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각성하는 플레이어-330화 (330/381)

330화

강현 일행은 방향을 바꾸어 김윤중 이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계약 골렘 주변에선 전투 후 뒤처 리를 하느라 사람들이 부산하게 움 직이고 있었다.

사망자를 수습하고,부상자에게 포 션을 부어 주느라 바쁜 와중에 김윤 중이 계약골렘의 팔을 타고 내려와 지상에 착지했다.

강현 일행도 지상에 착지하곤 니아 와 그리폰을 소환석 상태로 되돌리 며 입을 열었다.

“어쩌다가 해상 카르텔이랑 싸우게 된 겁니까? 바다에서만 활동하는 세력이었던 걸로 압니다만.”

“자네는 바로 가이아 대륙으로 떠 났으니 모르겠군. 자네가 무너뜨린 엔티티엔이 해상 카르텔의 손에 떨 어졌네. 제례미가 쉘터를 팔았었다 지?”

강현은 제례미와의 일전을 떠올렸 다.

그림에서 아트 몬스터를 소환하는 제례미를 루나의 해일로 무너뜨렸었 다.

제례미가 쉘터를 팔아 스텟을 올릴

CP를 마련하는 강수를 두었었던 게 기억난다.

“그랬었지요. 녀석이 쉘터를 팔아 버리길래 무시하고 그대로 빠져나와 이곳에 왔었습니다.”

“아무래도 그 직후에 해상 카르텔 의 습격이 있었던 모양일세.”

김윤중은 강현이 떠난 후에 엔티티 엔이 어떻게 되었는지 상세하게 말 해 주었다.

요약하자면 해상 카르텔은 제례미 가 판 CP를 손에 넣어서 엔티티엔 에 새롭게 쉘터를 세웠다고 한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엔티티엔을 거 점 삼아 세력을 넓히며 카니발 대륙 북서부를 차례차례 장악하고 있는 중이었다.

해상 카르텔이 커뮤니티의 쉘터를 장악할 수 있는 요소로는 두 가지를 꼽을 수 있었다.

하나는 해상 카르텔 두목인 리카르 도의 배 산타마리아 호의 존재다. 산타마리아 호는 땅속,물속을 가리 지 않고 항해할 수 있는 배이며 지 하를 통해 쉘터 안에 상륙할 수 있 는 보구다.

리카르도는 산타마리아 호를 타고 월터에 들어가서 쉘터를 점령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었다.

나머지 하나는 바로 커뮤니티가 세 븐즈 교를 토벌하러 나섰다는 점이 다.

북서부 지방의 유명한 커뮤니티 지 부인 카니발 차이나타운과 스타더스 트의 병력이 세븐즈 교의 불칸 신전 을 치러 갔다가 전멸당했다.

커뮤니티가 세븐즈 교에 병력을 할 당한 만큼 각 지부의 병력이 적어지 면서 해상 카르텔의 공세를 막아 내 기 어려운 상황을 자초한 셈이었다. 김윤중은 전투 중에 입은 상처에 일일이 포션을 부으며 말을 이었다.

“아무튼 북서부 지방에서 세력을 넓히다 보니까 우리가 있는 곳까지 이르게 된 거지.”

“도적 떼 놈들이 도박장을 발견했 는데 그냥 지나칠 리 없지요. 언더 그라운드의 상권에 눈독을 들이고 병력을 보내온 겁니까?”

“정답일세. 하필이면 재욱이가 자 리를 비운 틈에 쳐들어와서 애를 먹 고 있었지.”

“재욱이는 어디에 갔습니까?”

“하필 지하 1층에 SS랭크 웨이브 가 나타나서 공략하러 들어갔다네. 이틀쯤 됐으니 슬슬 나오지 않을까 싶군. 여기 계속 서 있기도 뭐 하니 안으로 들어 가세나.”

황재욱도 명색이 지금의 언더그라 운드를 일구어낸 자인지라 강하면 강했지 약한 편은 아니었다.

김윤중은 SS랭크 웨이브 제한시간 이 오늘까지이니 오늘 안에는 나올 거라는 말을 덧붙이며 강현 일행을 언더그라운드로 안내했다.

무수히 많은 구멍 중에서 언더그라 운드와 이어진 구멍을 찾아 들어간 끝에 언더그라운드 지하 1층에 도착할 수 있었다.

지하 1층의 광장 한복판에는 SS랭 크 웨이브가 떡하니 자리 잡고 있었 다.

숙소가 있는 지하 2층으로 이동하 면서 김윤중이 불편하다는 듯 웨이 브 보석을 올려다보았다.

“이거 하나 때문에 지하 전체를 못 쓰고 있지. 혹시 몰라서 손님들 다 내보내고 상인들도 다 내보냈다네.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지.”

언더그라운드의 사정이 곧 신혁명 군의 활동과 직결되기 때문에 장사 가 중단된 것을 신경 쓰고 있는 것 이었다.

황재욱과 김윤중이 서로 소속감을

가지게 되었다는 걸 반증하는 말이 기도 했다.

언더그라운드와 신혁명군의 관계는 매우 좋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았 다.

강현은 휑한 광장을 가로지르며 신 혁명군의 근황에 대해 물었다.

“신혁명군 활동은 어떻게 됐습니 까?”

“자네를 지원하기 위해 만든 조직 인데 자네가 없으니까 할 거라곤 정 보수집밖에 없더군. 근데 요즘 따라 커뮤니티 보안이 철통같아서 정보 빼내기가 쉽지 않아서 걱정일세. 어 드민이 신설된 이후부터 커뮤니티 내부 단속이 심해졌어.”

커뮤니티에선 어드민이라 하여 커 뮤니티 행정 전반을 담당하는 부서 를 신설했다.

부서를 이끄는 자는 코반이라는 자 로,강현에 대한 수배령 철회를 철 회한 것도 그의 작품이라고 한다.

“그나마 최근 정보라면 세븐즈 교 의 아이스 에어리어 신전을 무너뜨 린 정도겠군.”

“세븐즈 교와 커뮤니티가 제대로 한바탕 붙기 시작했군요. 어느 쪽이 이길 것 같습니까?”

“비등비등한 편일세. 세븐즈 교에 서도 성녀라고 해서 막강한 인물을 내세웠다네. 우리로선 이참에 둘 다 공멸해 주면 고마울 따름이지. 안그렇나?”

“성녀든,카심이든 제 눈으로 본 적이 없으니 섣불리 판단할 순 없지 요. 그보다 한 가지만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얼마든지 말하게.”

“커뮤니티의 하위차원 정복계획을 저지하는 데엔 성공했습니다. 근데 이 사실을 커뮤니티가 어떻게 받아 들일지 모르겠군요. 그 부분을 신경 써서 알아봐 주셨으면 합니다.”

“아,그랬었지. 정복계획…… 그래, 그거 저지하러 내려갔었지. 이거 참 요즘 하도 바쁘다 보니 한두 가지씩 자꾸 잊어버린단 말이지. 아무래도 나이가 나이다 보니 기억력이 감퇴하는 건 어쩔 수 없는 모양일세. 커 뮤니티가 자네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할지 알아봐 달라는 거 맞나?”

“네,부탁드리겠습니다.”

“최대한 힘써 보겠네. 그리고……

어두운 통로를 지나 숙박시설이 있 는 지하 2증에 도착했을 때.

김윤중이 말꼬리를 흐리며 머쏙한 듯 자꾸만 강현의 손을 곁눈질로 훔 쳐보았다.

더군다나 강현의 손만이 아닌 김혜 림의 손도 번갈아 쳐다보고 있었다. 무엇 때문에 머쏙해 하는지는 말할 것도 없었다.

강현과 김혜림이 똑같은 반지를 끼 고 있으니 무슨 의미인가 싶어 자꾸 쳐다보고 있는 것이었다.

혹시나 결혼반지는 아닐까?

근데 결혼반지냐고 물었다가 단순 히 커플링이라고 하면 괜히 결혼을 재촉하는 것 같고,안 묻고 가만히 있자니 신경 쓰이고,나중에 따로 김혜림에게 묻자니 자꾸만 눈에 밝 히고.

김윤중 세대로 치자면 사춘기 딸의 방에서 교환일기를 발견한 아버지의 반응이라 할 수 있었다.

김윤중은 고민 끝에 바짝 마른 입 술을 혀로 할으며 질문을 던졌다.

“그…… 둘이 끼고 있는 반지 말일 세. 에…… 결혼반지 같은 건가?”

반지의 정체를 묻자 김혜림의 표정이 급격하게 밝아졌다.

아까부터 알아차려 줬으면 하고 슬 쩍슬쩍 반지를 만지거나,반지 낀 손으로 앞머리를 정리하던 김혜림이 다.

알아볼까? 알아차리실까? 먼저 말 해야 할까?

콩닥콩닥.

두근두근.

말할까 말까 고민하던 차에 원하던 질문이 날아들었다.

김혜림은 자랑스럽게 손을 세워 반 지를 선보였다.

“후후,약혼반지랍니다?”

“약혼을 했느냐?”

“네,가이아 대륙에 내려갔을 때

맞췄어요.”

“그래? 약혼이라…… 약혼이었구 나.”

생각했던 것보다 시들한 반응이었 다.

어라? 사이가 발전하길 바라셨지 않았었나?

갈수록 나이는 먹어 가는데 두 사 람 사이에 보증이 없어서 불안해했 던 김윤중이다.

막상 약혼했다고 하니까 시무룩하 신 걸 보니…… 혹시?

“아버지,혹시 막상 떠날 거 생각 하니까 울적해서 그런 거예요?”

김윤중이 한숨 돌리듯 긴 숨을 내 쉬면서 들릴락 말락한 목소리로 말하길.

“휴우,이제 안심하고 노후를 보낼 수 있겠군.”

시무룩한 게 아니라 주체할 수 없 어서 표현이 안 되는 것일 뿐이었 다.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강현 일행은 숙소로 들어가 짐을 풀었다.

차원의 경계에서 앤트 평원까지 먼 길을 날아온 데다 도착과 동시에 전 투에 참가해야 했었다.

여독을 풀 겸 하룻밤 자고 나서 제2신화급 웨이브에 대해 논하기로 했다.

여담으로 김윤중은 강현과 김혜림 이 자연스럽게 같은 방을 쓰는 걸 보고 너무나도 기분 좋은 나머지 그 날 밤에 아끼던 양주를 따서 장진혜 와 함께 즐거이 마셨다고 한다.

*

웅성웅성.

창문 너머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면서 강현이 눈을 떴다.

얕게 자는 습관은 여전했기에 약간 이라도 이상한 조짐이 느껴지면 반 사적으로 눈이 떠졌다.

침대에서 내려와 창문 너머를 보니 황재욱 일행이 돌아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지하 1층에 나타난 SS랭크 웨이브

공략을 마치고 지금 막 복귀한 듯했 다.

강현을 안고 자고 있던 김혜림이 품에 휑한 바람이 들자 눈을 비비며 일어났다.

“으으음? 무슨 일 생겼어요?”

“황재욱이 돌아왔어.”

“별일 아니네요.”

“별일 아니지. 더 자.”

“쿠우우..

잠결에 옹알이를 했던 거였는지 언 제 말을 걸었냐는 양 자고 있는 김 혜림이 었다.

강현도 한숨 더 잘 요량으로 도로 침대 위에 누웠다.

눈을 감고 얼마쯤 더 자려는데 바

깥에서 또다시 시끄러운 소리가 들 려왔다.

이번에 들려오는 소리는 걸걸한 느 낌의 여자 목소리였다.

“야! 야야! 웨이브 공략을 마쳤으 면 한잔 해야지!”

“아이고,누님 돌아오셨네요. 가이 아 대륙에서 잘 먹고 지내셨나 보 네. 제철 방어마냥 살이 오르셨네.”

“어머? 매를 버는구나,매를 벌어. 어디 한번 죽어 볼래?”

“죽어도 술은 마시고 죽어야죠. 얘 들아! 웨이브 공략도 끝났고 누님도 오셨으니 진하게 한 잔 땡기자!”

“오오오!”

세이아나 재는 술만 준다면 양잿물

도 마시지 않을까 싶다.

더 자긴 글렀군.

하는 수 없지. 나도 한 잔 땡겨 볼 까.

그러면서 술자리에 합류하여 연거 푸 술을 들이켰다.

황재욱은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을 만나 기쁜지 사양하지 않고 잔을 비 웠다.

웨이브를 공략하느라 피곤한 몸에 다량의 술이 들어가니 금세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르며 취해 버렸다. 술자리 대화가 오가던 가운데 강현 이 제2신화급 웨이브를 언급했다.

“가이아 대륙에서 얻은 정보인데 언더그라운드 밑에 제2신화급 웨이 브가 묻혀 있다는군.”

“제2신화급 웨이브요? 으헤헤,언 더그라운드 밑에 있었구나?”

“지반 조사를 하고 파내야 해. 아 무렇게나 팠다간 언더그라운드에 영 향이 미칠 수도 있으니.”

“그냥 지금 당장 파 버릴까요?”

“많이 취했군.”

“취했어도 괜찮습니다! 구구단도 문제없이 할 수 있지요! 9x1 9! 9x2 9! 9x3 9! 구구구구?”

“누가 얘 데려다가 침대에 눕혀 줘. 이러다 자고 일어나서 이불 찰 라.”

황재욱이 주사가 심한 건 언더그라 운드 일원이라면 다들 아는 사실인지 냉큼 달려와 황재욱을 부축했다. 황재욱은 부하들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나다가 우두커니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그런가 싶더니 무언가 떠올 린 둣 총기를 되찾으며 말을 꺼냈 다.

“생각났다! 짐작 가는 곳이 있긴 합니다. 정확한지는 모르겠는데 강 현 형님 얘기를 들으니까 왠지 그게 신화급 웨이브 보석이 아닐까 싶네 요.”

“내일 확인하도록 하지. 한숨 자고 해장한 다음에 가자고.”

“아닙니다! 황재욱! 지금 당장 갈 수 있습니다! 구구단도…… 꾸엑!”

퍼억!

참다못한 세이아나가 명치에 엄청 세게 주먹을 꽂아 넣었다.

끝내 황재욱은 강제 위세척까지 마 치곤 끌려가듯 부하들의 부축을 받 아 돌아갔다.

세이아나는 손을 탁탁 털며 자리에 도로 앉곤 술병을 흔들었다.

“하여간 주사 부리는 건 여전하다 니까. 현아,한잔 더 할래?”

세이아나도 남 말할 처지는 아니었 다.

들고 있는 것이 빈 술병인지도 모 르고 흔들고 있었기에.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술잔을 술 상 위에 엎어 놓는 걸로 대답을 대 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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