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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하는 플레이어-347화 (347/381)

347화

서격!

빙백검이 하스의 몸을 세로로 가르 면서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양옆으로 갈라지는 하스의 얼굴엔 황당함이 깃들어 있었다.

무슨 일이 있어난 건지 이해가 안 된다는 양.

본래 소환수 외의 존재들은 대기구 역 외의 장소에 간섭하면 안 된다. 대기구역에서 나와도 안 되고,공 격을 해서도 안 되며,투사체나 마 나 등 그 어떠한 것도 내보내선 안 된다.

하지만 편법이 아주 없는 것도 아

니다.

대기구역 외에 간섭하지 말라는 건 반대로 말하면 대기구역 안에선 뭐 든 해도 된다는 거 아니던가.

하스가 라이를 가져간 건 명백한 실책이었다.

뭐 하스가 아닌 누구라도 당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긴 했지만 말이다. 하스가 자신의 대기구역에 라이를 소환함으로서 강현이 군단의 서를 발동할 조건이 갖추었다.

강현은 지체할 것 없이 라이에게로 이동했고,그 결과가 바로 하스의 즉사였다.

하스를 죽이자 라이가 물기를 털어 내듯 몸을 바르르 흔들더니 평소와 같은 고양이 울음소리를 내었다.

“냐아?”

“하스가 죽으면 소유권이 원래 주 인에게로 돌아가는 건가. 복잡한 절 차가 없어서 좋군.”

“냐.”

라이가 무릎을 굽혀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어쩔 수 없었다지만 주인에게 이빨 을 드러냈다.

소환수로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언제나 쫑긋 세워져 있던 귀와 꼬 리가 오늘따라 유달리 힘없이 늘어 져 있었다.

미안하다는 감정은 지갑 속 돈과 같아서 바깥으로 꺼낼 때마다 마음이 허전해진다. 그러곤 텅 비어서 다시 채워 넣지 않으면 곤란해지는 점까지 똑같다.

강현은 빙백검을 검집에 넣으며 검 집 끄트머리로 라이의 머리를 통통 두드렸다.

“고작 그 정도로 폐 끼쳤다고 생각 하는 거냐?”

“냐?”

“진짜 폐 끼치는 게 뭔지 모르는 군. 너희는 충분히 잘하고 있어.”

“냐.”

“그래도 네가 덜 떨어지는 거야 누 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고.”

“냐아!”

기운을 되찾았는지 라이가 몸을 일

으키며 시끌벅적하게 울어 댔다. 여전히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군.

뭐 기운을 되찾았으니 됐나.

그건 그렇고 아직 1-C구역 공략은 끝나지 않았다.

l-c구역 공략 조건은 피닉스를 쓰 러뜨리는 것이다.

하스가 살아 있었다면 차례대로 소 환수들을 쓰러뜨리며 마지막에 피닉 스를 쓰러뜨려야 한다.

그러나 하스가 죽은 이상 중간 과 정은 생략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하스의 시신 팔목엔 소환석을 꿰어 만든 팔찌가 있었는데,하스가 죽으 면서 소환석에 새겨져 있던 하스의 바코드가 사라졌다.

그 말인즉 화산 이무기부터 피닉스 까지 전부 주인이 없는 물건이 되었 다는 거다.

피닉스를 제외한 화산 이무기,라 그나로스,화염백조,헬 펌프킨을 손 에 넣었다.

‘넷 중에서 알고 있는 건 라그나로 스밖에 없군. 군단의 서 계약이랑 공유 능력은 나중에 걸어 두기로 하 고 공략부터 마쳐 볼까.’

잠깐.

피닉스를 소환하기 전에 생각부터 해 보자.

1-C구역의 공략 조건은 피닉스를 처치하는 거야.

근데 지금 피닉스의 주인은 나잖 아.

내가 부전패를 당하면 피닉스 처치 와 관계없이 9시 방향 대기구역에 있는 여자들의 승리가 되는 게 아닐 까?

하스도 부전패를 경계하고 있었어.

분명 내가 라이를 꺼내기 전에 이 리 말했었잖아.

“한쪽이 소환했는데 시간 끌고 있 으면 부전패가 되어 버려서 말이지. 참 귀찮은 규칙이야. 안 그래?”

피닉스의 처치 여부와 관계없이 규 척을 어기면 끝나는 것처럼 말했었지.

그럼 굳이 피닉스와 전투를 벌일 필요까진 없단 건데…….

만약에 소환수끼리 싸우는 중에 한 쪽이 반칙을 저질러서 부전패를 당 하면 어떻게 될까?

결투장에 남아 있던 소환수는 제자 리에 남아 있을까,아니면 소환석 상태로 변해서 주인의 손으로 되돌 아갈까.

실제로 해 보면 알겠지.

강현은 9시 방향 대기구역에서 기 다리고 있는 여성진에게 말을 건넸 다.

“어이,김혜림.”

“네? 네네? 저 불렀어요?”

“잠시 1-A구역에 다녀올 테니까 먼저 1-C구역 토템 앞까지 가 있 어.”

“1-A구역에 가려면 부전패를 당해 야…… 아하,부전패 당하려고요?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다녀오세요.”

김혜림에게 무엇을 할지 알려 준 후 행동을 취했다.

먼저 니아를 회수하고 대신 라이를 결투장 위에 보냈다. 그러곤 피닉스 의 소환석에 마나를 불어넣으며 결 투장을 향해 던졌다.

피닉스의 소환석이 대기구역 바깥 으로 빠져나가면서 결투장 위에 소 환되 었다.

니아보다 약간 몸집이 큰 불새가

날갯짓을 하며 결투장 위에 착지했 다.

“끼 요요요!”

요란하게도 울어 대는군.

명색이 불사조이니 죽으면 되살아 나기라도 하는 걸까.

레벨이 310이기도 하니 손에 넣을 수만 있으면 커다란 전력이 되긴 할 거다.

근데 이미 가지고 있는 소환수들도 다 쓰지 못할 정도로 강해진 강현에 게 피닉스가 도움이 되기나 할지 의 문이긴 하다.

불을 쓰고 날 수 있는 거라면 무 적 능력이 있는 니아가 훨씬 좋으니 까.

피닉스에게 무적 능력이 없는지 어 떻게 아냐고?

1-C구역엔 무적 관통 능력과 관련 된 요소가 없잖은가.

무적 관통 능력 없이도 깰 수 있 는 곳이니까 무적 관통 능력 부여 요소가 없는 거지.

역산하면 피닉스에겐 무적 능력이 없다는 것 정도야 쉽게 알 수 있다.

‘얻으면 얻는 거고,못 얻으면 못 얻는 거고.’

오히려 지켜야 할 건 니아였다.

니아를 회수하고 라이를 투입한 건 다름 아닌 혹시 모를 부전패의 영향 때문이었다.

부전패를 당하면 소환수가 사라진

다라는 룰이라도 있으면 곤란하다. 니아에겐 영구 소환석이 없으니 만 약을 대비해서 니아 대신 라이를 투 입한 것이었다.

피닉스가 소환됨으로서 결투장엔 강현의 소환수 두 마리가 존재하게 되었다.

1-C구역의 특성상 한 사람이 두 마리의 소환수를 결투장에 내보내선 안 된다.

규칙을 어긴 페널티로 강현은 1-A 구역으로 이동되었다.

*

강현이 사라지자 1-C구역에 있던

피닉스와 라이가 발부터 차근차근 가루로 변하며 소멸되었다.

주인을 잘못 둔 죄라도 적용하듯 부전패를 당한 소환수들은 그대로 사망하는 것 같았다.

피닉스는 소멸된 후에 알 상태로 되돌아가더니 한 번 더 소멸되었다. 알 상태를 유지하며 부화하면 다시 살아나고,알 상태에서 타격을 입으 면 죽어 버리는 특성을 지니고 있었 던 모양이었다.

라이야 영구 소환석이 박혀 있으니 지금쯤 강현에게 돌아갔을 거다. 한쪽이 부전패가 되면서 자동적으 로 외지인의 승리가 되었다.

대기구역을 덮고 있던 투명벽이 걷

히면서 3시 방향의 대기구역과 9시 방향의 대기구역을 잇는 아치형 돌 다리가 생겨났다.

여성진은 돌다리를 건너 3시 방향 에 생겨난 문으로 들어갔다.

1-D 구역으로 이어지는 통로를 걸으며 토템 앞에 도달했을 쯤에 강 현이 여성진의 옆에 나타났다.

군단의 서 효과를 이용하여 이동을 마친 강현은 라이의 소환석을 위로 던졌다가 도로 잡으며 입을 열었다.

“피닉스는 어떻게 됐어?”

“강현 씨가 1-A구역에 가자마자 죽었어요. 근데 별로 쓸모는 없어 보이던데요. 차라리 니아가 낫죠.”

“동감이야.”

“불길 때문에 올라탈 수가 없잖아 요. 뭐 몸집이 크니까 퍼스트 클래 스 느낌은 나긴 하겠네요. 니아는 비즈니스 석까진 아닌 것 같고,이 코노미 느낌이 강하잖아요?”

“은근슬쩍 지독한 말을 하는군.”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면서 한 명씩 1-C구역 토템에 글라스를 넣었다가 뻤다.

남은 건 1-D구역과 1-E구역,그 리고 어스 메갈로돈이 있는 2층. 지금쯤이면 2층에 어스 메갈로돈의 부활 능력을 억제하는 토템이 생겨 났을까?

1-E구역까지만 공략하면 어스 메 갈로돈을 처치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어스 메갈로돈 공략법은 처음에 2 층에 갔을 때 파악해 두었다.

지트의 유령광대 소울로 물의 유희 를 빼앗고,그 틈에 강현이 허물검 을 투영하여 벤다.

그거면 끝이다.

신수 사냥인데 싱거운 감이 적잖이 있다.

어쩌겠나.

그랜드 우드의 영역을 공략한 경험

이 있는데다 너무 강해져 버린 것 으

다른 신화급 웨이브도 전부 이런 식이라면 전부 공략하는데 어려움은 없을 듯하다.

전부 같은 식이라면 말이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강현 일행은 1-D구역과 1-E구역 을 어려움 없이 하나하나 공략해 나 갔다.

이때까진 몰랐다.

제2신화급 웨이브 공략이 끝나면 발생할 일을.

*

“카심! 기필코 네놈을 죽이고 말겠 다!”

아오벳 지방에 숨겨져 있던 세븐즈 교 아오벳 신전.

아오벳 신전에서 가장 강한 자인

1급 사제 아스카가 언월도를 꼬아 쥐며 앙칼진 목소리로 적개심을 드 러 냈다.

언월도에는 통상적인 그랜드 오러 가 아닌 보랏빛 오러가 맺혀 있었 다.

언월도의 보구 능력을 발동한 것인 지,아스카 본인이 스킬을 발동한 것인지.

어느 쪽이든 정체불명의 능력을 지 닌 것만은 확실했다.

카심은 피하지도 숨지도 않고 태연 하게 오른팔을 뻗었다.

“혼자 남았는데도 용케 목숨을 구 걸하지 않는구나. 무모함을 동정하 여 죽이기 전에 갈고닦은 실력을 발휘할 기회를 주마.”

적에게 동정을 받는 것만큼 굴욕적 인 일도 없다.

더 굴욕적인 게 뭔지 아나?

카심이 아오벳 신전의 사제들로 이 루어진 시체의 산 위에서 아스카를 동정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적의 수장이 동료의 시체를 짓밟으 며 동정을 베풀고 있다.

아스카는 오열하듯 기합을 토해 냈 다.

“으아아아! 이 썩을 자식아!”

이번 일격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양 동료의 시체를 디딤대 삼아 높이 뛰었다.

언월도가 구불구불한 궤적을 그리

다가 카심의 팔을 내리쳤다.

언월도에 맺힌 보랏빛 기운이 카심

의 실드에 닿은 순간.

보랏빛 기운이 카심의 실드 안쪽으 로 파고들며 전류로 전환되었다.

공격 스텟 3, 000에 달하는 위력의 전류가 몸을 지졌다.

파지지직!

실드 안에 파고들어 전류를 흘리는 능력은 언월도가 가진 보구 능력.

그 외에도 아스카의 스킬인 ‘체인 썬더’가 발동하였다.

전기 계열의 공격을 적중시키면 공 격 대상을 중심으로 번개 줄기가 사 방으로 뻗어 나와,반경 10미터 내 에 있는 자를 모두 감전시키는 스킬이었다.

체인 썬더의 사정거리 내에 있는 커뮤니티 조직원들은 지부장급,디 스트로이어,말단 조직원 가릴 것 없이 검게 그을려 타 죽었다.

검게 그을린 건 카심도 예외가 아 니었다.

아스카는 카심이 새까맣게 그을렸 음에도 불구하고 언월도에 마나를 불어넣어 카심을 계속 지졌다.

“으아아아아!”

죽은 것이 확실해질 때까지 능력을 멈추지 않을 작정이었다.

허나 무심하게도 카심은 전류에 휘 감겨 감전된 와중에도 천천히 손을 들어 올렸다.

언제 마나 능력을 발동했는지 카심 의 손에는 그랜드 오러가 맺혀 있었 다.

“지금까지 죽여 온 작자들 중에선 그나마 기개가 있군. 사이비에 빠져 있다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야.”

아스카의 목이 무거운 검에 닿은 것처럼 거칠게 잘려 나갔다.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아스카까지 쓰러지면서 아오벳 신전마저도 토벌 당했다.

이걸로 세븐즈 교의 신전을 6개째 무너뜨렸다.

카심이 숯처럼 새까맣게 그을린 것 을 본 조직원들이 헐레벌떡 달려왔 다.

“수령님이 감전되셨다! 포션을 준 비해!”

“치유 능력 가진 사람 없어? 누구 라도 좋으니까 어떻게 좀 해 봐!”

조직원들은 출정에 나선 것이 카심 의 분신인 걸 모르기에 부산을 떨며 포션과 치유 스킬을 준비했다.

카심은 팔을 옆으로 뻗으며 괜찮다 는 제스처를 취했다.

보통 사람이면 죽어도 이상하지 않 을 몰골이건만,벌써 검게 탄 부분 이 떨어져 나가며 허연 살갗이 겉으 로 드러났다.

“호들갑 떨지 마라. 그보다 생포한 자들 중에 이교도의 본거지 위치를 아는 자가 있더냐?”

“있었습니다! 저 세이브루스 지부 의 디스트로이어 마란이 알아냈습니 다!”

“마란. 이름을 기억해 두지.”

“헉! 영광입니다,수령님!”

“그래서 놈들의 본거지 위치가 어 디더냐?”

“아이스 에어리어 너머에 있다고 합니다!”

“처음에 친 신전 너머에 있었던 걸 모르고 다른 곳을 뒤지고 있던 꼴인 가.”

“당장 아이스 에어리어 너머로 갈 준비를 하라고 알리겠습니다.”

세본즈 교 대신전의 위치를 알았건

만 카심은 진격 명령을 내리지 않았 다.

대신 혼자 생각에 잠기더니 이내 곧 입꼬리를 길게 늘어뜨렸다.

“이거 일이 재미있게 돌아가는군.”

“네? 무슨 일이라도 있으신지요?”

“전 병력에 지시를 전달해라. 각 지부의 병력은 본래 지부로 회군하 고,나머지는 바빌론 쉘터로 돌아간 다.”

카심이 회군 명령을 내린 데엔 이 유가 있었다.

분신과 연결된 본체에 갑자기 중대 한 메시지가 전달되었기 때문이었 다.

[신화급 웨이브 중 2개가 공략되었 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일주일 후에 제3신화급 웨이브가 생성됩니다. 카 니발의 공략자 중 가장 스텟이 높은 순위 1위부터 3위까지의 인물들은 파티를 편성하여 대기하십시오. 파 티는 최대 5인(본인 포함)까지 구성 할 수 있습니다. 일주일 후에 파티 로 편성된 인물들은 전원 제3신화급 웨이브로 강제 소환됩니다.

1위 : 카심

2위 : 최강현

3위 : 줄리앙

1위부터 3위까지의 인물들에겐 가 까운 시일 내에 파티원 지명 썰과 제3신화급 웨이브 주의사항이 전달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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