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스트 호더-60화 (60/84)

[60] 갈림길

마는 조용히 쓰러진 사람에게 다가갔다. 그 앞에 쭈그려 앉은 마가 한참 만에 입을 열었다.

“외상은…… 입지 않았어요. 생명에 지장도 없는 것 같고…… 그냥 기운에 당한 것 같아서…… 능력 쪽에 이상이 생겼을 수는 있겠는데…….”

마가 말 없는 나를 돌아보며 말했다.

“영능력 공격이었으니까…… 뭔가 있어도 한가람 씨에게 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거라고 생각하는데…… 이 여자는 이 사건의 범인이기도 했고…… 그러니까…….”

입을 다문 마가 자리에서 일어나 내 앞으로 다가왔다.

“한가람 씨는 일단…… 돌아가 보세요. 많이 놀라신 것 같은데…… 나중에 연락…… 드릴 테니까.”

“하지만.”

반박하는 내 목소리에 힘이 없었다. 어찌 됐든 내가 사람을 공격했다. 그 사실 하나만은 명확했다.

외상을 입지 않았다니 그건 천만다행이었지만, 반사적으로 나간 공격이니만큼 물리적으로 배를 관통당했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하니 식은땀이 흘렀다.

잠시 말이 없던 마가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가세요. 방해돼요.”

처음 듣는 단호한 목소리였다.

* * *

또 이 꿈이다.

녀석은 또 몰라보게 자라 있었다. 팔은 없지만, 흉부까지 형태가 생긴 녀석을 보며 나는 참을 수 없는 기분에 사로잡혀 소리쳤다.

“꺼져! 꺼지라고!”

녀석이 나를 응시하는가 싶더니 주변이 훅훅 변하기 시작했다. 내가 서 있는 방이 자꾸 바뀌었고 익숙한 풍경이었다 폐허가 되기를 반복했다.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변하는 풍경에 구토감이 치밀었다. 머리가 웅웅거리며 아파 왔다. 머리를 부여잡고 자리에 주저앉았다.

점점 더 빠르게 변하는 주변에 뭐가 뭔지 모르게 되어버렸다.

* * *

눈을 뜨면 모든 걸 잊었다. 그토록 괴로운 것 같았는데, 막연한 감각만이 남아있었다.

“괜찮아?”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한들이 서 있는 게 보였다. 나와 눈이 마주친 한들이 웅얼거리듯 말했다.

“미안해.”

뭐가 미안해? 물어보고 싶었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몸이 축 처져 기운이 없고 결국 다시 수마에 끌려들어 갔다.

타는 듯한 갈증을 느끼며 다시 눈을 떴다. 머리가 무겁고 몸에 힘이 없었다. 멍하니 휴대폰 화면을 확인했다.

오후 세 시. 헛웃음이 나왔다.

씻고 나와 밥을 먹는 동안 한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싱크대에 그릇이 담겨있는 걸 보아하니 먼저 먹고 어딘가에 박혀 혼자 노는 듯했다.

나는 굳이 불러낼 생각도 않고 혼자 멍하니 텔레비전을 시청했다.

이 집이 이렇게도 조용했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처음으로 이 집이 쓸쓸하다고 느꼈다.

한주에게 연락하고 싶어져서 휴대폰을 든 순간 전화가 걸려왔다. 차현에게서였다.

“여보세요.”

전화를 받자 여느 때와 다르지 않은 차현의 목소리가 돌아왔다.

─ 아, 지금 통화되십니까?

보이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 무심코 고개를 끄덕이다 뒤늦게 답했다.

“네. 괜찮아요.”

그러자 차현이 말을 꺼냈다.

─ 그, 이번 사건 관련해서 말입니다.

그 말에 심장박동이 빨라졌다. 목소리가 떨리지 않도록 의식하면서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 피해자들은 모두 귀신에게서 풀려났다고 합니다. 능력을 빼앗긴 어린 주술사도 능력이 일부 돌아왔다고 하고요.

“네.”

─ 그리고 범인은 능력을 모두 잃어버렸다고 합니다.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것보다는 범인을 신문하는 과정에서…….

잠시 말을 멈춘 차현이 한숨을 내쉬더니 말을 이었다.

─ 범인이 가지고 있던 악령석을 모두 탈취당했다고 합니다.

“탈취…… 당했다고요?”

─ 예. 추적 중이라고 합니다마는 유력한 용의자도 없는 상황이라…… 일단 그 문제는 제쳐두고, 협회에서 한가람 씨에게…….

이어질 말을 기다리며 휴대폰을 다잡았다.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 결과적으로 사람이 다치진 않았지만, 살인자라고 욕을 먹어도 할 말이 없을 것 같았다.

그 정도로 강한 공격을 생각 없이 사람에게 향하게 해버렸으니까. 자기 자신에게 구역질이 날 지경이었다.

내 심정을 모를 차현이 태연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 포상을 내리고 싶다고 합니다.

숨을 들이켜고 기운 빠진 목소리로 되물었다.

“뭐라고요?”

─ 포상이요. 모르고 내버려 뒀으면 여러 영능력자들이 위험할 뻔했으니까 말입니다. 피해자들도 사례하고 싶어 해서…… 제게 계좌번호 보내주시면 제가 넘겨드리겠습니다.

잠시 멍하니 말을 잃고 있다가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됐습니다. 필요 없다고 전해주세요. 일부러 전화 주셔서 감사합니다.”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통화를 끊어버렸다.

차라리 욕을 먹었으면 마음이라도 편해졌을 텐데. 마음이 한층 더 심란해졌다.

* * *

“한가람 씨 되십니까?”

단정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남자였다. 나이는 한주 또래로 보였다.

“네. 그런데요.”

내 대답에 남자가 품에서 명함을 꺼내 건네주더니 말했다.

“저도 퇴마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오늘은 한가람 씨께 의뢰 드릴 일이 있어 왔습니다.”

남자가 건네는 명함을 들여다보고 의아한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저한테요?”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한가람 씨께요.”

혼자서 의뢰를 받는 건 두 번째였지만, 한주의 이름이 아니라 내 이름을 듣고 찾아온 사람은 처음이었다.

의뢰인은 내게 간단한 약도를 건네고 보라는 듯 손짓했다. 내가 약도를 들여다보자 시간을 주듯 커피를 홀짝인 의뢰인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어딘지 아십니까?”

그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네, 뭐. 근처니까요.”

약도엔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사거리가 표시되어 있었다. 남자가 알고 있다니 다행이라는 듯 말했다.

“거기가 의뢰 장소입니다.”

“여기서 뭐가 나오나요?”

내 질문에 남자가 잔을 내려놓고 설명을 시작했다.

“갈림길 귀신이 출몰한다는 제보가 있었습니다. 실제 한 명이 실종된 상태고요. 아마 죽었을 거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갈림길 귀신. 그 이름에 기억 한편에 있는 정보를 떠올렸다.

예전 동훈에게서 받은

에 특히 위험하다고 표시되어 있던 악귀 중 하나였다.

특정 갈림길에서 갑자기 출몰하며 일정한 수의 사람을 잡아먹은 뒤 사라진다고 하는 귀신이다.

잡아먹히기 전까지 수차례 만나게 되는데, 마지막으로 만나 잡아먹히는 순번이 잡아먹히는 사람의 수와 같다고.

즉, 세 번을 만나 잡아먹히면 그 갈림길에선 세 명이 죽고, 네 번을 만나 잡아먹히면 네 명이 죽는다는 얘기다.

이 악귀가 까다로운 점이 바로 이것이다. 사냥감을 잡아먹는 순간에만 실체를 드러내는데, 몇 번을 만나야 잡아먹히는 순간이 오는지는 다 끝나기 전까지 알 수 없다.

게다가 이 귀신은 평상시 실체가 없는 귀신이다. 여러 번 마주치는 동안에는 그저 누군가 옆에 있다는 막연한 느낌만 느끼기 때문에, 악귀에게 노려지는지도 확신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심지어 딱히 사냥감을 특정하지도 않는다고 한다. 귀신이 출몰 중일 때 갈림길에 가서 일정 횟수 이상 귀신의 기운을 느끼는 사람이 먹이가 된다.

“까다로운 악귀가 나왔군요.”내 말에 의뢰인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휴대폰을 꺼내 어떤 영상을 보여줬다.

“이건 입수한 영상입니다. 여기, 다섯 사람 중 운동복을 입은 아저씨가 첫 번째 실종자입니다.”화질이 나빠 보이는 영상엔 신호를 기다리는 다섯 사람이 찍혀 있었다.

의뢰인이 이번엔 다른 영상들을 차례로 틀어 보여줬다. 각각 횡단보도를 건너면 갈 수 있는 장소들인 듯했다.

“다른 네 사람은 처음 보여드린 영상이 끝난 이후에도 확인이 됐지만…… 실종자만은 첫 번째 영상 이후부터 보이지 않게 됐습니다.”의뢰인의 설명대로 다른 장소를 찍은 영상에는 아저씨를 제외한 네 명만 확인할 수 있었다. 의뢰인이 말을 이었다.

“피해자가 늘어나기 전에 퇴마해야 합니다. 하지만 어중간한 사람들이 나섰다가는 피해만 커질 듯해서 한가람 씨 같은 실력 있는 퇴마사가 나서주었으면 합니다.”“……저요?”조심스레 묻자 의뢰인이 말했다.

“네. 이전 가짜 귀신 사건도 먼저 알아채고 해결하시지 않았습니까.”아무래도 그 일로 내 이름이 많이 알려지게 된 모양이었다.

나로서는 끔찍한 결말을 봐버렸다고 여기고 있는 사건인데.

의뢰인이 말을 이었다.

“별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퇴마 부탁드립니다.”실력 있는 퇴마사 취급을 받는 건 어쩐지 어색했으나, 나는 망설이지 않고 의뢰를 받기로 했다.

* * *

피해를 줄이고 갈림길 귀신을 하루빨리 끌어내기 위해선 내가 표적이 되는 수밖에 없다. 그러기 위해선 되도록 사거리에 자주 들러야 했다.

갈림길 귀신이 늘 있는 게 아니므로 오늘은 될 수 있는 한 여러 번 사거리에 들르기로 마음먹었다.

앞서 두 번은 혼자서 신호등 신호를 기다렸지만,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 세 번째. 묘한 위화감을 느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혼자서 신호등이 초록 불로 바뀌길 기다리는데, 옆에 누군가가 서 있는 듯한 기운이 느껴졌다.

‘나왔다.’

속으로 생각하며 태연함을 가장했다. 지금 상태로는 있다는 걸 알아도 잡을 수 없다. 얌전히 여러 번 녀석과 마주치며 실체를 드러내길 기다려야 했다.

내 옆을 지키던 갈림길 귀신이 어딘가로 떠난 걸 느끼고 숨을 내쉬었다.

한번 귀신을 마주친 다음부터는 빠르게 진도를 나갈 수 있었다. 곧 두 번째로 귀신과 맞닥뜨렸고 세 번째, 네 번째도 금방 찾아왔다.

도대체 몇 명을 잡아먹어야 직성이 풀리려는지. 아직도 실체를 드러내지 않는 갈림길 귀신에 내심 혀를 차는데, 의뢰인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 두 번째 실종자로 의심되는 사람이 나왔다고 합니다. 좀 더 지켜봐야 확실해지겠지만, 아무쪼록 서둘러 주시길 부탁드립니다.“쯧.”결국 혀를 찼다. 내가 늦으면 피해자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악귀도 이대로 놓치게 될 터였다. 그러면 이 악귀는 힘을 더 불려서 또 다른 갈림길에 출몰할 테고.

그나마 마음만 먹으면 빨리 퇴마해버릴 수 있는 귀신이란 점이 다행이었다. 내가 잡아먹히지 않을 수 있다는 전제가 필요하지만.

예전 같았으면 이 사거리를 피했을 텐데, 이제는 이정도 악귀는 별로 무섭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사람이 더 무서우면 무서웠지.

조급해진 마음으로 다시 사거리 중심에 섰다. 신호 순서나 타이밍도 완전히 외워버린 지경이었다.

지겹게 생각하며 건널 차례를 기다리는데, 이제는 익숙해진 위화감이 느껴졌다. 옆에 갈림길 귀신이 있다.

‘슬슬 그만하지.’내심 그렇게 생각하며 처음으로 기척이 느껴지는 쪽으로 슬쩍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차례가 왔다는 걸 깨달았다.

검은 망토가 허공에서 하늘하늘 흔들리고 있었다. 그림자에 가린 망토 안쪽엔 괴이할 정도로 크고 흰 이빨이 두드러졌다.

내가 자신을 눈치챘다는 걸 깨달은 귀신이 큰 입을 쩌억 벌렸다. 그러자 굉장한 악취가 느껴졌다. 코를 막고 싶어질 정도로.

인상을 찌푸리고 악귀에게서 조금 물러났다. 나를 물어뜯기 위해 빼든 귀신의 턱이, 내 얼굴 앞까지 닿은 순간. 그대로 관통당했다.

“꺽…… 끄르륵…….”갈림길 귀신이 괴로운 듯 신음했다. 비명도 지르기 힘들 정도로 격통을 느끼고 있는 듯했다.

자신을 관통한 가지를 붙들고 몸부림치기 시작한 귀신의 몸통을 날카로운 가지가 하나둘 꿰뚫었다.

“끅…… 끅끅…….”고통에 전 소리를 내던 귀신이 그대로 쪼그라들어 바닥에 떨어졌다.

잡는 과정이 귀찮았지, 실체를 드러내고부터는 역시 별것 아니었다.

보도블록 위에 떨어진 고급스럽고 또 불길한 빛을 발하는 보석을 주워들려다 멈칫, 몸을 굳혔다.

‘이렇게 고통을 주는 방식으로 잡을 필요는 없었을 텐데.’문득 그렇게 생각하고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아무리 사람을 잡아먹는 악귀라도 눈앞에서 그렇게 고통스러워했는데…… 일말의 동정도 역겨움도 느끼지 않고 지겨워하며 작업하듯 공격한 나 자신에게 혐오를 느꼈다.

내 안에서 무언가가 확실히 변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다소 멍한 상태로 의뢰인에게 악귀를 봉인했다고 보고하자 의뢰인이 다시 집으로 찾아왔다.

“한가람 씨가 유능하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나는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네, 뭐…… 감사합니다.”“하나 더 부탁드릴 일이 있습니다.”그렇게 말한 의뢰인이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투명한 플라스틱 원형 통에 액체 같은 게 담겨있었다. 황금빛에 무언가 반짝거리는 게 은근히 예뻐 보였다.

“이게 뭔데요?”묻자 의뢰인이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메탈릭 골드펄 슬라임입니다.”“메탈릭…… 뭐요?”“메탈릭 골드펄 슬라임.”“아…….”그게 뭔데? 미묘한 표정으로 의뢰인을 응시했지만, 의뢰인은 부끄러워하는 기색도 없이 뻔뻔할 정도로 진지하게 말했다.

“유행하는 장난감입니다. 한가람 씨도 아실 것 같은데.”이런 식으로 본격적인 느낌은 아니었지만, 비슷한 거라면 어렸을 때 가지고 놀았던 기억이 났다.

그래서 이게 왜? 그런 표정으로 의뢰인을 쳐다보자 의뢰인이 설명을 시작했다.

“한번 만지기 시작하면 손을 뗄 수 없는 중독성을 가지고 있습니다.”“아…… 그렇군요.”미묘하게 대답하자 의뢰인이 진지하게 설명을 덧붙였다.

“농담하는 게 아닙니다. 말 그대로 손을 떼지 못하게 됩니다. 기력이 다할 때까지요.”누가 뭐랬나. 의뢰라고 꺼내든 만큼 위험한 물건일 거라는 건 예상했다. 다만 표현 방식이 좀…… 잡상인처럼 들려서 그랬지.

의뢰인이 말을 이었다.

“이 메탈릭 골드펄 슬라임에 저주가 걸려있는 듯합니다. 벌써 피해자도 발생했고요. 한번 손을 댄 사람은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게 망가졌습니다.”그 말을 듣고 작게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위험한 물건이라는 건 인지했습니다. 그런데 저주 같은 건 제가 잘 몰라서요. 다른 사람에게 의뢰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솔직하게 말하고 거절했지만 의뢰인이 고개를 젓고는 말했다.

“통을 열지 않는 이상은 안전합니다. 간단한 봉인을 걸어놓았고요. 한가람 씨가 이걸 가지고 있어 주시면 좋겠습니다.”“왜 하필이면 저한테……?”전공이 아니라니까. 그런 의미를 담아 묻자 의뢰인이 말했다.

“실은 이 메탈릭 골드펄 슬라임은 일반인들에겐 해를 입히지 않습니다. 영능력이 있는 사람만 홀립니다.”그렇게 계속 풀네임으로 부르지 않아도 될 텐데. 내심 그렇게 생각하며 되물었다.

“영능력자만?”의뢰인이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네. 이것뿐만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저주받은 물건이 아주 많습니다. 이런 물건은 원래는 드문데…… 영능력자만을 노리고 이런 물건을 유출하는 범인이 있는 듯합니다.”한숨을 내쉰 의뢰인이 말을 이었다.

“이대로는 위험하다고 판단해서 실력이 입증된 영능력자 분들께 의뢰를 드리고 있습니다. 한가람 씨가 저주에 능하지 않다고 해도, 조금이라도 빠르게 해결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어 부탁드리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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