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스트 호더-41화 (41/84)

[41] 희생양 (2)

어차피 들킨 거, 재빨리 안쪽으로 뛰었다. 일 초라도 빨리 경찰에 연락하기 위해 침대 위에 놓여있던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조금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 화면을 켠 순간이었다.

쾅!

뒤에서 굉음이 들려왔다. 몸을 잔뜩 굳힌 채 뒤를 돌아보니, 너덜너덜해진 문 뒤로 사람의 실루엣이 보였다.

희미한 빛 덕분에 어둠 속에서도 괴한의 이목구비를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신은…….”

당황한 나머지 한숨이라도 쉬는 것처럼 힘 빠진 목소리가 나왔다. 힘없는 목소리와는 반대로 심장 박동은 점점 빨라졌다.

낮에 주차장에서 봤던 남자가 우두커니 서서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여길 어떻게 알았지? 미행했나?

침을 꿀꺽 삼키고 슬금슬금 뒷걸음질했다. 곧 종아리에 침대가 닿아 멈춰서야 했지만.

남자는 여전히 가만히 서서 날 쳐다보고 있었다. 나도 눈을 돌리지 않고 남자를 노려봤다.

아무리 봐도 상태가 이상하다. 남자는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남의 집에 쳐들어온 상황 자체가 정상이 아니긴 하지만…… 뭔가 다르다는 게 느껴졌다.

‘뭐지?’

꼭 뭔가에 씐 것처럼.

그렇게 생각하고 헉, 숨을 삼켰다. 남자의 눈이 이상하다는 걸 이제서야 눈치챘다.

빈말로도 사람의 것이라고 말할 수 없는 눈이었다. 도무지 시선이 맞지 않는 것 같은 느낌. 염소의 눈 같은 기괴한 눈동자.

오싹 소름이 돋아 몸을 부르르 떤 순간이었다. 남자가 내게 달려든 건.

가까스로 몸을 굴려 남자의 습격을 피했다. 잘못 스친 듯 팔에 홧홧한 느낌이 퍼졌다. 방금 너덜너덜 뜯긴 문이 잔뜩 날카롭게 되어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아까와 위치가 뒤바뀐 채 남자를 경계하며 뒷걸음질했다. 내 침대 위에 고꾸라졌던 남자가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눈도 눈이지만 움직임도 상당히 이상했다. 꼭 인형처럼, 의지를 잃고 조종당하는 것 같은 움직임이었다.

조종당하고 있는 거라면 차라리 다행일지도 모른다. 빈틈이 많아 보이니까. 타개책이 분명히 있을 거다.

남자는 다시 자리에서 비틀거리기만 할 뿐 움직일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다.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남자를 응시했다. 무언가에 씐 거라면 보이지 않을까 해서였다. 아니나 다를까 약한 빛에 비쳐 흐릿한 실 같은 게 눈에 들어왔다.

불길한 빛깔로 번들거리는 붉은 실. 기분 나쁜 형상이었다.

실은 길게 길게 이어져 있었다. 여기선 실의 근원이 어디인지 확인할 수 없었지만, 뻔했다.

뻔하다고나 할까, 거기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주차장과 연결되어 있겠지.

남자를 응시하면서도 바깥소리에 집중했다. 고요하다. 아무 소리도 기척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 말인즉슨 쳐들어온 건 저 남자 혼자란 얘기다. 저 실 끝에 무엇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여기 오지 않았다는 강한 확신이 들었다.

‘일단 밖으로 나갈까?’

조종당해서 다음 행동을 예측하기 어려운 남자와 대치하기에 내 방은 너무 좁다. 밖으로 나가면 추격전이 벌어지더라도 여기보다는 좀 더 나을 거다.

한주나 한들한테 도움을 받을 수도 있을 거고.

위험에 빠뜨리는 게 아닐까 걱정은 되지만…… 지금은 내 코가 석자다. 아픔은 나누면 반으로 줄어든다고도 하고. 이럴 때 쓰는 말이 맞는 건진 모르겠지만.

숨을 크게 들이쉬고 빠르게 방 밖으로 달려나갔다.

비틀거리던 남자가 뒤늦게 반응하는 게 느껴졌다. 하지만 곧 엉망이 된 문에 걸렸는지 우당탕 넘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저기서 넘어졌으면 꽤 깊게 찔렸을 수도 있겠는데. 나는 부지런히 달리면서 뾰족하게 부서진 방문을 떠올렸다.

찔린 걸 생각하면 속이 좋지 않지만, 다쳤다면 행동이 둔해질 수도 있을 거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이었다. 뒤에서 빠른 발소리가 들려온 건.

흠칫 놀라 뒤를 슬쩍 돌아봤다. 배 부근이 젖어있는 남자가 빠른 속도로 내 뒤를 쫓고 있었다. 속도와는 다르게 목을 뒤로 젖히고 멍한 표정을 지은 채로.

“힉!”

맛이 제대로 간 듯한 모습에 소름이 쫙 돋았다. 흡사 시체랑 술래잡기하는 느낌마저 들었다. ……진짜 시체는 아니겠지?

그런데 이렇게 우당탕 뛰어다니는데 누구 하나는 나와 볼 만하지 않나?

뒤늦게 든 생각에 숨을 크게 들이쉬고 외쳤다.

“한주 씨! 한들아! 살려주세요!”

외친 순간 어깨에 무언가가 스친 느낌이 들었다. 괴상한 자세로 달리는 남자의 손이 슬슬 내 어깨를 잡아챌 것 같은 거리로 다가와 있었다.

“으악! 살려줘!”

악 소리를 내며 다시 한번 외친 순간이었다.

쾅!

요란한 소리와 함께 뒤에 바짝 다가왔던 기척이 사라졌다.

“뭐 하는 거야.”

한들의 기막혀하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힘 풀린 다리로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너야말로 뭘 했길래 이제야 나와.”

내가 투덜거리자 한들이 어이없다는 듯 표정을 찡그렸다.

“너는 내가 여기 경비원이라도 되는 줄 알아?”

말은 얄밉게 하지만 그래도 나와서 도와주니 든든했다. 두근거리던 심장이 점점 차분하게 가라앉기 시작하는 게 느껴졌다.

한들과 괜히 투덕거리고 있는데, 저 멀리 고꾸라졌던 남자가 다시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남자는 몸을 비틀며 기괴한 모습으로 일어나고 있었다.

“으…… 일어나는 것 좀 봐. 저거 그거 아냐? 저번에 본…… 그 뭐냐.”

한들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걸 보고 말했다.

“좀비?”

“아, 맞아. 그거.”

일어나는 남자를 보며 한들이 태평하게 말했다. 나도 남자를 응시했다.

“좀비 같긴 한데…… 그래도 살아있긴 한 거 같은데.”

죽은 거면 좀 곤란하기도 하고. 이 순간 ‘경찰’이나 ‘누명’ 등을 떠올린 건 속세의 사람이라 어쩔 수 없는 문제였다.

한들의 말 때문에 딴생각을 하는 사이, 남자가 다시 달려들었다.

“힉…….”

반사적으로 몸을 굳혔다. 아, 피해야 했는데. 후회해도 이미 늦었다.

눈을 꽉 감았다. 하나님 부처님 한들 님 도와주세요! 속으로 빠르게 빌며 숨을 삼키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예상했던 통증이 닥치지 않았다.

살짝 눈을 뜨자 한들이 살짝 한심해하는 눈으로 날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만 놀고 이제 일어나지?”

그렇게 말하는 한들이 남자의 몸에 얽힌 실을 잡아당기고 있었다. 실이 당겨진 탓인지 남자의 몸은 돌처럼 꼿꼿하게 굳은 채였다.

후다닥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한들이 실을 잡은 손에 힘을 줬다.

툭, 투둑. 다소 소름 끼치는 소리와 함께 남자를 옭아매고 있던 실이 하나하나 뜯겨 나갔다.

마지막 실이 뜯기고 이내 남자의 몸이 힘없이 바닥에 고꾸라졌다. 쓰러진 남자를 말없이 내려다 봤다.

얼마간 침묵이 흐른 뒤 살살 눈치를 보며 남자의 상태를 살폈다. 다행히 살아있는 사람이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전에 코끝에 닿는 비릿한 냄새에 얼굴을 찌푸렸다.

“이 냄새…….”

피비린내였다. 바닥에 조금 흘러나온 액체를 발견하고 반사적으로 몸을 뒤로 물렸다.

“이거 놔두면 죽을지도 모르겠네.”

한들이 어딘가 남 말 하는 것 같은 투로 말했다.

“그렇겠지.”

복잡한 기분으로 남자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 순간 남자의 어깨가 움찔 떨렸다. 당황한 순간 남자가 몸을 웅크리고 죽을 듯이 기침을 해대기 시작했다.

게슴츠레 뜨인 눈은 어느새 평범한 사람의 눈동자로 돌아와 있었다.

“커헉, 컥…….”

남자의 입에서 검은 무언가가 쏟아져 나왔다. 어두워서 분간이 잘 안 돼 순간 피인가 했지만, 아니었다.

순식간에 퍼진 고약한 냄새에 코를 틀어막았다. 맡아본 적 있는 냄새였다.

주차장에서 맡았던 실체 없는 악취.

내가 그 사실을 깨달은 것과 동시에 남자가 벌떡 몸을 일으켰다.

“아, 안 돼…….”

남자가 덜덜 떨리는 목소리를 내며 뒤를 돌아봤다. 남자의 시선을 따라 나도 뒤를 돌아봤다.

집중해서 들어보니 가벼운 무언가가 타박타박 걷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 사람을 묶고 있던 실의 본체가 왔나?’

눈을 가늘게 뜨고 먼 곳을 보려 노력했다. 한들 역시 말없이 같은 방향을 쳐다보고 있었다.

남자가 다급히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비틀거리고 절뚝거리며 앞으로 도망가기 시작했다.

뭐가 다가오고 있는지 알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바닥에 피가 저렇게 떨어지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도망가는 걸 보면, 어지간히 무서운 것이 오고 있는 모양이다.

도대체 왜 저러지? 상황을 이해할 수 없어서, 남자와 소리가 나는 방향을 번갈아 봤다.

그때 한들이 중얼거렸다.

“저주…….”

한들의 목소리에 퍼뜩 생각이 났다. 실패한 저주는 자신에게 돌아온다고 했던 것이.

그 순간 어둠 속에서 붉은 실뭉치가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둥글게 말린 덩어리 아래 빼꼼 튀어나온 다리 역시 실뭉치로 되어 있는 녀석이었다.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실뭉치라 하니 어쩐지 귀여운 느낌이지만…… 녀석의 생김새는 이제껏 봐 온 귀신들과 비교해도 단연 기괴해 보였다.

마치 뇌가 척추를 다리 삼아 걷고 있는 것 같은 모양새. 딱 그런 느낌이었다.

녀석에게서 후다닥 물러선 내 등을 한들이 꽉 잡았다.

“더 뒤로. 저거에 닿으면 안 돼.”

고개를 끄덕이고 한들이 이끄는 대로 천천히 뒷걸음질 쳤다.

실뭉치같이 보이는 녀석이 얼마간 이쪽으로 응시하는 기운이 느껴졌다. 그러나 곧 몸을 틀었다. 녀석은 우리를 두고 남자가 흘린 피를 따라 타박타박 앞으로 뜀박질했다.

녀석의 발이 닿으면 남자의 피가 사라졌다. 마치 처음부터 아무것도 있지 않았던 것처럼. 그와 동시에 녀석은 점점 몸집을 부풀렸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현관문이 요란하게 여닫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남자가 집 밖으로 급하게 뛰어나가는 소리였다.

실뭉치는 당황하지 않고 속도를 유지한 채 남자가 지난 길을 따라 뛰었다.

이윽고 실뭉치도 남자의 뒤를 따라 집을 나섰다는 확신이 들었을 때, 참았던 숨을 뱉었다.

“저게 뭐야?”

내 질문에 한들이 어깨를 으쓱였다.

“글쎄. 불길한 것이란 건 알겠는데.”

닿지 말고 물러서라고 했던 건 본능적인 감 때문이었나 보다. 하긴 한들이 아니더라도 기분 나빠서 절대 닿으려고 하지 않았을 거다. 그렇게나 불길한 모습을 하고 있었으니까.

“간 거 맞지?”

“응.”

고개를 끄덕이는 한들을 내려다보며 불안한 마음을 내비쳤다.

“또 오진 않겠지……?”

한들은 나를 빤히 올려다보더니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

“아마도?”

불안해서 잠들지 못할 거라 생각했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잠이 들었다.

해가 중천에 뜨고서야 언제까지 잘 거냐며 사납게 문을 두드리는 한주 때문에 눈을 떴다.

“꿈을 꿨는데요.”

한주가 날 슬쩍 쳐다보는 게 느껴졌다.

“무슨 꿈?”

“어제 그 사람이 실뭉치를 피해서 세상 끝까지 달리는 꿈이요.”

한주가 눈을 깜빡였다.

“어제 그 사람? 아, 그 범인?”

나는 멍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어디 있었는지 모를 한들이 툭 튀어나와 대화에 끼어들었다.

“개꿈이네.”

한들의 말에 하품하며 대답했다.

“그런가?”

실뭉치, 하고 내가 말한 표현을 중얼거린 한주가 입을 열었다.

“개꿈이 아닐지도 몰라.”

“그럼?”

의문을 표현하는 한들에 한주가 팔짱을 끼며 대답했다.

“네가 그랬잖아. 그 남자, 조종당하는 것처럼 실로 이어져 있었다고.”

“그랬지.”

“어제 좀 알아봤는데, 그 남자가 하려던 저주는 토지를 타락시키는 종류의 주술인 것 같더라고.”

토지를 타락시킨다고? 그게 내 꿈이나 실이랑 무슨 연관이 있는 거지? 의문이 들었지만 일단 잠자코 한주의 설명을 들었다.

“희생양들의 공포나 원한을 억지로 엮어서 가짜 재앙신을 만들고, 재앙신이 태어난 장소를 타락시킬 수 있을 만큼 커지면 저주가 성공하는 거야.”

신에게 공물을 바치는 게 아니라, 공물을 바쳐 신을 만드는 거라니. 기분 나쁜 주술이다.

“그럼 그 남잔 누굴 저주한 걸까요?”

내가 묻자 한주가 날 쳐다보며 말했다.

“불특정 다수. 그곳에 발을 들이는 모두가 저주 대상이야.”

“……왜 그런 짓을 해요?”

저주가 실패할 때 자신이 떠안아야 할 페널티를 감수해서까지 죽이고 싶은 누군가라도 있는 줄 알았더니.

“그 사람들이 저주받아서 크게 다치거나, 죽을수록 술자의 힘도 점점 강해지거든.”

“그럼 그냥 자기 좋으려고 동물을 넘어서 사람들까지 희생시키려 했단 거예요?”

황당함이 역력히 묻어나는 목소리로 되묻자 한들이 멍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희생…….”

중얼거리는 듯한 목소리에 한주에게서 시선을 돌려 한들을 쳐다봤다.

“왜? 아는 저주야?”

한들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아니, 모르겠어. 그래도 뭔가 생각나는 것 같은데. 예전에 알았던 저주인가?”

고개를 갸웃거리는 한들을 보며 한주가 입을 열었다.

“저주는 맥락이 비슷한 게 많으니까. 비슷한 저주를 아는 걸 수도 있지.”

“그런가?”

한주와 한들의 대화를 지켜보다가 퍼뜩 생각나 한주를 보며 물었다.

“아니 근데 그게 내 꿈이랑 무슨 상관이에요?”

“그 저주, 실패하면 대가가 혹독하거든. 가짜라고 하더라도 재앙신을 만드는 거니까. 발붙일 장소를 헌납받지 못한 재앙신이 술자랑, 저주를 실패하게 만든 사람 둘 다 잡아먹는다고 하더라고.”

“…….”

“그 남자, 살아있는 한은 세상 끝까지 힘껏 도망쳐야 하겠지. 멈추면 잡아먹힐 테니까.”

한주의 말에 침을 꿀꺽 삼키며 물었다.

“……그거요. 저주를 실패하게 만든 사람, 저랑 한주 씨 아니에요?”

“응. 우리겠지.”

태평하게 대답하는 한주에 기겁하며 말했다.

“아니, 그럼 우리도 잡아먹힌단 소리잖아요!”

내 외침에도 한주는 시큰둥했다.

“그러니까 어제 찾아온 거 아냐.”

뭐가 문제냐는 듯한 표정으로 날 쳐다보는 한주에 말문이 막혔다. 왜 저렇게 혼자 여유로워? 어제 그게 또 찾아온다는 생각만으로도 끔찍한데.

내 표정을 살핀 한주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 포기하고 간 걸 테니까.”

“그걸 어떻게 알아요? 내가 쫓기는 동안 잠만 쿨쿨 잤으면서.”

내 투정에 한주가 한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만만한 너부터 잡아먹으려고 했는데 여기, 이렇게 신목이 딱 버티고 있잖아. 가짜 신이 진짜 신을 이길 수 있을 리도 없고. 포기하는 수밖에.”

그 말에 한들을 쳐다봤다.

“진짜야?”

내 물음에 한들은 잠시 생각하는 듯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한주와의 대화가 끝나고 뒤늦게 휴대폰을 확인했다. 새벽에 연달아 문자가 왔었는데.

메시지창을 띄우니 지태에게서 문자가 와 있었다. 이 양반…… 자꾸 이상한 타이밍에 사람 곤란하게 만든다.

인상을 찌푸리고 메시지를 확인했다.

─ 한가람 씨! 같이 정모 안 가시렵니까?

─ 아! 게임 정모입니다!

─ 걱정하지 마십쇼! 정모에서 묵을 숙소가 귀신들린 곳이거든요!!

이 사람은 대체 뭘 걱정하지 말라는 거야? 한숨을 푹 내쉬며 문자를 무시하고 창을 끄려던 순간이었다.

지태에게서 새로운 문자가 도착했다.

─ 박세훈 형제님도 오신다고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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