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각성하는 플레이어-352화 (352/381)

352 화

C문양 배지로 보건데 커뮤니티의 조직원이 었다.

한때 강현의 수배서가 카니발 전역 에 붙어 있었기에 커뮤니티 조직원 치고 강현의 얼굴을 모르는 자는 없 었다.

평소라면 덤빌 염두도 못 냈을 텐 데 마나 스렛이 0이고 보구 사용이 금지되어 있기에 이때다 싶어 덤빈 것이었다.

필시 지금이라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거겠지.

덤벼온 조직원의 신장은 얼핏 봐도 190cm 언저리.

강현보다 10cm가량 크다.

스킬과 보구에 제한이 걸려 있으면 덩치 큰 쪽이 유리하긴 하다.

그래도 역시 덩치보다 중요한 건 기술이지.

강현은 더킹을 하듯 상체를 비스듬 히 숙이며 주먹을 피했다. 그리곤 허릿심으로 때린다는 감각으로 허리 를 힘껏 비틀어 조직원의 복부에 주 먹을 꽂았다.

투응!

주먹이 조직원의 실드에 적중하며 둔탁한 소리를 자아냈다.

마나 스렛이 0이 되었다 뿐이지 실드 스렛은 그대로 남아 있다. 맨주먹으로 실드를 뚫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순수 근력으로만 데미지를 쌓아야 하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원은 복부 에 강한 타격을 입었다.

“커헉!”

관통 스텟은 폼으로 있는 게 아니 다.

맨주먹으로 때려도 실드를 무시하 고 육체에 타격을 입히기엔 충분하 다.

보디블로가 들어가면서 조직원이 숨을 토해 내며 허리를 굽혔다. 상대가 눈 빤히 뜨고 서 있는데 턱을 열면 쓰나.

강현은 본보기를 보여 주듯 처음에

조직원이 시도했던 궤적 그대로 주 먹을 휘둘렀다.

주먹이 흑의 궤도를 그리듯 바깥쪽 에서 안쪽으로 날아들며 조직원의 턱을 가격했다.

터영!

“어억! 끄르륵!”

이번에도 실드 두드리는 소리가 났 는데 조직원의 턱은 정통으로 주먹 에 맞은 양 한껏 어긋났다.

조직원은 흰자위를 드러내며 맥없 이 쓰러졌다.

단순 근력으로만 때린 것이니 조금 있으면 일어날 거다.

단검으로 벨까 하다가 말았다.

죽여 버리면 정보를 뽑아낼 수 없

으니까.

주변을 둘러보았는데 방금 기절시 킨 조직원 외에 다른 자들은 보이지 않았다.

대충 어떻게 된 건지 짐작이 간다.

‘카심 세력은 인원을 나눴군. 일부 는 상자를 찾고,일부는 다른 세력 의 위치를 파악하려고 정찰을 보낸 걸 테지.’

덤벼든 조직원의 생각이야 훤히 보 인다.

정찰 중에 강현을 발견하곤 지금이 라면 이길 수 있을 테니까 당장에 잡아다가 큰 공을 세우겠다는 생각 으로 덤빈 것이리라.

공을 세우고 싶은 욕심에 얄팍한

짓을 했으니 제압당해도 싸다. 강현은 단검으로 주변의 나무에 휘 감겨 있는 녕쿨을 잘라다 밧줄 대용 으로 활용했다.

조직원을 꽁꽁 묶고 나선 가차 없 이 뺨을 좌우로 후려갈겼다.

짜악! 짜악!

조직원은 가위에 눌렸다가 일어난 것처럼 전신을 파르르 떨며 눈을 떴 다.

“허억! 허어허어!”

빨리도 일어나는군.

볼이 떨어져 나가도록 후려쳤으니 깨지 않으면 그게 이상한 거지.

어디 보자. 정보를 뽑아내려면 위 협부터 해야겠지?

정제마나 스텟 덕에 200분량의 마 나를 쓸 수 있으니까 최대한 마나를 뽑아내도 고작해야 마나유저 상급 수준의 오오라가 한계다.

마나가 300이 넘어야 마나 블레어 드,500을 넘겨야 그랜드 오러를 발 현할 수 있다.

강현은 단검을 뽑아다가 마나유저 상급 수준의 마나 오오라를 부여하 며 조직원의 얼굴에 가까이 대었다.

“너같이 딱한 놈을 고른 카심의 어 리석음에 애도를 보내야겠군.”

“카,카심 님! 이곳입니다! 이곳에 최강현이 있…… 크아아악!”

붙잡힌 이상 강현의 위치라도 알릴 작정으로 발악하는 조직원이었다.

입을 다물게 하려고 쇄골 위의 움 푹 파인 부분에 단검을 내리찍었다. 쇄골 윗부분을 찌르면 숨이 턱턱 막히면서 소리를 내기 힘든데도 비 명 소리마저 장소를 알리는 수단으 로 활용하려 했다.

이래선 정보를 뽑아내긴 글렀다.

인간 GPS를 달고 있으니 정보를 포기하는 쪽이 낫기에 망설이지 않 고 조직원의 목을 찔렀다.

카심 세력의 인원을 줄인 것에 만 족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아주 정보를 못 얻은 것도 아니다.

한 가지만은 알겠다.

‘덩치랑 충성심을 우선시해서 사람

을 고른 건가. 틀린 판단은 아닌데 지능까지 고려하진 않은 것 같군.’ 공적 욕심이야 충성심에서 비롯된 거라지만 꼭 혼자 덤벼야 했을까?

좀 더 주변머리가 있었다면 미행하 면서 더 좋은 기회가 올 때까지 기 다렸을 거다.

시체 뒤처리는 하지 않았다.

흔적을 남기더라도 뒤처리할 시간 에 상자를 하나라도 더 찾는 게 이 득이니까.

강현은 나뭇잎으로 단검에 묻은 피 를 닦아내며 상자 수색을 재개했다.

*

카심의 미간에 줄이 그어졌다.

상자 수색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 다.

벌써 4개를 찾았다.

찾아낸 4개의 상자를 통해 갖가지 무기와 생필품,마나 환약 5개를 얻 었다.

나무상자 하나당 1? 2개의 마나 환 약이 들어 있는 것 같았다.

그보다 남쪽으로 보낸 치링이 돌아 오지 않는다.

서쪽으로 보낸 아이작은 돌아왔는 데 말이다.

아이작이 말하길.

“줄리앙의 정체는 세븐즈 교 사제 였습니다. 정확한 직위까진 못 알아냈는데 사제들의 태도로 봐선 고위 사제 이상으로 추정됩니다.”

서쪽으로 정찰을 나갔는데 세본즈 교 사제복을 입은 자들이 돌아다니 고 있었다고 한다.

줄리앙의 정체를 알아낸 것만으로 도 큰 수확이다.

드링큰 크라운이 서쪽에 있는 자

1명을 제지했으니까 줄리앙 세력에 남아 있는 숫자는 4명이다.

서쪽이 줄리앙 세력이었으니까 남 쪽은 최강현 세력이 있다는 답이 나 온다.

어느 쪽에 어느 세력이 있는지까진 알아냈다.

헌데 남쪽으로 보낸 치링이 돌아올

기미가 안 보인다.

적을 발견하지 못해도 1시간이 지 나면 반드시 복귀하라고 지시했는데 2시간이 넘었는데도 돌아오지 않고 있다.

카심은 참모 격으로 데리고 온 구 드르슨의 의견을 물었다.

“치링이 돌아오지 않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최강현에게 당했다고 생각해야겠 지요. 놈의 성가신 점은 이쪽의 정 보는 속속들이 알고 있으면서 자신 의 정보를 내주지 않는다는 겁니다. 놈의 성향을 고려하면 정찰원이 사 전에 차단당하는 건 예견된 일이었 지요.”

“마치 치링이나 아이작 둘 중 한 명은 무조건 죽을 거란 걸 알면서도 보냈다는 말처럼 들리는군.”

“최강현이라면 적의 정찰대쯤은 예 상하고 함정을 파 뒀을 테니까요. 이번 정찰의 목적은 줄리앙이 누구 인지 파악하는 거였으니 당초의 목 적은 달성했습니다.”

구드르슨이 잘못된 판단을 하는 자 는 아니긴 한데 카심으로선 내심 언 짢은 기분을 떨쳐 낼 수 없었다. 굳이 줄리앙이 누구인지 판단하는 데 5명 중 1명을 희생할 필요가 있 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낙관적인 관측일진 몰라도 줄리앙 이 누구인지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을 거다.

차라리 카심과 구드르슨을 중심으 로 3인 1조,2인 1조로 조를 나누 어 상자 수색에 박차를 가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그러나 카심은 본인의 생각을 입 밖으로 내지 않았다.

곁을 보좌하는 인재들을 존중해 주 는 것도 리더가 갖춰야 할 덕목 중 하나다.

구드르슨의 조언을 받아들이기로 한 시점에서 그의 판단을 믿어 줘야 한다.

대신 리더로서의 주도권은 철저하 게 유지했다.

“1층에서 누가 마나 환약을 많이

확보하냐에 따라 앞으로의 행보가 갈리겠군. 마나 환약을 확보하는 즉 시 전부 내게로 가져오도록.”

“현명한 판단이십니다. 어설프게 분산 투자하는 것보다 수령님께 전 력을 집중하는 게 좋습니다. 여차하 면 저희를 희생양으로 쓰십시오. 최 강현과 줄리앙을 제거하면 더 이상 커뮤니티의 앞길을 가로막을 자는 없습니다.”

“알겠다. 다만 희생양으로 쓰는 건 최후의 수단이라는 걸 명심해 둬라. 치링은 어쩔 수 없었다지만 남은 4 명은 모두 살아서 나간다. 자신의 목숨을 값싸게 취급하지 말도록.”

“네! 수령님!”

*

1층 공략이 시작된 지도 벌써 3시 간이 지났다.

15개를 3등분하면 한 파티당 5개 씩 돌아가야 균등하게 분배된 셈이 다.

강현은 벌써 5개를 찾았다.

얻은 물건은 많았지만 챙길 수 있 는 부피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필요 한 것만 추려 냈다.

추려 낸 물건을 나열하자면.

단검 2자루,롱소드 1자루,가죽 침낭,,사냥덫 3개,푸드스톤 25개, 마나 환약 6개.

마나 환약은 얻는 족족 섭취하여 어느덧 정제마나 스렛이 300포인트 에 이르렸다.

스렛이 300이 되면서 정제마나 스 텟이 2차 각성을 하여 순수마나 스 텟이 되었다.

순수마나 스텟의 효과는 마나 오오 라,마나 블레이드,그랜드 오러 사 용시 공격력이 2배로 증가한다.

정제마나 스렛의 효과는 그대로 유 지되고 있다.

즉 수치상으론 300포인트지만 정 제마나 덕에 효율이 2배 상승해서 600의 효율을 내고 있다고 보면 된 다.

이번 경우에 순수마나 스텟의 효과

는 없는 셈 쳐야 한다.

순수마나 스텟은 마나의 효율을 올 려 주는 게 아니라 일시적으로 공격 스렛이 2배로 상승하는 것이기 때문 에,마나가 모자란 현재로선 공격력 이 높아지는 효과는 의미가 없다.

여튼 600포인트 분량의 마나를 쓸 수 있게 되면서 어찌어찌 그랜드 오 러를 쓸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 '게다가 난 스킬도 봉인되지 않았 고.’

제3신화급 웨이브 주의사항을 살펴 보면 ‘마나가 들지 않는 스킬’만 봉 인된다고 하였다.

마나가 드는 스킬은 마나만 갖추면 온전히 사용할 수 있다.

물론 강현의 경우엔 죄다 히든 스 킬이라 스킬 봉인이 적용되지 않아 서 마나가 들지 않는 스킬도 온전히 사용할 수 있지만 말이다.

다른 이들보다 한 발자국,아니 정 확히는 몇 발자국이나 유리한 상황 에 놓여 있다.

이제부턴 상자 찾기보단 적을 찾는 데 주력할 생각이다.

어차피 부딪칠 적이라면 빨리 제거 할수록 좋다.

‘시간이 꽤 흘렀으니 위치를 특정 하는 건 어려워. 여기가 어디쯤이 지? 나도 내가 정확하게 어느 부근 쯤에 있는지 모르겠군.’

밀림에 남아 있는 흔적을 단서 삼

아 추격하는 게 최선일 것 같았다. 그런데 흔적을 찾을 필요가 없어지 는 상황이 발생했다.

아무도 없는 공허한 하늘에서 드렁 큰 크라운이 말하길.

“공략자 여러분. 지금까지 14개의 상자가 열렸습니다. 마지막 상자는 아무도 못 찾았군요. 친절한 드링큰 크라운이 힌트를 드리지요. 마지막 상자는 밀림 북쪽 해변에 있답니다. 참고로 마지막 상자에는 마나 환약 이 10개 들어 있지요. 누가 차지할 지 기대되는군요. 다들 마지막 상자 를 위해서 추하게 발악하는 걸 기대 하고 있답니다. 자,전원 준비,출 발!”

경주마들을 부추기는 것처럼 콧소 리를 섞어 가며 출발을 보채는 드렁 큰 크라운이었다.

드링큰 크라운의 신경질 돋우는 목 소리는 둘째치고,이번 공지로 인해 1층에서 처음으로 큰 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무려 마나 환약 W알이다.

여태껏 여러 상자에서 긁어모은 양 보다 마지막 상자에 들어 있는 마나 환약의 개수가 더 많다.

‘다들 북쪽으로 모일 테니 본격적 으로 삼파전이 시작되겠군.’

뒤처지지 않기 위해 북쪽으로 달리 던 와중.

강현은 예상치 못한 상황과 맞닥뜨

렸다.

저 멀리서 세본즈 교 사제복을 입 은 자들이 뛰어가고 있는 게 아닌 가.

줄리앙의 정체는 세븐즈 교 사제였 었나.

근데 중요한 건 줄리앙의 정체가 아니다.

분명 파티의 인원은 최대 5명으로 제한되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저 멀리서 달리고 있는 세븐즈 교 사제들의 숫자는 눈대중으로 봐도 20명은 넘고도 남았다.

‘20명이 넘는다라…… 뭔가 수작을 부렸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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