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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유닛-126화 (126/390)

126화.

퍼엉내 오러 서린 검날이 적 편대장 의 목을 절삭했다. 피 안개가 확 터져 나오고, 놈의 목이 떨어져 지면을 구른다.

나직이 읊조렸다.

"열한 명째."

놈들을 수월하게 죽여갔다.

본래 기사란 일반 병사들에게는 공포스러운 존재였다.

흉악한 전투마를 타고, 무시무시 한 속도로 가속. 오러가 일렁이는 랜스를 전열에 처박아 진형을 관통 하는 그 무위는 결코 얕볼 게 아니 었으니 .

"물론 내가 더 강하지만."

파앙! 검을 휘둘렀다. 검신의 혈 조를 타고 핏물이 뿌려진다.

다시 시선을 돌려 다음 목표를 찾았다.

"펴, 편대장님께서 전사하셨다!"

"도망! 도망쳐!"

"후퇴해!"

모든 편대장을 잃은 기사들은 사기가 밑바닥까지 추락, 본영 방향으로 도망치고 있다.

가만히 놔둘 내가 아니다.

파앙!

다시금 말의 배를 박차 가속. 놈 들을 향해 질주한다.

두두두두두!

뿌연 흙먼지를 헤치며 놈들의 뒤 를 ?았다. 녀석들이 공포에 질린 얼굴로 이쪽을 돌아본다.

피식 나는 재차 검날에 오러를 돋웠다.

"어딜 도망가나."

녀석들이 안간힘을 쓰며 달려나 간다. 하지만 그들의 앞에는 장애물 이 있었으니 .

"기사! 기사들이 이쪽으로 옵니 다!"

"피해! 말에 치인다!"

"으아아악!"

그것은 다름 아닌 왕국군 보병대 들이었다.

놈들이 도망치는 방향에는 왕국 군 병사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상태. 당연히 장애물에 가로막혀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다.

퍽! 콰앙! 콰지직!

"끄아아아아!"

"어째서 아군 기사들이 우릴…."

"아악! 아아아악!"

공포에 질린 기사 놈들은 제 아 군을 말로 치고, 밟아 부숴가며 도망쳤다. 덕분에 장애물이 치워지고, 내가 추격하는 것이 한결 편해졌다.

후욱. 숨을 고르며 놈들을 계속 해 추격했다.

놈들과의 거리가 더더욱 가까워 진다. 어느새 나는 놈들의 후미를 완전히 점거한 상태.

검을 휘둘렀다.

콰앙!

푸른색 검광이 번뜩이고, 적 기사의 등짝을 베었다.

"끄아아아!"

녀석이 고통에 몸부림치며 낙마 한다. 놈을 그대로 지나치며, 다시 금 횡베기.

콰르르룽!

"커억!"

또 다른 적 기사의 목을 베었다. 놈의 머리통이 부웅 날아간다.

그렇게 나는 놈들을 하나씩 처치 해가며, 중앙으로 파고들어 갔다.

"… 말도 안 돼."

동부군 총사령관, 도나드 글리슨 후작이 나직이 중얼거렸다.

그는 흔들리는 눈동자로 어딘가 를 바라보고 있는 중이었다.

두두두두두.

다수의 기사들이 이쪽으로 달려 오고 있다. 제 아군인 왕국군 보병들을 짓밟고 치어가며 말이다.

그리고 그들의 후미에는 한 제국 군 장교가 전투마를 몰고 뒤쫓아 오고 있었다.

자신이 경계했던 그 장교였다.

검은 머리의 장교.

"놈이 이쪽으로 오고 있다!"

후작이 경악한다.

기사들을 보내 놈, 제국군 장교 를 처치하려 했었다.

헌데 기사들은 저장교를 처치하 기는커녕, 오히려 제 아군들을 밟아 죽여가며 길을 터주고 있었으니 .

그는 공포를 느꼈다.

저 검은 머리 제국군 장교의 무력은 절대 보통이 아니었다. 기사 삼십의 협공을 격퇴하는 것은 어지 간한 경지로는 절대 불가능한 일.

헌데 저자는 기사들을 격퇴하는 것을 넘어서 오히려 추격까지 해 오고 있으니 .

후작이 다급히 지시했다.

"부관! 기사단을 모두 이곳으로 불러라!"

"사령관 각하…!"

그의 명령에, 부관은 만류했다.

"저희 기사들은 지금 외곽에서 전투 중입니다! 그들을 불러올 수는 없습니다!"

지금 왕국군 기사들은 외곽에서 적의 양익과 교전하고 있는 상태.

만약 그들이 물러나 이곳에 온다 면, 아군의 외곽이 완전히 붕괴. 적의 대군이 그대로 포위해 밀려들어 올 것이다.

하지만 후작은 결정을 물리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놈이 종심을 모조리 돌파해 이곳까지 와, 우리를 모조리 죽일 것이다! 참모단이 완전히 전 멸한단 말이다!"

그의 시선이 다시금 검은 머리 장교에게로 향했다.

놈은 여전히 날카로운 기세를 흘 리며 이쪽으로 달려오고 있다.

"지휘부를 사수해야 한다. 차라리 외곽은 포기, 중앙을 중심으로 진형을 다시 재건해야 한다."

어느새 거리는 얼굴을 인식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진 상황.

그리 머지않아 놈은 이곳에 당도 할 것이고, 저 가공한 무력으로 그 들 모두를 죽여버릴 것이다.

중앙을 지키는 것이 시급. 그에 부관이 고개를 끄덕였다.

"… 알겠습니다. 사령관님."

"어서!"

부관이 비콘을 조작하기 시작한다.

"적 기사들이 물러갑니다!"

"… 뭐?!"

전장의 외곽에서 전투를 진행하고 있던 볼로냐 기사단장, 베르겐 라 프렌시스 백작이 되물었다.

그에 부단장이 다시 고한다.

"말 그대로입니다. 놈들이 갑작스레 적진으로 퇴각하기 시작했습니다."

"허."

베르겐은 시선을 돌려 적 기사들 의 모습을 바라봤다.

무려 일천에 달하는 적 기사들. 그들은 진형을 물려, 본대로 복귀하고 있다.

베르겐은 직감했다.

'한지훈이 잘 해준 건가.'

놈들이 외곽 전투를 포기하고 이동할 정도의 일이라면 중앙이, 참모 단이 위험하다는 것밖에 없다.

씨익. 그가 웃었다.

"한지훈. 정말 대단해. 설마 정말 해낼 줄이야."

베르겐은 주위를 바라봤다. 그러자 그동안의 격전에 피로한 모습의 휘하 기사들이 보인다.

전신갑주 곳곳에 크고 작은 흠집 이나 있고, 온통 피 칠갑을 한 그 들 볼로냐 기사단의 기사들.

베르겐이 지시한다.

"마나포션을 섭취하라. 만전의 준비를 마친 후, 적의 중앙으로 돌격 해 들어가겠다."

기사들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들은 돌진을 준비한다.

* * *

"대단하군."

제피르는 요새 성벽 위에 오연히 서서 그리 중얼거렸다.

그는 안구에 마나를 돋워 머나먼 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가 주시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한지훈. 자신이 눈여겨봤던 제국군 장교였다.

피식. 그가 웃는다.

"그 햇병아리가 저리 늠름하게 자랄 줄이야."

문득 제피르는 과거, 한지훈을 처음 보았을 때를 떠올렸다.

- 혼자서 적병 백여 명을 유인하 다니. 나만큼 정신이 나간 미친놈이 로군. 마나도 못 다루는, 일개 보병에 불과한 네 녀석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했나?

- 거점을 지키기 위해선 방법이 이것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성공해 살아 돌아왔고 말입니다.

- 그래. 성공했지. 그래서 신기한 거다. 고작 병사 하나가, 수만 규모회전의 승패를 좌우했다니 말이다.

당시 한지훈은 갓 십인장에서 백인장으로 진급한, 일개 평민 출신 신입사관에 불과했었다.

그리고 당시 제피르는 그의 눈에서 영웅의 자질을 느꼈었다.

한지훈의 눈동자는 또렷했다.

온종일 격렬한 전투를 겪었고, 전신에 걸쳐 심각한 부상을 입었음 에도. 그의 눈동자는 여전히 총기를 진하게 머금고 있었다.

지금 한지훈의 눈동자도 별다르 지 않으리라.

씨익. 제피르의 입가에 웃음이 피어올랐다.

"하지만, 아직은 어수룩하군그 래."

그의 시선이 다시금 전장으로 향 한다.

외곽에서 적 기사단들이 몰려 오고 있다. 그 수가 약 일천. 그들이 흙먼지를 뿌옇게 일으키며 중앙을 구원하기 위해 움직인다.

그리고 놈들의 배후에 있던 전투 마법단 또한 움직이기 시작했다. 중앙이 위협당하자 전투에 가세하려는 것이다.

이대로라면 한지훈은 적 사령관 에게 당도하기 전, 기사와 마법사들에 의해 가로막혀 돈좌되리라.

제피르가 커다란 스태프를 들어 올렸다.

"라브리에 전투마법단."

그가 시선을 돌려, 자신의 배후에 도열해있는 전투마법사들을 바라본다.

라브리에 전투마법단. 과거 정복 전쟁 시절부터 든든히 그의 뒤를 받쳐주던 마법사들이다.

그들에게 고한다.

"부스터를 하나 더 섭취한다. 저 애송이를 적 사령관 앞까지 에스코 트 해주지."

제피르의 라브리에 전투마법단이 한지훈을 보조한다.

* * *

나는 말을 몰아 적 기사들을 처 치하며 앞으로, 계속해 앞으로 달려 나갔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보이는 것은 주변에 즐비하게 늘 어서 있는 적 병사들. 그리고 도주 하고 있는 눈앞의 기사. 그 기사들 너머로 보이는 커다란 대장기.

저 대장기까지만 간다면, 적 사령관이 있을 것이다.

'죽여버린다.'

사령관을 죽인다면, 그리고 놈들 의지휘부를 모조리 쓸어버린다면 이전투는 우리의 승리로 끝난다.

놈을 죽여야 한다.

파앙!

말의 배를 박차고 달려갔다. 오 러 서린 검날을 휘둘렀다.

콰르르르릉!

"크하아아악!"

또다시 적 기사가 내 검에 베여 낙마했다.

그렇게 내가 놈들을 제거해가며 달려갈 때였다.

- 띠링!

홀로그램이 떠오른다.

[엑스트라 퀘스트 - '종심돌파' 를 '위대하게' 완수했습니다!]

[높은 점수를 얻었습니다. 포인트 가 추가로 정산됩니다!]

[정산 포인트 : 20pt]

[추가 정산 포인트 : 20pt]

(남은 포인트는 40pt입니다.)

드디어 퀘스트 완료 판정이 나왔다. 그 말인 즉, 놈들의 진형이 충분히 어그러졌다는 것일 터.

피식 웃었다.

"그나저나, 위대하게라."

분명 홀로그램에는 '위대하게' 완 수했다는 문구가 떠올라 있었다.

처음 보는 판정이다. 하긴 그만큼 내가 잘 해냈으니 .

눈동자를 굴려 홀로그램의 하단을 바라봤다.

"40포인트."

이제 나는 40포인트를 보유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전투 중인 상황.

안 쓸 이유가 없다.

"내 정보."

- 띠링!

상태창을 호출한다.

[한지훈][아펠도른 천인장]

[스킬 : 천인대 전투지휘술]

[스킬 : 제국 검술(중급)]

[스킬 : 기마술(중급)]

[스킬 : 투창(입문)]

[스킬 : 은신술(하급)]

[엑스트라 스킬 : 집중]

[엑스트라 스킬 : 전투분석]

[근력 44]

[민첩 153]

[내구 40]

[체력 34]

[마나 100]

(남은 포인트는 40pt 입니다.)

사실, 포인트를 어디에 쓸지는 미리 정해놨었다.

"언제까지나 민첩에만 올인 할 수는 없으니 말이야."

그동안 민첩을 키우는 것에 주력해 왔었다. 그것이 내 스킬, '집중' 과 가장 상성이 좋았기 때문에.

하지만 그것도 이제는 한계에 달했다.

시선을 내려, 내가 쥔 검을 바라 봤다.

적 기사에게서 노획한 장검. 그것을 쥐고 있는 내 손은 미약하게 떨리고 있었다.

혹사당한 근육이 비명을 내질렀다. 온몸의 관절이 삐그덕거린다. 체력이 방전되어 몸이 물먹은 솜 마냥 무겁다.

너무나 오래 격렬한 전투를 지속했기에 몸이 한계에 직면했다.

이제는 다른 능력치에 포인트를 투자할 때가 도래했다.

나직이 읊조린다.

"근력. 6포인트 상향."

- 띠링!

['능력치 : 근력'을 6포인트 상향 합니다.]

[상향에는 6pt가 필요합니다.]

[상향하시 겠습니까?]

[수락/거절]

"수락."

전신의 근육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미 여러 번 느꼈던 근력 강화의 감각.

하지만 나는 강화가 끝나는 것조 차 기다리지 않고, 뒤이어 읊조렸다.

"내구. 10포인트 상향."

상향시킬 능력치는 근력뿐만이 아니기에.

- 띠링!

['능력치 : 내구'를 10포인트 상향합니다.]

[상향에는 10pt가 필요합니다.]

[상향하시겠습니까?]

[수락/거절]

"수락. 체력, 16포인트 상향."

- 띠링!

['능력치 : 체력'을 16포인트 상향합니다.]

[상향에는 16pt가 필요합니다.]

[상향하시겠습니까?]

[수락/거절]

"수락."

다양한 변화가 내 전신에 휘몰아 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근육의 변화였다.

아릿한 통증과 함께 온 근육이 팽창하고, 수축하며, 압축되어간다.

적은 부피의 근육이 보다 많은 힘을 발하도록. 내 신체가 더더욱 커다란 힘을 낼 수 있도록.

[근력 50]

근력의 성장이 완료되었다.

다음으로, 내구.

과도한 운동에 의해 삐그덕거리 던 관절이. 그리고 지면을 구르며 자잘하게 긁혔던 작은 상처들이 조금씩 아물어 간다.

나는 신체가 보다 강건해져 가는 것을 느꼈다.

[내구 5이 내구의 성장이 끝났다.

마지막으로, 체력.

점차 탈진 상태에 접어들었던 내 몸에 기력이 충만해져 갔다.

혹사당해 피곤함이 가득 찼던 온몸의 근육들이 제 상태를 되찾았다. 거칠어졌던 호흠이 가라앉고, 정신 이 또렷해져간다.

그간 격전으로 소모했던 체력을 회복했다. 나는 더욱 오래, 보다 많이 싸울 수 있게 되었다.

[체력 5이 능력치의 상향이 모조리 끝났다. 직후,

- 띠링! 띠링! 띠링! 띠링! 띠링! 띠링!…

홀로그램의 파도가 밀어닥친다.

['능력치 : 근력' 이 50을 돌파했습니다!]

['능력치 : 내구' 가 50을 돌파했습니다!]

['능력치 : 체력' 이 50을 돌파했습니다!]

[한계돌파!]

[한계돌파!]

[한계돌파!]

[근신경계-리미터가 해제되었습니다!]

[근력제어-리미터가 해제되었습니다!]

[근섬유효율-리미터가 해제되었습니다!]

[골격내구-리미터가 해제되었습니다!]

[내장내구-리미터가 해제되었습니다!]

[피부내구-리미터가 해제되었습니다!]

[근지구-리미터가 해제되었습니다!]

[심폐지구-리미터가 해제되었습니다!]

- …띠링!

[유저가 모든 1차 리미터를 해제 했습니다!]

['격'이 한 단계 상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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