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스트 호더-53화 (53/84)

[53] 능귀의 객 (1)

그 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정신을 차렸을 땐 병원이었고, 동훈이랑 그 가족들이 와 있었고…… 내내 토할 것 같았다.

누가 언제 말해줬는지는 모르겠지만, 장지은이 그대로 도망가 아직 잡히지 않고 있다고 들었다. 깊은 산속으로 숨어 들어가 보이지 않는다고.

그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흘러 있다는 걸 깨닫고 많은 말들이 오갔던 것을 떠올렸다.

막연히 무언가가 잘못되어가고 있다고 확신했다. 그런 불안감이 짙어질수록 이상하게도 강한 수마가 날 덮쳤다.

참고 참다가 누군가가 어깨를 두드려줘 결국 잠이 들었다.

* * *

눈을 떠보니 누구도 보이지 않는 을씨년스러운 곳에 도착해 있었다.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는 한주를 봤을 땐 반가운 기분이 들었지만, 그것도 잠깐이었다.

“왜 이렇게 된 거죠?”

은연중에 이곳이 어딘지 깨닫고 허탈한 기분으로 묻자 한주가 어깨를 으쓱였다.

“저주를 나누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우리 계약이 강해졌으니까……. 넌 덤으로 딸려온 거 아냐?”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 쪼그려 앉았다. 한주가 팔짱을 끼고 주변을 살피는 걸 지켜보다가 나는 다시 입을 열었다.

“나한테 미안하지도 않아요?”

“미안하지만, 내가 잘못한 건 아니잖아.”

그 말에 뭐라 할 말을 찾지 못해 입을 다물었다. 눈을 천천히 깜빡이고 화제를 돌렸다.

“어떡해요?”

묻자 한주가 날 슬쩍 내려다봤다.

“나도 모르지.”

그렇겠지. 한주라도 이런 사태까지 다 알진 못하겠지.

우리 사이에 어색한 침묵이 내려앉았다.

뭐랄까…… 천년만년 여기에 이러고 앉아있으라고 해도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다. 그만큼 막연한 느낌이었다.

슬프다거나 억울하다거나 그런 생각도 별로 들지 않았다. 너무 터무니없어서 오히려 마음이 태평했다.

말소리가 잦아든 공간을 빠른 물살이 흐르는 소리가 채웠다.

슬쩍 고개를 돌려 옆을 봤다. 깊이나 길이나 끝이 보이지 않는 긴 강이 있었다.

“저게 삼도천이에요?”

강을 보며 묻자 한주가 대답했다.

“응. 아마.”

“저걸 건너면 진짜 죽는 거겠죠?”

한주가 입을 다물었다. 나도 같이 입을 다물었다. 눈 떠보니 저승이라니, 진짜 영문을 모르겠다. 나는 어디 크게 다친 곳도 없는데.

‘저게 돌이킬 수 없는 강이면, 아직은 돌이킬 수 있는 건가?’

살짝 현실도피에 가까운 생각을 하며 한주와 함께 강을 쳐다봤다.

“흠흠……!”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도 모를 때쯤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주와 내 고개가 동시에 돌아갔다.

키가 백육십 정도로 보이는 조그만 남자였다.

검은 두루마기, 새하얗게 분칠 된 얼굴, 검게 화장한 눈이 누가 봐도 저승사자였다. 아마 손에 들린 게 아니었다면 한눈에 ‘저승사자?’ 했을 거다.

그래, 손에 들린 게 아니었다면.

“코스프레?”

짜게 식은 눈으로 남자를 보며 묻자 남자가 버럭 화를 냈다.

“누구보고 코스프레라는 거야! 어딜 어떻게 봐도 진짜 저승사자잖아!”

“옆구리에 노트북 끼고 다니는 저승사자라니……. 뭔가 실망스럽네.”

한주가 빤히 쳐다보며 감상을 말하자 저승사자가 또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며 대꾸했다.

“있는 물건 좀 쓸 수도 있지! 그럼 유용한 도구 놔두고 구닥다리 도구 쓰리?”

어지간히도 다혈질인 저승사자인 모양이다. 소리를 빽빽 질러대서 귀가 아팠다.

우리가 입을 다물자 씩씩거리던 저승사자가 다시 헛기침했다.

“험험…….”

이제 와서 분위기를 잡으려는 듯 급 정색한 저승사자가 주섬주섬 노트북 파우치에서 노트북을 꺼냈다.

뭔가 없어 보이는 일련의 과정을 거친 후 겨우 우리 앞으로 노트북을 내밀며 화면을 열어 보였다.

“임시 망자들은 보아라. 이 영상에…….”

“연결 끊겼는데.”

이제 좀 자리잡히려던 흐름을 한주가 뚝 끊었다. 한주 말대로 검은 화면 위엔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떠 있었다.

“뭐? 진짜?”

저승사자가 주섬주섬 노트북을 자기 쪽으로 돌렸다.

“에이 씨, 이거 또 왜 이래.”

서서 조작하긴 어려운 듯, 근처 바위 위에 노트북을 올려두고 쪼그려 앉아 터치패드를 만지작거리는 게 지지리 궁상이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한주와 눈을 맞췄다.

‘저거 진짜 저승사자 맞아?’

한주의 눈빛에 어깨를 으쓱했다.

‘내가 어떻게 알아요.’

얼마간 미묘한 시간이 흐른 뒤 저승사자가 자기 옆을 탁탁 내리치며 말했다.

“둘 다 이리 와서 이거 봐봐.”

드디어 연결에 성공했나. 슬렁슬렁 걸어 얌전히 옆에 같이 쭈그려 앉았다.

십삼 인치의 작은 화면에 한 영상이 띄워져 있었다.

“어…… 이거 혹시.”

내가 멍하니 중얼거리자 저승사자가 대답했다.

“알아보는가? 이 영상, 여기에 찍힌 거 자네들 맞지?”

영상은 무당의 흉가에서 있었던 일을 담고 있었다. 구도로 보아하니 방송용으로 찍고 있던 영상인 게 틀림없어 보였다.

영매사가 갑자기 날뛰며 사람을 치더니 미친 짓을 하고, 내가 화면 속으로 뛰쳐 들어오고…… 아수라장 한복판에서 한주가 칼에 찔리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네. 맞아요.”

내가 대답하자 저승사자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래. 역시 그렇군. 너희들 운이 좋구나.”

“운이 좋다고요?”

이게 무슨 소리람.

저런 일에 휘말리고, 나는 영문도 모르는 채 저승에 끌려와 있는데. 살짝 쏘아붙이듯 묻자 저승사자가 그렇게 노려보지 말라는 듯 말했다.

“예전 같았으면 너희는 그냥 여기서 죽었어. 영상이 있으니 너희 처지에서야 다행인 거지.”

“……무슨 말이에요?”

내 질문에 한주가 말을 덧붙였다.

“우리가 아직 죽지 않았다는 말처럼 들리는데.”

그러자 저승사자가 턱을 매만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들 안 죽었어.”

저승사자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그 단호한 말에 희망이 생겨 저승사자를 다그쳤다.

“그럼 우리가 왜 여기 온 거예요? 돌아갈 수 있는 거죠?”

내 말에 저승사자가 끙, 소리를 내며 대답했다.

“죽을 사람은 정해져 있어. 근데 간혹 엉뚱한 사람을 데려오는 경우가 있단 말이지. 기술이 없을 때는 키다리 그림자의 도움을 받아 억울한 처지를 가려냈는데…… 그것들이 매번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저승사자가 작게 한숨을 내쉬더니 말을 이었다.

“그럼 그냥 잘못 데려온 사람을 망자로 처넣어도 되니까 편했는데. 영상이니 뭐니 찍게 된 이후론 아주 귀찮아.”

……뭔가 상상을 초월하는 불순한 말이다. 방송용 촬영을 하지 않았다면, 저승사자가 실수한 순간 나도 한주도 얌전히 죽을 수밖에 없었단 뜻인가.

“……저승사자도 실수해요? 저승사자잖아요. 어떻게 사람을 틀려요?”

살짝 따지듯 묻자 저승사자가 날 흘겨보며 말했다.

“어느 존재가 세상만사를 다 알고 능숙하게 행할 수 있겠냐. 실수하는 건 당연한 거야.”

“당신 실수로 죽게 된 입장에선 그 말이 별로 좋게 들리질 않는데.”

한주가 짜증스럽게 말하자 저승사자가 헛기침하더니 본론을 꺼냈다.

“아무튼…… 죽을 사람은 따로 있고, 너희들은 죽지 않았어. 특히 너는 죽음 근처에도 안 갔지.”

저승사자가 그리 말하며 날 가리켰다.

“그럼 누가 죽어야 했는데요?”

내가 묻자 저승사자가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그래. 여기 이 아가씨. 이 아가씨가 불귀의 객이 돼야 했어.”

저승사자가 영상을 멈추고 누군가를 가리켰다.

“장지은?”

한주가 말하자 저승사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기력이 다했어. 얼굴만 봐도 느껴지지 않나? 응당 있어야 할 생기가 없잖아, 사람이. 그래도 이 아가씨는 죽는 게 차라리 다행이야. 소멸하는 것보다는 벌을 받더라도 존재하는 편이 낫지 않겠어.”

저승사자의 말에 한주가 살짝 짜증스럽게 대꾸했다.

“근데 왜 우리를 데려온 거야?”

“글쎄 말했잖아. 실수라고. 그렇게 강한 기운이 이리 튀고 저리 튀고…… 복잡스러운 상황에 갑자기 네 생명이 약해지고, 진짜 망자는 도망갔으니…….”

“어쩔 수 없었다고?”

“그래. 그래도 다행이지 않나. 이렇게 증거가 남았으니. 귀찮아 죽겠어도 증거가 있으면 어쩔 수 없지.”

저승사자가 귀찮다는 듯 말했다. 한주와 저승사자의 이야기를 얌전히 듣다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그럼 빨리 돌려보내 주세요.”

그러자 저승사자도 노트북을 닫고 자리에서 일어나 답했다.

“나도 그러고 싶네만…… 그럴 순 없네.”

“우리가 죽은 게 아니라면서요? 왜 못 돌아가요?”

내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묻자 저승사자가 난감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 돌아갈 순 있어. 자네들은 말하자면 ‘능귀’의 객인 셈이니까. 돌아갈 수 없는 게 아니니까 ‘불귀’가 아니라고. 그런데…….”

“그런데?”

말을 망설이는 저승사자에 한주가 재촉하듯 물었다. 저승사자가 작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내가 너무 바빠서 말이야.”

“뭐?”

한주가 황당하다는 듯 말했다. 나 역시 이게 지금 뭐라는 거야? 라는 표정으로 저승사자를 응시했다.

저승사자가 면목 없다는 듯 말했다.

“아니, 내가 너희들 말고도 할 일이 많아서. 벌써 며칠째 집에도 못 들어갔다니까.”

“그건 당신 사정이잖아요.”

내가 어이없다는 듯 말하자 저승사자가 울컥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아니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야박한가? 내가 불쌍하지도 않아?”

“그 말 그대로 돌려줄게요. 우리가 불쌍하지도 않아요?”

저승사자를 노려보며 말하자 저승사자가 고개를 팩 돌렸다.

“아 몰라! 아무튼 나한텐 너희 돌볼 시간이 없다 이거야. 그러니 일주일 안에 인연의 끈을 잡아당겨서 그 장지은인지 장아찌인지를 대신 저승에 데려다 놓아!”

그렇게 말하며 저승사자가 빠른 속도로 멀어져갔다. 도저히 사람이 잡을 수 있는 속도가 아니었다.

마음이 급해 다급하게 외쳤다.

“야! 잠깐 기다려! 인연의 끈은 뭐고! 일주일 안에 못 하면 어떻게 되는데?”

그러자 어느새 점이 돼버린 저승사자에게서 큰 소리로 대답이 돌아왔다.

“‘둘 중 하나는 죽을 운명’의 기둥을 찾아서 끈을 잡아당겨! 일주일 안에 못 하면 삼도천을 건너야 하니까!”

더 따질 틈도 없이 저승사자는 이미 저 멀리 사라져버렸다.

저승사자를 허무하게 놓쳐버린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하염없이 강가를 걷는 것뿐이었다.

초반엔 어이가 없어서 저승사자를 잘근잘근 씹었지만, 한참을 걷다 보니 그것도 지겨웠다.

“근데 지금 몇 시야?”

한주가 한숨을 내뱉듯 말했다.

걷기 시작한 지 꽤 됐는데 강가는 여전히 안개 낀 새벽녘처럼 뿌옜고 발도 다리도 별로 아프지 않았다. 저승이라 그런 걸까.

“글쎄요.”

시간을 알 턱이 없다. 저승사자가 말한 일주일이란 기한은 길다면 긴 시간이지만……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없는 상태에선 그마저도 불안했다.

나도 한주도 다시 입을 다물고 걷는데 반대편에서 퐁당, 하는 소리가 났다. 고개를 돌려보자 강 건너편에 앉은 할머니가 보였다.

“어디 가시는 길이유?”

할머니가 이웃집 사람에게 묻듯 친근한 말투로 물어왔다. 물 흐르는 소리를 의식한 탓인지 쩌렁쩌렁한 목소리였다.

“저 할머니, 죽은 사람이겠죠?”

작은 목소리로 한주에게 묻자 한주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겠지.”

하긴, 죽은 사람이 아니고서야 이런 저승에 그것도 삼도천 건너편에 있지는 않겠지.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을 알았는지 할머니가 다시 말을 걸어왔다.

“뭐라고 했슈?”

조금 불안하긴 했지만 그리 나쁜 느낌이 들지 않아 할머니에게 대답했다.

“할머니는 거기서 뭐 하세요?”

마찬가지로 큰 목소리를 내자 잠시 말이 없던 할머니가 뒤늦게 알아들었는지 대답을 돌려줬다.

“영감 기다리는 중이쥬! 인저 올 때가 됐는디! 오시는 길에 못 보셨슈?”

“죄송하지만 못 봤어요! 할머니 저희도 여쭤볼 게 있는데요!”

그렇게 말하자 할머니가 귀에 손을 대고 자세히 들으려는 자세를 취한다.

나는 숨을 크게 들이키고 다시 큰 목소리로 말했다.

“인연의 끈을 찾고 있는데요! 혹시 아세요?”

“끈? 끈을 짓고 있다고?”

“아니요! 찾고 있어요! 아세요?”

“내가 그걸 모르겠슈? 끈 짓는 법 별거 읍써유!”

말이 안 통한다. 물 흐르는 소리 때문에 발음이 뭉개져 들리는 모양이다. 뭔가 오해한 할머니는 또랑또랑한 소리로 끈 짓는 법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얼굴 보고 아는 체허고! 안녕하슈, 인사허고! 그럼 끈 하나 지어지는 거쥬!”

하는 말을 들어보니 우리가 말하는 게 인연의 끈이란 건 이해한 모양인데……. 다시 한번 정정하려 입을 여는데, 할머니가 먼저 팔을 들어 보였다.

“자, 이렇게! 기쥬? 별거 없쥬?”

그렇게 말하는 할머니의 팔에 희미한 끈 하나가 걸려 있었다. 그리고 그것과 같은 끈이 내 팔에도 나타났다.

끈은 나와 할머니 사이를 곧장 잇진 않았다. 나와 한주가 걷던 방향 저 멀리에서 뻗어 나와, 나와 할머니를 각자 묶고 있었다.

우리가 끈이 나온 방향을 보는 걸 깨달은 할머니가 말을 덧붙였다.

“여 끈은 저짝에서 운명의 기둥을 끼고 이어진 거유!”

그 말을 듣자 저승사자도 운명의 기둥 운운했던 게 떠올랐다.

인연의 끈이 사람과 사람 사이를 직접 잇는 것이 아니라 기둥을 끼고 돌아 이어지는 거라면, 끈보다는 기둥부터 찾는 게 효율적일 것 같긴 했다.

“둘 중 하나는 죽을 운명의 기둥이랬나.”

한주도 같은 생각을 한 듯 중얼거렸다. 나는 굳이 대답하지 않고 할머니에게 다시 말을 걸었다.

“저쪽으로 가면 운명의 기둥이 있나요?”

그러자 경쾌한 대답이 돌아왔다.

“있쥬!”

잠깐 보였던 인연의 끈은 어느새 사라진 상태였다.

할머니에게 적당히 감사 인사를 전하고, 영감님을 보면 말을 전해주겠다는 약속을 한 뒤 다시 걷기 시작했다.

“너희는 못 지나가.”

이 말을 들은 건 안개 너머로 기둥의 형상이 보이기 시작할 즈음이었다.

거대한 괴물이 길을 막고 우리를 노려봤다. 딱히 위험한 느낌은 없어 무섭진 않았지만, 덩치가 하도 커 지나갈 수 없으니 난감했다.

“왜 못 지나가는데?”

한주가 묻자 괴물이 심술이 가득 묻은 얼굴로 말했다.

“도병재를 입은 사람은 재수가 없어! 그러니 안 돼!”

“도병재가 뭔데?”

내가 묻자 괴물이 고개를 팩 돌리고 말했다.

“칼에 찔려 죽었잖아. 그럼 재수가 없어.”

대충 칼에 찔린 걸 도병재를 입었다 표현하는 거라 알아들으면 되는 건가?

슬쩍 한주를 봤다. 여기 오기 전이야 칼에 찔려 다 죽어갔지만, 저승에서는 그런 것도 없는 듯 멀쩡한 모습이었다.

그런데도 콕 찍어 칼에 찔렸다고 말하는 걸 보니 예삿놈은 아닌 것 같다.

“이래서야 일주일이 아니라 한 달이 걸려도 어렵겠네.”

쯧, 혀를 찬 한주가 신경질적으로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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