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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유닛-212화 (212/390)

212화.

"제국 놈들을 모조리 죽여라!"

데키타가 커다란 전투도끼를 드 높이 치켜 들며 포효했다. 그의 마나 어린 음성이 전장을 쩌렁쩌렁 울린다.

"모조리 죽여라!"

"초원의 기상을 보여라!"

데키타가 직접 이끌고 온천여 명의 상위 전사들 또한. 가진 병장 기를 치켜들며 고성을 내질렀다.

화륵, 화르륵.

그들이 오러를 돋우기 시작한다.

상위 전사들. 트웨인의 전사들 중에서 오러를 사용할 수 있는 강 한 무력을 지닌 이들이다.

트웨인 기병대가 전투에서 밀리 기 시작하자, 데키타는 상위 전사 일천을 이끌고 직접 전장에 난입한 것이다.

파앙! 그가 말의 배를 박찼다.

"돌격! 저 나약한 제국 놈들을 쳐 죽여버린다!"

"오오오오오!"

두두두두두.

그들이 전투마를 타고 달려들었다. 무수한 말발굽소리가 울리고, 푸른색 광휘가 더욱 진해진다.

노리는 것은 이 초원을 활보하고 있는 제국군 기병대들.

"적의 오러 유저들이다!"

"퇴각! 퇴각하라!"

"연대! 기수 돌려! 본대로 복귀한 다!"

제국 기병들은 기수를 돌려 퇴각 하려고했다. 그럴 수밖에 없다.

저들은 오러를 다루는 오러 유저 들. 일반 병사들인 제국 기병들로선 결코 대적할 수 없는 상대다. 목숨 이라도 보전하기 위해 도주하는 것은 당연한 일.

"어딜 도망치는 것이냐! 염병할 제국 새끼들아!"

허나 도주하는 것조차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데키타와 그의 부하들이 타고 있는 것은 일반 군마가 아니었다. 커다란 전투마였다.

마물과 군마의 교접으로 만들어 진 전투생명체.

그것의 주력은 일반적인 군마의 그것을 아득히 능가했다.

"망할! 뒤를 잡혔다!"

"기사단! 기사단을 불러야…!"

"도망쳐!"

제국 기병대가 금세 따라잡히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

바로 뒤까지 붙은 데키타가 전투도끼를 내려쳤다.

콰아아아앙!

폭음이 일었다. 푸른색 궤적이 공기를 찢어발기고, 피안개가 퍽 튀어나왔다.

제국군 기병 다수가 군마와 함께 반 토막 나 쓰러진다.

"죽어라! 다 죽어라! 염병할 제국 새끼들을 모조리 쳐 죽여라!"

콰아앙! 퍼억! 콰드드득!

데키타와 그의 부하들이 전투도끼를 마구잡이로 휘두르며 제국군 기병들을 쳐 죽여갔다. 붉은색 피가 쉼 없이 튀고, 비명과 고함소리가 고막을 자극했다.

데키타가 입고 있는 가죽갑옷이 점차 붉게 물들어간다.

콰직!

"커헉…!"

데키타는 마지막 남아있는 적의 옆구리를 도끼로 찍어버렸다. 핏물을 흩뿌리며 힘없이 낙마하는 제국 군 기병 연대장.

"연대 하나를 지웠다."

다그닥, 다그닥.

데키타는 말을 멈춰 세우고는, 안장에서 내려 지면을 밟았다.

저벅, 저벅.

그가 핏물이 뚝뚝 떨어지는 전투도끼를 들고 쓰러져있는 기병 연대 장에게 다가간다.

"쿨럭! 커헉…! 살려, 살려주…."

연대장은 피가 철철 흘러나오는 옆구리를 부여잡고 목숨을 구걸했다. 그가 각혈하며 힘겹게 말한다.

"순순히 포로가 되겠소! 쿨럭! 그러니 목숨만은 살려…!"

퍼억!

데키타는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도끼를 휘둘렀다. 핏물이 촤악 튄다.

"빌어먹을."

뒤늦게 툭, 하고 떨어져 바닥을 구르는 연대장의 머리통.

그는 얼굴에 묻은 핏물을 닦아내며 읊조렸다.

"우리 트웨인이 기마전으로 밀리다니. 수치로군."

자랑스러운 트웨인의 기병이 제국군 기병에게 압도당했다.

곳곳에서 일어나는 교전에서 항상 제국군은 우위를 점했으며, 트웨 인의 전사들은 사기를 잃고 퇴각하 거나 섬멸당했다.

기병의 수도, 개개인의 실력 또한 압도하고 있을 터인데도. 승기를 빼앗긴 것이다.

그이유야 당연하게도.

"놈의 능력이 소문 이상이었다."

한지훈 군단장의 지휘능력이 범 상치 않았기에.

일만의 기마병을 제 손발처럼 움직여 지휘했다. 틈이 날 때마다 이쪽의 허점을 날카롭게 찔러 들어왔고, 반면 자신의 약점은 철저히 감 췄다. 전장 전역 수많은 전투에 직접 개입해 승리를 가져갔다.

으득. 그는 이를 갈았다.

"내가 직접 전장에 나서도록 만들다니. 인정해주지. 실력이 제법이다."

그렇기에 데키타가 직접 전장으로 나섰다.

전장의 주도권을 빼앗기고 사기 가 하락한 상황. 데키타는 자신의 무력을 전투에서 보여 아군의 사기 를 끌어올리고 적의 공세를 약화시키고자 한다.

그 덕분에, 점차 자신이 있는 구역 전사들의 사기가 점차 상승해가 고 있는 상황.

이대로만 간다면, 승리의 무게추 를 다시금 이쪽으로 끌어올 수 있을 터.

허나 그는 알고 있다.

"한지훈. 이제 네놈은 나를 노리 겠지."

자신이 직접 나섰으니 . 한지훈 그 또한 나설 것이리라. 그리하여 자신을 죽이고자 할 것이리라.

녀석 또한 대단한 무력을 지니고 있다 소문이 자자할 것이니. 분명 직접 상대하고자 할 터.

"덤벼라, 놈."

파앙! 그가 도끼를 휘둘러 핏물을 털어냈다. 방금 전 죽였던 연대 장의 시체 위에 붉은색 핏물이 후 드득 떨어진다.

"네놈을 죽이고, 목을 베어. 누르 비테께 바치리라."

화르르륵!

데키타는 더욱 오러를 끌어올린다. 그의 전투도끼에 어렸던 푸른색 오러광이 보다 가열차게 타올랐다.

데키타는 한지훈과 맞붙는 순간을 고대한다.

그리고 그때는 머지않았다.

말을 타고 달리며 주위 경관을 살펴본다.

정오 무렵의 햇살은 따스했다. 지평선까지 뻗어있는 초원의 시야는 시원했고, 선선히 불어오는 바람 은 상쾌했다.

너무나도 평화롭고 온화한 모습.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장소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광경이다.

하지만, 저 멀리 지평선을 바라 보던 시선을 돌려, 좀 더 가까운 곳을 바라본다면.

"연대! 우회공격! 트웨인 기병새 끼들의 옆구리를 부숴버려!"

"적이 이쪽의 후미를 노린다!"

"염병할 새끼들! 더럽게 빠르잖아?!"

"낙오되지 않게 조심해! 고삐 꽉 잡고 달려!"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제국군 기병대와 트웨인 기병대가 서로 맞붙어 싸운다. 집단으로서 기동하며 몰아치는 제국군 기병대. 그리고 우월한 기동력을 바탕으로 난전을 유도하고 있는 트웨인 기병대.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읊조렸다.

"확실히 기병 개개인의 기량은 트웨인 쪽이 훨씬 더 나아."

괜히 유목민족이 아니라는 걸까.

놈들의 기동은 재빠르고 신속했다.

제국군 기병대가 돌진하면 바로 산개해 충격을 분산했고, 그들이 물 러가면 다시 뭉쳐 달려들어 난전을 유도했다.

그리고 일단 난전에 진입한다면 항상 우위를 점하는 것은 트웨인 측이었다.

"하지만 통솔력은 이쪽이 훨씬 우위."

제국군 기병대는 결코 무력하지 않았다.

연대장의 지휘에 반응해 대열을 갖췄다. 집단으로 뭉쳐 대응했다. 하나의 트웨인 기병을 둘이서 상대 했고, 수십의 적을 백이 상대했다.

각 개인의 기량으로 승부를 보려 하는 트웨인 기병대. 그리고 집단으로 뭉쳐 대항하고 있는 제국군 기 병대간의 전투가, 이 드넓은 북서부 초원지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전황은 현재 제국군에게 유리했다.

- 군단장 각하!

수정구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휘하 참모들의 목소리였다.

- 동쪽과 북쪽은 거의 정리되었습니다.

- 트웨인 기병대 놈들이 전투를 포기하고 달아납니다. 현장의 우군 기병대가 패주하는 놈들을 추격중입니다.

- 남부 또한 우세를 점하고 있습니다.

- 놈들이 하나둘 전장을 이탈합니다! 승리가 머지않았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래. 적의 통솔이 무너졌군. 해당 지역들은 이제 각 연대장들의 자율판단에 맡긴다."

- 각하의 명령을 따릅니다!

동쪽과 북쪽, 남쪽 전투가 거의 정리되어가고 있다. 적은 많은 사상 자를 내고 도주하고 있으며, 제국군 은 무너져 후퇴하는 놈들을 추격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전투에서 제국군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 군단장 각하! 서쪽 방향이 위험합니다!

수정구에서 재차 목소리가 흘러 나온다.

- 적이 오러 유저들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아군 기병연대들이 패퇴 합니다!

"… 역시."

이미 예상했던 일이었다.

전세에서 밀리게 된 트웨인 측은 오러 유저들, '상위 전사'라 불리는 기병들을 출격시켰다.

상위 전사란 놈들에게 있어 기사 와 같은 역할을 하는 이들이었다.

오러를 다루어 막강한 무력을 지닌 기병들. 놈들은 육중한 전투마를 타고 움직여 전장을 누비며 강대한 무력으로 적의 부대를 갈기갈기 찢 어발긴다.

그 상위 전사들이 서쪽에서 등장했다. 해당 지역의 제국군 기병대가 패퇴하는 것은 당연한 일.

허나 괜찮다.

놈들에게 상위 전사들이 있다면, 우리에게는 기사들이 있으니까.

"한지훈!"

두두두두두두.

말을 타고 달려가는 내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나는 고개 돌려 그쪽을 바라본다.

보이는 것은 역시나 익숙한 얼굴.

"적의 지휘관을 치러 갈 것이라 들었네! 그게 사실인가?!"

전투마를 타고 달려오고 있는 천 여 명의 기사들. 그들의 가장 선두에 있는 이는 나와 퍽 친한 인물이었다.

갑주에 뻑빽이 붉은색 킬마크를 새겨 넣은 베테랑 기사단장.

"베르겐. 드디어 왔나."

베르겐 라 프랜시스. 그가 볼로 냐 기사단을 이끌고 마침내 내게 합류한 것이다.

그가 전투마를 몰아 내 바로 옆을 따라온다. 나는 이어 말했다.

"제대로 들었어. 적의 수장을 칠 거다. 놈들이 상위 전사들을 이끌고 전투에 참여했어. 이대로 가다간 모처럼 얻은 승기를 빼앗기게 된다."

전투에는 흐름이 있다.

일반적으로 전세라고 부르는 그것.

연속된 작은 승리가 겹쳐져 더 큰 승리를 부르고, 패배는 더 큰 패배를 부른다.

때문에 한번 정해진 전세는 어지 간하면 뒤집기 힘들다. 마치 비탈길을 따라 굴러가는 바위처럼.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 기세가 강해지 기 때문에.

허나 가끔씩. 전세를 뒤집는 인물이 등장하기도 한다.

"적 수장이 꽤나 활약하고 있는 것 같은데."

눈동자를 돌려 시야 속 미니맵을 바라본다. 내가 주로 살피는 것은 본대 서쪽 방향.

그곳에 이변이 일고 있다.

적 기병대의 기세가 강렬해졌다. 놈들은 보다 빠르게, 더욱 치명적으로 기동하며 아군 기병들을 제거해 갔다.

한동안 선전하던 제국군 기병대는 패퇴에 패퇴를 거듭할 뿐. 놈들은 서쪽의 승기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가만히 놔둘 수는 없지."

놔둔다면 저곳에서 시작된 반전 이 이전장 전역으로 퍼질 터.

그렇게 놔둬서는 안된다.

때문에 나는 적 지휘관을 처치하 고자 한다.

"베르겐."

다시 시선을 돌려 베르겐을 바라 봤다. 그러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했다.

"말하게. 한지훈."

"트웨인의 상위 전사들. 얼마나 강하지? 제국 기사들에 비해 말이 야."

"… 솔직히 말해. 놈들은 우리보다 강하네."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전열을 돌파하는 능력은 중갑을 착용한 우리 기사들이 우월하다만. 개개인의 기량에 의지하는 난전이 라면 놈들이 훨씬 낫지."

기사는 집단으로서 움직인다.

그들의 주 임무는 전열의 돌파와 진형의 붕괴, 그리고 적의 유린이다.

이런 기마전보다는, 대규모 회전에서 큰 위력을 발하는 것이 바로 기사들이었으니 .

하지만 트웨인 상위 전사들은 회전보다는 기마전에서 강했다.

놈들은 그들 하나하나가 기마술 의 달인들. 더해 개인의 무력 또한 제국 기사에 상응한다.

힘든 상대가 아닐 수 없다.

"베르겐. 그렇다면 볼로냐 기사단 이 트웨인 상위 전사들에게서 얼마나 버틸 수 있지?"

허나 그렇다고 일을 맡기지 않을 수는 없다.

내가 적의 수장을 상대하는 동안, 적 상위 전사들을 막아줄 이들은 기사들밖에 없으니까.

내 질문에 베르겐이 나직이 대답 한다.

"10분. 10분 정도라면 그럭저럭 싸울 만하지. 하지만 그이상 놈들과 맞붙는다면 이쪽의 피해가 눈덩 이처럼 불어날 거다."

"10분이라…."

그렇다면, 적어도 10분 동안은 나와 적 지휘관 오직 둘이서만 싸울 수 있다는 소리다.

나는 씨익 웃었다.

"10분이면 충분하지."

그리고 그 10분이라는 시간은, 내가 적장의 목을 따고 차 한잔 마실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한 시간.

"좋아. 베르겐, 내가 먼저 돌진해 적장과 전투할 거다. 볼로냐 기사들을 지휘해서 나와 적장의 전투를 방해받지 않도록 해줘."

"… 단신으로 적장을 칠 셈인가? 한지훈."

"맞아."

나는 재차 말의 배를 박찼다.

두두두두두두.

보다 가속하는 내 전투마.

베르겐이, 그리고 그가 이끄는 볼로냐 기사단 또한 속도를 높여 내 뒤를 따라온다.

그리고 보인다.

"저기 있군 그래."

저기 서쪽 방향, 초원지대에 진 한 흙먼지를 풀풀 일으키며 달려가는 천여 명의 기병들.

놈들의 병장기에는 푸른색 광휘 가 은은히 일렁이고 있다.

시선을 돌려 놈들의 최선두를 살 펴보았다.

"저 새끼가 적의 수장인가."

커다란 전투도끼를 짊어진 놈이었다.

육중한 덩치, 부릅뜬 눈, 놈은 전 신에 핏물을 치덕치덕 묻힌 채, 흉 흉한 살기를 주위로 흩뿌리고 있었다.

마치 적이 보이기만 한다면 확실히 죽여버리겠다는 듯이.

나는 피식 웃었다.

"내가 아는 놈 같은데."

전투도끼를 사용하는 트웨인의 장수라. 대충 누구인지 알 것 같다.

고개 돌려 베르겐에게 말했다.

"베르겐. 이쪽이 먼저 선행하지. 기사들로 양익을 보좌해줘."

"… 알았다. 한지훈!"

나는 검을 드높이 치켜들고는, 심장 속 마나를 돋웠다.

오러를 운용한다.

화르르르르륵!

화려하게 타오르는 내 검신.

장엄한 파장과 묵직한 위압감이 사방으로 뻗어나간다.

"볼로냐 기사단! 전속력으로! 한지훈 군단장의 뒤를 따라라!"

베르겐이 외쳤다.

나는 전투마를 몰고 적장을 향해 질주해갔다.

- 띠링!

['엑스트라 스킬 : 집중' 이 활성화 됩니다.]

이제 놈의 목을 따고, 승리를 확정지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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