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스트 호더-68화 (68/84)

[68] 배신자 (3)

“그렇네. 이 녀석 말이 맞아.”

집으로 돌아와 결계를 살펴본 한주도 세훈과 같은 이야기를 했다. 결계는 작은 간섭에도 깨질 정도로 엷어져 있었고, 지금은 한들이 그걸 붙잡고 있다고.

예상보다 상황이 더 나쁜지 인상을 찌푸린 한주가 곧 이쪽을 돌아보며 말했다.

“그런데 넌 왜 여기 붙은 건데?”

한주의 시선은 세훈에게 박혀 있었다. 오자마자 한바탕 신경전을 벌이고 사정을 듣기도 전에 우선 결계부터 살폈다. 한주는 여전히 세훈이 이쪽으로 온 이유를 모르고 있었다.

“쫓겨났거든요.”

세훈의 산뜻한 설명에 한주가 쌀쌀맞은 투로 말했다.

“왜?”

한주가 쏘아붙이듯 말해도 세훈은 사람 좋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미묘한 신경전이 느껴지는 분위기 속에서 세훈이 불쌍한 척하며 말했다.

“한가람 씨의 저주에 꼬리가 잡혀서요. 제가 곁에 있으면…….”

“아니.”

한주가 세훈의 말을 자르고 세훈을 빤히 들여다봤다.

“이가윤이 누굴 줍고 누굴 버리든 그딴 건 아무래도 좋아. 내 알 바 아니야. 쫓겨났는데 왜 여기 붙었냐고.”

한주의 매서운 시선을 받으며, 잠시 입을 다물고 한주를 응시하던 세훈이 말했다.

“일단 앉아서 얘기하면 안 될까요? 몸 상태가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데요.”

세훈의 말대로 한주의 상태가 좋아 보이진 않았다. 얼마 전에 중상을 입어 막 퇴원한 환자 신분이니까 좋을 리가 없었다. 한주를 살펴보며 세훈이 어깨를 움츠리고 말을 이었다.

“아픈 것 때문에 괜히 예민하게 반응하면 저만 손해니까요.”

“실은,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어서요.”

자리를 옮겨 앉자마자 세훈이 말을 꺼냈다. 한주가 슬쩍 세훈을 쳐다보며 말했다.

“뭔데. 듣기 싫은 소리 하면 바로 집에서 쫓아낼 거야.”

한주의 쌀쌀맞은 반응에도 굴하지 않고 세훈이 본론을 내뱉었다.

“가윤 님이 신이 되지 못하게 해주세요.”

나는 이미 들어 알고 있는 얘기라 굳이 끼어들지 않고 조용히 한주의 반응을 살폈다. 한주가 의심스러워하는 표정을 지으며 세훈에게 말했다.

“나가.”

제대로 듣지도 않고 축객령이었다. 의심하고 진의를 잴 필요도 없이 듣기 싫다는 거였다. 세훈은 매정한 집주인의 말에도 움찔하는 기색도 없이 뻔뻔하게 궁둥이를 붙이고 말했다.

“들어보세요. 진심이니까.”

과장되게 불쌍한 척하는 게 호소한다기보다는 어쩐지 약 올리는 듯한 어투였다. 한주가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너랑 장난할 기운 없어. 그냥 나가.”

그 말에 세훈은 보란 듯이 소파에 등을 기대며 말했다. 한주의 축객령을 무시할 작정인 것 같았다.

“나는 가윤 님이 좋아서 따라다니는 거거든요. 근데 신이 되어버리면 손이 닿지 못할 곳까지 가버리잖아요. 그런 건 싫어요.”

인상을 구기고 당장 나가라고 소리라도 칠 것 같았던 한주가 그걸 참듯이 한숨을 내쉬고, 세훈을 노려보며 말했다.

“그래서 우리한테 막아달라고?”

세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지금 공물의 준비도 가윤 님이 더 앞서고 있잖아요. 한들도 이 모양이고. 당신들도 꽤 몰려 있는 상태일 텐데요. 내 부탁을 들어주신다면 나도 당신들에게 협력할게요.”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한 표정을 짓던 한주가 포기한 듯 턱을 괴며 대답했다.

“어떻게 막으라는 건데?”

세훈이 어깨를 으쓱였다.

“그건 당신들이 생각할 일이죠. 한가람 씨는 가윤 님과 공물을 합쳐서 한들과 거래하고 싶다고 말씀하시던데요.”

세훈의 말에 한주가 흘끗 날 쳐다봤다. 나는 어정쩡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네. 그랬어요.”

한주가 여전히 내게 시선을 고정한 채 물었다.

“그럼 누굴 신으로 만들 생각이었는데?”

내가 입을 다물자 세훈이 냉큼 말했다.

“가윤 님을요. 환생궤도도 가윤 님이 내놓는 걸 조건으로.”

“……흐음.”

한주는 그 말에 그다지 반응하지 않고 나를 빤히 응시했다. 저게 사실이든 아니든 내 입으로 듣기 위해 기다리는 거다.

나는 고민하다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실은…… 아니에요.”

이제 와서 계속 거짓말을 고집할 필요도 없고, 생각한 걸 솔직하게 털어놓기로 마음먹었다.

“아, 역시 거짓말이었군요.”

세훈이 그렇게 말했지만, 나는 여전히 한주를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그럼?”

한주의 질문에 나는 조금 머뭇거리다 대답했다.

“아무도 신이 되지 않을 수는 없을까요?”

“무슨 뜻이야?”

그렇게 묻는 한주의 눈을 들여다보며 내내 생각하던 걸 말했다.

“우리가 아는 건 ‘신이 되는 방법’에 대한 거였잖아요. 하지만 하는 건 단순히 신과 거래를 하는 거고. 그럼 사실 상관없는 거 아닐까요? 굳이 누군가 신이 되지 않아도, 신성만 버리게 만들 수는 없는 걸까요?”

내 말에 한주가 생각하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과연. 누구의 환생궤도를 주든, 힘을 누가 받든 그런 건 상관없는 것 같았으니까. 그냥 힘을 버리라고 말해도 되겠네.”

“그렇죠?”

한주의 동의에 밝아진 목소리로 대답하자 가만히 듣고 있던 세훈이 끼어들었다.

“근데 환생 궤도는 누구 걸 주고요?”

“이가윤 거죠.”

“이가윤 거지.”

세훈의 말에 나와 한주가 동시에 대답했다. 세훈이 어이없다는 듯 허, 하고 웃었다.

“가윤 님을 속여서 환생궤도만 날름 빼앗을 생각이었군요.”

세훈이 묘한 표정으로 날 쳐다보며 말했다. 나는 태연하게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내 걸 주긴 싫거든요.”

세훈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사람 다시 봤네요. 한가람 씨가 그런 사람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데.”

“이가윤도 나한테 똑같은 짓을 하려고 했잖아요. 쌤쌤이에요.”

스스로도 자신이 예전과 달라졌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저주의 효과도 있었을 테고, 한들의 악령화도 관련이 있을 테다. 하지만 그런 이유를 제외하고도 온전히 내 것인 감정도 분명히 있었다.

이가윤한테 당한 게 많다. 쌓이고 쌓인 미움이 이런 선택으로 이끈 것도 분명히 있었다. 이가윤도 죗값을 치렀으면 하는 심리도 분명히 있었고.

“그래서, 싫어? 하기 싫으면 꺼져.”

한주가 세훈을 보며 말했다. 호시탐탐 세훈을 쫓아내려는 한주에 세훈이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아뇨. 환생한 다음은 나랑 상관없으니까요. 현재가 중요한 거지.”

세훈이 씩 웃으며 말했다.

“좋아요. 그렇게 합시다. 가윤 님에게서 환생궤도를 빼앗고 신의 힘은 버리는 거로.”

“그런데 어떻게? 지금 이가윤이 어디에 있는지는 어떻게 알고. 넌 쫓겨났다니까 모를 거 아니야.”

한주의 말에 세훈이 턱을 만지작거리며 대답했다.

“아마 가윤 님은 당분간 움직이기 어려울 거예요. 영능력자들을 공격하느라 힘을 너무 많이 썼거든요.”

“아!”

세훈의 말에 내가 떠올랐다는 듯 크게 소리치자 한주와 세훈의 시선이 내게 쏠렸다.

“그거! 역시 당신들이 범인이었군요! 대체 무슨 속셈이에요?”

내 말에 세훈이 웃는 얼굴로 열 받는 대답을 했다.

“당신들이 우릴 하도 방해하니까 우리도 똑같이 방해해준 거죠. 계속 방해받을 바엔 미리 발을 묶어놓고 움직이자 싶어서.”

“무슨 소리야? 영능력자들을 공격해? 무슨 일 있었어?”

한주가 대화를 이해하지 못한 얼굴로 물어 바락 성질을 내며 대답했다.

“이게 다 평소 한주 씨 행실 때문이에요!”

내 외침에 한주가 인상을 구기고 말했다.

“왜 범인 눈앞에 두고 나한테 시비야?”

한주의 얼굴을 쳐다보다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미 이렇게 된 건 어쩔 수 없다. 일단 병원에 있느라 그간의 소식을 듣지 못한 한주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영능력자들 사이에 저주 걸린 물건이 돌았어요. 범인이 젊은 남녀라는 소문도 암암리에 퍼졌고요. 저주에 악령석이 사용돼서 저랑 한주 씨가 범인으로 지목됐죠.”

얌전히 이야기를 들은 한주가 잠시 생각하는 표정으로 날 빤히 응시하더니 말했다.

“그런 것 치곤 집 안이 조용하네. 멍청한 놈들이 몰려와서 뭇매질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데.”

나는 살짝 시선을 피하며 대답했다.

“……마음먹고 한 명 잡아서 겁줬더니 얌전해지더라고요.”

“한가람 씨 때문에 크게 앓아누운 사람이 있다는 소문이 지금 핫해요.”

내 이야기와 세훈의 이야기를 들은 한주가 신기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너 그새 많이 변했네. 사람 족칠 줄도 알고.”

그 말에 왠지 억울해져서 황급히 변명했다.

“아니! 저주랑 이런저런 일 때문에 신경이 날카로워져서…….”

한주가 말없이 나를 응시하다 말했다.

“그래. 그래서 그렇게 불안해했던 거구나.”

한주가 입을 다물었다. 나도 반응하지 않고 고개를 숙였다. 잠시 정적이 흘렀다. 뭔가를 생각하는 듯하던 한주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이가윤이 작정하고 우리를 범인으로 몬 거라면 귀찮겠어.”

“그렇죠.”

세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쳤다. 그 모습이 왠지 굉장히 얄미워 노려보자, 세훈이 웃으며 살짝 시선을 피했다.

“그래도 덕분에 명분은 생겼네.”

명분? 이해할 수 없는 말에 의아하다는 듯 한주를 쳐다봤다. 한주가 팔짱을 끼고 씩 웃으며 말했다.

“이가윤이 당분간 움직이기 어렵다니 더할 나위 없어. 좋은 기회야.”

“무슨 소리예요?”

설명을 요구하며 묻자 한주가 날 쳐다보며 말했다.

“이가윤은 한동안 공물 준비도 못 할 테고, 우린 그 틈에 여론을 만들면 돼.”

“여론이요?”

“그래. 우리는 억울하고 진짜 범인은 따로 있다는 여론.”

나는 아직 한주의 말이 아리송한데, 세훈은 뭔가 깨달은 듯 한주를 보며 말했다.

“피해자가 워낙 많으니 범인을 잡을 수 있으면 협회가 나설 수도 있겠네요. 근데 그게 도움이 되겠어요? 그쪽도 별 힘은 없을 텐데.”

“잘잘못 가리는 건 두 번째 문제고. 우리 목적은 지금 힘이 없어서 숨어 있는 이가윤을 끌어내는 거야. 아무리 그래도 사람 하나 찾는 건 할 수 있겠지.”

한주의 말에 드디어 목적을 깨달았다. 어쨌든 이가윤을 신과의 거래의 제물로 삼기 위해서는 그 행방부터 알아내야 한다. 그런데 이가윤은 지금 힘을 많이 써 숨어 있고, 우리에겐 시간이 없다.

협회의 도움을 받아 이가윤을 끌어낼 수 있다면, 억울함을 푸는 문제는 둘째 치고서라도 당장 코앞에 닥친 위험은 해결할 수 있다.

만에 하나 이대로 영능력자 테러 사건의 범인이라는 누명을 벗을 수 없다 해도, 한들을 환생시키고 악령화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그 정도는 감수할 수 있었다.

딱히 무서운 녀석도 없었고, 시간이 지나면 쉬쉬하며 적당히 잊힐 테니. 나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세훈은 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일 벌여놓고 흐지부지 끝나면 이한주 씨만 타격을 입을 텐데요.”

한주는 걱정하는 기색도 없이 대답했다.

“상관없어. 그리고 흐지부지 끝나지도 않을 거야.”

“뭐 믿는 구석이 있나 보죠?”

세훈의 질문에 한주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다. 물어봐도 더 말하지 않을 것 같아 말을 돌렸다.

“그런데 어떻게 그런 분위기를 조성해요? 한주 씨는 영능력자들 사이에서 단단히 미움받고 있어서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내 말에 한주가 태연하게 대답했다.

“하면 어떻게든 되겠지.”

오늘도 투철한 케세라세라 정신을 발휘하는 대답이었다. 내가 어이가 없어 인상을 구기자, 세훈이 재미있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김차현 씨가 그렇게 발이 넓다면서요. 한가람 씨가 스트리머 여자애를 도와주기도 했었고.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면 어떻게든 될 것 같긴 한데요.”

얘기가 대충 마무리되고 세훈이 결계를 조금 손봐주기로 했다. 이대로는 너무 불안하니 깨진 결계라도 좀 더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보수작업을 해줬다.

“이걸로 좀 나아질 거예요.”

온 집안을 돌아다니며 부스럭거리던 세훈이 땀을 닦아내며 말했다.

“잘했어.”

귀찮게 구는 꼬마애를 대충 칭찬하는 듯한, 어딘가 쌀쌀맞은 한주의 말에 세훈이 잠시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한주가 날 보며 말했다.

“난 수화랑 동훈이한테 연락해볼 테니까. 넌 김차현이랑 모찌파이인지 뭔지 하는 애한테 연락해서 부탁해봐.”

“저도 지인한테 연락해볼게요.”

세훈이 밝게 웃으며 끼어들자 한주가 매정하게 대답했다.

“넌 아무것도 하지 말고 저기 얌전히 앉아있어.”

세훈은 웃는 얼굴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나는 그 눈썹이 살짝 꿈틀거리는 걸 놓치지 않았다.

삐걱거리는 관계에 한숨을 내쉬며 자리를 피해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안녕하세요, 김차현 씨.”

─ 아, 한가람 씨. 마침 장마에게 이야기 들었습니다. 박세훈 씨랑 손을 잡기로 했다면서요.

마가 우리랑 헤어지고 바로 차현에게 연락을 한 모양이다. 굳이 입 아프게 설명할 게 없어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대답했다.

“네. 그 건으로 드리고 싶은 말이 있어서요.”

─ 뭡니까?

이야기하면 도움을 들어줄 듯한 분위기에 내심 안도하며 사연을 설명했다. 가만히 이야기를 듣던 차현이 뒤늦게 입을 열었다.

─ 잘 알겠습니다. 그 정도는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주 걸린 물건에 대해서는 역시 해명할 걸 생각해두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타당한 걱정이었다. 나도 음, 하고 고민하듯 신음하다 대답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당장은 생각나는 게 없어서요. 그래도 일단 시간이 급하니 그 문제는 천천히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 네. 여러분도 생각이 있으시겠죠.

걱정은 하면서도 오지랖까지는 발전하지 않는 차현의 태도에 고마움을 느끼며 말했다.

“그런데 차현 씨는 괜찮으시겠어요? 이런 분위기에 괜히 우리 편 들다 피해 보시는 건 아닌지…….”

내 걱정이 담긴 말에 차현이 웃으며 대답했다.

─ 괜찮습니다. 소문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중립적인 사람도 많고, 이한주 씨는 원래 유명하시니까요. 이한주 씨가 워낙 강하고 소문도 화려하니 좋아하는 사람도 꽤 많습니다.

그 말에 납득하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차현이 괜찮다면 괜찮은 거겠지.

전화를 다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자 한주도 수화와 동훈에게 연락을 모두 끝마쳤는지 딴짓을 하며 앉아있었다. 동훈은 그렇다 치고, 수화의 반응이 궁금해 한주에게 말을 걸었다.

“수화 씨한테 무슨 말 했어요?”

한주가 날 흘끗 보더니 말했다.

“이제부터 이가윤이랑 대판 싸울 거니까 어설프게 끼어들지 말라고 했어.”

수화에게도 도움을 청하나 싶었는데, 아니었나 보다. 그래도 방해나 하지 말라는 선언을 한 게 이해가 됐다. 한주의 말따마나 박쥐 같은 사람이라면 믿고 부탁하는 것보다는 배제해 두는 게 낫겠지.

나는 더 말을 꺼내지 않고 한주의 맞은편에 얌전히 앉았다. 세훈은 벌써 한주가 내준 손님방에 들어가 쉬고 있는지 보이지 않았다.

한동안 한들이 없는 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혼자 지내다가 한주가 돌아오고, 생각지도 못한 동거인까지 생기자 기분이 얼떨떨했다.

그래도 어쩐지 안심이 됐다. 오늘 밤은 편히 잘 수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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