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 외전1. 귀신들의 잡담
복주머니가 품에서 떨어졌다. 저승사자는 쯧, 혀를 차고 주머니를 얼른 주웠다. 표면을 탈탈 털어내자 흙먼지가 풀풀 흩날렸다.
저승사자의 머릿속에 이 복주머니를 제게 넘겼던 인간의 얼굴이 떠올랐다. 첫인상부터 심상치 않더라니, 맹랑하게 산 몸으로 귀신 장터에까지 발을 들였다.
녀석하고 만난 덕분에 좋은 물건을 얻을 수 있었지만. 저승사자는 그렇게 생각하다 턱을 매만졌다.
‘그런데 다음에 저승에 올 때도 호락호락하지 않겠지.’
저승사자가 문득 발걸음을 멈추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미리 담당자를 바꿔놓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바꿔준 녀석이 나중에 불평할지도 모르지만, 녀석들은 분명 명줄이 길 테니 죽을 때쯤엔 바뀐 담당자도 바꿨다는 사실을 잊을지 모른다. 저승사자는 얕은꾀를 부리려다 고개를 휘휘 저었다.
일터 앞까지 찾아와 농성하고 돌아간 녀석들이다. 담당을 바꿔줄 아둔한 놈이 있을 리 만무하다.
“에휴…….”
저승사자는 짙은 한숨을 내쉬고 발걸음을 재개했다. 지금부터 혼자 운명의 기둥을 확인해야 한다. 하루라도 빨리 끝내려면 일 분 일 초도 아껴야 한다.
그런데…….
“못 지나간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재수 없게 괴물 녀석이 길목을 막고 있었다.
“야, 이놈아! 나 바빠! 너 그거 공무집행방해죄야! 알어? 벌 받는다니까!”
울컥한 저승사자가 빽 윽박질렀지만, 늘 그렇듯 소용없었다.
“으앙앙! 벌 무섭다! 그래도 못 지나간다! 못 지나간다!”
곧바로 울음을 놓는 괴물에 저승사자가 속이 터져 가슴을 쿵쿵 두드렸다. 만약 죽는다면 과로사로 죽겠거니 생각했는데, 화병으로 죽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귀신이니 죽진 않겠지만.
“젠장, 원하는 게 뭐야!”
괴물한테 화를 내봤자 자기 입이랑 귀만 아프다. 저승사자는 그간의 경험으로 괴물의 고집을 뼈저리게 깨닫고 있었다.
괴물은 훌쩍훌쩍 울면서도 저승사자의 질문에 냉큼 대답했다.
“히끅, 나 심심하다! 심심하니까 못 지나간다!”
“거, 심심할 틈도 있고 좋겠네!”
저승사자는 빽 소리지르고 쯧, 혀를 찼다. 본심은 심심하면 사무소로 가서 일이라도 도우라고 하고 싶었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고서야 방해만 될 게 뻔하니 그 말을 꾹 참았지만.
한숨을 푹 내쉰 저승사자는 그대로 샛길로 발길을 돌렸다.
“어디 가냐, 저승사자! 나 심심하다! 심심하다!”
저승사자는 빽빽거리는 괴물을 무시하고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아까도 생각한 거지만, 저 운명의 탑을 혼자 다 확인해야 한다. 저승사자는 지금 일 분 일 초가 아까웠다.
익숙한 길을 조금 걷자 금세 초가집이 나왔다. 마루에 드러누워 만화책을 읽던 그림쟁이 청년이 저승사자를 발견하고 몸을 벌떡 일으켰다.
“어! 안녕하세요! 무슨 일로 오셨어요?”
싹싹하게 인사하며 아는체하는 청년에게 저승사자는 툴툴거리는 어투로 대답했다.
“무슨 일이긴! 내가 여기 찾아올 일이 저거 말고 또 있나?”
“녀석이 또 길 막아요?”
청년이 씩 웃고는 느긋하게 신을 신었다. 저 녀석은 왜 저렇게 행동이 굼뜬지, 저승사자는 인상을 팍 찌푸렸다.
“그래서? 오늘은 또 뭐래요?”
장작더미 옆에 세워둔 이젤을 꺼내오면서 청년이 물었다. 저승사자는 괜스레 시계를 확인하는 척하며 대답했다.
“심심하다고 떼를 쓰더군. 심심하면 일을 할 것이지, 정말 존재 자체가 민폐 덩어리야. 민폐 덩어리!”
저승사자의 말에 이젤 위에 캔버스를 올리던 청년이 대답했다.
“뭐, 저는 덕분에 먹고 사는데요.”
그러자 저승사자가 눈을 가늘게 뜨고 청년을 노려봤다.
“자네, 혹시 괴물 녀석 꾀어서 길 막아놓고 그러는 건 아니겠지?”
“에이, 걔가 제 말 듣겠어요? 꾄다고 꾀임 당하는 녀석이면 저승사자 나리들도 골머리 안 썩었겠죠.”
“그건 그렇군.”
저승사자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청년 말대로 여간 고집이 아니니까 이렇게 골치를 썩인다. 말을 할 줄 안다고 말이 통하는 건 아니란 걸 녀석을 보며 똑똑히 알았다.
“심심하다고 떼쓰니까 심심풀이할 걸 그려줘야겠네요. 미로찾기 정도면 재미있게 하려나?”
능숙하게 그림 장비를 세팅하는 청년을 보며 저승사자가 말했다.
“그거랑 다른 것도 하나 더 그려줘 봐. 숨은 그림이나 다른 그림 찾기 같은 거.”
“상관은 없는데요. 추가금 붙는 건 아시죠?”
장사꾼다운 청년의 말에 저승사자가 짜증스럽게 혀를 차며 대답했다.
“알아. 그래도 헛걸음하는 것보단 낫지 않겠나.”
즉, 보험이라는 소리다. 원하는 게 명확한 경우엔 하나만 그려 가면 되는데, 오늘같이 심심하다고 떼쓰는 날엔 몇 푼 아끼려다 헛걸음하기 일쑤였다.
차라리 처음부터 두세 개는 들고 가는 게 형편이 좋았다.
청년은 싱글벙글 웃는 얼굴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떼쟁이 괴물이 좋은 주문을 해준 덕에 오늘은 장사 복이 좋다고 생각했다. 마침 붓을 새로 사야 했는데 잘된 일이다.
저승사자는 여전히 인상을 찌푸린 채 근처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마음 같아서는 옆에 서서 빨리빨리 하라고 재촉하고 싶었지만, 경험상 그러면 작업 진도가 더 느려진다는 걸 알고 있었다. 조용히 기다리는 게 상책이다.
“어라, 저승사자 양반도 있잖아?”
그림쟁이 청년의 집에 또 다른 손님이 찾아온 건 미로찾기 그림이 팔 할쯤 그려졌을 즈음이었다.
피부는 창백한 걸 넘어 파랗고, 눈동자는 비어 있어 흰 눈알이 흉흉해 보인다. 거기에 전통적인 귀신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흰 적삼까지 걸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 귀신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고, 귀신도 그걸 즐겼다. 무섭게 생긴 외모를 십분 활용해서 사람을 놀리는 게 귀신의 취미였다.
“어! 자네, 한동안 하계에서 놀다 온다고 안 했나? 일찍 왔네?”
막역한 사이인지 청년이 귀신을 반갑게 반겼다. 귀신도 사양하지 않고 제집처럼 편하게 자리를 잡았다.
“그럴 계획이었는데. 재수 옴 붙었다니까. 고약한 인간들을 만나는 바람에 도망쳤지 뭐야.”
그 말에 저승사자의 눈썹이 꿈틀 떨렸다.
“고약한 인간들?”
저승사자가 특유의 쏘아붙이는 투로 묻자, 귀신이 억울하다는 듯 고개를 휘휘 저었다.
“아, 저승사자 양반! 시대가 어느 땐데 설마 귀신이 사람한테 매 맞고 돌아오냐는 꼰대 같은 소리 하려는 건 아니지? 나도 짬밥 있는 귀신인데 엔간해서는 안 당한다니까. 그 녀석들이 진짜 독했어!”
그 말에 저승사자도 억울하다는 듯 빽 소리를 질렀다.
“별말도 안 했는데 왜 설레발이야! 무슨 인간들이었냐고 물어보려고 그랬다, 왜!”
수백 수천 년을 괜히 귀신과 사람의 틈에 끼어 보낸 게 아니다. 저승사자들은 이따금 눈치나 감을 넘어선 무언가를 느끼곤 했다.
지금도 어쩐지 불길한 예감이 저승사자를 덮친 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귀신의 입에서 나온 건 저승사자의 예측을 조금도 빗나가지 않았다.
“아아, 뭐야. 그런 거였어? 웬일이래, 사람 지겹다고, 지겹다고 노래를 부르는 저승사자 양반이 관심을 다 보이고. 젊은 여자랑 젊은 남자였어. 한주 씨랑 한가람이라고 하던걸.”
오는 길에 복주머니를 떨어뜨린 게 복선이었나. 귀신의 말에 저승사자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어휴…….”
“왜 그래요? 아는 사람이에요?”
저승사자의 반응이 이상했는지 그림쟁이 청년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그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한 질문에 저승사자가 눈을 매섭게 뜨고 청년을 노려봤다.
“왜, 왜 그래요, 나리?”
저승사자의 표정이 하도 사나워 청년이 살짝 기가 죽어 묻자, 저승사자가 답답해 죽겠다는 듯 가슴을 치며 말했다.
“그걸 기억을 못 해! 자네, 일부러 그러는 건가? 응?”
거의 윽박지르듯 따졌지만, 청년은 더욱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만 지어 보였다. 안 되겠다 싶었는지 귀신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아니, 저승사자 양반. 제대로 설명을 해 줘야 알아듣지. 혼자 그러면 어떻게 아나?”
그 말에 저승사자가 매서운 시선을 귀신에게로 옮겼다.
“모르면 빠져있어! 저 녀석 때문에 내가 얼마나 섬뜩했던 줄 알아!”
“무슨 소리예요?”
청년이 묻자, 저승사자가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
“거, 전에 저승에 잘못 굴러들어온 녀석들 있었잖나. 도병재를 입었던.”
“도병재…… 아, 아아! 그 사람들!”
청년이 드디어 생각이 난 듯 손뼉을 짝! 쳤다. 청년의 반응에 귀신이 눈을 꿈뻑이며 물었다.
“뭐야, 내가 없는 동안에 무슨 일이 있었나 보네. 뭔데 그래?”
귀신이 궁금해하며 묻자 저승사자가 손사래 치며 대답했다.
“너는 알 것 없어!”
그 말에 청년이 킥킥 웃으며 말했다.
“에이, 왜 그렇게 말하세요. 듣는 귀신 섭섭하게.”
그렇게 말한 청년이 귀신을 보며 말했다.
“저승사자 나리 반응으로 보니까 자네가 말한 한주 씨랑 한가람이 일전에 손님으로 왔던 임시 망자들인 것 같아. 저승사자 나리한테 삥 뜯어서 나한테 그림 사 갔거든.”
그 말에 귀신이 밝은 낯으로 깔깔 웃으며 말했다.
“아니, 나 없는 사이에 그런 재미있는 일이 있었단 말이야? 그럴 줄 알았으면 하계에 갈 게 아니라 자네 집에서 버티고 있을걸 그랬어.”
귀신이 하도 유쾌하게 웃어 저승사자가 약이 올랐는지 빽 소리를 질렀다.
“그 녀석들에게 얻어터지고 온 놈이 말이 많아!”
그러자 귀신이 실실 웃으며 말했다.
“그러니까 내려가지 말고 여기 있을 걸 그랬다고. 저승사자 양반 당황하는 표정 구경하는 게 사람들 놀리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었을 텐데.”
저승사자가 입을 앙다물고 귀신을 흘겼다. 귀신과 마찬가지로 즐거운 표정을 짓고 있던 청년이 말했다.
“그런데 자네 괜찮아? 저승사자도 학을 떼는 인간들이랑 만나고 온 건데, 멀쩡해 보이네?”
그 말에 귀신이 웃는 낯으로 대답했다.
“고약한 인간들이긴 해도 말은 통하더라고. ……남자 쪽이랑은.”
그러자 청년이 뭔지 알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 과연…….”
거의 감탄사 같은 말을 흘린 청년이 흥미 있는 표정으로 귀신에게 말했다.
“그리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들려주지 않겠나?”
귀신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물론이지. 수다 떨러 온 거인걸. 나도 말하고 싶어서 어찌나 입이 가렵던지.”
귀신은 그렇게 말하고 먼저 하계에서 드물게 마음에 드는 인간을 찾았다고 운을 뗐다. 잘생긴데다 힘도 약한데 자신을 볼 수 있어서 참 좋았다고.
그 말에 저승사자가 인상을 찌푸리고 말했다.
“누구야? 그 불쌍한 중생은.”
“말하면 알아? 저승사자 양반. 동훈 씨라고 하던데.”
그렇게 말한 귀신이 씩 웃고는 말을 이었다.
“참 좋았어. 날 못 보는 인간들 억지로 따라다니면서 놀라게 하는 것도 신물이 나던 참이었거든. 카페에서 일하던데 거기 사장인 모양이더라고. 젊은데 능력도 참 좋아. 거기에 잘생기기까지 하고.”
“그거 인기 많겠네.”
청년이 부지런히 손을 놀리며 귀신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저승사자는 쯧쯧, 혀를 차고는 구시렁거렸다.
“인기 많으면 뭐하나. 저런 귀신한테 걸려서 괴롭힘이나 받는데.”
그 말에 귀신이 깔깔 웃었다.
“그러게!”
호쾌하게 저승사자의 말에 맞장구친 귀신이 말을 이었다.
“그렇게 며칠쯤 즐겁게 지냈는데 말이야. 어느 날 젊은 여자 하나가 오더라고. 그게 즐거움의 끝이었지! 귀엽게 생겨서는! 어찌나 흉악한 기운을 뿜어내던지!”
이야기하다 흥분한 귀신이 외치자 청년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젊은 여자라면…… 한주 씨가 찾아온 거야? 귀엽게 생겼다라…….”
그림쟁이 청년이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미인이라는 인상은 있었지만, 귀여운 타입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그렇게 생각하는 표정이었다.
청년의 반응에 귀신이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아니, 아니. 한주 씨가 아니었어! 연주 씨라고 하던걸!”
그 말에 청년이 이해했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아아, 그렇구나. 그런데 그 연주 씨란 사람이 뭘 했기에?”
귀신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연주 씨가 한 건 딱히 없지. 귀신도 못 보는 인간이야. 그냥 기운이 흉악했어. 타고난 귀신 쫓는 체질이더라고. 인간 퇴마부 수준이었어.”
“그거 참, 희귀한 사람을 만났네.”
청년이 그렇게 말하자 저승사자가 흥, 소리를 내며 말했다.
“벌 받은 게지.”
그 말에 귀신이 끙, 앓는 소리를 내고 말을 이었다.
“진짜 갑자기 마주치니까 너무 무서워서 이성을 잃게 되더라고. 나도 모르게 날뛰었거든. 그냥 좀 놀려줄 생각이었을 뿐이었는데 말이야.”
“벌 받은 게야.”
저승사자가 말하자 귀신이 신경질을 냈다.
“아이, 좀! 저승사자 양반! 일 절만 하세요!”
“일 절을 하든 백 절을 하든 그거야 내 맘이지!”
지지 않고 받아치는 저승사자에 청년이 쿡쿡 웃으며 화제를 다시 원래대로 돌렸다.
“그래서? 그 한주 씨랑 가람 씨가 온 건가? 용케 퇴마 당하지 않고 돌아왔군그래.”
귀신이 고개를 끄덕이곤 말했다.
“그래. 저승사자 양반 말대로 얻어터졌지. 그 인간들한테. 아픈 건 둘째치고 너무 굴욕적이라 눈물이 다 나는데, 그 한주 씨란 여자가 대뜸 날 퇴마하려는 거야!”
“인과응보지, 인과응보야.”
쯧쯧, 혀를 차며 말하는 저승사자를 흘기며 귀신이 말을 이었다.
“그런데 한가람이라는 남자가 한주 씨를 말리더라고. 이때다 싶어서 그 남자한테 있는 아양 없는 아양 다 떨었지. 말이 잘 통하던걸.”
“자네는 자존심도 없나?”
저승사자가 어이없다는 듯 물어 귀신이 어깨를 으쓱였다.
“그렇지만, 저승사자 양반. 둘 다 힘이 어찌나 세던지. 내가 어떻게 해볼 수준이 아니었다니까. 한가람이라는 인간이 도망칠 틈을 만들어줘서 겨우 살았어!”
당당하게 말하는 귀신에 저승사자가 한심한 놈을 보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 두 귀신이 조용해진 사이에 청년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거 참. 자네도 고생이었네. 그래도 재미있는 사람들 아닌가?”
청년의 말에 귀신이 웃으며 대답했다.
“하나같이 보기 드문 사람들이긴 했지. 다음에 저승에 올 때는 초대해볼까? 친구로 지내면 재미있을 것 같은 양반들이긴 했어.”
“아니 무슨 귀신이 그렇게 속없나? 퇴마 당할 뻔하고서는.”
저승사자가 쏘아붙였지만, 귀신은 유쾌한 표정을 지우지 않고 말했다.
“명색이 저승사자 양반을 당황하게 한 인간들이잖아. 저승에 온다면 하루하루가 즐거울 것 같아.”
장난기가 가득 담겨있는 그 눈빛에 저승사자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런 저승사자를 아랑곳하지 않고 청년도 말했다.
“하긴. 저승은 너무 지루하니까. 재미있는 친구들이 온다면 언제든 환영이지. 환생할 때까지는 심심하지 않을 수도 있겠어.”
“환생하지 않고 저승 주민으로 머물러주면 좋으련만.”
귀신의 말에 저승사자가 질색하는 표정을 지었다.
“재수 없는 소리 하지 마!”
빼액 소리지르며 저승사자는 속으로 다짐했다. 역시 어떻게 해서든 담당을 바꿔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