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전하고 싶은 말
여자는 무척이나 수척한 얼굴로 자신의 발만 바라보고 있었다. 창백한 얼굴에 다크서클이 짙게 늘어져 있어 곧 죽을 사람 같아 보였다.
“죽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요.”
여자가 여린 목소리로 혼잣말을 하듯 중얼거렸다.
“얘기하고 싶은 사람이 누군데요?”
한주가 다소 불친절한 투로 의례적인 질문을 했다. 여자는 한주의 태도는 신경 쓰지 않고 말을 이었다.
“아빠요. ……반년 전에 돌아가셨어요. 사고로……. 그런데 아빠가 돌아가신 뒤로 새벽마다 오르골이 혼자 울려요. 어릴 적에 아빠가 손수 만들어 주신 건데…… 고장 나서 소리가 나지 않게 된 지 오래됐어요.”
“고장 난 오르골이 혼자 울린다라……. 아버지가 오르골을 울리는 거라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한주가 슬쩍 여자를 쳐다봤다. 여자가 미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혹시 아빠가 내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게 아닐까 해서요. 몇 년 전에 아빠한테 절연 당해서 그동안 어떤 소식도 주고받지 못했었거든요.”
여자의 사연이 내게 이렇게까지 가슴 아프게 다가오는 것은 어제의 일 때문이겠지. 코끝이 찡해져 가만히 고개를 숙였다.
“절연? 왜요?”
이 와중에도 배려 따윈 없는 한주의 질문이 이어졌다.
여자가 머뭇거리며 입술을 달싹이다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
“동성애자인 걸…… 들켰거든요.”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처음엔 아빠를 많이 원망했지만, 이제는 이해받지 못해도 괜찮아요. 이제 와서 날 이해해주는 게 아니더라도. 그냥…… 아빠가 마지막으로 내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거라면. 혹시 그 말이 저주나 원망의 말이 아닐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듣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여자가 무릎 위에 소중히 들고 있던 오르골을 조심스럽게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
낡고 헤진 하트모양 나무 오르골 위에 다 지워져 희미해진 ‘I Love You’라는 글자가 적혀있었다.
“좋아요.”
잠시 시큰둥한 표정으로 고민하던 한주가 여자가 내민 오르골을 받아들였다.
“죽은 사람하고 얘기도 하게 해줄 수 있어요?”
의뢰인이 돌아간 뒤 한주가 들고 있는 오르골을 보며 물었다. 가만히 오르골을 쳐다보고 있던 한주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럼요?”
“저 여자 아빤 여기에 없어. 오르골에 사념 같은 거라도 남은 모양이지. 사념을 끌어내기 좋은 환경에 두면 어떻게든 될 거야.”
그렇게 말한 한주가 한들에게 오르골을 내밀었다.
“한동안 네가 가지고 다녀. 얼마 안 걸릴 거야.”
한들이 귀찮은 얼굴을 하면서도 오르골을 받아들었다.
* * *
“어느 게 더 좋아?”
한주가 락스 두 개를 내 앞에 내밀며 물었다.
“글쎄요.”
카트 손잡이를 놓고 하얀 통에 푸른 라벨이 붙은 락스통을 받아들었다.
“그냥 이걸로 해요.”
“그래.”
갑자기 나갈 채비를 하라는 한주의 말에 얼떨결에 따라 왔더니 마트에 도착했다.
자연스럽게 내게 카트를 맡기고 앞서 걷는 한주를 따라 걸으며, 마트에서 울려 퍼지는 로고송이 어쩐지 먼 세상일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한참을 말없이 앞서 걷는 한주를 따라 걷다가 적막함을 몰아낼 겸 물었다.
“근데 락스는 왜 사는 거예요?”
“지하실 청소할 때가 돼서.”
그러고 보니 지하실이 어딘지 아직도 모른다는 걸 떠올렸다. 한주가 지하실 일에 대해 제대로 해명하지 않았다는 것도.
한주의 눈치를 보아하니 말하고 싶지 않은 것 같지만, 나는 듣고 싶었다.
한주가 눈치채지 않게 자연스럽게 질문했다.
“청소는 저도 하는 거예요?”
한주가 슬쩍 뒤를 돌아봤다.
“그럼 나 혼자 하라고?”
제대로 이야기해줄 생각은 없지만 들여 보내줄 생각은 있구나.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저런 사담을 하며 한주를 따라 걷다 보니, 어느새 청소 코너를 지나 식품 코너에 도착했다.
주변을 휘휘 둘러보며 걷던 나와 앞만 보며 걷던 한주를 인상 좋은 젊은 종업원이 불러세웠다.
“두 분! 이거 한 번 잡숴보세요. 행사 중이에요. 맛있어요.”
슬쩍 한주 눈치를 봤다. 한주는 웬일로 무시하지 않고 종업원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들렀다 갈까요?”
한주가 대답하지 않고 종업원에게 다가갔다. 나도 천천히 카트를 끌며 한주를 따라갔다.
한주가 종업원이 건네주는 이쑤시개를 넘겨받아 내게 건넸다.
“먹어봐.”
바로 넘겨줄 줄은 몰랐는데.
나도 모르게 두 손으로 공손히 너겟을 받았다. 이거 좀 바보같다.
“맛있네요.”
약간의 창피함을 모른척하며 솔직한 감상을 말하자 한주가 종업원을 보며 말했다.
“하나 주세요.”
아무래도 한주는 시식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 그래도 같이 먹을 건데, 살 거면 먹어라도 보지.
그렇게 생각했으나 내가 한주에게 시식을 권해봤자 거절의 대답이 돌아오리란 걸 알아서 잠자코 있기로 했다.
“감사합니다. 행사 중이라 여기 작은 건 그냥 덤으로 드리는 거예요.”
작은 봉지가 달린 너겟을 카트 안에 넣고 다시 설렁설렁 걷기 시작했다.
시식 코너를 떠난 한주가 나를 돌아보며 말했다.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담아. 며칠 간 먹을 건 있어야 할 것 아니야.”
꼭 무슨 일이 있는 것처럼 얘기하는 한주에 영문을 몰라 물었다.
“뭐, 어디 가요?”
한주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는 얼굴로 대꾸했다.
“나 며칠간 모임 있어서 집 비울 거라고 했잖아.”
금시초문이다. 내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하자 한주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말 안 했나?”
“안 했어요.”
“그럼 한들한테만 말했나. 지금 말하면 되지. 나 당분간 집 비울 거야. 나 없으면 어디 나가기 불편할 테니까 나온 김에 다 장 봐.”
며칠 집을 비울 거라니. 어쩐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지하실의 입구는 한주의 방 안쪽에 있었다. 한주를 따라 조심조심 계단을 내려갔다. 습한 지하의 냄새가 훅 풍겼다.
계단을 다 내려오자 지하실 안쪽이 한눈에 들어왔다.
회색의 삭막한 공간을 떠올렸는데, 생각보다 깔끔하게 페인트칠 되어 깨끗해 보이는 지하실이었다.
놀랄 만한 점은 빼곡히 들어차 있는 장식장들 위를 수놓은 악령석들.
생각보다 너무 많은 수에 정신이 점점 멍해졌다.
한주가 내 등을 찰싹 때렸다.
“홀리지 마.”
나는 아픈 등을 문지르며 투덜거렸다.
“홀리고 싶어서 홀리는 거 아니에요. 한주 씨는 괜찮아요?”
그렇게 말하며 본 한주의 얼굴은 아주 멀쩡해 보였다. 그래요, 댁은 강하다 이거죠? 왠지 억울해졌다.
“괜찮아. 그럼 나랑 얘기라도 하면서 청소해.”
“무슨 얘기요?”
“글쎄. 아무 얘기나.”
아무 얘기라.
지금 가장 궁금한 것은 한주의 수집벽에 대한 거였다. 수집품이 한주의 컬렉션룸에 있는 것이 전부라면 단순한 수집가라고 생각하겠는데.
지하실에 있는 것까지 보니 단순한 수집가를 넘어 호더의 영역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주는 한주의 악령석 수집이 친구의 죽음…… 악령석이 된 거니까 죽은 게 맞겠지? 아무튼 그 일이 계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악령석에 홀린 사람을 타락시켜 만든 악령석에는 별 관심이 없어 보였다.
어쩌면…… 한주에게 그 사건이 트라우마로 남았던 게 아닐까?
한주 본인에게 직접 확인을 받아보고 싶지만, 대답해주진 않겠지. 이런 질문은 조심스럽기도 하고.
손걸레로 먼지가 앉은 장식장 위를 훔치며 고민하다 그냥 내 이야기를 시작했다.
“엄마하고 얘기해봤는데요.”
“응.”
“엄마가 이해해주고 싶은데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댔어요.”
슬쩍 한주를 쳐다보았으나 한주는 대답하지 않고 반대쪽 장식장을 닦고 있었다.
한주로서도 딱히 대답할 말은 없겠지. 한주는 내 상황을 겪어보지 않았을 테니.
“시간이 해결해 줄까요?”
대답을 바라는 질문이라기보다 그랬으면 좋겠다는 소망이었다.
장식장을 닦던 한주가 걸레의 더러워진 부분을 접으며 대답했다.
“그럴 거야. 네 팔자는 부모랑 절연하는 팔자가 아니니까.”
예상치 못한 한주의 대답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렇게 말하니까 진짜 점쟁이 같아요.”
“점쟁이 맞지 뭘.”
나도 한주를 따라 걸레의 더러워진 부분을 접으며 말했다.
“의뢰인 아빠는 어떤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요? 미안했다, 이제는 이해한다, 같은 얘길 할까요?”
세상 모든 사람이 같은 생각을 하며 살 수는 없다. 내가 그랬듯 의뢰인 역시 그런 걸 뼈저리게 느꼈을 거다.
어쩔 수 없이 의뢰인의 사연이 내 상황과 겹쳐 보였다.
“글쎄. 모르는 거지.”
“그랬으면 좋겠어요.”
세상엔 다양한 사람이 존재하고 또 다양한 생각들이 존재한다.
평행선처럼 시간이 얼마나 흘러도 마주 닿을 수 없는 생각의 차이 역시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이토록 서글프게 다가왔다.
그저 의뢰인의 아빠가 마지막까지 의뢰인에게 저주의 말을 남기지 않았길 바랄 뿐이었다.
* * *
의뢰는 한주의 말대로 금방 끝나게 됐다. 한들의 힘이 생각보다 강하게 오르골에 작용했던 모양이다.
한주는 마주 앉은 의뢰인에게 확인받듯 물었다.
“지금 이야기를 듣고 나면 이 오르골은 이제 두 번 다시 울리지 못할 거예요.”
의뢰인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요.”
의뢰인의 얼굴은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
본인이 원했던 일이지만 어떤 말이 돌아올지는 모르니까. 그 속이 얼마나 착잡할지 백분 이해됐다.
한주가 조심스럽게 오르골 뚜껑을 열었다. 낡고 녹슨 오르골이 돌아가며 방의 적막을 몰아냈다.
귀엽고 따듯한 음색 위로 남자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 은지야. 아빠다.
의뢰인의 어깨가 움찔 떨렸다. 어쩐지 나도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 네 얼굴을 마지막으로 본 게 벌써 몇 년 전이구나.
한동안 말이 이어지지 않고 오르골 소리만 울려 퍼졌다.
한숨을 내쉬는 듯한 소리가 들리고 머뭇거리듯 다시 남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 아빤 여전히 널 이해할 수 없다.
의뢰인이 고개를 숙이고 손 위에 얼굴을 파묻었다.
─ 그래도…… 그래도 이런 식으로 연을 끊고 살 게 아니라, 더 많이 얼굴을 봐두고 더 많은 얘기를 나눴다면 좋았을 텐데.
그 목소리엔 후회가 담겨 있었다. 복잡한 사람의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목소리였다.
“아빠…….”
의뢰인이 신음하듯 중얼거렸다.
─ 마지막으로 꼭 너와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그럴 수 없어 너무 아쉽고 안타깝구나. 잘 지내는지, 밥은 잘 먹고 다니고 잘 살고는 있는지……. 아닌 척하고 살았지만 사실은 너무 궁금했단다.
한동안 향수를 자극하는 오르골 소리만 울려 퍼졌다.
오르골 소리 아래로 작게 떨리는 숨소리가 들려왔다.
─ 사랑한다. 부디 건강했으면 좋겠구나.
오르골 소리가 완전히 멎었다.
의뢰인은 이제 두 번 다신 울리지 않을 오르골을 소중한 보물처럼 품에 안고 떠났다.
방에 혼자 누워 멍하니 이번 의뢰를 떠올렸다.
여전히 이해할 수 없지만 그래도 사랑한다고 전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귓가에 남아있었다.
‘이해할 수 없다. 그래도 사랑한다.’는 말이…… 위로가 될까?
눈을 깜빡였다.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다.
위로가 되는 건지, 아니면 더 큰 상처가 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사람들은 시간이 약이 된다고 말하지만, 이런 식으로 끝맺음을 맺어버리면 시간도 아무 소용이 없을 것 같았다.
이 사실은 절대로 변치 않을 테고, 그저 사랑하는 사람의 가슴에 상처를 입혔다는 죄책감에 무뎌져 가는 방법밖에 없을 것이다.
무뎌지는 것을 약이라고 표현하고 싶진 않았다.
이렇게 어중간하게 모든 것이 끝나버리고 후회하기 전에 엄마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졌다.
침대 위를 더듬어 손끝에 휴대폰이 닿은 순간 진동이 전해져왔다.
휴대폰을 들어 확인해보니 엄마에게서 메시지가 와 있었다. 머뭇거리다 메시지 창을 확인했다.
─ 가람아. 엄만 이 상황을 이해해보려고 노력할 거야. 그러니 너도 도와줬으면 좋겠다. 대학은 다시 다녀. 그래도 졸업은 해줬으면 좋겠어. 다음에 보자 아들.
멍하니 휴대폰 화면을 바라보다 천천히 손을 움직였다.
─ 고마워 엄마. 사랑해.
낯간지럽지만 그 어떤 후회도 남겨두고 싶지 않았다.
엄마에게 답장하며 이제는 정말 실감이 났다.
억울하게 휘말려 이 세계에 발을 붙이게 된 게 아니라, 스스로 이 세계에 발붙이는 걸 선택했다는 실감이.
* * *
낮 열두 시. 현관 앞에서 고민했다.
아무리 그래도 나는 집주인이 아니라 객인데. 주인도 없는 집에 마음대로 손님을 받아도 되나?
갈등하는 마음을 알아챈 건지 또 한 번 초인종이 울렸다.
인터폰 화면 너머로 삼십 대 중후반으로 추정되는 쨍한 핑크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보였다.
나는 좀 더 고민하다 집주인이 부재중인 걸 알릴 요량으로 문을 열었다.
문 앞에는 인터폰 화면으로 본 쨍한 핑크 원피스 여자가 서 있었다.
나는 그녀의 얼굴을 보고 뻣뻣하게 굳어버렸다.
“어머, 주인이 아닌가 보네?”
여자가 과하게 높은 목소리로 호들갑스럽게 말했다. 나는 여자의 높은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얼결에 대답했다.
“예, 예에…….”
하고 어색하게.
여자는 밝게 웃고 있었는데 얼굴이 어쩐지 이상하달까, 소름 끼쳤다.
꼭 가면을 쓴 것 같은…… 잡티 하나 없이 하얗게 매끄럽고 부자연스러운 얼굴이었다.
나는 꺼림칙함에 몸을 부르르 떨고 빨리 여자를 돌려보내기 위해 입을 열었다.
“한주 씨는 부재중이에요. 당분간 안 오실 거예요.”
“어머.”
여자가 곤란하다는 듯 목소리를 내며 고개를 기울였다.
밝게 웃는 얼굴은 그대로 굳어버린 듯 미동도 없어 보였다. 오직 눈동자와 혀만이 살아있는 것처럼 움직였다.
“곤란하네.”
“……연락처를 주시면 한주 씨한테 전해드릴게요.”
불길한 것과 대치할 때면 으레 그러하듯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음…….”
고민하던 여자가 손에 들고 있던 것을 내게 내밀었다.
“됐어요. 이걸 좀 부탁하러 온 거니까. 맡아줘요.”
여자가 내민 건 마트에서 이천 원쯤이면 살 수 있을 것 같은 평범한 종이 상자였다.
연핑크 배경에 하얀 꽃이 그려져 있는 귀여운 상자.
부탁한다며 내미는 상자를 거절할 수도 없어 그대로 받아들었다.
상자는 무게감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다. 빈 상자인가? 멍하니 상자를 내려다보는데 여자가 내 마음을 읽은 건지 설명을 덧붙였다.
“저주받은 상자예요. 절대로 열면 안 돼요.”
“네?”
“절대로 열면 안 된다고.”
저주받은 상자라니. 이게?
그런 것 치곤 산 지 얼마 되지 않은 상자처럼 깨끗해 보였다.
살짝 상자를 들어 밑을 보자 2000 won이라는 가격표 스티커 역시 깔끔하게 붙어 있었다.
이대로 받아두긴 찜찜해 여자에게 몇 가지 더 묻기 위해 다시 앞을 봤다.
“어?”
어느새 여자가 사라졌다. 주변을 둘러봐도 여자는 온데간데없었다.
발소리도 듣지 못했는데. 불길하고 꺼림칙한 감각에 한참을 주변만 둘러보다 별수 없이 상자를 들고 집안으로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