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섬마을 유령저택 (6)
가윤은 말없이 앞으로 나아갔다. 나 역시 가윤에게 따로 말을 걸지 않고 걸었다.
길은 끝없이 일렁거렸고 가윤의 존재감은 컸다. 긴장감에 다리가 후들거릴 지경이었다.
“가람 씨.”
가윤이 말을 건 건 끝없는 길에 정신이 아득해졌을 즈음이었다.
“왜요.”
딱히 의도하지 않아도 퉁명스러운 목소리가 나왔다. 가윤이 나를 올려다보며 부드럽게 웃었다.
“가람 씨는 여기 왜 온 거예요?”
이제 와서 이런 질문이다. 생각지도 못한 근본적인 질문에 입을 다물고 가윤을 내려다봤다. 왜 왔긴, 의뢰 때문에 왔지. 너무도 당연한 것을 물어 오히려 대답할 말이 없었다.
“갑자기 그건 왜 물어요?”
따지듯 묻자 가윤이 웃으며 대답했다.
“궁금해서.”
또 무슨 속셈일까. 의심을 가득 담은 눈으로 가윤을 바라보다 그냥 고개를 돌려버렸다. 얘길 나눌 필요성을 못 느끼겠다.
“의뢰니까, 한주가 하자니까, 그냥 온 거예요? 아무것도 모르고?”
가윤은 내가 대답하든 말든 신경 쓰지 않고 혼자 말을 이어나갔다.
“이 집의 주인이었던 사람은 살아생전에 엄청난 연구를 했던 사람이에요. 강해질 수 있는 비결 같은 건 차고 넘치게 많겠죠.”
상관없다. 그딴 거, 아무래도 좋다.
“가람 씨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는 모르겠지만 다들, 그 비결을 원해요. 그러니 목숨까지 걸고 이런 곳에 와 있겠죠. 한주도 말이에요. 가람 씨 같이 쉽게 힘을 가진 사람은 잘 못 느끼겠지만.”
가윤의 말에 살짝 울컥했지만, 꼿꼿이 앞을 봤다. 옆에서 가윤의 시선이 느껴졌다.
“가람 씨.”
“…….”
“가람 씨.”
“왜요.”
“나랑 거래하지 않을래요?”
잠시 걸음을 멈추고 가윤을 내려다봤다.
“안 해요.”
내가 그렇게 못 박자 가윤이 눈웃음치며 말했다.
“나는 여기서 아무것도 가지고 나가지 않을 거예요. 가람 씨가 전부 가져가도 좋아요.”
“…….”
무슨 수작일까. 내 약한 흔들림을 놓치지 않은 가윤이 말을 이었다.
“단, 자료 하나만 폐기해줘요. 누구도 볼 수 없게.”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막았다면 결국 누구도 볼 수 없었을 자료다. 굳이 나와 같이 들어와 이런 제안을 하는 이유는 뻔했다.
우리 쪽에 마가 없었다면 세훈의 결계 때문에 많은 시간을 허비했을 거다. 그 사이에 가윤은 원하는 바를 이뤘을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제안이라도 주고받을 수 있게 된 건 순전히 마가 있어 준 덕분이다.
“무슨 자룐데요?”
그러니 들어나 보자. 제안을 받아들일지 말지는 천천히 생각해보면 될 일이다. 가윤이 뭘 두려워하는 건지 알아두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이 집엔 신이 될 수 있는 비결이 잠들어 있다는 소문이 있어요. 난 그것만 없앨 수 있으면 족해요.”
신이 될 수 있는 비결? 그런 게 있다면 확실히 매력적일지도 모르겠다. 불로불사나 세계정복 같은, 거창하지만 허황된 꿈 같은 이야기니까.
그런데 왜?
가윤은 왜 그걸 원하는 게 아니라 없애고 싶어 하는 거지? 이해할 수 없다.
“가람 씨는 모르시겠죠. 손쉽게 신의 힘을 쓸 수 있게 됐으니까. 아무것도 모르면서 시작하자마자 좋은 입지를 다진 사람이 뭘 알겠어요?”
또 제멋대로인 소리를 내뱉는다. 손쉽게 힘을 얻었다느니 어쨌다느니. 원해서 이렇게 된 것도 아닌데.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데.
“당신이야말로 아무것도 모르잖아요. 남의 일이니까 마냥 다 쉬워 보이죠? 아무것도 아닌 것 같죠?”
그렇게 쏘아붙이자 가윤이 부드럽게 웃었다.
“그렇게 힘들었으면 더더욱 그 자료를 폐기해도 되겠네요. 이젠 가람 씨도 알잖아요? 대가 없이 얻는 힘은 없다는 걸. 당장 악령석만 봐도 그렇잖아요.”
“도대체 왜 그렇게까지 그 자료를 없애려고 하는 거예요?”
있을지 없을지도 확실치 않은 자료다. 다른 모든 걸 포기하면서까지 저렇게 경계하는 이유가 뭘까.
잠시 말없이 나를 올려다보던 가윤이 웃음기를 싹 지우고 말했다.
“싫으니까요.”
“뭐가요?”
“다른 사람들이 힘을 얻는 게. 특히 이한주가.”
“…….”
“나 혼자 차지할 수 없는 힘이라면 차라리 없애버리는 게 나아요.”
가윤의 눈동자 안에 깊은 광기가 깃들어 있었다. 섬찟한 기분에 나도 모르게 한 걸음 물러섰다.
그 순간 우리 주위를 감싸고 있던 검은 안개가 점점 옅어지더니 어느새 이상한 공간에 덩그러니 서 있었다.
당황해 주변을 휘휘 둘러보는데 가윤이 내 손목을 강한 힘으로 잡아챘다.
“그러니까 약속해요. 그 자료를 발견하면 폐기하겠다고.”
내가 가질 수 없으면 차라리 망가뜨리겠다니, 미친 논리다.
하지만 한편으론 가윤의 주장이 이해가 됐다. 그 심정에 동조한 게 아니라, 그런 비결이 아무렇게나 떠돌게 할 순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가윤의 말대로 신이 되기 위해서는 큰 대가가 필요할 거다. 끔찍한 희생이 동반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게 가윤 같은 사람의 손에 들어가게 할 바에야 차라리 없애버리는 게 낫다.
가윤의 손을 억지로 떨쳐내며 말했다.
“생각해보고요.”
순순히 가윤의 제안을 받아들이기엔 자존심이 상했고, 지금은 그런 허황된 비결만 생각할 때가 아니었다.
의뢰를 완수하든 숨겨진 비결을 찾든 여기에서 뭔갈 해야 한다.
가윤하고 말씨름하고 있을 시간 따윈 없다.
가윤과 거리를 벌리고 다시 주변을 살펴봤다.
검은 안개 속을 꽤 오래 걸어왔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서 있는 곳은 딱 거울의 건너편이란 느낌이었다.
바로 앞에 일그러진 막을 두고 건너편에 한주를 포함한 일행들이 보였다.
자기들끼리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눈치를 보아하니 저쪽에선 이쪽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 같다.
나와 가윤은 좌우가 반전된 방 안에 서 있었다.
온통 거울로 이뤄진 방인데 좌우가 반전된 걸 어떻게 알았느냐면…… 여기에도 일행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온통 거울뿐이니 일행이야 여기에도 저기에도 다 비쳐 보이긴 했지만. 왠지 저쪽과 이쪽의 경계만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남헌의 눈을 비교해보니 도플갱어들이 이쪽에 있는 게 확실했다.
이쪽의 도플갱어들은 나와 가윤에겐 관심을 보이지 않고 거울 건너의 일행들과 똑같은 행동을 취하고 있었다.
나와 가윤은 저쪽에도 이쪽에도 속하지 않는 존재가 된 것 같았다.
여기에 모두가 원했던 무언가가 있다는 건가?
찾아볼 곳이 많아도 막막하겠지만 찾아볼 곳이 딱히 없는 곳이란 걸 아니 더 막막했다.
“여기에 그런 비결들이 많다고요?”
“그러게요.”
어느새 원래의 분위기로 돌아온 가윤이 대화 중인 가짜 일행들을 보며 대답했다.
아직 우리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 일행들을 경계하며 바로 근처에 있는 거울에 손을 뻗었다.
거울의 표면이 손끝에 닿은 순간, 화들짝 놀라 손을 뗐다.
“우왓!”
가윤이 날 돌아보며 물었다.
“왜 그러세요?”
손끝에 남은 감각에 몸서리치며 대답했다.
“거울이 말랑거려요. 부드럽고.”
거울이 아니라 무언가의 살결을 만지는 느낌이었다. 내 말을 들은 가윤이 옆으로 와 거울의 표면을 쓸어내렸다.
“정말이네요.”
벽에서 한 걸음 물러서 주변을 둘러보던 가윤이 다시 입을 열었다.
“벽이 아닌가?”
그럴 수도 있다. 알고 보니 괴물의 뱃속이라든가. 그런 건 싫은데…….
“무슨 생각 해요?”
가윤이 날 빤히 쳐다보며 물어 잠시 고민하다 곧이곧대로 대답했다.
“괴물 뱃속이 아닐까 생각하는 중이었어요.”
내 말에 가윤이 풋 웃었다.
“그럴 수도 있겠네요.”
잠시 말없이 주변을 둘러보던 가윤이 눈웃음치며 다시 말했다.
“그럼 어딘가에 약점도 있지 않을까요?”
괴물의 뱃속에 삼켜졌다면 이리저리 난리를 피워 빠져나가는 게 정석이긴 했다. 동화 속에선.
만약 약점이 있다고 하면…… 그 약점은 아마 우리가 들어왔던 가짜 거울에 있지 않을까. 수화가 가짜라고 가리켰던 거울의 앞으로 다가갔다.
거울을 이리저리 더듬어봤지만, 마찬가지로 말랑말랑한 느낌만 느껴질 뿐 특이점이 보이진 않았다.
“약점이 있으면 이 가짜 거울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가짜 거울을 노려보듯 쳐다보는데 갑자기 거울 저편의 진짜 일행과 이쪽의 가짜 일행이 내가 있는 쪽으로 다가왔다.
저쪽에 남은 일행들이 가짜 거울을 살펴보기 위해 다시 다가온 모양이다.
진짜 한주와 가짜 한주가 얇은 벽을 사이에 두고 손을 맞댔다. 그러더니 일행들을 돌아보며 무언가를 이야기했다.
그러자 거울 근처로 몰려들었던 일행들도 거울을 만지기 위해 더욱 가까이 다가왔다.
문제는, 그 사이에 저쪽엔 존재하지 않는 내가 이쪽엔 존재했다는 거다.
나 때문에 가짜 수화가 거울에 닿지 못하고 멈춰섰다. 삽시간에 수화를 포함한 모든 일행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진짜도, 가짜도.
그도 그럴 게, 거울이 진짜와 다른 액션을 취한 거다. 거울 속 자신과 가위바위보를 해 이겼다는 괴담처럼 진짜와는 다른 짓을 해버린 거다.
누군가가 비명을 지르는 동시에 진짜 일행들이 보이던 거울 저편의 모습이 점멸했다.
이쪽에 있던 가짜 일행들도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깨져버렸다.
방금까지 거울이었을 벽에 내 키만큼 커다란 눈동자가 번쩍 뜨였다. 우주를 담고 있는 것 같이 색색의 아름다운 눈동자였다.
“방이…….”
가윤이 그렇게 말하는 것과 동시에 거울로 가득했던 방이 무너져 내렸다.
정신을 차려보니 뱀의 똬리 속에 서 있었다. 뱀이랄지, 굉장히 웅장하고 거대한 무언가였다.
“이게 뭐야…….”
너무 놀라서 비명조차 나오지 않았다. 내가 입을 뻐끔거리는 동안 가윤이 멍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무기?”
가윤이 그렇게 말한 순간 주변이 일렁거리더니 갑자기 몸이 붕 뜨는 느낌이 들었다.
팔을 휘둘러 팔에 묘한 저항감이 감겨왔을 때, 그제야 내가 물속에 있다는 걸 깨달았다. 신기한 느낌이었다.
나와 가윤을 빤히 쳐다보던 뱀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들켰으니 별수 없군. 너희에게 주겠다.”
그 순간 엄청나게 강한 힘으로 떠밀렸다. 반항조차 할 수 없는 강한 힘에 속수무책으로 날려가는 수밖에 없었다.
“윽!”
딱딱한 어딘가에 내동댕이쳐졌다. 어지러운 머리를 부여잡는데 위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한가람.”
한주였다.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자 어느새 깜깜해진 방에 손전등을 들고 있는 일행들의 모습이 보였다.
“한주 씨?”
어리둥절해 눈을 깜빡이자 한주가 어딘가를 보라는 듯 가리켰다.
바로 앞, 내가 들어갔던 가짜 거울이 있던 곳에 커다란 벽이 뻥 뚫려 있었다. 그 안에 각종 서적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이건…….”
내가 멍하니 중얼거리자 차현이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안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뭐, 이런저런 일이 있었죠…….”
“갑자기 거울 속 수화 씨가 제멋대로 움직이지를 않나, 거울이 갑자기 사라지질 않나, 자연령들도 순식간에 없어져 버리고.”
자연령들이 없어졌다니. 방이 깜깜해진 이유가 있었다. 아마 그 뱀, 가윤의 말대로라면 이무기가 없어지면서 함께 사라졌나 보다.
“자연령도 그렇고 집안의 귀기가 싹 사라졌어요. 이걸로 의뢰는 끝났네요.”
수화가 그렇게 말하자 차현이 수화의 말을 받았다.
“의뢰는 끝났고, 남은 건 이 자료들을 어떻게 배분할지에 대한 것이로군요.”
뚫린 벽 안쪽에 있는 수많은 서적. 차현이 나와 가윤을 보며 말을 이었다.
“가장 고생하신 건 두 분이니까, 두 분이 먼저 몇 개 정도 고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두 분이 고르고 난 다음에 배분하죠.”
그 말에 가윤이 날 돌아봤다.
“아까 말한 것, 지켜요. 다른 건 다 필요 없으니까.”
가윤이 그렇게 말하는 동안에 뭔가 신경 쓰이는 자료가 하나 있었다. 손을 뻗어 그 책을 집었다.
얇디얇은 책. 어쩐지 나무 냄새가 풍기는 책. 그 책을 집어 들자마자 책이 파스스 재가 되어 사라져버렸다.
“헉.”
깜짝 놀라 숨을 삼켰다. 다른 일행들도 놀란 눈치로 이쪽을 쳐다봤다.
“없어졌어……? 혹시 주술이 걸려있나?”
차현이 놀라 마를 쳐다봤다. 마가 표정을 흐리며 책들을 봤다.
“잘…… 모르겠는데……. 시험 삼아 한 개만 만져 볼게.”
그렇게 말한 마가 가까이 있던 책 중 하나를 집었다. 멀쩡했다.
“그럼 가람 씨가 만진 책에만 문제가 있었거나, 가끔 주술이 걸린 책들이 있나 보네요. ……가람 씨, 괜찮아요?”
그렇게 얘기하던 수화가 내 얼굴을 들여다보며 걱정스럽게 물었다. 나는 다급히 손사래 치며 대답했다.
“괘, 괜찮아요. 그냥…… 이상한 일이 연달아 벌어지니까…….”
“그런데 아까 말한 건 지키란 게 무슨 말이야?”
한주가 나와 가윤을 보며 물었다. 책이 사라지는 바람에 묻힐 뻔한 말이었다.
“넌 몰라도 돼.”
가윤이 그렇게 말하자 한주가 픽 웃으며 받아쳤다.
“나도 다른 사람들도 이 일 관계자야. 둘이서 무슨 작당을 했는지 들어봐야겠는데.”
가윤을 보며 그렇게 말한 한주가 내게 말했다.
“한가람.”
어서 말하라는 재촉이었다.
나는 잠시 가윤을 쳐다보며 고민했다. 신이 될 수 있는 비결이란 언뜻 달콤해 보인다. 어떤 희생이 뒤따를지 모를 일인데도.
가윤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그런 방법에 대한 걸 대대적으로 떠들고 싶진 않았다.
묘한 분위기를 끊고 세훈이 말했다.
“우리가 원하는 건 신이 될 수 있는 비결입니다.”
세훈이 그렇게 말하자 일행들의 시선이 세훈에게로 몰렸다.
“그게 뭔데?”
남헌이 묻자 수화가 생각났다는 듯 말했다.
“그러고 보니 그런 소문이 있었어요. 이 집의 주인이 신이 되는 방법을 발견했다고.”
수화의 말에 차현이 깜짝 놀라 하며 말했다.
“그런 비결이 있었단 말입니까? 그런데 그걸 원한다고요?”
차현의 시선이 다시 세훈에게로 돌아가자 세훈이 고개를 저었다.
“처음 목적은 그랬지만, 이렇게 된 이상 그 자료의 폐기를 원합니다. 아무도 볼 수 없게요. 그럼 가윤 님과 저는 아무것도 얻지 않아도 좋습니다.”
세훈의 말에 마가 동조했다.
“난 좋은 것 같아요……. 위험할 것 같고…….”
마의 말에 차현도 수화도 하나둘 동의하기 시작했다.
“확실히…… 위험해 보이긴 합니다. 없애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 의견은 어떠십니까?”
한주나 남헌 등은 그다지 탐탁지 않은 눈치였지만, 고집을 부리고 싶지도 않은지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모두가 그 자료를 폐기하기로 합의했다.
“뭐…… 없을지도 모르는 거고요.”
내가 소심하게 말하자 그것도 그렇다며 차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의견이 그렇게 모였으니 약속대로 가윤과 세훈은 남은 자료에 손대지 않았고, 나는 먼저 골라둘 수 있는 권리를 한주에게 넘겼다.
이래저래 일이 많긴 했지만 결국 의뢰도 해결하고 자료도 큰 불만이 나오지 않게 나눴다.
이무기가 사라지자 비도 그쳐 형필의 시체도 무사히 수습하고 섬을 벗어날 수 있었다.
신이 될 수 있는 비결은…… 결국 나오지 않았다. 모두 ‘뭐야, 헛소문이었네’ 하는 느낌으로 그 일을 넘겼다.
나만 빼고.
모두에게 차마 말하지 못했지만, 나는 신이 되는 방법을 알아버렸다.
처음에 손에 닿자마자 사라져버린 그 책이 바로 신이 되는 비결을 담은 책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