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화.
카렌과의 전쟁은 결국 제국군의 승리로 끝났다.
그들의 왕궁이 불타 무너져 내렸고, 군주 라피엘 데이고르 카렌을 처치했다. 녀석의 모가지는 깃대에 꽂혀 대광장 한켠에 전시되었다.
그리고 지금 나는….
"사로잡은 장군들은 이게 모두 다야?"
"그렇습니다! 군단장 각하!"
전범 처리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카렌 왕궁 앞 대광장, 임시로 설치된 단상 위에서서 주위를 둘러 보았다. 그러자 나름대로 웅장한 광경이 보인다.
발 디딜 틈 없이 몰려든 카렌의 인파들. 그들은 두려움과 당황에 찬 시선으로 단상 위, 내 얼굴을 바라보고 있다.
당황스럽고, 두려울 수밖에 없다. 하루아침에 카렌이 멸망하고 제국 군이 그 자리를 차지했으니 .
나는 시선을 돌려 단상 위를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수십에 달하는 고급 군관들이 포박당한 채 무릎 꿇고 있다.
"꽤 많이도 잡았어."
그들은 카렌의 군관들이었다.
낮게는 천인장부터, 높게는 군단 장, 혹은 야전군 사령관들까지. 우리 제국군은 전쟁에 승리한 뒤 무려 수십에 달하는 고급 군관과 고위장성들을 사로잡은 것이다.
그들의 면면을 살핀다.
- 띠링!
그러자 떠오르는 홀로그램.
[딜라민 레바일데][카렌 전쟁부 장관]
[케이로 아피드네][카렌 마법부 장관]
[데이 반 알카트리][카렌 외무부 장관]
[아포카니 고바렐티][카렌 중앙군 사령관]
[케이포 다피스텐][카렌 전쟁부 상급참모]
[미르카바 네이발레][카렌 3군단 사령관]
역시나 모조리 한가닥 하는 인물 들이었다.
당장 전쟁부 장관은 카렌의 모든 군사를 움직일 수 있는 최고지휘관 이었으며, 그 뒤로 주르륵 꿇어앉아 있는 이들 또한 대부분이 장관이거 나 장성, 혹은 그에 준하는 참모들 이었다.
나는 그들에게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러자 삐그덕, 삐그덕 울리는 발걸음 소리.
이 임시 단상은 말 그대로 임시 인지라, 그리 견고하지 않아 나무가 뒤틀리는 소리가 난다.
천천히 걸어가 그들의 앞에 섰다. 나는 가장 앞에 있는 이, 딜라 민 레바일데 전쟁부 장관의 앞에서서 말한다.
"딜라민 레바일데 전쟁부장관."
스르릉. 검을 뽑아들었다.
오늘은 놈들의 처형식이었다. 카 렌의 국민들 앞에서서, 한때 그들 의 우두머리였던 이들의 목을 치는 행사.
이 행사를 통해 카렌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카렌은 진정으로 멸망 했음을. 이제 그들의 국가는 사라지고, 제국에게 속하게 되었음을.
검을 높게 치켜들었다.
"마지막 유언은?"
내가 묻고.
"… 제국은 멸망할 지어다!"
처형당 할인물이 그리 외친다.
쯧 혀를 찼다.
"꼴값은."
검을 내려쳤다.
퍼억! 하고 터져 나오는 절삭음.
딜라민의 목이 잘렸다. 놈의 머리통이 퉁, 떨어져 단상을 굴렀다.
붉게 물들어가는 단상의 목제 바닥. 나는 발걸음을 옮겨 다음 처형 대상의 앞에 선다.
"케이로 아피드네 마법부 장관. 똑같은 질문이다. 마지막 유언은?"
"…마나의 끝을 보지 못해서 아 쉽구나."
"마법사이면서 정치꾼 행세하던 놈이 입은 살아선. 하여튼 잘 가라."
방금 전 딜라민을 베어 핏물이 뚝뚝 떨어지는 검을 그대로 휘둘렀다.
퍼억.
녀석의 머리통 또한 뚝 떨어져 단상 바닥을 구른다.
계속해 처형 작업을 진행했다.
"데이 반 알카트리 외무부 장관. 마지막으로 할 말은?"
"아포카니 고바렐티 중앙군 사령관. 유언을 말해라."
"미르카바 네이발레, 카렌 3군단 사령관."
"케이포 다피스텐. 전쟁부 상급참 모…."
아무런 감정을 섞지 않고, 그저 기계적으로. 그들의 마지막 유언을 묻고, 목을 가른다.
그들의 목이 뚝뚝 떨어져 단상바 닥을 붉은색으로 물들였다.
그렇게 나는 수십의 목을 베었고, 마지막 군관의 목을 잘라낸 뒤.
파앙!
검을 휘둘러 핏물을 털어냈다. 시선을 돌려 단상 밖,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구 카렌의 국민들을 바라본다.
"맙소사! 모두 다…."
"전부 죽여버리다니. 정말 우리 카렌은 멸망…."
"잔인한 제국새끼들…."
그들의 얼굴표정에 자리해있는 당혹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그 공백을 두려움의 감정이 메우고 있다.
이것이 내가 , 그리고 제국 국방 성에서 노린 바였다.
지배의 인식. 그리고 공포로 인 한 위축 효과.
나는 마나를 담아 그들에게 고한다.
"보다시피. 카렌은 멸망했다. 카 렌의 군주 라피엘 데이고르 카렌은 내 손에 의해 죽었으며,"
손가락으로 광장 한켠에 매달려 있는 깃발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라 피엘의 목이 정성스럽게 잘려 전시 되어있다.
"여기, 그나마 남아있던 고위 관료와 장성들 또한. 모조리 처형했다."
라피엘의 모가지로 향했던 손가락을 거두고, 단상 위 널브러져 있는 시체들을 가리켰다. 수십의 군관 과 관료들이 피를 뿜어내 지금 이 단상 위에는 진한 혈향이 넘실거리 고 있다.
조금 역겹다.
"너희 카렌은 멸망했다."
적막한 침묵, 그리고 간간히 침 음을 흘리는 소리가 광장을 메꾼다.
나는 잠시 뜸을 들이고는 강조하듯 외쳤다.
"제국에 복종하라!"
쿠웅! 오러를 운용해 진각을 밟 았다. 단상이 흔들린다.
"제국은 너희 구 카렌 왕국의 민 중을 탄압하지 않는다."
뭐, 지껄이는 소리는 구구절절한 승리자들이 으레 하는 소리들이었다.
"제국에 복종하라. 제국과 함께하라. 우리의 위대하신 황제 폐하의 뜻을 따르라."
제국이 이겼다. 너희들의 국가는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제국에 복종하라. 복종한다면 불이익이 없을 것이고, 복종하지 않는 다면 모든 것을 잃을 것이다….
하지만 연설의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터다. 저들에게는 나름대로 애 국심이라는 것이 있을 것이고, 국가 라는 정체성이 사라지는 것에 거부 감을 지닌 이들이 없을 리 없으니까.
저항운동을 벌이리라. 민병대를 조직하고, 병장기를 꼬나 쥐고. 게 릴라전으로 우리 점령군을 괴롭힐 것이다.
다른 군대가 상대였다면 말이다.
"내 이름은 한지훈 라이젠. 제국 북부 제 13군단의 군단장이자, 너희 카렌이 악마라 부르는 놈이다."
허나 지금 이자리에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나였다.
제국의 악마. 북부 제 13군단 군단장. 한지훈.
저들은 이제 내 존재를 확실히 인식하고, 두려워하게 될 터다.
반란이나 저항운동 따위 감히 꿈 도 꾸지 못할 것이다.
"저항할 테면 해봐라. 생지옥을 보여주지."
구 카렌 국민들이 내 얼굴을 똑 똑히 기억한다.
처형식이 끝난 뒤. 나는 군단 숙 영지로 향해 그곳에서 해야 할 일을했다.
"제국 북부 제 13군단 예하. 1번 아펠도른 천인대, 1번 백인대장. 엘 락 빌레펠트."
그것은 다름 아닌 훈장 수여식이었다.
전쟁에 참여한 장교들과 병사들의전공을 살피어 포상하는 행위.
앞을 바라본다. 그러자 숙영지 안, 무수한 장교와 병사들의 시선을 받으며, 수십의 장교와 병사들이 도 열해있는 모습이 보인다.
모두 하나같이 뻣뻣이 허리를 피고, 시선을 정면으로 향한 이들. 저 들이 훈장을 수여 받을 이들이다.
훈장 수여식. 과거 병사일 적 부터 여러 번이나 경험했었다.
하지만 그때와 지금은 퍽 느낌이 다르다. 이유는 다름이 아니었다.
"귀관은 카렌 수도 페르트로폴 외곽 공성전에서 그 용맹함을 증명, 군의 훌륭한 귀감이 된 바. 제국 국방성의 승인 아래 제국 용맹장을 수여한다. 북부 제 13군단 군단장 한지훈 라이젠."
지금 나는 훈장을 수여받는 입장 이 아닌, 훈장을 수여해주는 입장이 었기 때문에.
상자에서 훈장을 꺼내, 엘락의 가슴팍에 잘 달아준다. 그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수고했다, 엘락."
"… 감사합니다. 군단장 각하."
엘락이 척 경례하며 답한다. 나는 손을 뻗어 그와 악수하고는, 피식 웃었다.
"참 신기해. 항상 훈장을 받기만 했는데 . 어느새 주는 위치가 되어있어."
훈장을 받는 것이 아닌, 주는 입장이 되니.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정말 내가 군단장이 되었구나.
감회가 새롭다.
내 중얼거리는 말에, 엘락이 씩 웃으며 답했다.
"저도 참 신기합니다. 백인대 부관으로서 각하의 옆을 보좌할 때가 바로 어제 같은데 말입니다."
그의 말에 나 또한 피식 웃었다.
엘락은 이전 내가 처음으로 백인 장이 되었을 당시 내 백인대에 편 입된 백인대 부관이었다.
헌데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 엘락은 백인장이 되었고, 나는 군단장이 되었다.
이전에는 단 하나에 불과했던 차이가 지금은 까마득하게 벌어진 상황.
나는 빙긋 웃으며 그에게 알린다.
"엘락. 언제까지 백인장으로 지낼 것 같나?"
"… 각하. 그 말씀은."
"천인장. 돼야지?"
헉! 하고 숨을 들이키는 엘락.
방금 전 나는 그를 그리 머지않 아 천인장으로 진급시킬 것이노라 고 은근히 알렸다. 놀라는 것은 당 연한 일이었다.
너무나 파격적인 인사조치였으니까.
아무리 엘락이 다른 백인장들에 비해 많은 전공과 훈장, 그리고 추천장을 지니고 있다 한들. 저 나이에 벌써 천인장으로의 진급은 몹시 나 빠른 편이었다.
공작가나 후작가의 자식이 아닌 이상 불가능할 정도의 출세 속도.
나는 이어 말한다.
"엘락. 네가 예전에 말했었지. 출세하고 싶다고."
"…그렇습니다."
나는 과거 그가 했던 말을 잊지 않고 있었다.
전공을 세워 출세하고 싶기에, 평민출신 백인장인 내부관으로 지원했다는 엘락.
녀석은 야망도, 그리고 그 야망에 걸맞은 충분한 능력도 갖추고 있다. 갖추지 못한 것은 오직 남작 가에 불과한 출생신분 뿐.
"지금처럼만 해. 그렇다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을 거다."
출생신분은 비루하나, 가진 능력 은 뛰어난 존재.
내가 원하는 인재였다.
나는 엘락을 키울 것이다.
"감사합니다, 군단장 각하!"
다시 한번 감사를 표하는 엘락.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옆으로 넘어갔다.
다음으로 훈장을 수여하는 인물 또한 내가 잘 알고 있는 이였다.
"제국 북부 제 13군단 예하. 1번 아펠도른 천인대, 1번 백인대, 1번 십인장. 카일."
카일. 내가 이 세상에 진입하고 처음으로 보았던 이. 그 또한 이번 전투에서 활약했다.
듣기로는 일반 병사들 중 가장 많은 적을 처치했다 하던가.
과연 내가 병사일 시절 든든하게 옆을 지켜줬던 이였다. 그의 무력은 마나 없는 일반 병사들 중 가장 출중했다.
상자에서 훈장을 꺼내 카일의 가슴팍에 달아주며 이어 말했다.
"귀관은 카렌 수도 페르트로폴 외곽 공성전에서 활약. 훌륭한 전공을 세운 바. 제국 국방성의 승인 아래 제국 동성훈장을 수여한다. 북부 제 13군단 군단장 한지훈 라이 젠."
카일이 경례하고, 나는 그와 악수한다.
내가 씩 웃으며 말했다.
"너도 훈장을 참 많이 모았어."
"군단장님에 비해서는 새발의 피 입니다만."
"그래도 일반 평민 출신 병사들 중에서는 네가 가장 많은 훈장을 받았을 거다."
카일이 훈장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과거 공국전쟁에서도, 그리고 카 렌의 침공 때도. 카일은 활약했었고, 다수의 훈장을 이미 수훈받았다.
뭐, 내가 직접 훈장을 수여해주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한다.
"너도 곧 백인장이 될 거다."
"그게 정말입니까?!"
"그래."
내 말에 카일이 놀라 눈을 크게 떳다. 그만큼 믿기지 않는 일이었다.
평민인 카일이 백인장이 된다니. 다른 군단이었다면 힘들었을 일이다. 대부분의 고위 군관들은 일개 평민을 거의 장교로 승급시키지 않 으니까.
하지만 나는 아니다.
본래 나는 평민이었다. 그렇기에 혈통 따위 결코 따지지 않는다. 오직 내가 보는 것은 개인이 가진 능력뿐.
그리고 카일은 백인장이 되기에 차고 넘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백인장 진급 축하한다. 카일, 나중에 내 직접 축하해주지."
나는 그리 말하고 다시금 발걸음을 옆으로 옮겼다. 다음 수여자가 보인다. 그 또한 혈통상관 없이 오직 전공만으로 뽑은 수여자.
상자를 열어 훈장을 꺼내는다.
"제국 북부 제 13군단 예하. 12번 천인대 3번 백인장…."
그렇게 나는 훈장수여식을 진행했다.
비루한 혈통에 가려져 평가절하 되었던 이들의 가슴팍에, 훈장들이 하나둘 매달리기 시작한다.
"베르너. 전후처리작업 보고해."
처형식과 훈장수여식이 끝난 뒤. 나는 군단 지휘부로 향했다.
내 군단 지휘부는 구 카렌 왕국 의 수도 페르트로폴의 외곽 대저택 이었다. 그곳에 여러 참모들과 병사들이 모여 지휘부를 만들어뒀다.
내 방문에, 부단장 베르너 알크 미르가 척 경례하며 대답했다.
"네! 군단장 각하! 전후처리작업 은 순조롭습니다."
그가 지휘봉으로 커다란 전략지 도를 가리키며 설명하기 시작했다.
"현재 카렌 수도 페르트로폴 인근 잔당들은 모조리 청소되었습니다. 장성과 사령관등 고위 군관들은 모조리 생포 후 처형했으며. 잔존병력 또한 대부분이 항복하거나 전멸 했습니다. 적어도 수도 인근에 놈들 의 잔당은 남아있지 않습니다."
"그럼 수도는 되었고…지방은?"
"저희 13군단이 수도정리를 너무 완벽하게 해서 눈치가 보였던 것인 지, 지방의 잔당 소탕은 타 군단들 이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나설 필요가 없는 건가?"
"그렇습니다. 군단장 각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전쟁이란 전쟁 그 자체보다 뒤처 리가 더욱 골치 아픈 법이다. 그만큼 전후처리는 할 것이 많았다.
간단한 행정처리나 예산집행부터,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는 잔당들의 소탕작업, 불안정한 치안확립, 프로 파간다 공작. 그리고 그동안 고생했 던 병사들의 상훈계산과, 소모되었 던 군단의 재정비와 인원충원까지.
하루이틀로 되는 일이 아니다.
하지만 내 군단은 예외였다. 예상보다도 휘하 참모들의 능력이 뛰어났기 때문이었다.
"보급소요와 예산집행같은 일반 행정작업은 완벽하게 끝내놨습니다."
"치안확립을 위해 십인대 단위의 순찰조를 운용중입니다. 다행히 처 형식의 여파가 꽤나 큰 것인지, 저 항운동을 벌이려는 움직임은 감지 되지 않습니다. 한동안은 잠잠하겠 지요."
"제국 국방성에서 송신. 인원충원 은 빠른 시일 내에 완료해주겠다 합니다. 병력 이동시간까지 고려한 다면, 약 이주일이면 군단의 재무장 이 완료될 것으로 사료됩니다."
순서대로 부군단장 베르너 알크 미르, 참모장 엘런 폭스, 상급참모 빌 맥카시가 해온 말이었다.
절로 만족스러운 미소가 흘러나 온다.
"좋아. 아주 좋아."
내가 나설 것도 없이, 전후처리 작업을 이토록 신속하게 끝내다니. 만족스럽지 않을수 없다.
내 휘하 참모들은 행정작업 또한 몹시 뛰어났다. 덕분에 이쪽이 편하 게 되었으니 .
문득 생각해본다.
'일부러 내게 우수한 인재를 몰아준 것 같은데.'
제국 참모들의 능력이 아무리 탁월하다 한들. 저들은 개중에서도 특히나 우수한 편이었다.
아무래도 황제가 나를 신경 쓰고 있다 보니, 배치되는 인선 또한 제대로 엘리트들을 뽑아서 배치한 것 이 아닐까. 그리 추측하는 나였다.
'뭐. 나야 좋은 일이지.'
나는 잠시 턱을 쓰다듬고는, 그 들에게 되물었다.
"그렇다면 당장 내가 해야 할 일 은 없는 거로군."
"처형식도, 훈장수여식도 끝났고.
전후 안정화작업과 행정처리 또한 거의 완성되었으니 . 네! 군단장 각하께서는 휴식을 취하시면 됩니다."
"휴식기는 얼마나 되지?"
"재정비가 끝난 뒤, 동쪽이나 서쪽 전선으로 기동할 것이니. 아마 2주일 정도 군단이 쉴 것 같군요."
"2주일이라…."
고개를 끄덕였다.
"베르너 부군단장. 나는 2주일간 자리를 비우겠다. 나 휴가처리 하고, 그동안 네가 군단을 관리해."
"… 휴가라. 어디 가십니까?"
내 말에 베르너가 의외라는 듯, 아리송한 표정을 지었다.
하기야 내 인상이나 소문이 전장에서만 있을 것 같기에. 난데없이 휴가라 하니 어디 가는지 절로 궁 금해졌을 터다.
그에 나는 씩 웃으며 답했다.
"영지나 돌아보게."
그동안은 전쟁에 집중하느냐 영지를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 하지만 나는 마지막에 영지 밖으로 나오며 여러 조치를 취해두고 온 상황.
지금쯤이면 꽤나 많이 발전해 있을 것이다.
"내 영지가 얼마나 커졌는지 한번 봐야겠어."
그리고 처리해야 할 일도 있고 말이다.
나의 영지 루벤. 내가 전장에서 굴러다니는 동안 얼마나 발전했을 까?
곧 확인할 수 있다.
나는 수정구를 들어올렸다.
"니디아. 초장거리 도약 마법 좀 준비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