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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유닛-307화 (307/390)

307화.

역사 속 명장이었던 나폴레옹 보 나파르트는 이렇게 말했었다.

- 대군(大軍)에게 병법(兵法)은 필요 없다.

상대하는 적을 압도할 만한 물량 만 있다면, 적 지휘관이 아무리 전 략에 능하다 한들 어렵지 않게 이 길 수 있다는 뜻이다.

확실히 그 말대로였다.

전쟁에서 전력의 차이란 절대적 이었고, 소수가 다수를 극복하는 것은 몹시나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그 어려운 상황에 맞닥뜨 린 것이 현재의 제국군이었다.

35만의 병력으로 100만에 달하는 연방군과 싸워야 하는 , 배가 넘는 적을 이겨야만 하는 상황.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소수가 다수를 압도한 사례는 동서고금 역사 속에서 그리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팔만 군대로 백만 대군을 갈아비 린 비수대전.

한니발을 전설로 만들어준 칸나 이전투.

삼십만이 넘는 수나라군을 말 그대로 학살해버린 살수대첩.

십여 척의 전선으로 그 열 배가 넘는 적을 일방적으로 도륙한 명량 해전.

그 외 수많은 명장과 군웅들이 이루어낸 기적 같은 승리들.

그 승리의 요인들은 몹시나 다양했다.

아군 지휘관이 유능하거나, 혹은 적 지휘관이 무능하거나.

지형의 이점을 살리는가 하면, 단순히 병력 개개인의 정예도 차이 로 물량을 극복한 예가 있기도 하다.

하여간, 하고 싶은 말은.

"물량빨만 믿으면 안된다 이거 지."

수적 우세로 인한 유리함 따위 언제든 뒤집어쩔 수 있다.

나는 고개를 들어 앞을 보았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은 어둑한 숲 속. 고지대인 이곳에선 북쪽이 선명 하게 보인다.

어둑한 산과 산 사이에 자리해있는 골짜기, 행군로를 따라 길게 이어져있는 적의 군영.

천막이 무수히 많이 설치되어있고, 그사이사이에 횃불이 밝혀져 있다.

저기나긴 군영이 바로 연방 원정군 제10군의 야영지다.

시각은 아직 동이 트지 않은 새벽. 은은하게 지면을 쬐이는 달빛조 차 없어 가장 어두운 시간이다.

그 어둑한 시각. 저 산과 산 사이 행군로 골짜기 속, 10만에 달하는 적의 병력이 야영을 하고 있다.

나는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읊 조린다.

"답은 각개격파야."

나는 고민했었다.

30만의 제국군으로 100만의 연 방군을 이길 수 있는 방법.

정면대결로는 승산이 없다.

놈의 지휘관은 무능하지 않고, 병사들은 단련되어 있고, 보급라인 은 견고하니.

그렇기에 답은 각개격파였다.

"30만 대 100만이 아닌, 30만대 10만을 여러 번 반복하면 승산이 없진 않단 말이지."

전체적인 병력의 수가 연방군에 게 압도적인 열세라면, 전투가 벌어 지는 그 순간에만 적을 압도할 병력을 지니게 하면 된다.

대군인 적을 분산시켜 비교적 수 적 유리를 만들어 내야 하는 것.

나폴레옹이 잘 구현하던 전략이다.

전력의 선택과 집중. 그리고 기 동력의 극대화.

전체적인 병력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격돌의 순간 일시적이나마 수 적 압도를 유지하는 것.

그리고 그 일시적인 수적 압도의상황이 바로 지금이다.

'열 갈래로 쪼개져 진군 중인 연 방군.'

적은 행군을 위해 분산되어 있다.

백만에 달하는 대규모 보급을 이런 험지에서 단 한 개의 보급로로 유지할 수 없기에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덕분에 기회를 잡았다.'

제국군 30만 병력이 연방군 10만을 삼면에 포위했다.

놈들 행렬의 전방과 측면, 그리고 후방에 자리한 산맥에서 제국군이 기습을 기다리고 있다.

전체적인 병력 수는 여전히 열세 이지만, 전투 현장에서만큼은 이쪽 이 압도하고 있으니 .

이길 수 있다.

나는 품속에서 통신수정구를 꺼내들어 누군가를 호출했다.

"제피르."

라브리에 전투마법단 단장이자, 오백에 달하는 전투마법사들을 통 솔하고 있는 최고 지휘권자.

그에게 지시한다.

"놈들을 쓸어버려라."

그러자 수정구 너머에서 희열어린 응답이 들려온다.

- 맡겨만 둬라, 한지훈…. 금세 불바다로 만들어주지.

- 연방새끼들이 불타오를 걸 생각하니 너무나도 기대되는구만 그래.

언제나 그렇듯 참 믿음직한 양반 이다.

유능한 전쟁광은 적에게는 악몽 이지만, 함께 싸우는 아군에게는 축 복인 법이다.

- 전 전투마법단, 공격이다.

- 내가 지휘하는 라브리에 전투 마법단이 적의 중심지휘부를 타격하겠다.

- 나머지 세르베야, 카이살, 분 더, 베르퀼레 전투마법단은 내가 지시하는 타격지점에 화력을 투사하라.

- 놈들을 쓸어버린다.

- 저 골짜기 전체를 놈들의 피로 물들이는거다.

제피르가 마법을 운용하기 시작 한다.

- 폭렬폭풍, 100중첩. 마나공조 를 시작한다.

번쩍! 쿠르르르…!

높디높은 밤하늘 위에 커다랗게 그려지는 붉은색 마법진. 마법진이 점차 굉음을 발하며 중첩되어 간다.

라브리에 전투마법단을 필두로, 다른 전투마법단들 또한 하나둘 광 역 마법을 준비해갔다.

- 세르베야. 얼음의 비 마법 준비. 100중첩이다.

- 뇌전폭풍을 준비하라.

- 바람칼날 마법. 33중첩 3속사다. 내가 궤적을 지시하겠다.

- 베르?레. 솟구치는 지면의 창 마법을 발현한다. 적의 후미를 틀어 막겠다.

허공에 다섯 개의 거대한 마법진이 떠오른다.

붉은색, 푸른색, 노란색, 하얀색, 갈색. 각양각색의 속성을 품은 광역 마법들.

시선을 내려 연방군 군영쪽을 바라본다.

머나먼 곳이었지만, 마나로 안구 를 강화하자 똑똑히 보인다.

혼란에 빠져 부산스럽게 움직이는 연방놈들의 꼬라지.

피식 웃었다.

"새끼들. 당황하고 있구만 그래."

당황할 수밖에 없다. 야영 중 갑 작스레 마법진이 떠올랐으니 아닌 밤중에 날벼락이다.

아니, 이 경우에는 아닌 밤중에 마법벼락이라고 해야 하나.

나는 확신한다.

"놈들은 이곳에서 살아나가지 못 할 거다."

콰르르르르릉!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는 무수히 많은 수의 마법궤적. 연방군 군영을 향해 쇄도해갔다.

커다란 굉음이 울린다.

연방 원정군 제10군의 최고지휘 관, 나베드 유스포프 군단장.

그가 멍하니 하늘을 보고 있다.

본래라면 짙은 어둠구름이 떠올 라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가 바라보는 밤하늘에는 짙은 어둠구름 아래, 이형의 무 언가가 자리해있었다.

"마법진…."

그것은 다름 아닌 광역공격 마법진이었다.

쿠르르르르….

찬란한 광휘를 발하는 커다란 마법진. 그것도 무려 다섯 개에 달하는 마법진이 연방군 군영 위에 자리해있다.

하나같이 압도적인 기세를 품어 강렬한 기운을 사방천지로 흩뿌리 고 있다.

나베드는 멍하니 중얼거렸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가…."

방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지휘관 막사에서 수면을 취하던 나베드였다.

하지만 수면 도중 무언가 거대한 기운이 공기를 진동시키기 시작했고, 그가 이변을 눈치 채 눈을 뜨는 것과 동시에 초병이 다급한 얼굴로 그를 깨웠다.

그리하여 밖으로 나가자마자 본 것이, 저기 보이는 허공에 떠올라있는 거대 마법진 다섯 개.

휘하 참모들이 다급히 알려온다.

"군단장 각하! 제국놈들의 야습 입니다!"

"저기! 적의 병력입니다!"

"놈들이 남쪽에서 이쪽을 포위해 오고 있습니다!"

"남쪽…!"

참모들의 말에, 나베드는 시선을 돌려 남쪽을 바라봤다.

그러자 보였다.

경사진 산면을 타고 내려오는 무 수히 많은 수의 횃불들.

어둑한 산 전체를 밝게 물들이 듯, 일렁이는 횃불의 수가 너무나도 많았다.

저 정도의 횃불이라면. 최소 20만, 많다면 30만에 달하는 대군이 내려오고 있다는 소리였다.

나베드의 눈동자가 경악에 흔들린다.

"군단장 각하! 지시를 내려주십 시오!"

휘하 참모가 다급한 표정으로 그리 외쳤다. 하지만 나베드는 무어라 말할 수 없었다.

'승산은… 없다.'

패배를 직감했으므로.

나베드는 지금 자신이 이끄는 제 10군이 처한 상황을 다시 한번 파악했다.

머리 위에 떠오른 대규모 광역공격마법진 다섯 개.

그리고 남쪽을 기점으로, 삼면포 위망을 펼쳐오는 제국군의 병력.

이쪽으로 밀고 들어오는 제국군 의 병력에는 기사들 또한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였다.

그도 그럴게, 저 횃불의 파도들 중 적지 않은 수가 푸른색 오러광 으로 번들거리고 있었으니 .

"… 당장,"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멍하니 서 있던 나베드. 그가 문득 입을 열었다. 그에 휘하 참모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나베드의 얼굴 표정은 여전히 얼 이 빠진 상태였지만, 곧 그는 정신을 되찾고는 다급히 지시했다.

그의 지시는 항전이나 후퇴 같은, 번듯한 군사행동이 아니었다.

"당장! 당장 항복하라! 백기를 올려라!"

다름 아닌 항복 지시였으니 .

그에 휘하 참모들이 하나둘 목소리를 높였다.

"군단장 각하! 항복하실 심산이 십니까?! 안 됩니다!"

"영광스러운 우리 연방에게 있어 항복은 없습니다. 놈들에게 맞서 싸 워야 합니다!"

"비록 야습당했다 한들, 분전한다 면 놈들을 막을 수 있을 것입니 다!"

"통령 각하의 군대에게 패배란 없습니다!"

목소리를 높여 나베드의 결정에 반대하는 참모들은 대부분 젊은 참 모들이었다.

연방에 대한 자긍심과, 연방군 엘리트 참모라는 자부심이 가슴속 그득 들어차있는 이들.

아직 때가 안 탄 저들에게 있어 자신이 속한 연방의 군대는 무적이었다.

으득.

나베드가 이를 갈며 외친다.

"제기랄…! 네놈은 저 대군을 보고도 그런 말이 나오는건가! 적의 전력을 보아라! 최소 이십만에서 많게는 삼십만에 달하는 적병, 수천 의 기사, 그리고 다섯 개의 광역마 법이 우리를 노리고 있다! 우군의 세배 이상에 달하는 전력에게 완 벽히 기습당한거란 말이다!"

"하지만…!"

"닥쳐라! 시간이 없다! 당장 백기 를 들어 항복…."

흥분한 나베드와 참모들의 다툼 은 더 이상 이어지지 못했다.

"… 늦었군."

하늘에서 떨어져 내린 수천 개의 붉은색 폭렬구중 하나가, 정확히 그들의 머리 위에 내리꽂혔기 때문에. 콰아아아아앙!

커다란 폭발에 나베드와 휘하 참 모들이 휘말렸다.

육편조각과 핏물세례가 사방으로 터져나갔고, 방금 전 그들이 서있던 자리는 불바다로 화했다.

그런 광경이 연방군 군영 어디에서나 펼쳐지기 시작했다.

번뜩이는 뇌전이 천상에서 지상 으로 내리꽂히고, 지상에서 솟구친 암성 창칼이 도망치는 이들을 가로 막는다.

하늘에서 내리꽂히는 얼음창 세례에 병사들이 죽어나갔으며, 허공을 가로지르는 바람칼날 무리에 기사들이 베이고 쓸려 낙마했다.

드넓게 퍼져나가는 불길에 군마 가 날뛰고 마차가 불타올랐다.

불바다가 펼쳐지고, 피와 육편조 각들이 쉼 없이 터져나가 사방으로 흩어졌다.

진한 혈향이 드넓은 골짜기를 그 득 채운다.

너무나도 강대한 화력.

이것이 바로 전투마법사들의 무 서움이었다.

그들은 대규모의 병력을 상대하는데 특화되어 있다. 머나먼 거리에서 일방적으로 화력을 쏟아붓는 그 들을 막을 방법은 없다.

그저 몸을 웅크리고, 눈먼 마법 공격이 자신에게 쏟아지기 않기를 빌 뿐.

한 차례의 마법공격 세례가 끝나 자연방군 군영은 초토화되었다. 이곳저곳에 시체와 부상자들이 즐비 하고, 지면에는 불길이 일렁인다.

연방 원정군 제10군 전력의 삼분 지 일 가량이 단 한번의 공격으로 죽거나 무력화 되었다.

하지만 두렵게도, 제국군에서는 고작 이 정도의 전과로 만족할 생각 이 없었다.

피피피피핑!

마법공격이 연방군을 유린하고 있는 사이, 꾸준히 전진하여 어느새 상당히 근접해있던 제국군 보병대.

그들이 화살공격을 가해왔다.

수만 발에 달하는 화살세례가 차 가운 밤공기를 가르고 연방군 군영에 쏟아져 내린다.

무수히 많은 수의 화살이 지면 에, 그리고 쓰러져있는 시체 위로 박혔으며.

그이상의 화살이 혼란에 빠져 우왕좌왕 하고 있는 연방군 생존자 집단에 쇄도했다.

퍼버버벅!

"끄아아아악!"

"살려! 제발 살려…!"

연방군 병사들이 죽어나간다.

통제가 순식간에 무너져 내리고, 병력이 흩어져간다.

간신히 살아남은 연방군 중간 지휘관들이 하나둘 일어서 크게 소리 쳤다.

"군단장 각하께서 전사하시고, 지휘부가 소멸했다!"

"이곳에 있다가는 개죽음일 뿐이 야! 도망쳐! 어서 도망쳐라! 목숨만 은 건져야 한다!"

연방군이 완전히 와해되어 우르르 도주하기 시작한다.

도주하는 그들의 모습은 너무나 도 허술했다.

심한 밤에 완벽하게 가해진 기 습이다.

갑작스러운 기습에 연방군은 제대로 된 전투태세조차 갖추지 못했 으며, 그렇기에 대다수의 병력은 잠자리 차림 그대로, 방어구나 무장조 차 제대로 장비하지 못한 상태였다.

팬티 차림으로 도주하고 있는 연방군 패잔병들.

언제나 그러하듯, 회전에서 가장 많은 피해가 날 때는 도주할 때다.

두두두두두.

멀찍이서 들려오는 묵직한 말발 굽 소리.

그리고 다가오는 푸른색 광휘.

한참 도주하던 연방 병사들이 경악해 소리친다.

"기사! 기사다!"

"놈들이 추격해온다!"

기사들이 도주하는 연방군의 배 후를 ?기 시작했다.

전투마에 탑승해 진한 오러광을 일으키며 불길에 일렁이는 대지를 가로질러 달려드는 수천의 기사들.

완전히 와해되어 도주하는 연방 군 병사들에게 있어, 추격해오는 저 들 제국군 기사는 공포의 화신이나 다름없었다.

기사들의 오러 실린 검날이 연방 병사들의 피륙을 가른다.

콰르르르릉!

이곳저곳에어 울리는 묵직한 파 공성. 기사들이 휘두른 장검이 공기 를 가르는 소리였다.

곳곳에서 피안개가 흩뿌려진다.

도주하는 연방군 병사들이 힘없이 우수수 쓰러져갔다.

그렇게 기사들이 도주하는 적을 추격하는 사이.

"전진! 전진하라! 연방군을 완전히 몰살시켜라!"

"오오오오오!"

제국군 보병대 또한 진형을 이루 고전진을 시작, 아직까지 남아있는 연방군 병력을 철저히 제압해갔다.

그들이 포위진형을 이룬 채 연방 군 군영을 몰아친다. 저항하는 적을 죽이고, 쓰러져있는 적을 확인사살 한다. 누워 죽은 척하고 있던 연방군 병사들이 비명을 내지르며 절명 한다.

그렇게, 연방 원정군 제10군은 철저하게 붕괴되고 말았다.

완벽에 가까운 야습이었다.

전투마법사들이 대규모 마법 공격으로 커다란 타격을 입혔으며, 사령부를 분쇄해 그들의 통제를 무너 뜨렸다.

기사는 도주하는 패잔병을 추격 해 사냥하며, 보병대는 남아 저항하는 적들을 포위 섬멸한다.

이번 전투에서 살아남은 연방측 생존자는 없었다.

연방 멸했다.

원정군 제10군이 완전히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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