그를 보좌했던 전대장급 측근들조차 단 한번도 본 적 없는 광경.
허나 그가 한숨 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시야에서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 펼쳐지고 있었으니까.
"저 괴물들을 일방적으로 쓸어버리고 있군…."
저 멀리, 동쪽 평야지대에서는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한지훈이 달려나가 흑마법사의 군세를 상대 로 전투에 돌입한 것이다.
쉼 없이 터져 나오는 백색 검광. 그때마다 검게 물든 광인들은 암흑색 체액을 비산하며 힘없이 베이고 쓰러졌으며, 검풍으로 일어난 충격파는 멀리 떨어져 있는 이곳까지 밀려올 정도였다.
광인들이 죽어나간다. 단 하나의 개체조차 일개 기사단 전력과 상응 하는 그 괴물들 수십이, 단번에 죽 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보고도 믿을 수 없는 광경.
갈람프는 허탈하게 중얼거렸다.
"정말 누가 괴물인지 모르겠군."
한지훈. 무수히 많은 전장에서 기적적인 승리를 거머쥔 명장.
그의 무력이 출중한 것 또한 유명한 일.
헌데 갈람프 그가 알고 있는 한지훈의 무력은 저 정도 수준이 아니었다.
'순식간에 머나먼 거리를 주파할 정도의 순발력과 기동성. 그리고 저 광인 수십 개체를 단숨에 쓸어버릴 무력이라니?'
그야말로 인간의 한계를 아득히 초월한 능력.
'저 유물이라는 것의 힘을 빌렸 다 한들, 그렇다고 저토록 강해지다 니… 엄청나군.'
갈람프는 한지훈이 등장하기 전 까지만 해도 제국 무력의 정점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한지훈을 존중하는 한편, 내심 그의 무력에 대한 도전의식을 지니고 있었다.
허나 막상 한지훈의 가공할 만한 무력을 목도하게 되자. 감히 그를 따라잡겠다는 생각조차 못 하게 되는 그였다.
피식. 갈람프가 웃는다.
"다시 한번 하늘에 감사하게 되는군. 저자가 연방이나 다른 국가도 아닌, 우리 제국에 있다는 것이 말이야."
한지훈 라이젠. 그가 제국민이라는 것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그가 있기에 제국은 위기를 극복하고 엘프와 트웨인, 슈베츠 같은 든든한 우방을 얻었다.
그리고 지금은 흑마법사에 맞서 고 있었으니 .
만약 한지훈이 없었다면 제국은 진작에 타국에 정복당하거나, 흑마법사에 의해 멸망했으리라.
갈람프는 고개를 끄덕인다.
"… 그럼, 이제 우리 일을 해야겠지."
한지훈이 아무리 대단한 인물이 라도 모든 것을 그에게 맡겨서는 안된다. 그에게도 한계가 있을 터 이니.
그는 한지훈에게서 시선을 떼, 전장의 다른 곳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다른 적들이 시야에 잡힌다.
"암흑기사 일천. 그리고 흑마법사 일백."
한지훈이 광인과 포식자 등, 껄 끄러운 괴물들을 상대해주고 있다.
하지만 적은 광인과 포식자뿐만 이 아니다.
놈들에게는 일천에 달하는 암흑 기사들과 일백에 달하는 흑마법사 들이 있다.
놈들마저 한지훈이 감당하기에는 무리인 일. 이쪽에서 다른 적을 배 제해줘야 한다.
철컥.
갈람프가 검집에서 장검을 꺼내 들며 말한다.
"제피르. 아까 전, 한지훈이 우리 에게 맡긴 일이 있었지."
"암흑기사와 흑마법사의 처치 말 인가."
"그렇다."
갈람프의 말에, 옆에서있던 제피르는 품속에서 연초를 꺼내 꼬나 물었다.
처음 한지훈이 유물을 운용할 때만 해도 극히 놀란 표정을 지어보 였던 제피르.
그는 어느새 냉정을 되찾고 전투 의 양상을 살펴보고 있는 와중이었다.
갈람프의 말이 이어진다.
"우리 황실 기사들이 저 암흑기 사 놈들을 맡지. 제피르. 자네의 라 브리에 전투마법단이 흑마법사 놈 들을 막을 수 있나?"
"당연한 소리를 묻는군."
후욱. 제피르가 연초연기를 내뿜었다. 뿌연 연기가 허공에서 흩어진다.
"불의 힘은 정화의 기운을 담고 있지. 그리고 우리 라브리에는 화계 열 전투마법단 중 정점. 흑마법사라 한들 우리의 폭렬구에 온몸이 갈기 갈기 찢어발겨지는 걸 면치는 못 할거다."
"좋군. 우리 황실기사들도 마찬가지다. 사악한 방법으로 강함을 얻은 망자들 따위, 끝없는 수련과 경험으로 강해진 우리를 막아낼 수 없어."
"그럼 할 일을 하지. 암흑기사와 흑마법사 놈들을 배제해 한지훈을 지원한다."
제피르와 갈람프가 고개를 주억 이고, 직후 거의 동시에 목청을 돋웠다.
"라브리에 전투마법단! 광역마법을 준비하라! 폭렬폭풍 마법 100중 첩이다!"
"황실 기사단! 1전대부터 5전대 까지! 내가 선봉에서겠다! 쐐기꼴 돌격대형을 갖춰라!"
허공에 커다란 붉은색 마법진이 떠오름과 동시, 기사들의 푸르스름 한 오러광이 하나둘 일어나 선명한 빛을 발한다.
황실기사들과 라브리에 전투마법사들이 한지훈에게 가세할 준비를 마쳤다.
서걱! 콰직!
내 검날이 광인의 몸통을 베고 지나갔다.
푸른색 궤적이 번뜩이며, 검게 물든 광인의 육신이 반으로 토막나 힘없이 바닥을 굴렀다.
털썩. 울컥, 울컥!
잘린 허리에서 왈칵 쏟아져나오는 검은색 체액. 마치 석유 같다.
나는 발로 시체를 걷어차며 중얼거렸다.
"이제 절반 정도 해치운 건가."
검을 휘두르기 시작한 지 고작 3분쯤 지났을까.
광인 백 개체 중 절반인 오십여 개체를 처치해버렸다. 몹시 빠른 속도였다.
이대로만 간다면 그리 어렵지 않 게 광인놈들을 몰살시킬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적이 없다면 말이다.
"하지만 적은 광인들뿐만이 아니 지."
내가 그렇게 중얼거린 직후.
쿵! 쿵! 쿵! 쿠 쿵!
웅혼한 굉음이 고막을 울렸다. 그에 맞춰 흔들거리는 지면.
나는 쯧, 혀를 찼다.
'슬슬 나타날 때가 되었지.'
굉음은 동쪽에서 들려오고 있다. 시선을 돌려 굉음이 들려오는 곳을 바라봤고.
곧 발견할 수 있었다.
"포식자놈들."
가히 성벽에 비견될 정도로 커다 한 거체 다수가, 대량의 흙먼지를 일으키며 이쪽으로 돌진해오고 있내 표정이 차갑게 굳는다.
"역시, 놈들을 지휘하고 있는 놈 이 있다."
광인이던, 포식자던. 지성이란 것 이 없는 존재다. 놈들은 오직 끝없는 전투 의지에 매몰되어 눈앞의 적을 찢어발길 생각밖에 안 한다.
헌데 광인이 밀리는 것 같자 놈 들이 물러나고, 그때에 맞춘 듯 포 식자놈들이 일제히 달려든다?
'지휘하는 놈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지.'
분명하다. 놈들을 지휘하는 적이 있을 터다.
흑마법으로 놈들을 조종해야 하니 이 현장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겠지.
다만 지상에는 별다른 지휘관급 인물이 보이지 않으니 . 놈은 '위'에 있을 터.
나는 잠시금 이쪽으로 달려드는 포식자들의 모습을 노려보고는, 시선을 올려 허공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드높은 하늘에 오연히 떠올라있는 한 흑마법사가 자리해 있다.
놈과 시선이 마주쳤다.
- 띠링!
그러자 떠오르는 홀로그램.
[테르본]
['볼라바아'의 최상급 혹 마법새홀로그램이 허공에 떠올라있는 흑마법사의 정체를 알려준다.
나는 나직이 중얼거렸다.
"최상급 흑마법사라…."
아무래도 이 군세를 지휘하는 크 라함의 측근인 듯싶다.
저놈은 허공에서 전투의 양상을 가감 없이 지켜보고 있었을 터.
내게 광인을 투입해봤자 무용이 라는 것을 금세 파악하고, 포식자 전부를 내게 투입한 것이다.
무수히 많은 인간을 재료로 만든 생체병기, 포식자. 그 수가 무려 열 개체에 달한다.
확실히 위협적인 적이다.
열 개체의 포식자라면 일국을 멸망시킬 수 있는 막강한 전력이니 말이다.
나는 허공에 떠올라있는 흑마법사를 노려봤다. 안구에 마나까지 부여해가며 시력을 강화했다.
머나먼 거리에 있는 놈의 얼굴이 보다 선명하게 보인다.
내 미간이 찌푸려졌다.
'웃어?'
녀석은 여유롭게 웃고 있었다.
무려 열 개체의 포식자를, 나 하나를 상대로 투입했으니 . 저 흑마법사놈은 승리를 확신하고 있을 터.
하지만 놈은 승리하지 못한다.
"유물과 세계검을 활성화한 나는 무적이다."
아무리 많은 수의 포식자와 광인 이달려들든. 나를 막을 수는 없다.
나는 세계검에 더더욱 많은 양의 마나를 쏟아부었다.
쿠르르르르르….
검신이 진동한다. 직후보다 선명 하게 발광하는 백색 광휘.
대량의 마나가 세계검에 응축되어 투사될 때만을 기다리고 있다.
나는 씩 웃었다.
"저 포식자들까지 처치한 뒤. 다음은 너다, 크라함의 측근."
과연 그때까지, 저놈이 여유롭게 웃고 있을 수 있을까?
나는 검을 휘두르며, 한껏 응축 된 마나를 투사했다.
번쩍!
환한 섬광이 시야를 가득 메꿈과 동시.
무시무시한 기운이 내 전방으로 쏘아졌다.
장엄한 힘이 대지를 휩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