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각성하는 플레이어-340화 (340/381)

340화

어디서부터 얘기를 해야 될까나. 아무래도 내 소개부터 해야겠지?

난 제2신화급 웨이브 1층에 사는 늪두더지족의 일원 다그디라고 해. 우리 노래 들어 볼래?

늪두더지족! 50에서 60사이! 우리 종족 늪 속 살이!

늪 속에선 무적 능력! 늪 밖에선 무능력!

사람들은 우리들을 바깥으로 끌어 내려고 욕하지.

우리들은 번갈아 튀어나가면서 너 훨 능욕하지.

혓바닥 나불대며 신경줄 쫙쫙 긁어

봐. 그런다고 우리가 꿈쩍하나. 나불 대지 않으면 너희가 들고 있는 무긴 니들 등이나 긁을 효자손. Yeah?. 어때? 아인족 중에서 우리보다 신 명나게 노래 부르는 종족은 없을 걸?

우리는 기본적으로 늪 속에 박혀서 살아.

다른 방으로 가는 법?

우리를 전부 죽이면 알아서 이정표 가 뜨는 걸로 알고 있어.

근데 생각을 해 봐. 세상에 죽고 싶어 하는 녀석이 어디 있어? 개똥밭에서 굴러도 이승이 좋다잖 아.

늪 속에서 살아도 이승이 좋은 건

마찬가지거든?

개똥밭 같은 늪 속. 내 목숨은 내 가 단속.

이것도 괜찮은데?

아차,외부인들 얘기하고 있었지?

어디 보자 늪 속에서 우리끼리 ‘나 늪 속 좀 보여 줘’를 하면서 한창 최후의 W인만 남아서 분위기 달아 오를 때였거든?

근데 늪 위에서 외지인들이 한 명 씩 나타나더라고.

보통 두더지는 앞을 못 본다고 하 잖아.

우린 인간의 몸에 주둥이랑 손발만 두더지를 닮은 종족인데다 흙탕물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눈이 있어서 늪에 누가 도착하면 귀신같이 알 수 있거든.

쳐다보니까 흑발 남자 1명,흑발 여자 1명,은발 여자 2명에 검은 비 늘의 용이랑 그리폰이 도착해 있더 라고.

외지인들이 방문했으니 노래를 불 러 줘야 하지 않겠어?

그래서 냉큼 고개를 내밀고 노래를 불러 줬지.

그러더니 흑발 남자가 이리 말하더 라고.

“두더지 잡기를 모티브로 삼은 공 략법인가 보군. 욕먹으면 발끈해서 나오는 구조에 늪 밖으로 나올 때만 무적 능력이 풀리니까 그때 잡아야 한다는 뜻일 테지.”

아니,보통은 노래 듣고 조금은 곱 씹다가 해석하기 마련이잖아.

근데 흑발 남자는 어떻게 된 게 듣자마자 바로 해석하더라고.

머리에 가사 해독기라도 달았나? 흑발남자 가사 해독,우리에겐 목 숨 위독!

바로 검 뽑아서 날 죽이려길래 잽 싸게 늪 속으로 들어갔지.

우리 늪두더지 족은 늪 밑에 있는 진흙탕 속에 굴을 만들 수 있는 능 력이 있거든.

어지간히 큰소리가 아니면 전달되 지도 않아.

어디 도발해 볼 테면 해 봐라.

자신만만하게 두더지 굴속에서 우 리끼리 놀면서 나중에 약이나 올려 주려고 한 명씩 나가기로 했어.

다시 신나게 놀고 있는데 갑자기 오한이 들기 시작했다?

늪 밑의 굴이라는 곳이 원래 온도 가 낮아서 추운 편이긴 해.

근데 평소랑은 비교도 안 되게 춥 더라고.

정수리부터 싸해지는 기분이 들어 서 위를 봤는데 저절로 입이 떡 벌 어지더라.

늪 위가 온통 얼어붙어 있는 게 아니겠어?

미친놈이 늪에 들어차 있는 물을 몽땅 얼려 버린 거야!

뭐하자는 건지 싶었는데 검으로 얼 음에다가 글자를 새기더라. 도발하려는 문구를 적는다는 걸 누 가 모르겠어.

근데 내 노래꾼 정신이 코앞에서 도발하는 걸 외면하지 못하게 만들 더라고.

모름지기 도발을 당하면 그만큼 돌 려줘야 하는 거 아니겠어?

그래서 눈 크게 뜨고 뭐라고 적는 지 지켜봤지.

우리도 일단은 아인족이라 번역의 가호가 있어서 어느 나라 말로 적든 뜻은 해독이 되거든.

지켜보니까 이런 말을 적더라고.

[노래하는가 싶었는데 말만 더듬고 가네. 니들 노래 고음 안 올라가는 애들만 부르는 거 아니냐?]

저,저,저 리듬도 모르는 썩을 놈 이 우리 노래를 모욕해?

다른 건 몰라도 우리 혼과 얼이 담긴 가락을 모욕하는 건 용서 못 해!

다들 열 받아서 무례한 글자를 끄 적인 놈에게 한 마디 해 주려고 얼 음 부수고 머리를 내밀었지.

열심히 얼음 부수고 나가니까 우릴 기다리고 있는 게 있더라. 어마어마하게 거대한 검.

흑발 사내놈이 들고 있는 검을 휘

두르니까 거대한 검도 따라서 같이 움직이더라고.

우리 전부 다 열 받아서 튀어나왔 는데 어쩌겠어.

그 뒤는 상상에 맡길게.

아이고,힘들어라.

이놈의 황천길은 왜 이리 긴지 원.

?

맛깔나는 도발로 일거에 늪두더지 족을 쓸어버린 강현이었다.

늪두더지족이 전멸하자 하늘에 라 이트 사인마냥 빛으로 이루어진 빨 간색 이정표가 생겨났다.

이정표는 두 개의 화살표로 이루어

져 있었는데 하나는 12시 방향을 가리켰고,나머지 하나는 3시 방향 을 가리켰다.

강현은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을 통해 1-B구역의 위치를 가늠했다.

“3시 방향에 다음 방으로 가는 문 이 있다는 거군.”

“3시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12시 방향으로 갔으니 진행이 안 되죠. 시간만 버렸네요.”

“액램 했다고 생각해. 어스 메갈로 돈의 정보를 미리 수집했다고 여기 자고.”

“옆 구역으로 가는 길은 어떻게 되 어 있을까요? 토템은 있겠죠?”

항상 나선계단 끝에 토템이 세워져

있는 것만 봐서 혹시나 토템이 없진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가 보면 확실해질 테지. 강현 일행은 니아와 그리폰을 타고 1-A구역 3시 방향으로 갔다.

3시 방향 끄트머리에 도착했는데 보이는 거라곤 진득한 늪이 전부였 다.

좀 더 살피자 엉켜 있는 수초 틈 으로 희미하게 푸른빛이 홀러나오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수초를 들어내자 마나가 휘몰아치 고 있는 구멍이 나타났다.

통로가 비좁을 것을 대비해서 니아 와 그리폰을 소환석 상태로 되돌리 곤 한 명씩 통로 속으로 들어갔다.

옆 구역으로 이동하는 통로라 그런 지 일직선 통로가 나타났다.

집 한 채는 넉넉하게 들어갈 수 있는 넓은 통로였다.

걷다 보니 제2신화급 웨이브는 참 지독한 구조라는 게 느껴졌다. 왜냐고?

이곳 일직선 통로의 바닥에는 아무 것도 없다.

보상을 받을 때 필수물품인 글라스 가 없다는 뜻이다.

글라스를 얻으려면 무조건 12시 방향의 2층으로 가는 길목에서 얻어 야 한다.

즉 제2신화급 웨이브를 정상적으로

공략하면서 보상까지 챙기려면 3가 지 단계를 거쳐야 한다.

1. 1-A구역 공략을 마치고 12시 방향에 들러 글라스를 챙긴다.

2. 1층에 여러 개의 구역이 있음을 알아차리고 3시 방향에 가서 옆 구 역으로 가야 한다.

3. 1층에 있는 구역들을 공략하여

2층에 어스 메갈로돈 공략용 토템을 소환해 두어야 한다.

강현조차 속은 구조인데 다른 사람 은 오죽하랴.

1-A구역만 공략하고 2층에 갔다가 무한대로 부활하는 어스 메갈로돈에 게 잡아먹히고 말 것이다.

설사 A~E구역의 트릭을 알아차렸

다 하더라도 12시 방향에 들렀다 가지 않으면 글라스를 손에 넣지 못 해서 보상을 챙기지 못한다.

군단의 서가 아니었다면 제아무리 강현이라도 속절없이 먹히고 말았으 리라.

이런 생각을 할 때마다 군단의 서 가 정말 보물이나 다름없는 스킬이 라 여겨진다.

일직선 통로를 쭈욱 걸어 통로 끄 트머리에 도착하자 토템이 나타났 다.

[어스 메갈로돈의 영역 1-A구역 토템]

-토템에 ‘글라스’를 넣으면 1층 공

략 보상을 얻을 수 있습니다. 넣을 수 있는 ‘글라스’는 한 사람당 1장 입니다. (한 사람이 2장을 넣어도 보 상은 하나만 나오니 대신 넣어 주지 말고 무조건 직접 넣으십시오.)

-보상을 받은 자가 2층에 들어서 면 1층은 초기화되어 다른 필드로 바뀝니다. 초기화가 진행되면 필드 에 남아 있는 자는 모두 사망하게 됩니다.

-만약 남은 동료가 있다면 동료가 올 때까지 기다리든지,아니면 보상 을 받지 않고 다음 층으로 넘어가면 됩니다.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길에

있는 토템은 ‘1층 토템’.

1-A 구역에서 1-B 구역으로 가는 길에 있는 토템은 ‘1-A구역 토템’.

명백히 다른 명칭으로 구분되고 있 었다.

강현 일행은 한 명씩 토템에 글라 스를 넣어 빛을 채워 넣었다. 현재까지 글라스 전체 면적의 2/6 에 해당하는 부분에 빛이 맺혀 있었 다.

강현이 바로 1-B구역과 이어지는 문을 열려고 하는데 김혜림이 강현 의 어깨를 붙잡았다.

“바로 가지 말고 하룻밤 자고 가 죠. 지쳐서 안 되겠어요.”

그러고 보니 2층에서 1층으로 이

동할 때 김혜림 혼자 끝까지 남아서 어스 메갈로돈을 유인했었다.

하늘 계단을 유지한다고 마나를 거 의 다 소모한 참이었다.

뿐만 아니라 한 번이라도 실수하면 죽는 상황이었던지라 줄곧 날을 곤 두세우고 있던 탓에,긴장이 풀리자 마자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든 것이 었다.

통로의 넓이가 난쟁이 하우스를 소 환하고도 남을 만큼 컸기에 하룻밤 묶고 가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난쟁이 하우스를 소환하여 들어갔 는데 피곤한 와중에도 주방으로 향 하는 김혜림이었다.

이번에는 강현이 김혜림의 어깨를

붙잡았다.

“피곤하단 사람이 어디 가?”

“피곤해도 밥은 먹고 자야죠. 국수 는 금방 되니까 후딱 한 끼 해치우 고 눈 붙이도록 해요.”

“무리하지 말고 먼저 씻어.”

“그럼 밥은 누가 하고요?”

“내가 하지.”

“제가 피곤해도 사리분별은 할 줄 알거든요? 주방에 얼씬할 생각도 마 요.”

김혜림은 기어코 자기가 밥상을 차 리겠다며 강현을 쫓아냈다.

쫓겨난 강현은 거실의 흔들의자에 앉아 앞치마를 두르고 화로에 물을 올리는 김혜림의 뒷모습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피곤한 와중에도 맛있는 거 해먹일 생각에 저절로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김혜림이었다.

“귀여운? 뚜루루뚜루 바닷속? 뚜 루루뚜루 어스 상어?.”

어스 메갈로돈을 상대하고 와서 그 런지 상어 노래를 홍얼거리고 있었 다.

금방 된다고 하더니 정말 멸치육수 를 넣은 물국수가 뚝딱 만들어졌다. 국수를 먹고 욕실에서 뜨거운 물에 샤워를 한 강현 일행은 소등을 하고 잠자리에 누웠다.

너무 피곤하면 역으로 잠이 안 온 다고 했던가.

김혜림은 1증 침대에 누워 눈을 깜빡였다.

강현이 오늘은 팅커벨을 소환해 놓 고 자겠다며 2층 출입을 금지했기에 1층에서 1인용 침대에 누운 참이었 다.

어쩌면 갑자기 옆자리가 허전해져 서 잠이 안 오는 걸 수도 있다.

'몰래 2층으로 갈까? 아냐,한밤중 에 팅커벨이랑 잠자리 쟁탈전을 벌 이는 건 좀 그렇지.’

양이나 셀까 하다가 요 근래에 상 태창 정리를 안 했다는 걸 떠올렸 다.

생각난 김에 상태창 정리를 하려고 눈을 감았다.

[김혜림 (LV. 251)]

공격 : 1220

회피 : 82

실드 : 167

마나 : 1701

회복 : 43

보너스 포인트 : 20

보유 스킬 : 애시드 에로우⑷,카 모플라쥬(전설급\ 포이즌 도그의 면 역체계(S),소을 리치의 마나병(S), 하늘 계단(전설급) 카니발에 복귀하고 나서 강현과 세 이아나가 가지고 있던 CP를 합쳐 총 60억 CP에 달하는 CP를 4분의 1씩 나눠 가졌다.

김혜림은 15억 CP에 달하는 CP를 죄다 스렛으로 바꾸어 1,500포인트 를 얻었었다.

그중 1, 000포인트는 마나에,500포 인트는 공격에 투자한 참이었다. 가이아 보우의 효과로 공격력이 2 배로 증가하니까 실질적으로는 약 2, 500에 달하는 화력을 뿜어낼 수 있었다.

마나 스텟의 경우 소을 리치의 마 나병 효과인 마나 스렛이 1.5배 효 율을 낸다는 효과에 의해 약 2, 500 의 효율을 낼 수 있으니 얼추 공격 스렛과 마나 스렛의 비율은 맞췄다 고 볼 수 있었다.

‘보너스 포인트는 전부 공격에 몰 아줘야지. 근데 왜 이리 잠이 안 을 까?’ 하다못해 양을 세어 봤는데 100마 리가 넘어가니 숫자 단위가 커져서 더 잠이 안 오게 되었다.

하는 수 없이 최후의 방법을 쓸 수밖에 없었다.

김혜림은 베개를 안고 스멀스멀 2 층 계단을 타고 올라가며 팅커벨의 공격범위가 닿지 않은 아슬아슬한 위치에서 강현을 물끄러미 쳐다보았 다.

아직 안 자고 있었는지 상태창을 정리하던 강현이 눈을 떴다.

“안 자?”

“잠이 안 와서요.”

강현은 베개를 안고 꾸물거리는 김 혜림을 빤히 보다가 팅커벨을 소환 석 상태로 되돌리며 이불을 들췄다.

“이리 와.”

허락과 동시에 김혜림이 강현의 옆 에 눕더니 팔을 베고 누웠다.

사람 온기가 느껴지자 한계점에 임 박해 있던 몸이 긴장을 풀며 잠들 태세를 취하였다.

강현은 김혜림이 잠든 걸 확인한 후에야 슬며시 팔을 빼내며 위아래 로 손을 흔들었다.

강현의 머릿속에선 김혜림이 요리 하면서 흥얼거린 노래의 멜로디가 남아 있어 잠이 오지 않았다.

“뚜루루뚜루. 하아,이젠 내가 잠이 안 오는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