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각성하는 플레이어-357화 (357/381)

357 화

카심이 그레이트 모스를 쓰러뜨리 기 시작했다.

페널티가 두렵지도 않나?

카심쯤 되면 스텟이 감소하는 것 정돈 아까운 축에 들지 않을지도 모 론다.

막말로 공격,실드,회피,회복. 그러니까 마나를 제외한 모든 스렛 을 최소한만 남기고 판 다음에,페 널티를 받고 다시 스텟을 구매하면 최소한의 손실로 그레이트 모스를 잡을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멍청한 행동이다. 무엇보다 제3신화급 웨이브 공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마나 스텟을 잃 게 된다.

환약으로 올린 마나 스텟은 팔지 못 하니까 킴해두는 것 자체가 불가 능하다.

즉,페널티를 받는 족족 마나 스렛 이 깎여 나간다는 뜻이다.

알고도 사냥하는 걸까? 혹은 따로 생각하는 바가 있는 걸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머릿속이 복 잡해졌다.

토굴 안쪽에 있던 사제들은 그레이 트 모스가 쓰러지는 소리가 들릴 때 마다 불안에 휩싸였다.

“무슨 의도일까요? 여기에 최강현 이 있는 줄 알고 저러는 것 같은데 정말로 여기 있을까요?”

“알 수 없죠. 카심이 알아서 자빠 져 주고 있으니 우리는 현상 유지합 시다.”

“이럴 땐 소리잔을 쓸 수 없는 게 불편하군요. 다른 사제들이 불안해 하고 있을 텐데 말이죠.”

다른 토굴에 있는 사제들로선 카심 의 공격 여파로 인해 줄리앙이 있는 토굴이 가라앉진 않았을지,카심이 나 최강현이 줄리앙이 있는 토굴을 발견하여 전투를 벌이고 있진 않을 지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을 거다.

소리만 들리고 바깥 상황을 알 수 없는 토굴 안에선 더더욱 상상에 의존하게 된다.

숨어 있는 사제들이 숨어 있으란 명령을 믿고 끝까지 자리를 지키길 바랄 수밖에.

하지만 알고는 있는 걸까.

줄리앙 세력이 토굴을 파서 숨는 동안 지켜보고 있던 자가 있었다는 것을.

그자가 커뮤니티 제복을 입고 말을 걸려다가 토굴을 파는 상황 자체를 이용하기로 마음먹은 것을.

줄리앙으로선 알 턱이 없었다.

*

상황 설명을 위해선 1시간 전으로

시간을 거슬러 가야 한다.

세븐즈 교 사제인 척하며 카심과 접촉한 강현은 커뮤니티 제복으로 갈아입고 서쪽 해변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처음에는 커뮤니티 조직원인 척하 며 줄리앙에게 이리 말하고자 했었 다.

'최강현 세력이 그레이트 모스의 등 위에 올라타서 숨어 있다. 카심 수령께서 그레이트 모스 절반을 맡 겠다고 하셨으니 너희가 나머지 절 반을 맡아라. 최강현이 있는 곳이 파악되면 놈들을 치자. 그때까지만 임시 휴전을 하는 걸로 하고 싶은데 제안을 받아들일 텐가?’

카심이 페널티를 두려워하지 않고 싸울 의사를 내비쳤으니 겉보기에는 그레이트 모스 절반을 맡는 것처럼 보일 터.

줄리앙이 제안을 받아들이면 좋은 거고,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카심의 뒤통수를 치기 위해 움직여 줄 테니 두 세력 간의 재충돌을 유도할 수 있었다.

어느 쪽이든 강현으로선 이득이었 기에 제안을 시도하려던 때에.

줄리앙 세력이 토굴을 파서 숨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다.

'이건 이용할 수 있겠어.’

그리 판단한 강현은 커뮤니티 제복 을 벗어던지고 원래 자신의 복장으로 도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카심이 나타나길 기다렸다. 예상대로 카심은 거짓 정보에 속아 서 강현을 사냥하러 나섰고,줄리앙 세력은 토굴에 숨어서 코빼기도 비 치지 않았다.

그때,강현이 움직였다.

강현은 미리 보아 둔 토굴을 돌며 토굴 근처에서 급박한 목소리로 외 쳤다.

“교주님께서 위험하다! 토굴 바깥 으로 나와서 교주님을 구해라!”

그리고는 곧바로 물의 유희를 써서 몸을 숨기면 어김없이 토굴에서 사 제들이 뛰쳐나와 무작정 줄리앙이 있는 토굴로 달렸다.

토굴을 몇 번 도니까 숨어 있던 사제들의 대부분이 뛰쳐나왔다.

강현의 목소리는 줄리앙이 있는 토 굴에도 전달되었다.

토굴 안에 있던 줄리앙은 어이가 없었다.

본인은 토굴 안에서 얌전히 안전을 도모하고 있는데,누군가가 멋대로 자신의 위험을 동네방네 알리고 있 다.

토굴에 숨은 걸 역으로 이용당하고 있단 걸 알아차리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카심은 아니다.

조직원들과 함께 그레이트 모스를

잡고 있으니까.

최강현!

놈이 꾸민 짓이구나!

여기서 줄리앙이 뛰쳐나가면 최강 현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 주는 꼴이 다.

그러나 가만히 있자니 다른 사제들 이 혼란에 빠져선 카심에게 숙청당 할까 봐 염려된다.

나가도 손해, 안 나가도 손해.

외통수에 걸린 기분이다.

소극적으로 움직이다가 제 손으로 제 목을 조른 꼴이 되고 말았다.

이리 된 이상 조금이라도 손해가 적은 쪽으로 움직여야 한다.

줄리앙은 울며 겨자 먹기로 판단을

내렸다.

“이미 다른 곳에서 사제들이 뛰쳐 나가 버렸으니 우리도 나가도록 하 죠. 저들이 죽어선 곤란합니다.”

“네! 교주님!”

토굴 입구를 가려 놓은 수풀을 헤 치며 바깥으로 나가려던 찰나.

줄리앙은 불현듯 불길함을 느꼈다. 아니나 다를까,수풀을 헤치며 나 가려던 순간 잘게 쪼갠 마나 파편이 날아들었다.

파파파팟!

줄리앙은 급한 대로 이동 스킬로 긴급탈출을 시도했다.

줄리앙의 몸이 제자리에서 연기처 럼 꺼지더니 토굴에서 10미터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나타났다.

그사이,토굴을 향해 날아들던 마 나 파편은 수풀을 찢어발기며 토굴 안으로 파고들었다.

“크아아아!”

“커허으억!”

토굴 안에 남아 있던 두 사제가 어찌 되었는지는 보지 않고도 알 수 있었다.

함정에 빠진 것도 모자라 하마터면 목이 날아갈 뻔했다.

줄리앙을 공격한 자는 기다란 철제 롱소드를 들고 있는 흑발 사내였다. 줄리앙은 묻지 않고도 그의 정체를 짐작할 수 있었다.

“듣던 것보다 훨씬 음흉한 사람이

군요.”

흑발 사내,강현이 롱소드에 그랜 드 오러를 추가로 부여하며 말했다.

“겁쟁이처럼 구멍에 숨어 있는 사 람이 할 말은 아니지.”

“혼자서 신화급 웨이브를 2개나 공 략했더군요.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고는 있습니까?”

“알고 있다마다. 그보다 전부터 궁 금했어. 세븐즈 교를 만든 동기. 사 기를 치기 위함인지,정말로 신화급 웨이브를 공략하면 안 된다고 믿고 있는 건지 궁금하더군.”

“신화급 웨이브를 모두 공략하면 창조급이 나옵니다. 그리되면 모두 끝이지요. 이미 충분히 강해지지 않았습니까? 당신이라면 지금까지 얻 은 힘만으로도 세상에 군림할 수 있 을 겁니다. 공략은 여기서 끝내시지 요.”

“앞뒤가 맞지 않는군. 여기서 살아 남으려면 신화급 웨이브를 공략해야 하지. 드링큰 크라운까지만 공략하 고 공략을 멈추라는 건가? 타협 가 능한 교리 따윌 믿는 종교는 사이비 보다도 못하지.”

“말이 안 통할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군요.”

“피차일반이지. 신화급 웨이브를 공략하지 않으면 모두 몰살이라는 것도 모르고 공략을 막아 대고 있으 니 우스울 따름이지.”

강현을 매도하던 줄리앙이 한쪽 눈 씹을 치켜 올렸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정반대의 가설이 나왔다.

신화급 웨이브를 공략하면 창조급 웨이브가 등장한다.

창조급 웨이브에서 세상을 멸할 절 망자가 탄생한다고 들었다.

역으로 생각하면 신화급 웨이브를 공략하지 않으면 창조급 웨이브도 나오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런데 신화급 웨이브에도 시간제 한이 있다?

가볍게 흘려들을 만한 이야기가 아 니었다.

“힘 있고 무지한 이가 잘못된 정보

에 선동당하면 세상이 바뀐다죠. 안 좋은 쪽으로.”

“글쎄. 타임로드란 자가 사기꾼 같 진 않던데 말이지.”

“타임로드?”

타임로드란 이름을 들은 줄리앙이 표정을 달리했다.

타임로드에 대해 알고 있는 눈치였 다.

이거 의외의 곳에서 뜻밖의 정보원 과 마주쳤군.

“타임로드가 누구인지 알고 있나 보지?”

“대답해 줄 의무가 있을까?”

“힘으로 알아내라는 말을 그리 까 탈스럽게 말할 수도 있군.”

강현은 다리를 어깨 넓이보다 약간 넓게 벌리면서 호를 그리듯 검을 넓 게 그었다.

허공에 금실과도 같은 잔상이 남으 면서 그랜드 오러가 부서졌다.

마나를 잘게,더욱 잘게.

바늘 크기까지 쪼개어 최대한 넓은 범위에 마나폭검을 가했다.

줄리앙은 토굴에서 나오면서 이미 이동 스킬을 썼기 때문에 피하기 위 해선 다른 수단을 취해야 했다.

줄리앙이 선택한 것은 비행 스킬이 었다.

줄리앙의 등에 검은색 날개가 돋아 났다.

교주의 이름을 달고 악마를 연상하

게 하는 검은 날개로 날아오른다라. 이처럼 스킬이 안 어울리는 사람도 없을 거다.

날개를 퍼덕여 위로 날아오르면서 마나폭검을 피해 내는 줄리앙이었 다.

그러나 도망치게 놔둘 강현이 아니 었다.

강현은 날개를 펼치는 걸 보자마자 반응하여 다음 수를 취했다.

‘투영.’

현재 가지고 있는 마나량으론 평소 처럼 무식하게 커다란 투영검을 만 드는 건 무리였다.

기껏해야 실제 검보다 조금 큰 정 도?

그래도 사람 하나를 베는데엔 충분 한 크기였다.

줄리앙이 날아오르고 있는 위치에 투영검을 소환하여 그의 오른쪽 날 개와 오른팔을 한 칼에 베어 냈다. 줄리앙도 보통은 아닌지 금세 반응 하여 손을 위로 뻗었다.

줄리앙이 손으로 혼령불 같은 느낌 의 푸른 불꽃을 일으키더니 투영검 을 향해 날렸다.

투영검에 푸른 불꽃이 닿자 투영검 이 증발해 버렸다.

화르륵!

한눈에 마나로 이루어진 검이라는 걸 알아차린 것이었다.

토굴에서 기습 공격을 피한 것도

그렇고,전투 센스가 나쁜 편은 아 니었다.

하지만 일반인에 비해서 좋다는 거 지 강현이나,카심보다 낫다는 건 아니다.

강현 같았으면 마나번 스킬로 상쇄 하지 않고 이동 스킬로 피했을 거 다.

막 위로 날아올라서 가속도를 붙였 는데 위에서 내려오는 공격을 상쇄 하면 자연스럽게 정면이 무방비가 된다.

물론 사전에 이동 스킬로 피하지 못하게 이동 스킬을 소모시켜 두었 지만 말이다.

줄리앙이 속도를 줄이지 않고 위로

날아올랐으나 벌써 다음 마나폭검이 준비된 마당이었다.

여기서 줄리앙이 기지를 발휘했다. 소드 컨트롤 스킬은 본인의 검뿐만 아니라 타인의 검도 조종할 수 있는 스킬이 었다.

때문에 소드 컨트롤 스킬로 강현의 검을 오른쪽으로 움직여 마나폭검이 엉뚱한 방향으로 사출되게 만들었 다.

파파파팟!

마나폭검이 밀림 방향으로 쏟아지 면서 다수의 나무에 바람구멍이 승 숭 뚫렸다.

강현의 공격이 무위로 돌아가면서 줄리앙에게 정비를 할 시간이 주어졌다.

줄리앙은 더욱 높이 날아오를 채비 를 하며 강현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그런데 의외의 상황이 펼쳐졌다. 강현의 왼손에 아까까지만 하더라 도 보이지 않던 단검이 쥐여져 있었 다.

더욱이 등 뒤에서 예상치 못한 일 격이 날아들었다.

어느새 단검의 모양을 띤 투영검이 날아들고 있는 게 아닌가.

마나폭검이 실패했을 경우를 대비 한 상황까지 다음 수를 준비해 두다 니.

공격할 틈조차 주지 않고 연계 공 격을 이어 가는 순발력과 센스.

교주 생활을 하며 몸이 무뎌진 줄 리앙이 버텨 낼 수 있는 수준이 아 니었다.

뒤늦게 실드를 끌어올려 보았지만 강현의 관통 스렛 앞에선 무의미한 반항에 불과했다.

결국 단검의 형태를 띤 투영검이 줄리앙의 오른쪽 날개와 오른팔을 한 칼에 베어 냈다.

서격!

“커허억!”

비상하던 새가 날개를 잃은 듯 줄 리앙이 힘을 잃고 바닥으로 떨어졌 다.

강현은 천천히 걸음을 떼어 추락한 줄리앙에게 접근했다.

추락의 충격과 출혈 때문에 줄리앙 의 안색은 창백하기 그지없었다. 죽은 건 아니고 심각한 부상 때문 에 기절한 듯하다.

이만한 부상이라면 단시간에 깨어 나긴 어려울 터.

강현은 포션 대신 챙겨 온 붕대로 줄리앙의 출혈 부위를 지혈해 주었 다.

“벌써 죽으면 곤란하지. 아직 네가 해 줘야 할 게 많아.”

그러면서 기절한 줄리앙의 팔을 어 깨에 둘러 부축하듯 데리고선 밀림 속을 걸었다.

얼마쯤 걷자 위기에 빠졌다는 교주 를 찾아 나선 사제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강현은 저 멀리서 줄리앙의 토굴을 향해 달려오고 있는 사제들을 보곤 지친 표정을 지었다.

이윽고 사제들과 마주쳤을 때,강 현과 맞닥뜨려 허겁지겁 공격태세를 취하는 사제들에게 열연을 펼쳤다.

“줄리앙 교주가 카심에게 당했어. 가까스로 구출했으니 얼른 데려가서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켜.”

적인 최강현이 교주를 구해 냈다고 한다.

단편적인 모습만 보면 마치 최강현 이 아군이 되었다고 착각해도 이상 하지 않을 광경이었다.

사제들은 어리둥절한 나머지 줄리

앙을 인계 받을 생각조차 못하고 제 자리에서 머뭇거렸다.

“네,네 녀석은 최강현이잖느냐. 네 가 왜 우리 교주님과 함께 있는 건 지 설명해라.”

강현은 대번에 일침을 가하듯 사제 들을 꾸짖었다.

“바보 같은 놈들아! 너희들 교주와 손을 잡았으니 구해 낸 것 아니겠냐 고!”

“그,그게 정말이……

“얼른 데려가지 못해? 줄리앙 교주 죽는 꼴 보고 싶어?”

“아,알겠다. 교주님을 넘겨다오.”

사제들에게 줄리앙을 넘긴 강현은 롱소드에 그랜드 오러를 부여하며 손이 비어 있는 사제들을 불렀다.

“너희들은 날 따라와라. 줄리앙 교 주가 직접 내게 너희들을 부탁했으 니 그가 깨어날 때까진 내가 너희들 을 지휘하마.”

“교주님이 직접?”

“언제까지 참새처럼 짹짹거리기만 할 거야! 너희가 어리바리하게 구니 까 교주가 저 꼴이 된 거 아니냐고! 교주는 카심에게 당한 와중에도 너 희를 생각해서 내게 직접 고개를 숙 였는데 너희는 그런 교주의 심정을 무시할 셈이냐!”

강현의 열연이 빛을 발휘했다.

교주가 강현에게 고개까지 숙이며 부탁했다는 말이 사제들의 가슴에 불을 지폈다.

사제들은 강현의 일갈 속에서 줄리 앙의 진심(?)을 전해 받곤 전의를 불태웠다.

“우리 때문에 교주님이 머리를 낮 추시다니…… 크윽! 카심을 용서치 마라! 교주님을 해친 놈을 가만둬선 안 된다!”

“우오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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