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9화
[제3신화급 웨이브 주의사항]
1. 제3신화급 웨이브엔 보구를 들 고 입장하면 안 됩니다. 강제 입장 전에 보구를 남김없이 몸에서 떨어 뜨려 놓으십시오. 그 어떤 수단을 사용하든 소유한 보구가 하나라도 있으면 보구를 소지한 자는 그 자리 에서 사망합니다(가호 타입은 강제 입장 후에 무력화시킬 예정입니다.)
2. 제3신화급 웨이브에선 마나가 들지 않는 스킬을 발동할 수 없습니 다. 해당 스킬에는 스킬 봉인이 걸 릴 예정이니 미리 숙지해 두십시오.
3. 제3신화급 웨이브에선 포션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4. 제3신화급 웨이브에는 탈출구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5. 제3신화급 웨이브에선 공략자 전원의 마나 스텟이 0으로 고정됨니 다.
6. 1? 5번 조항을 숙지하셨으면 숙 지했다는 단어를 강하게 되뇌십시 오. 숙지한 것이 확인되면 파티원 지정 썰이 지급됩니다.
숙지했다는 단어를 강하게 되뇌자 손 위에 하얀 빛무리가 생겨났다.
빛무리가 걷혀 나가자 강현의 손 위에는 조약돌만 한 크기의 붉은 씰 4개가 생겨나 있었다.
‘쓰는 법은 가호 붙이듯이 쓰면 되 는 것 같고…… 그나저나 주의사항 이라더니 온통 제약밖에 없군.’ 처음부터 보구 지참을 금하고 있 고,마나가 들지 않는 스킬이 제한 되는 데다,포션까지 사용할 수 없 다.
순수하게 가진 스텟과 실력으로 승 부를 봐야 한다는 뜻이다.
1위부터 3위 중에서 가장 유리한 건 강현이다.
두말하면 입만 아프다.
강현에게 무엇이 있는가.
각성 스렛과 히든 스킬이 있다. 스텟 자체가 스킬이나 마찬가지인 효과를 내는데 보구랑 스킬이 제한되는 건 곤란한 축에도 못 낀다. 더군다나 히든 스킬에는 일반적인 스킬 봉인 효과가 먹히지 않는다. 오로지 저주에 의한 스킬 봉인으로 만 봉인되기 때문에 강현만 마나가 들지 않는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그뿐이랴.
제2신화급 웨이브를 공략하면서 회 피 스텟이 4차 각성을 이뤘다.
[최강현(LV. 350)]
관통 5, 970
무적 703
무위 750
흡기 1, 000
보급 704
보너스 포인트 : 0 보유스킬 : 각성의 서(?),세이덴의 독주머니(?),마나폭검(기,석상 호 걸의 갑옷(기,쉐도우 리퍼의 외갑 (?),명계의 서(?),위치 되감기⑶, 개화의 서(?),제왕의 화염검 (S),군 단의 서(?), 석화의 마안(기,엘레멘 탈 웨펀(기,개방의 서(?),업적의 서(?),매혹(?),해신의 축복(?),드 림 윙(?),초월의 서(?),투영(?),비 밀의 서(기,마도의 서(?),물의 유 희 (?)
특수능력 : 간파,분할,파악.
[무위(회피 스렛 4차 각성)] [상대방의 공격에 몸에 적중할 시,피격 당한 부위가 유체화 상태가 되 어 공격을 흘려보낸다. 회피,왜곡, 수정,감지 스텟의 효과는 그대로 유지 된다.]
무적에 이어 무위까지 얻었다.
무적만 하더라도 무적 관통 능력이 없으면 뚫기 불가능한데 힘들게 무 적을 뚫어도 무위가 몸을 지켜 준 다.
무적 관통 능력에 유체화 상태의 대상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수단을 동시에 지니고 있어야만 강현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
과연 그런 자가 있기는 할까?
그리고 또 하나.
상태창에 물의 유희가 추가되었다.
제1신화급 웨이브에서 ‘룰 추가 용 지’로 ‘신수를 공략해 냈을 때마다 신수의 스킬 중 하나를 얻는다’라 설정해 두었었다.
어스 메갈로돈을 공략한 이후에 녀 석이 가지고 있던 스킬 중에서 물의 유희를 택하여 습득했다.
몸을 물로 만들 수 있는 효과인데, 여러 방면에 응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가져왔다.
마나가 들지 않는 스킬이라 제3신 화급 웨이브에선 쓰지 못할 것 같지 만 말이다.
제2신화급 웨이브 보상이라면 글라 스를 마지막 토템에 넣어서 받은 보구도 빼놓을 수 없었다.
[대도적의 두건]
등급 : 신화급
타입 : 의복
특성 : 대도적이 쓰고 다니던 두 건. 두건을 착용한 상태에서 타인과 접촉하면 타인이 지닌 보구 중 하나 를 강탈할 수 있습니다. 한 번 강탈 한 자에겐 더 이상 강탈 사용이 불 가능하며 바코드가 찍혀 있는 보구 만 빼앗을 수 있습니다. 대도적의 두건은 카니발에서만 사용이 가능합 니다(가호 타입은 강탈 불가능).
1인 1회에 한하여 원하는 보구를
강탈할 수 있는 보구.
상대방의 보구에 찍혀 있는 바코드 를 자신의 것으로 바꾸는 효과인지 라 상대와 접촉만 해도 보구를 못 쓰게 만들 수 있다.
게다가 상대방이 소유한 보구의 종 류를 낱낱이 파악할 수 있어서 좋 다.
안타까운 점은 대도적의 두건도 제
3신화급 웨이브 안에는 들고 들어가 지 못한다.
강현 말고도 김혜림,세이아나,루 나도 각각 1개씩 신화급 보구를 챙 겼다.
제2신화급 웨이브 결산은 이쯤 해 두고 제3신화급 웨이브 대책이나 생각해 보자.
제3신화급 웨이브에는 보구를 못 들고 간다.
강현에겐 별 문제 없어도 여성진에 겐 아주 큰 문제가 되어 버린다. 김혜림,세이아나,루나 모두 보구 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부류니 까!
활 쏘는 사람이 활을 지참하지 못 한다?
스킬이 주력인 마법사가 마나 스텟 이 0으로 고정된 상태에서 싸워야 한다?
제3신화급 웨이브는 보구나 스킬에 의존해야 하는 공략자에겐 천적 같 은 곳이다.
‘혜림이랑 세이아나,루나는 빼야 겠군. ,
정작 본인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방 송에서 희망 게스트 발표하듯 다섯 번째 파티원에 대해 논하고 있었다.
“재욱 씨는 어때요? 두뇌파니까 좋 은 전력이 될 것 같아요.”
“저 같은 건 두뇌파 축에도 못 끼 죠. 전 머리 굴리는 것보단 주사위 굴리는 게 적성에 맞는 놈입니다. 폐만 끼칠 테니 미리 사양하겠습니 다.”
“윤중 아저씨. 아저씨는 참가할 생 각 없어요?”
“요즘 계약 골렘을 하도 남발해서 스렛 꼴이 말이 아니지. 도움이 될지 모르겠구나. 혜림이 부담을 덜어 주려면 스텟을 쌓아 두는 게 나았으 려나.”
“딱히 데려갈 만한 사람이 없네. 최대 5명까지인 거지,무조건 5명 다 채울 필요는 없지? 늘 하던 대 로 우리 넷만 갈까? 어떻게 생각해, 현아?”
벌써 가는 게 확정된 것처럼 말하 는데 뭐라고 해 줘야 할까.
이리저리 말을 빙빙 돌려 봤자 의 미가 없을 테고.
직구 외엔 없겠군.
“나 혼자 갈까 해.”
“엥? 우리는? 너 혼자 보냈다가 어떻게라도…… 아,아니다 됐다. 네 걱정해서 뭐하겠냐.”
“방금 제3신화급 웨이브 추가 소식 을 전해 들었어. 보구를 들고 들어 가면 안 된다는군.”
“보구 능력 봉인이 아니라 아예 처 음부터 지참 불가인 거야?”
고개를 끄덕이자 세이아나가 어이 없어 하며 혀를 찼다.
혼자 간다고 할 만하네.
마나 없이 싸워야 하는 마법사,활 없이 싸워야 하는 궁수를 데려가느 니 혼자 가는 게 낫긴 하지. 강현이야 나뭇가지를 들어도 왠지 명검이라도 얻은 것처럼 위협적으로 활용할 것 같아서 무섭다. 맨손 격 투 기술도 수준급이고 말이다.
강현 걱정을 할 필욘 없다고 해도 강현에게 모든 걸 맡겨 놓고 가만히 있기도 뭐 하다.
도움이 안 된다고 손 놓고 놀고 있어?
집에서 청소할 때 방해될까 봐 거 실 소파 위에 누워 있는 격이다. 그럴까 봐 여성진이 해야 할 일을 미리 생각해 둔 강현이었다.
“내가 제3신화급 웨이브 공략 진행 하는 동안 너희끼리 제4신화급 웨이 브롤 공략하고 있는 건 어떨까 해.”
“우리끼리 신화급 웨이브를?”
“뭘 그리 놀라? 이제 다들 그만한 실력은 되잖아.”
“안 될 건 없는데 그래도 네가 있
는 거랑,없는 거랑 차이가 심하긴 하지.”
“싫다면 강요는 하지 않겠어.”
“하긴 할 거야. 근데 우리끼리 공 략하면 넌 어쩌려고? 스렛 4차 각 성하려면 모든 신화급 웨이브를 공 략해 두는 게 낫지 않아?”
스텟의 종류는 5개,신화급 웨이브 의 숫자도 5개.
신화급 웨이브를 모두 공략해야 모 든 스텟이 4차 각성을 이룰 수 있 다.
강현도 그렇고,다른 사람이 생각 하기에도 그렇고 방어 쪽은 완벽하 니 공격 스렛만 어떻게 좀 4차 각 성을 하면 마나와 회복 쪽은 아무래도 좋긴 하다.
문제는 언제 공격 스렛이 4차 각 성을 이룰지 모르니까,하나라도 신 화급 웨이브 공략을 빼먹어선 안 된 다.
당연히 강현도 염두에 두고 있는 부분이 다.
“제3신화급 웨이브 공략이 끝나면 바로 합류할 거야. 커뮤니티에서도 카심 없이 신화급 웨이브를 공략하 는 건 부담스러울 테니까 한동안 제 4신화급 웨이브에 관심을 두지 않겠 지. 이틈에 양동작전으로 빠르게 해 치워 버리자고.”
언더그라운드에서 제4신화급 웨이 브가 있는 곳까지 비행 몬스터를 타고 날아가도 한 달은 족히 걸린다. 그 전에 강현이 먼저 제3신화급 웨이브 공략을 시작하여 최대한 빨 리 공략을 끝내고,여성진은 제4신 화급 웨이브를 힘 닿는데까지 공략 하고 있다가 강현이 오면 함께 깨고 자 하였다.
강현이야 뒤늦게 웨이브에 들어가 도,군단의 서 효과를 이용해 여성 진이 공략 진행 중인 구역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으니 그만큼 시간이 대 폭 단죽된다.
강현이 제3신화급 웨이브에 들어가 있는 동안 강현의 보구는 김혜림이 맡기로 했다.
“보구 잃어버리지 말고 꼼꼼하게
챙겨 둬.”
“아무렴요. 강현 씨 보구가 어디 보통 보구던가요? 목숨을 걸고 사수 할게요. 니아의 소환석은 아버지께 맡겨 둘게요. 제3신화급 웨이브 끝 나고 강현 씨가 타고 올 건 남겨 놔야죠.”
“그리고 너희들 해저에 들어갈 수 단은 있어? 나야 해신의 축복이 있 어서 들어가는 건 어렵지 않다만.”
“그 부분은 알아서 해결할게요. 강 현 씨는 제3신화급 웨이브 대비에 집중하세요. 이러니저러니 해도 강 현 씨가 제3신화급 웨이브를 공략하 지 못하면 죽도 밥도 안 되니까요.”
상의 끝에 강현이 혼자 제3신화급 웨이브 공략에 착수하고,순차적으 로 김혜림과 세이아나,루나가 제4 신화급 웨이브 공략에 착수하기로 했다.
카니발에 대격변을 가져다줄 제3신 화급 웨이브 강제 입장까지 앞으로 7일.
사실상 카니발 정상대전이라 불릴 만한 공략 경쟁이 성큼성큼 다가오 고 있었다.
*
세븐즈 교의 대신전 안.
회의용 원탁 주변에 고위사제들이 모였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W명이었 던 고위사제의 숫자는 어느덧 5명으 로 줄어 있었다.
남은 5명의 표정은 부외자가 봐도 한눈에 알 수 있을 만큼 어두웠다. 카심을 막아 보겠다며 고위사제 5 명이 우르르 몰려가 아오벳에서 일 전을 벌였다.
하지만 결과는 그야말로 전멸.
강현이 나타난 이후로 허구한 날 지역장들이 죽어 나가기도 했고,라 파엘라가 지미를 손쉽게 처리한 것 에서 커뮤니티도 별거 아니라고 여 겼던 게 패착이었다.
설마 지역장과 수령 사이에 이리도 큰 격차가 있었을 줄이야.
카심 한 명에게 세븐즈 교가 전멸 당하게 생겼다.
부교주 데메트리가 주름진 눈가를 일그러뜨리며 라파엘라를 노려보았 다.
“성녀는 아직도 불안정한가?”
라파엘라로선 벌써부터 짜증이 치 솟았다.
요즘 성녀만 거론되면 짜증부터 난 다.
‘후우,씨팔 저놈의 노인네 또 지 랄이 네.’
까놓고 말해서 성녀라면 카심을 제 거할 수 있을 줄 알았다.
클로이의 보고서에 현장 투입이 가 능한 수준이라 적혀 있었고,실제로 투입 초기에는 얼마간 성과를 올려 서 괜찮을 거라 여겼다.
근데 하필 카심하고 싸우기 직전에 트라우마에 걸려서 싸우길 거부할 줄이야.
성녀를 데리고 대신전에 복귀한 최 진철이 섣부른 투입 때문에 처음부 터 다시 훈련시켜야 한다고 보고해 왔다.
성녀를 투입하자고 말한 게 라파엘 라인지라,고위사제들은 이번 사태 의 책임을 모두 라파엘라에게 덮어 씌우려고 작정한 상태였다.
무슨 말을 하든 안 좋은 소리가 들릴 게 뻔하기에 뚱한 표정으로 말 을 삼가는 쪽을 택하였다.
데메트리는 라파엘라를 고깝게 노 려보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어떻게든 빨리 해결해 보 게.”
“네? 네?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 지만 더 열심히 해 보죠.”
“방금 그 태도는 무슨 의미인가? 나랑 한 번 해보겠다는 거냐?”
“어이쿠야,이젠 제가 무슨 말을 해도 법상으로 보이나 봅니다.”
“자네가 성녀는 완벽하게 준비되었 다고 했잖나!”
“참나 어이가 없어서. 말인지 똥인 지 원.”
“뭐? 방금 뭐라고 지껄였나! 당장 취소하게 라파엘라 1급 사제!”
“성녀가 트러블을 일으킨 거야 제 가 책임진다고 치죠. 그럼 그동안 당신네들은 뭘 했습니까? 손가락 빨 고 앉아서 내 책임,네 책임 떠미는 게 전부였죠. 나이만 처먹었지 할 줄 아는 것도 없으면서 항상 입만 나불나불. 더러워서 못해 먹겠네.”
세븐즈 교가 몰락 위기에 처하자 대륙 전역에 있는 신전에서 사제들 이 이탈하고 있었다.
커뮤니티에선 투항한 사제들을 통 해 대신전의 위치를 알아낼 거다. 조만간 카심의 부대가 대신전에 들 이닥칠지도 몰랐다.
불안한 나머지 고위사제들은 신경 이 날카로워져서 허구한 날 싸움질만 해 댔다.
오늘은 특히나 감정이 격양되어 있 어서 말다툼으로 끝나지 않을 기세 였다.
라파엘라의 시건방진 태도에 열이 오를 대로 오른 데메트리가 무쇠 방 망이를 꺼내 들었다.
“못해 먹겠다고 했느냐. 그 말은 배신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 겠지? 어? 대답해라,라파엘라!”
라파엘라도 한 성깔하는지라 물러 서지 않고 소환석을 꺼내려 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라파엘라는 소 환석을 꺼내지 않았다.
데메트리 어깨 너머에 있는 회의실 뒷문에서 순백의 사제복을 입은 사내가 걸어 들어왔기에.
처음에는 라파엘라가 사내의 존재 를 알아차렸고,이어서 싸움을 말리 려던 다른 고위사제들도 사내를 발 견했다.
데메트리는 고위사제들의 시선을 통해 자신의 등 뒤에서 무언가가 나 타났음을 직감했다.
고개를 돌려 뒤를 본 순간.
자신의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 다.
세계의 의지로부터 신탁을 받기 위 해 독실에서 한 발자국도 나오지 않 던 이가 바깥으로 나왔다.
갈색 장발에 수염을 길게 늘어뜨린 30대 중반의 백인.
겉모습은 은둔 폐인처럼 보이는데 도 고귀함을 연상케 하는 신비로운 분위기가 풍기는 사람이었다.
사내는 자애로운 눈빛으로 고위사 제들을 하나하나 면밀히 살피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세계의 의지로부터 신탁이 내려왔 습니다. 7일 후에 신화급 웨이브 안 에서 세상을 파멸로 이끌려는 자들 을 징벌해야 하니 속히 정예 4명을 선발하십시오.”
사내의 말에 모든 고위사제,심지 어 성격 더러운 라파엘라마저도 허 리를 숙이며 깊은 경의를 표했다. 그럴 수밖에.
세븐즈 교를 일으켜 세운 자이자
교단 안에서 절대적 권력을 지닌 자.
사내의 정체는 바로 교주 줄리앙이 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