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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유닛-22화 (22/390)

22화.

"백인장님!"

나는 눈을 떴다.

지휘관 천막 안에서 잠시 누워 있던 와중, 깜빡 잠들었던 것 같다.

고개를 털어냈다. 잠기운에 몽롱 하던 정신이 점차 또렷해진다.

"백인장님! 나와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펄럭!

누군가가 지휘관 천막을 젖히며 들이닥쳤다. 다름 아닌 카일이었다.

녀석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러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다급 함에 가득 찬 녀석의 눈동자.

"망할."

직감했다.

뭔가 일이 생겼구나.

그것도 엿 같은 일이.

"카일. 안내해라."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장비를 착용하며 천막 밖으로 뛰어나갔다.

나와 카일은 달려서 거점 외곽으로, 침공로를 주시할 수 있는 감시 구역으로 달려갔다.

자리에 도착한 직후. 카일이 손을 들어올려 어딘가를 가리켰다.

"백인장님. 저길 보십시오."

녀석이 가리킨 방향을 주시했다. 그러자 보였다.

저 멀리 마치 꼬리를 잇듯 대량 의 불꽃들이 질서정연하게 움직이 고 있는 모습.

횃불의 줄이다. 수많은 병사들이 횃불을 들고 어둠을 헤치며 행군하고 있다. 그 규모가 너무나도 많다.

명백히 군단 규모의 행군.

"… 침공."

확신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공국 놈들은 대규모 공세작전을 시작했다. 군단 규모 의 병력이 예상 진군로를 타고 움직이고 있다.

공국의 제국 침공.

숨이 턱 막히는 것을 느꼈다.

'시나리오랑 달라.'

본래 공국군은, 일주일 뒤에 침공해왔어야 할 터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미래가 달라졌다. 놈들은 일주일 뒤가 아닌, 오늘. 그것도 새벽의 야 음을 타고 행군해오고 있다.

"어쩐지 예감이 안 좋더니."

불길한 예감은 어째 항상 맞는다. 시나리오가 달라질 것 같은 예감이 결국 적중해버렸다.

고개를 들어올려, 다시금 전진해 가는 불꽃의 줄을 바라봤다.

횃불을 들고 움직이는 대량의 적. 아무리 봐도 군단 규모다. 최소한 일만, 혹은 그이상의 병력이 움직이고 있다 봐야겠지.

"여기서 놈들을 주시해. 나는 보고하러 가겠다."

병사들에게 지시하고는 발을 굴 렀다.

파앙!

상향시켰던 민첩을 살려 빠르게 움직였다. 향하는 것은 비콘이 설치 되어있는 중앙 공터.

그곳으로 달려가는 와중, 여러 것들을 볼 수 있었다.

허둥지둥 경갑과 투구를 갖춰 입는 장병. 창과 검을 불안한 손으로 집어 드는 병사들. 그리고 저 멀리, 군단 규모의 진군에 압도당해 멍하 니 서 있는 이들까지.

나는 그들을 순식간에 지나쳐 비콘이 설치되어있는 공터에 도달했다.

곧장 통신을 시도했다.

- 우우우웅….

비콘의 수정구가 푸르스름한 빛을 일렁이며 활성화 된다. 통신이 연결된 것을 확인한 직후 다급하게 외쳤다.

"4번 백인장 한지훈입니다! 적의 침공을 확인했습니다!"

- 한지훈인가. 무슨 일… 잠깐, 뭐?!

수정구에서 그레드의 당황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그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쏟아내 듯 말했다.

"횃불을 들고, 야음을 타 월경해 오는 공국군 군단 규모 병력을 발견했습니다. 놈들은 예정된 침공로 를 따라 계속해 이동 중입니다."

- 염병할! 믿기지 않는군. 이토록 빠르게 침공해오다니. 확실한 가? 공국군이 움직이고 있나?

"확실합니다. 군단 규모의 월경입 니다. 놈들은 지금, 제국으로 침공 해오고 있습니다."

수정구 너머에서 한탄 어린 한숨이 흘러나온다.

나는 물었다.

"저희 4번 백인대는 어떻게 행동 합니까?"

퇴각할지, 혹은 이 위치를 계속 점거하고 있을지 묻는 질문.

물론 어떤 명령이 내려올지, 이미 나는 알고 있다.

- 한지훈. 자네의 백인대는 그곳을 사수해야 한다.

역시나.

- 곧 라브리에 전투마법단이 그리로 향할 것이다. 그리고 이쪽으로 진군해오는 놈들에게 폭렬마법을 갈겨주겠지.

원래 계획이 그러했다.

전투가 일어나는 즉시, 마법사들 이 고지대 거점으로 도약 마법을 발현해 이동한다. 그리고 침공로를 따라 움직이는 적 주력에게 폭렬마 법을 난사. 강력한 화력으로 놈들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가한다.

게임 속에서도 이 세상에서도 바 뀌지 않은 개전 당시의 작전이다.

- 하지만, 마법사들이 초장거리 도약 마법을 시전하는데 나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레드의 목소리 뒤로, 여러분주한 소음이 일었다. 기지에서도 공국의 침공이 전파되어 전쟁을 준비 하고 있을 터.

- 한지훈! 마법사들이 도착하는데 약 2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그동안 거점을 방어하라. 비콘을 사수 하라.

그가 그리 말함과 동시,

- 띠링!

[서브 퀘스트]

[마법사가 도착할 때까지 거점을 사수하라.]

[남은 시간 : 120: 0이 퀘스트가 부여되었다.

거점 방어전. 마법사들이 이곳에 도착할 때까지 막아내는 임무다.

이를 악물며 답했다.

"명령을 받듭니다."

- 자네만 믿겠다. 한지훈.

통신이 끊겼다.

시선을 돌려 홀로그램을 주시했다.

[남은 시간 : 118: 37]

2시간. 마법사가 초장거리 도약 마법으로 이곳에 도착할 때까지 걸 리는 시간이다.

그때까지 이거점을 방어해야 한다. 그래야만 공국의 침공을 효과적 으로 저지할 수 있다.

후우.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서고는, 지시했다.

"전투 준비 끝난 십인대부터 보고해."

"1번 척후조! 이상 없습니다."

"2번 척후조. 이상 없습니다."

"3번 전투조. 이상 없…."

어느새 내 주위에 도열한 병사들이 차례로 보고한다. 나는 녀석들의 보고를 귀담아 들으며.

"개 같은."

욕지거리를 뇌까렸다.

시나리오가 점점 뒤틀리고 있다. 일주일 뒤에 있을 놈들의 침공이 지금, 너무나 일찍이루어졌다.

덕분에 이쪽은 전의 전투로 손실 이 있음에도, 충원조차 제대로 받지 못했다.

시나리오의 비틀림으로 인한 불이익.

마음에 들지 않는다.

게임 속 전장의 안개가 내 머릿속을 휘젓는 것만 같다. 다시금 미 지의 공포가 스멀스멀 싹틔워간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시나리오.'

그딴 것 없어도 게임을 이겨 왔었다.

이미 한번 클리어 한 게임이다. 그 시나리오가 바뀌었든, 난이도가 올랐든 나는 이겨낼 것이다.

과거의 내가 그러했듯이.

나직이 읊조렸다.

"백인대 전투지휘술. 활성화."

- 띠링!

['스킬 : 백인대 전투지휘술'이 활성화됩니다.]

이제 개같이 싸울 때다.

나는 이를 악물었다.

한스 요한바르첸. 재능 있는 젊은 검사이자, 요한바르첸 공국의 후 계자.

그가 긴장한 눈으로 사방을 살폈다. 주위는 야심한 어둠 속. 그리고 그 어둠을 몰아내듯 횃불을 든 수 많은 병사들이 도열해 있다.

무려 삼백에 달하는 수의 병사들.

모두 정예병들이었다. 징집제로 이루어진 공국군 중에서도, 모두 자원입대해 오랜 군 생활을 해온 이 들.

공국의 친위대. 바첼부대의 병사들.

강군인 제국 병사들에게도 뒤지 지 않을 정도로 단련된 이들이었다.

"모두 주목."

한스가 나직이 병사들을 불렀다. 각 조장들이 그를 주시한다.

그는 주위에 도열해 있는 조장들 과 하나하나 눈을 마주쳤다. 화르륵 타오르는 횃불이 반사되어 , 눈동자 가 붉게 일렁인다.

한스 아래에 배속된 십인장들.

그들을 향해 한스가 말했다.

"우리가 가야할 곳은, 저 산의 정상이다."

그가 손가락으로 어떤 산을 가리 켰다.

주위의 그 어떤 산보다도 더욱 높은 야산이었다. 주위 침공로와 진군 경로를 완전히 관측할 수 있는 곳.

한스의 말이 이어진다.

"분명 저곳을 장악한 제국군은, 마법사를 배치하려 할 것이다."

공국은 멍청하지 않다. 제국이 저곳에 마법사를 배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진즉에 파악했다.

그만큼 지형이, 얻을 수 있는 시야가 너무나 좋았으니까.

"거점의 모든 제국군을 죽이고, 비콘을 파괴한다. 마법사가 거점에 도착하기 이전에 비콘을 부숴버리는 거다."

조장들이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마법사. 이 세상에서 가장 강대 한 힘을 지닌 인간들.

그들의 신체는 기사들에 비해 훨씬 빈약할지언정 마나를 운용해 발현하는 마법의 힘은 몹시 강렬했다.

만약 저거점 위에 마법사가 배치된다면 공국군 주력은 순식간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게 될 터.

막아야 한다.

"병력을 두 개로 나눈다. 1번 부대는 정면으로, 2번 부대는 좌측으로 우회해 들어간다. 궁병대는 거리를 두고 따라와라."

백 오십여 명으로 나누어진 두 개의 부대가 방향을 나눠 움직인다.

진군하는 병사들을 바라보는 한스.

그가 문득, 손으로 목 부분을 더듬었다.

목 부분이 허전하다. 평소였다면 찰랑이며 손에 걸렸을 자신의 장발 이 잡히지 않는다.

저릿한 아픔이 올라왔다. 그의 상처는 이미 포션으로 완전히 치유 되었음에도 불쾌한 감각이 목덜미를 타고 올라왔다.

한스는 자신의 목을 더듬으며 누 군가를 떠올렸다.

'검은 머리의 병사.'

이름은 모른다. 하지만 녀석의 생김새와 느낌은 또렷이 기억해낼 수 있었다.

보기 드문 검은색 머리카락, 심 연에 가라앉아 있는 듯 짙은 암흑색 눈동자, 그리고 전신에서 뿜어지는 강렬한 패기까지.

일개 병사 주제에 자신을 죽음 직전까지 몰아붙였던 이다. 자연히 기억날 수밖에.

그는 목덜미를 재차 더듬으며 중얼거렸다.

"놈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 군."

근거 없는 직감이었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그는 이번 전투에서 그 병사를 마주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한스가 이를 갈며 뇌까렸다.

"이번에는 죽여 버린다. 반드시."

검은 머리의 병사를 좌시할 생각 이 없었다.

죽여 버릴 것이다. 놈을 죽여 자신의 실수를 만회할 것이다. 다시금 아버지에게 인정받을 것이다.

그는 발걸음을 옮겼다.

삼백의 군사가 반으로 갈라져 산을 타고 오른다.

"그럼 그렇지."

나는 산 아래로 시선을 던졌다.

완전한 어둠 속에 파묻힌 산속 오르막길. 그곳에 꽤나 많은 수의 횃불이 산개해,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다.

신중하게, 그러면서도 빠르고 신 속하게 산을 타고 접근해오는 횃불 들.

쯧 혀를 찼다.

'정예병들인가.'

험악한 산악지형을 타고, 횃불의 좁은 시야에 의존한다는 것이 믿기 지 않을 정도로 빠르다. 아마 공국 측에서도 고르고 고른 정예병력일 터다.

시선을 돌려 아군 병사들을 바라 봤다.

"적 부대가 접근하고 있습니다!"

"보이는 횃불만 백에 달합니다!

분명 이쪽으로 접근해오는 수는 그이상……"

"백인장님. 어떻게 합니까?!"

병사들이 겁먹은 듯 움츠러들었다.

이쪽으로 올라오고 있는 백여 개 의 횃불. 많은 수다. 모든 공국 병사가 횃불을 들지는 않는 것을 고려한다면 최소한 이백, 많으면 오백 의 병사들이 이쪽으로 향하고 있을 터.

병사들이 겁에 질리는 것은 당연 한 일이다.

그에 나는,

- 스르릉.

검을 뽑아들었다.

시퍼런 검날이 검집에서 빠져나 와, 달빛을 반사해 은은히 빛났다.

검날에 비친 내 눈동자를 바라보 며 병사들의 의문에 답한다.

"어떻게 하긴. 버텨야지."

비콘을 지켜야 한다.

비콘이 없다면 마법사가 없고, 마법사가 없다면 승리도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주력과 한참이나 떨어진 이곳이 승리의 분수령이 된 것이다.

검을 쥐어든 채 다시금 시선을 아래로 던졌다.

"보이는 횃불만 백여 개라. 적 병력이 최소 이백, 최대 오백은 되 겠어."

빌어 처먹을 정도로 많은 수다.

본래 시나리오에서라면 이미션에서 고작 백 오십의 적을 마주했을 터였다.

과거보다 적 병력의 수가 늘어났다.

"더해 이쪽은 증원도 없고."

녀석들이 너무 빠르게 침공을 시작했다. 이쪽으로 향하고 있는 증원이 아무리 빠르게 움직인다 한들, 시간 내에 맞춰 도착하기란 요원하다.

70을 겨우 넘긴 병사들. 그들을 움직여 최소 이백, 최대 오백의 적을 막아내야 한다.

거의 불가능한 미션.

하지만.

"다행히, 아주 최악은 아니야."

읊조리며 시선을 옮겼다. 시야 구석에 자리한 홀로그램이 보인다.

[남은 시간 : 101: 29]

1시간 하고도 40분만 더 버틴다 면. 이쪽이 이긴다.

적을 섬멸시키는 임무였다면 결코 승리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만큼 적아의 전력 차이는 너무나 심 각했으니 .

하지만 지연전이라면 다르다. 비록 극심한 수적 열세를 안고 있지 만.

승산이 아예 없진 않다.

"게다가 포인트도 남아있고."

40pt. 이전 미션을 클리어 한 대가로 받은 무지막지한 보상을 아직 쓰지 않았다.

그것들을 모조리 사용한다면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되는 능력을 가지게 될 수 있으리라.

"… 망할."

그래봐야 눈앞의 적이 버겁다는 사실은 변치 않지만.

전술창을 바라봤다. 홀로그램 속 떠오른 미니맵을 읽고, 지형을 파악 했으며, 적과 아군의 전력 차를 가 늠한다.

그리고 고뇌했다. 최선의 방법을 찾기 위해 끝없이 생각했다.

잠시 침묵한 뒤.

나는 궁병대에게 지시했다.

"9번, 10번 궁병조. 너희들은 동쪽 능선을 타고 올라오는 적을 견 제해라."

"너무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맞 출 수 없습니다."

궁병대는 내지시에 난색을 표했다.

당연한 일이었다. 나와 병사들이 놈들의 접근을 눈치챈 것은 횃불 덕분이었다. 이 정도 거리라면 육안 으로 적을 발견하기 힘들 정도로, 머나먼 거리.

사거리가 닿지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쏴야 한다.

"견제만 하라는 거다. 적당히 횃 불이 보이는 방향으로 화살을 계속 쏴라. 반드시 맞출 필요는 없다. 그저 이쪽으로 오는 속도를, 조금이라 도 늦출 수 있도록. 거슬리게 만들 란 말이다."

"… 알겠습니다."

궁병조 조장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뒤이어 전투조에게 지시했다.

"3번부터 7번 전투조. 너희들은 예비대다. 이곳 거점지점에서 대기 해. 공국 놈들이 정상에 접근하면, 싸워서 막아라. 목숨을 버려서라 도."

목숨을 버려서라도.

그 부분을 강조해 말했다.

전투조 조장들이 숨을 삼키고는, 결의에 찬 눈으로 답한다.

"명령을 따르겠습니다!"

시선을 돌려. 내 앞에 자리한 척 후조 조장들을 바라봤다.

"1번, 2번 척후조."

1번 척후조 조장 카일. 그리고 2번 척후조 조장 에시.

녀석들과 하나하나 눈동자를 마주치며 지시했다.

"너희들은 나와 같이 아래로 내려간다. 공국의 쓰레기들을 사냥할 것이다."

"그게 무슨…?!"

"여기서 죽치고 앉아있어봤자 모두 죽을 뿐이야. 능동적으로 움직여 야 해."

카일과 에시가 경악했다.

무리도 아니었다. 저 아래에 득 시글거리는 공국 병사들에게 제발 로 뛰어 들어간다는 소리였으니 말이다.

그것도 고작 스무 명으로.

하지만 이것이 최선이다.

"놈들은 산개해 움직이고 있다.

게다가 시야도 좋지 않지."

시선을 내려 미니맵을 주시했다. 다수의 붉은색 점들이 천천히, 이쪽 으로 접근해오고 있다.

"우리가 내려가 놈들의 관심을 끈다. 접근하는 녀석들을 하나하나 처치하고, 놈들의 접근을 최대한 지연시켜야 해."

"하지만…."

"내가 선두를 맡겠다."

겁먹은 것일까. 녀석들이 주저했다.

허나 설득할 시간이 없다.

"명령 불복종은 즉결처형이다. 나를 따라라!"

지금은 다소 강압적으로 나가야 할 때.

파앙!

나는 자리에서 도약하듯, 앞으로 뛰쳐나갔다. 척후조 병사들이 마지 못해 따라온다.

곧 격렬한 싸움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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