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각성하는 플레이어-345화 (345/381)

345화

토템에서 글라스에 3번째 빛을 부 여하고 1-C구역에 들어서니 뜨거운 열기가 전신을 감쌌다.

정글처럼 후덥지근한 것도 아니고, 사막처럼 햇살에 의한 따가운 더위 도 아니다.

1-C구역에서 강현 일행을 기다리 고 있던 것은 바로 용앞늪이었다.

펄펄 끓는 용암늪의 넓이는 기껏해 야 60? 70평 수준으로 계속 드넓은 필드였던 다른 구역에 비해 현저히 좁았다.

1-C구역은 세기말 결투장처럼 중 앙에 넓은 원형 결투장이 있었고, 3시 방향과 9시 방향에 각각 절벽 높은 곳에 돌출된 바위가 있어 바위 위에서 결투를 관람하거나 대기할 수 있도록 조성되어 있었다.

더운 지역이 나오자 세이아나를 제 외한 김혜림과 루나는 잽싸게 강현 에게 들러붙었다.

“빙백검! 빙백검 능력 발동해요!”

“에어컨! 에어컨!”

더울 땐 빙백검이 진리라는 걸 앞 선 제1신화급 웨이브에서 경험한 바 있는 두 사람이었다.

유일하게 제1신화급 웨이브 공략에 참가하지 않았던 세이아나만이 손뻑 을 치며 제자리에 눈사람을 소환했 다.

“거기 인구밀도 높이지 말고 흩어 져. 1인당 1눈사람 소환해 줄게.”

이동해야 할 때면 몰라도 제자리에 있을 땐 스노우맨 스킬도 좋은 냉방 수단이었다.

서늘한 몸뚱이를 유지하다가 너무 덥다 싶으면 눈덩이를 등 뒤에 넣어 소름 끼치게 시원함을 맛볼 수 있으 니 즉석에서 아이스 버킷을 실감할 수 있었다.

조금 귀찮은 게 있다면 녹으면서 옷이 젖는다는 점이지만 가만히 있 어도 땀으로 젖을 거 시원한 물에 젖는 게 낫지 않겠는가.

그 모습이 마치 여름날 선풍기 고 정시켜 놓고 고개만 두리번거리며 리모컨을 찾는 광경 같았다.

멀지 않은 곳에 표지판과 좌판이

있었다.

물건은 없고 물건 이름과 가격만 적힌 좌판.

좌판에 대고 CP를 지불하면 원하 는 물건이 나오는 웨이브 좌판이었 다.

가까이 가서 표지판을 확인하니 신 화급 웨이브치곤 긴 문구가 적혀 있 었다.

[어스 메갈로돈의 영역 1-C구역 : 용암늪 공략법]

[용암늪에는 소환수 조련사가 살고 있습니다. 용암늪 중앙 경기장에는 소환수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소환 수 조련사를 상대로 소환수 대전을 벌이십시오.

소환수가 없는 자는 옆 의 좌판에서 ‘용암 몬스터 포획석’ 을 구입하여 용암에 서식하는 몬스 터를 포획하십시오. 용암늪에는 레 벨1? 300의 몬스터가 있고,주인 없 는 소환수들은 모두 용암 몬스터 포 획석으로 포획할 수 있습니다.

소환수 조련사는 총 5마리의 소환 수를 가지고 있으며 다음과 같은 순 서로 소환수를 내보냅니다.

첫 번째 소환수 : 레벨 100의 화 산 이무기.

두 번째 소환수 : 레벨 150의 라 그나로스.

세 번째 소환수 : 레벨 200의 화 염백조.

네 번째 소환수 : 레벨 250의 헬 펌프킨.

다섯 번째 소환수 : 레벨 300의 피닉스.

서로 한 마리씩 경기장에 소환수를 투입하여 최종적으로 피닉스를 쓰러 뜨리면 다음 구역으로 갈 수 있습니 다(단,대기구역 바깥으로 나갈 수 있는 건 소환수뿐이며 공략자들은 무조건 대기구역에서만 대기해야 합 니다. 대기구역 외의 구역에 간섭하 면 부전패로 처리되어 강제로 1-A 구역으로 되돌아갑니다.)]

강현 일행은 표지판을 두세 번 읽

고,뒷면에도 글자가 있나 없나 확 인까지 했다.

더불어 좌판에서 구매할 수 있는 목록도 살펴보았다.

[어스 메갈로돈의 영역 1-C구역 좌판]

-용암 몬스터 포획석 : 1, 000만

CP

-소환수 LV.10 레벨업 스크롤 :

1, 000만 CP

좌판의 판매목록은 용암 몬스터를 잡을 수 있는 포획석과 소환수의 레 벨을 10 올릴 수 있는 레벨업 스크 롤로 구성되어 있었다.

용암늪에 서식하는 몬스터 레벨이

1부터 300까지 있다고 했었나?

빙백검의 냉기로 몸을 감싸며 돌출

된 바위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가운데 용 암을 주욱 살펴보았는데,수많은 몬 스터가 용암 표면을 들락날락거리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도마뱀처럼 보이는 건 샐러맨더인 가?

잉어처럼 헤엄치는 녀석도 있는데 저 녀석은 결투장에 올라가면 서 있 을 순 있으려나.

김혜림은 땀에 젖어 목덜미에 달라 붙은 머리카락을 한데 올려 묶으며 입을 열었다.

“5전 3승이면 라이랑 니아,지트, 켈피,그리폰 딱 다섯 마리 채울 수 있네요. 근데 웬만한 소환수는 라이 선에서 정리될 것 같은데요?”

“라이 레벨이 아마…… 230이었나, 240이었나 그럴 거야.”

“몇 번을 패하든 상대방 소환수만 다 쓰러뜨리면 된다는 점이 좋네요. 오늘 라이 계타는 날인가 보네. 맞 고 싶은 만큼 실컷 맞을 수 있겠어 요.”

라이의 레벨과 전투 경험이라면 레 벨 200의 화염백조까진 무리 없이 처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레벨 250의 헬 펌프킨과 레벨 300 의 피닉스도 칠전팔기 한다 치고 계속 싸우다 보면 이길 수 있을 테고 말이다.

김혜림은 공략에 집중하는 반면, 세이아나는 자신들이 서 있는 돌출 된 바위에 주목했다.

돌출된 바위 주변에 돔 형태의 투 명한 막이 둘러져 있었는데 웨이브 구역 끄트머리를 의미하는, 보이지 않는 벽과 비슷한 품새였다.

세이아나는 투명한 막에 손을 댔다 가 화들짝 놀라 손을 떼었다.

“앗 뜨거! 얘들아,절대 바위 바깥 으로 손이나 머리 내밀지 마. 투명 한 막이 있는데 엄청 뜨거워.”

“손 괜찮아? 호 해 줄까?”

“후후,아휴,진짜 내 새끼. 왜 이

리 귀엽지?”

“으가가,볼 잡아당기지마. 아퍼.”

세이아나가 데인 손을 눈사람에 쑤 욱 넣어 눈을 얼음팩 삼아 응급처치 를 했다.

소환수의 주인들이 소환수 대전에 간섭하지 못하도록 대기 장소에 투 명한 막을 둘러 둔 듯하다.

빙백검으로 툭툭 건드려 봤는데 흠 집조차 생기지 않았다.

대신 허물검으로 건드리니 흠집이 생기는 걸로 봐선 무적 능력이 가미 된 차단막이라 보면 될 것 같았다. 기본적인 건 다 살펴본 것 같고 이제부턴 l-c구역에 상주하고 있는 아인족의 존재와 1-C구역의 콘셉트를 파악해야 한다.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다면 맞은편 3시 방향에 있는 돌출된 바위 위였 다.

3시 방향의 돌출된 바위 위에 목 제 완드를 들고 있는 사내 한 명이 서 있었다.

어디 태평양 제도의 원주민처럼 얼 굴에 귀신 분장 같은 것을 해 두었 고,몸에 걸친 거라곤 야자수를 엮 어서 만든 하의와 5개의 소환석을 꿰어서 만든 팔찌가 전부였다.

맞은편 바위에 서 있던 사내가 강 현과 눈을 마주치더니 성을 내듯 고 래고래 고함을 질렀다.

“덜떨어진 외지인 놈들아! 용케도

나 하스의 구역에 발을 들일 생각을 했구나! 너희들이 얼마나 잘난 놈들 이든 이곳에선 하등 쓸모없다! 이곳 에서만큼은 네놈들이 무능하다는 걸 절실히 느끼게 해 주마!”

시작부터 욕지거리로 장외전부터 걸고 있었다.

증오가 담긴 욕지거리라기보단 도 발을 하여 냉정을 잃게 하려는 의도 가 다분히 섞여 있었다.

그러나 저 도발은 결코 효과를 볼 수 없었다.

강현 일행이 여태껏 적들로부터 얼 마나 많은 욕을 먹었던가.

욕할 때마다 벌금 내는 항아리가 있다면 재벌 수준의 금액은 모였을 거다.

쯧쯧,저것도 도발이라고 하는 건 가.

안부 묻는 도발이 한 건에 50만원 이면 조련사 하스의 도발은 기껏해 야 500원 정도?

게다가 강현 일행에는 도발이라 하 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세이아나는 눈사람에서 벌겋게 달 아오른 손을 빼내며 도발을 도발로 받아쳐 주었다.

“더위 때문에 머리에 담긴 물이 전 부 말라 버렸니? 뇌를 거치지 않고 말을 하는 걸 보니까 지능 수준이 의심스럽네. 차림새도 그렇고 원시 인으로 되돌아가고 싶은가 본데 용암에 뛰어내리는 건 어때? 수만 년 뒤에 화석으로 발견되면 조금은 그 가치 없는 몸뚱이에 가격이 붙지 않 겠어?”

시옷과 비읍 혹은 멍멍이를 섞지 않고 이리 찰지게 도발을 할 수 있 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도발 학과가 있었으면 세이아나는 도발 노벨상은 손쉽게 수상했지 않 았을까 싶다.

세이아나의 강력한 일격에 하스가 망치로 얻어맞은 양 비틀거리다가 가까스로 몸을 가누며 입씨름을 벌 였다.

“꼬락서니 보아하니 노리개 역할로 따라온 것 같은데 거적때기 냄새가 여기까지 풍기는구나. 나불거리지 말고 구석에서 거적 깔고 찌그러져 있어라.”

“어머,말이 너무 심한 거 아냐? 아저씨 내 취향이었는데 갑자기 마 음이 확 식네.”

“지,진짜냐?”

“당연히 거짓말이지. 발악하는 게 불쌍해서 한 마디 해 줬더니 좋단 다.”

“크옥,빌어먹을 년.”

설전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강현 은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도발치고는 너무 길다.

마치 작위적으로 시간을 끌고 있는 느낌이 강하게 풍겼다.

이유를 찾기 위해 두리번거리던 중.

표지판에 변화가 생긴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스가 소유한 몬스터 중에서 피닉 스의 레벨이 10 올라가 있는 것이 아닌가.

첫 번째 소환수 : 레벨 100의 화 산 이무기.

두 번째 소환수 : 레벨 150의 라 그나로스.

세 번째 소환수 : 레벨 200의 화 염백조.

네 번째 소환수 : 레벨 250의 헬 펌프킨.

다섯 번째 소환수 : 레벨 310의 피닉스.

하스가 서 있는 대기장소에도 좌판 이 존재했다.

CP를 팔아서 피닉스의 레벨을 을 린 걸지도.

아니,단순히 CP를 팔아서 레벨을 올린 거라면 시간을 끌 이유가 없 다.

강현은 머릿속으로 가능성이 있는 선택지를 하나하나 되짚다가 가장 가능성 있는 가설을 입 밖으로 내었 다.

“거기에 있는 좌판은 이쪽 좌판이 랑 다른가 보군.”

강현의 한 마디에 건달처럼 싸구려 티만 내던 하스가 표정을 싹 바꾸었 다.

그러면서 비아냥거리듯 말하길.

“낄낄낄,어떻게 알았지?”

어느덧 하스의 얼굴은 성질 더러운 사내의 얼굴에서 사악함이 뚝뚝 묻 어나는 사기꾼의 얼굴이 되어 있었 다.

공략자 측의 좌판에선 CP를 지불 하고 물건을 사야 하는데,하스 측 의 좌판에선 스킬처럼 시간이 지나 면 공짜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것 같았다.

그러지 않고서야 시간을 끌 듯 도 발했던 것을 설명할 방법이 없다.

표지판을 보지 않았더라면 피닉스 의 레벨이 밑도 끝도 없이 올라갔을 거다.

강현은 대기구역에 라이를 소환하 며 승부를 재촉했다.

“시간 끌 생각 말고 시작하시지.”

“시간 끌면 내가 더 유리한데 뭐 하러 시작해야 될까……? 라고 말하 고 싶지만 한쪽이 소환했는데 시간 끌고 있으면 부전패가 되어 버려서 말이지. 참 귀찮은 규칙이야. 안 그 래?”

본성을 드러내자마자 한껏 깐족대 는 하스였다.

쥐어 패고 싶은 깐족거림이란 게 이런 거구나.

강현은 라이에게 현 상황을 인지시 키곤 용암늪 중앙의 결투장으로 보 냈다.

라이가 대기구역 바깥으로 훌쩍 뛰 어올랐다.

표지판에 적혀 있었던 대로 소환수 인 라이는 보이지 않는 벽의 영향을 받지 않고 결투장에 착지했다.

강현이 먼저 소환하길 기다렸다는 양 하스가 배를 잡고 혼자 낄낄거리 기 시작했다.

“낄낄,그거 알아? 내 쪽의 좌판에 는 이런 것도 있다고.”

좌판에서 무언가 구매했는지 하츠 측의 좌판에서 희미한 빛이 홀러나 왔다.

방금 시간을 끌어선 안 된다고 해 놓고 소환수 한 마리 꺼내 들 기미 조차 보이지 않았다.

잠시 후,강현 일행은 하스가 왜 소환수를 꺼내 들지 않았는지 알게 되었다.

하스를 향해 으르렁거리고 있던 라 이가 갑자기 방향을 바꾸어서 강현 일행을 향해 포효했다.

“크워어이엉!”

강현이 몬스터로서 미라이언을 마 주했을 때처럼 거침없이 적개심을 드러내는 라이였다.

좌판에서 무엇을 구매했는지는 말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상대방의 소환수를 빼앗는 기능을

구매한 것이다.

하스가 약을 올리며 비웃는 가운 데,강현은 니아의 소환석을 만지작 거리며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남의 고양이에 함부로 손대면 피 본다는 걸 알려 줘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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