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고스트 호더-30화 (30/84)

[30] 섬마을 유령저택 (4)

자리에 있던 모두의 시선이 수화에게 향했다. 수화는 쏟아지는 시선이 매서워 놀랐는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왜, 왜 그러세요?”

어디로 보나 멀쩡했다. 정말로, 언제 죽었냐는 듯 굉장히 쌩쌩해 보였다.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우리도 수화도 굳어 눈만 깜빡였다.

“무슨 일 있었어요? 꼭 못 볼 거라도 본 사람들처럼…….”

우리가 계속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답답했는지 수화가 다시 입을 열었다. 뭐라도 대답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입술이 도무지 떨어지지 않았다.

“너 살아있었어?”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수화를 향해 한주가 돌직구를 던졌다. 멍한 표정을 지은 수화가 황당하다는 듯 대답했다.

“그럼 살아있지, 죽었니?”

죽었다. 분명히 죽었었다.

하지만 어디로 보나 수화는 자신이 죽었단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미간을 찌푸린 수화가 우리를 바라보며 물었다.

“진짜 왜들 그래요? 단체로 꿈꿨어요?”

수화가 한 발짝 우리에게 다가왔다. 차현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수화를 경계했다.

“다가오지 마세요.”

차현의 냉랭한 목소리에 수화가 정말로 놀란 표정을 지으며 그 자리에 굳었다. 차현을 따라 마도 자리에서 슬그머니 일어났다.

분위기가 차갑게 굳었다. 자신을 향해 공격 태세를 갖춘 차현과 마를 본 수화가 당황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도대체…….”

수화는 정말로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얼굴이었다.

한주는 가만히 서서 수화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고, 나는 어찌할 바를 몰라 망설였다.

저건 진짜 수화가 맞을까? 자신이 죽은 걸 모르고 다시 나타난 걸까? 아니면…… 가짜일까?

이해하기 어려운 일의 연속이다. 긴장감이 극이 달해 있었다.

이 대치를 깬 것은 한주의 말이었다.

“역시 뭔가 다른데. 인상이.”

그 말에 차현이 한주를 봤다.

“저게 가짜란 소립니까?”

한주는 이 자리에서 유일하게 수화랑 오래 알고 지낸 사람이다. 수화에게 뭔가 이상한 게 있다면 눈치챌 가능성이 큰 건 한주밖에 없었다.

수화가 무슨 소리냐는 듯 의아한 얼굴로 한주를 쳐다봤다. 그 시선을 마주 본 한주가 다시 입을 열었다.

“아니요.”

“예?”

한주가 되묻는 차현을 쳐다봤다.

“지금 여기 있는 게 진짜 수화예요. 아까 시체가 가짜겠죠. 진짜랑 가짜가 있다면.”

진짜, 가짜? 멍하니 수화를 쳐다봤다. 수화는 무슨 소리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한 얼굴로 한주와 차현을 번갈아 보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예요?”

수화가 답답했던 듯 우리에게 대답을 재촉했다.

“아까…… 수화 씨의 시체를 봤어요.”

내 대답에 수화가 더 이해가 안 간다는 얼굴로 나를 쳐다봤다.

“시체요?”

“네. 시체요. 저기 일 층 계단 아래에서…….”

인상을 찌푸리고 잠시 말이 없던 수화가 나 외의 다른 사람들을 돌아보며 물었다.

“여러분도 보셨어요?”

“김차현 씨가 제일 먼저 보고 다음에 우리가 확인했어.”

한주의 대답에 수화가 묘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일 층에 다녀온 건 새벽 때였어. 그 이후엔 안 갔고. 옆방이 하도 시끄러워서 잠을 못 자겠어서 일찍부터 혼자 저택을 돌아다녔어.”

수화는 우리 방에서 있었던 폴터가이스트 소음을 들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새벽부터 돌아다녔고.

우리가 일 층에 간 건 적어도 여덟 시는 넘었을 시점이었다. 차현이 돌아왔을 땐 밖에 나갔다 왔던 듯 옷이 젖어 있었으니, 나갈 때는 수화의 시체가 없었을 거다.

차현이 화장실에 갔다가 돌아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삼십 분쯤. 그럼 일곱 시 반 이후에 시체가 생겼다는 소리인데.

“일 층엔 몇 시쯤에 갔었어요?”

내 질문에 수화가 어깨를 으쓱했다.

“잘 모르겠는데요. 해 뜨기 전에 갔다는 것밖엔.”

수화가 일 층에 갔던 건 차현이 수화를 발견하기보다 훨씬 전이었던 것 같다.

우리의 대화를 듣고 있던 차현이 입을 열었다.

“그래요. 이한주 씨 말이랑 당신 말이 다 맞다고 칩시다. 그래도 당신을 못 믿겠어요.”

그 말에 수화가 인상을 찌푸렸다.

“그럼 뭘 어쩌란 거예요? 대체 왜 그렇게까지 경계해요?”

답답한 상황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경직된 분위기 속에서 한주가 안쪽 방을 가리키며 말했다.

“위형필 씨가 죽었어.”

“뭐라고?”

수화가 놀란 표정으로 안쪽 방을 응시했다. 밑에 살짝 새어나온 피를 그제야 봤는지 흠칫 몸을 떨었다.

“네가 확인해줬으면 해.”

한주의 말에 수화가 고개를 들었다.

“확인?”

“그래. 아까 네 시체를 확인한 게 난데…… 위형필 씨랑 비교해보니까 뭔가 이상한 것 같더라고.”

“뭐가 이상했는데?”

“그걸 잘 모르겠어.”

한주와 수화의 대화를 듣던 차현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갑자기 무슨 소립니까? 확인? 뭔가 달랐다니?”

한주가 어깨를 으쓱였다.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저 위형필 씨 시체가 가짜가 아니란 증거도 없고, 수화가 확인하면 더 확실할 것 같아서요.”

“그러니까 그게 무슨 소리냐고요.”

차현의 말에 수화가 한숨을 내뱉었다.

“저는 남들보다 기억력이랄지…… 관찰력이 좋아요. 남들은 잘 기억 못 하는 세세한 걸 잘 보거든요. 이름이라던가 특징 같은 걸.”

그러고 보니 수화는 나나 위형필 일행의 이름을 혼자 기억하고 있었다.

한주가 수화의 시체에서 묘한 위화감을 느꼈다면 분명 뭔가 다른 게 있긴 했을 거다. 그게 무엇인지 콕 짚어 말하진 못해도.

수화가 형필의 시체가 있는 방으로 천천히 다가갔다. 방을 들여다보고 놀란 얼굴을 했지만 그래도 멈추지 않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시간을 들여 형필을 살핀 듯 한참 만에 나온 수화의 얼굴이 창백했다.

잠시 한 손으로 입가를 틀어막고 심호흡을 하던 수화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

“위형필 씨가 맞아요.”

“확실합니까?”

차현의 물음에 수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가능성이 커요. 잘 보이진 않지만, 위형필 씨는 속눈썹 근처에 작은 점이 있거든요. 눈을 감을 때만 보이는 점인데, 있더라고요. 그 밖에 주름이라든가도 똑같았어요.”

그런 세세한 부분까지 일치하는 걸 보면 형필이 맞을 가능성이 크다. 차라리 형필의 시체까지 가짜였다면 좋았을 텐데.

결국, 형필에게서만 불길한 그림자를 발견했던 한주의 예언이 맞게 된 셈이었다.

“그럼…… 우리가 봤던 수화 씨의 시체가 가짜라면요. 우리를 흉내 내는 귀신이 있다는 소리겠죠? 위형필 씨는 그것과 별개로 제가 꿨던 꿈에 응해서 잡아먹힌 거고요.”

내 말에 마가 표정을 흐렸다.

“흉내 내는 귀신이 있는 것도…… 충분히 위험한데…….”

맞는 말이다. 무슨 술수를 써서 우리를 위험에 빠뜨릴지 모른다. 분열의 위험이 있다.

“김차현 씨랑 장마 씨는 나간다면서요?”

수화의 말에 차현이 고민스러운 얼굴을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고 보니 아까 내렸던 결정이 다시 고민되는 모양이다.

그때 밖에서 허억허억, 가쁜 숨을 들이켜는 소리가 났다.

무슨 소리지? 모두의 시선이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쏠렸다.

아까 달려 저택을 나갔던 남헌이 쫄딱 젖은 채로 다시 되돌아왔다. 우리의 시선을 한몸에 받은 남헌이 분한지 씩씩거리며 말했다.

“망할 놈들……. 사람 하나 돕는 게 그렇게 어려워? 얘기도 안 듣고……. 망할.”

보아하니 도민들이 전부 남헌의 요청을 거절했던 모양이다. 그야…… 도민들 입장에선 우리가 수상하고 무섭긴 하겠지.

난감해졌다. 비가 오니 파도도 거세 섬 밖으론 나갈 수 없다. 그렇다고 도민들의 도움을 받기도 어려우니…… 억지로라도 여기서 버티는 수밖에 없다.

남헌의 말에 “끙” 소리를 낸 차현이 입을 열었다.

“어쩔 수 없겠군요.”

막막한 상황에 한숨을 푹 내쉬는데 수화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남헌을 응시하고 있는 게 보였다.

“수화 씨? 왜 그래요?”

내가 묻자 수화가 나를 보며 더듬더듬 말했다.

“소, 송남헌 씨는 짝눈이거든요. 오른쪽 눈이 아주 약간 더 큰데……. 근데 지금은…….”

그 말에 남헌의 눈을 쳐다봤다. 남헌의 얼굴을 자세히 쳐다볼 일이 없어 몰랐는데 확실히 짝눈이었다.

그런데…… 수화가 말한 거랑은 달랐다. 오른쪽 눈이 더 큰 짝눈이 아니라 왼쪽 눈이 더 큰 짝눈이었다.

이상해진 분위기에 남헌이 주춤거리며 목소리를 높였다.

“무슨 개소리야! 짝눈이 뭐 어쨌다고! 다들 왜 그런 눈으로 쳐다봐? 어?”

어디로 보나 남헌이 맞았다. 남헌이 맞는데…… 뭔가 이상했다.

아까 한주가 말했던 대로 의식하고 보니 뭔가 인형 같은…… 묘한 위화감이 있었다.

“송남헌 씨.”

한주가 남헌을 부른 순간 남헌의 뒤쪽에서 비명이 터져나왔다.

“악! 이게 뭐야!”

남헌의 뒤에, 또 남헌이 있었다. 수화가 말한 대로 오른쪽 눈이 조금 더 큰 남헌이.

미묘하지만 자세히 보면 좌우반전된 걸 알 수 있는 두 남헌이 놀란 얼굴로 서로를 쳐다보고 있었다.

잠시 그렇게 대치가 이어졌다. 그러다 먼저 들어왔던, 가짜일 가능성이 큰 남헌이 뒤에 있던 남헌을 밀치고 빠르게 아래로 내달렸다.

“잡아요!”

한주가 그렇게 외치며 도망가는 남헌의 뒤를 쫓았다. 한주의 뒤를 따라 차현이 함께 달려 내려갔다.

갑작스레 벌어진 사태에 방에 남은 사람들은 눈만 깜빡였다.

잠시 뒤 밀려 넘어진 남헌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게 대체 뭐야……. 뭐냐고. 저건 뭐고, 넌 또 뭐야. 아까 죽었다면서?”

남헌이 수화를 쳐다보고 있었다. 수화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한주가 내 시체가 뭔가 달랐다고 한 이유를 알겠네요.”

확실히. 좌우가 반전된 상태였다면 묘한 위화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아까는 수화의 시체에 너무 놀라 제대로 살펴볼 생각조차 못 했었다. 한주도 수화의 얼굴 생김새를 구태여 확인하기보단, 수화가 살았는지 죽었는지만 집중했겠지.

“그게 무슨 소리냐고!”

영문을 모르는 남헌이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외쳤다. 비를 맞아 체온이 떨어진 상태에서 충격적인 일까지 겪어 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

참 처량해 보이는 모습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한주와 차현이 돌아온 건 한참이나 지난 뒤였다. 마음을 졸이던 나와 마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두 사람을 맞았다.

“형 괘, 괜찮았어?”

“무슨 일 없었어요? 송남헌 씨는?”

마와 내가 그렇게 말하기 무섭게 남헌이 외쳤다.

“저것들이 가짜일지도 모르잖아! 뭘 반기고 앉았어!”

그 말에 퍼뜩 정신이 들었다. 확인차 수화를 돌아보자 두 사람의 얼굴을 찬찬히 살피던 수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 맞아요.”

수화의 확인에 안심하고 한주와 차현에게 다가갔다. 한주가 나를 보며 입을 열었다.

“가짜 송남헌은 놓쳤어. 대신 일 층에서 비밀 통로를 찾았는데.”

“비밀 통로요?”

“응. 녀석이 그쪽으로 도망쳤거든.”

한주의 말을 차현이 받아 마저 설명했다.

“위험할지도 모르고, 다 같이 들어가는 게 좋을 것 같아 일단 다시 올라왔습니다. 다들 채비하세요. 가봅시다.”

다들 주섬주섬 탐험에 나설 준비를 했다. 한 사람, 남헌을 빼고.

“당신들 미쳤어? 몸 사려도 모자랄 판에 그런 위험한 델 기어들어 가겠다고? 제정신이야?”

남헌의 말에 한주가 코웃음 쳤다.

“그럼 댁은 여기 남든가.”

비웃음 담긴 말에 남헌의 얼굴이 불그락푸르락해졌다. 또 살벌해지는 분위기에 차현이 한숨을 내쉬며 중재했다.

“물론 저도 위험한 짓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근데 지금 송남헌 씨가 돌아오신 걸 보면 도민들 도움도 기대할 수 없는 것 같고요. 명색이 퇴마사들 모임인데 몸 사리고만 있기엔 자존심 상하지 않습니까.”

“자존심이고 지랄이고! 너희 다 정신 차려!”

사람이 모이면 한 명은 반드시 쓰레기라더니. 어느 현자인지 만화 캐릭터인지의 말이 맞았다.

안 그래도 골치 아픈 상황인데 단합해도 모자랄 때 꼭 저렇게 초를 친다. 다들 지친 얼굴로 남헌을 쳐다봐도 남헌은 꿋꿋했다.

“어려서 뭘 모르지! 나대다가 다 같이 뒤지기 싫으면 몸 사리라고!”

“아 진짜. 그렇게 몸 사리는 게 좋으면 혼자 사리든가.”

한주 역시 지지 않고 남헌과 맞붙었다. 두 사람의 말다툼을 잠시 듣고 있던 수화가 결국 입을 열었다.

“송남헌 씨. 지금 개인행동은 위험해요. 혼자 남는 건 가장 피해야 하잖아요. 우린 다 갈 거예요.”

남헌은 대답하지 않고 한주를 노려보고 있었다. 잠시 남헌과 마주 노려보던 한주가 몸을 팩 틀었다.

“남든가 말든가. 난 갈 거야.”

“한주 씨!”

그대로 방을 나서는 한주 뒤를 따르며 남은 일행들의 눈치를 봤다. 다른 사람들도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우리의 뒤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남헌은…… 분위기를 살피며 눈치를 보다가 어쩔 수 없는 것을 알았는지 마지못해 일어났다.

여전히 한주를 죽일 듯이 노려보면서.

남헌의 매서운 시선을 은근히 신경 쓰는데, 내 옆으로 다가온 수화가 속삭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렇게라도 움직이게 돼서 차라리 다행이지만…….”

작게 한숨을 내쉰 수화가 말을 이었다.

“한주는 늘 이런 식이라 알게 모르게 퇴마사들 사이에서도 원한이 많아요. 그러다 보니 나쁜 소문도 쉽게 도는 편이고.”

수화를 내려다보자 수화가 걱정스러운 눈으로 날 응시하며 말했다.

“그러니 가람 씨라도 주의하시라고요.”

비밀 통로는 꼭꼭 숨겨져 있었다.

계단 벽 아래 설치된 비밀 문을 열고 들어가 통로를 한참 걸으면 또 막다른 길에 도착했다.

거기서 아래로 통하는 비밀 문을 또 찾고…… 비밀에 비밀이 한참이나 이어졌다.

“우리는 여기까지 쫓다 일단 다시 나왔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차현의 앞엔 한 사람이 게걸음을 해 겨우 지나갈 정도로 좁디좁은 통로가 있었다.

당연히 빛도 전혀 들지 않아 깜깜하고 불길해 보이는 통로였다.

“여, 여길 지나가야 해……?”

마가 찝찝한 듯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어디로 보나 들어가기 싫은 비주얼이긴 했다.

이때다 싶었는지 남헌 역시 목소리를 높였다.

“역시 그만두자니까! 이게 무슨 미친 짓이야!”

또다시 투덕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나는 거기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통로에서 조금 떨어진 벽, 그 아래쪽에 그려진 그림을 발견해버렸기 때문이었다.

가운데에 오각형을 품은 별 그림. 사람을 은신시키는 결계.

세훈과 가윤이 이곳에 있다는 증거가 거기에 그려져 있었다.

“가람 씨? 왜 그래요?”

내 얼굴이 심상치 않았는지 수화가 내 눈치를 살피며 물었다. 나는 수화를 내려다봤다.

“저기요. 저거…….”

수화가 내가 가리키는 쪽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 이윽고 별 그림을 발견한 듯 눈을 조금 크게 떴다.

“어, 저거……. 가윤 언니랑 세훈 씨가 여기에 있나?”

우리의 대화를 들은 듯 말다툼하는 사람들을 난감하게 쳐다보던 마가 끼어들었다.

“저게…… 뭔데요?”

“다른 팀 결계사가 펼친 결계요. 저걸 다 찾아 지워야 결계가 풀려요.”

“아, 그…….”

잠시 별 그림을 응시하던 마가 다시 날 올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제가 풀어볼까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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