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각성하는 플레이어-327화 (327/381)

327화

불칸 신전에 카심의 부대가 진격 속도를 늦췄다는 소식이 전달되어 왔다.

믿을 만한 소식통에 의하면 카심 측에서도 ‘소멸의 기운을 쓰는 여 자’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대책을 논하고 있다 한다.

물론 여기서 소멸의 기운을 쓰는 여자는 리리를 말하는 것이다. 카니발 차이나타운 지부의 생존자, 스타더스트 지부의 생존자들을 통해 리리에 관한 정보가 다수 흘러나갔 다.

되짚고 가자면 소멸의 돌에는 네

가지 효과가 있었다.

1. 마나 없이 소멸의 기운을 사용 가능.

2. 보구 효과 봉인 면역(저주에 의 한 보구 효과 봉인에도 면역).

3. 무적 관통.

4. 소멸시킨 대상의 생명에너지를 흡수하여 육체 회복.

카니발 차이나타운의 지부장과 스 타더스트 지부장이 각각 마나동결, 보구 효과 봉인,스킬 봉인을 썼다 가 안 통했었다.

그러니 해당 사실이 카심의 귀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았다.

더불어 스타더스트 지부장은 공격 무효화 능력을 두르고도 소멸 당했으니,공격무효화 능력마저 뚫어 버 린다는 사실이 전해졌을 거다.

적어도 고메즈는 공격무효화 능력 까지는 뚫지 못했었다.

고메즈보다 더 성가신 소멸의 기운 을 다룬다는 점이 카심의 진격을 지 연시키고 있었다.

세븐즈 교에선 리리에 관한 정보가 알려지든 말든 신경 쓰지 않았다. 안다고 해서 막을 수 있는 능력이 아니니까.

리리가 있기 때문인지 불칸 신전의 사제들은 완전히 긴장이 풀려 있었 다.

“커뮤니티 수령인지 뭔지도 성녀님 이 있다는 걸 듣고 완전히 졸았다며? 신나게 달려오다가 졸아서 얼어 붙었다던데 사실이야?”

“불칸 코앞에서 자리 잡고 진지 세 우고 있다더라.”

“커뮤니티의 수령도 별거 아니구 만. 조만간 우리 세븐즈 교가 카니 발 대륙 전부 꿀꺽 할지도 모르겠는 걸.”

리리가 쓸 일용품을 나르던 최진철 은 말단 사제들의 말을 고스란히 들 을 수 있었다.

듣고 있자니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온다.

리리 일행이 불칸 신전에 도착했을 땐 미심쩍은 눈길만 보냈던 자들이 다.

뒤에서 저런 여자 혼자서 뭘 할 수 있느냐,성녀는 보통 간판 역할 아니냐,전투는 무슨 전투냐 등의 말을 수군거렸었다.

근데 리리 혼자서 커뮤니티의 지부 장 둘을 쓸어버리니 언제 그랬냐는 듯 구세주마냥 받들고 있다.

‘소멸의 돌이 부서졌다는 걸 알면 손바닥 뒤집듯이 태도를 바꾸겠지.’ 소멸의 돌이 부서졌기에 더 이상 이곳을 아군의 진영이라고 봐선 안 된다 호랑이굴 안에 있다고 봐야 한다.

살아남기 위해선 계속 호랑이인 척 해야 하고 말이다.

말단 사제들은 지나가는 최진철을

목격했는지 목소리를 낮추며 저희들 끼리 수군거렸다.

들리지는 않지만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지는 뻔하다.

리리의 찬양 뒤에 부록처럼 딸려 오는 게 최진철의 험담이니까.

대신전 외의 신전에선 최진철이 가 짜 오빠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걸 모 론다.

가짜 오빠 역할이라는 걸 아는 자 들은 ‘성녀 속여 편하게 지내는 자’, 가짜 오빠 역할이라는 걸 모르는 자 들은 ‘동생 팔아 편하게 지내는 자’ 라고 비아냥대며 최진철이란 인간을 불편하게 여기고 있다.

불구가 되었다는 걸로 비웃는 거야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최진철은 날이 갈수록 신경줄이 굵 어지는 것을 느끼며 숙소로 되돌아 갔다.

리리가 기다리고 있는 방으로 가니 문 앞에서 클로이가 기다리고 있었 다.

“잠시 얘기 좀 하죠.”

분위기가 사뭇 진지하다.

설마 리리에게 생긴 변화를 눈치 첸 건가?

최진철이 고개를 끄덕이자 클로이 가 용건을 꺼냈다.

다행히 리리의 변화를 언급하진 않 았다.

대신 최진철과 리리에게 있어 매우

곤란한 이야기가 튀어나왔다.

“대신전에서 지령이 왔습니다. 성 녀님을 데리고 카심이 있는 진영을 습격하라는 내용이더군요.”

“수령…… 아니,카심이 있는 진영 에 리리 혼자 보내는 건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위험할 일이 뭐가 있나요? 성녀님 의 힘은 그 누구도 범접하지 못할 만큼 강력하지요. 대신전에선 이참 에 카심을 제거하고 본격적으로 커 뮤니티를 몰살시킬 예정이라고 하네 요.”

일이 꼬여도 단단히 꼬이고 있다.

최진철도 한때 커뮤니티 조직원이 었기에 카심이 강해지고 있는 구조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각 지부에서 세금을 걷으면 그 일 부를 본부에 보낸다.

본부에선 막대한 양의 CP를 이용 해 커뮤니티 예산을 편성하고,예산 편성 이후에 남는 CP는 전부 카심 을 강하게 만드는 데에 쓴다.

세븐즈 교가 리리를 지상최강의 병 기로 만든 것처럼,커뮤니티도 카심 을 지상최강의 병기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해 왔다.

까놓고 말해서 리리에게 소멸의 돌 이 남아 있었다고 해도 카심에게 이 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세븐즈 교가 꾀한 작전을,커뮤니 티는 십수 년에 걸쳐 다듬고 또 다듬어서 지금의 카심을 만들었다. 완성도에 있어서 궤를 달리한다. 이것저것 따질 것도 없이 리리는 소멸의 돌을 잃었기 때문에 카심은 커녕 평범한 사람도 못 이긴다. 최진철은 리리의 출정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핑계거리를 짜내었다.

“소멸의 돌이 강한 건 말할 것도 없지요. 하지만 카심도 폼으로 커뮤 니티의 수령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 이 아닙니다. 카심이 가진 능력을 완전히 파악할 때까지 리리와의 충 돌은 삼가는 게 좋습니다.”

“오늘따라 말이 많군요. 대신전의 지시라는 말을 못 들으셨나요?”

“들었습니다만 할 말은 해야겠습니

다. 섣불리 출격했다가 낭패를 보면 이쪽만 바보 되는 거 아닙니까.”

“카심의 진영에는 쉘터를 부술 수 있는 공성전용 보구가 있어요. 좀처 럼 손에 넣을 수 없는 보구죠. 대신 전에선 지금이 공성 보구를 손에 넣 을 절호의 기회라 여기고 있어요. 성녀님깬 이번에 대규모 전투를 치 러야 한다고 알리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세요. 알겠나요?”

그 잘난 고위사제들은 대신전에서 손가락 하나 까딱 않고 있다.

리리에게 모든 의무를 짊어지우곤 저희들은 안전한 곳에서 승전보 외 엔 허락지 않겠다고 큰소리치고 있 다.

클로이는 하찮은 것을 보듯 고압적 인 눈빛을 띠며 검지로 최진철의 가 슴을 쿡쿡 찔렀다.

“대답이 없군요. 몸 안에 무엇이 자리 잡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상기 시켜 드려야 하나요?”

클로이에겐 제노스의 독충이 없다.

가지고 있는 건 라파엘라다.

대신전에 있는 라파엘라가 제노스 의 독충을 가지고 있는 이상 최진철 은 계속 꼭두각시 노릇을 해야만 한 다.

그게 설사 라파엘라 본인이 아닌 그 밑에 있는 자라 할지라도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는 처지다.

“크옥.”

“시키는 대로 하세요. 죽고 싶지 않다면.”

“알겠…… 습니다.”

“요즘 태도가 영 마음에 안 드네 요. 개선될 기미가 안 보이면 저도 그에 부합하는 보고를 올릴 수밖에 없죠.”

“리리가 대규모 전투에 나설 마음 이 들도록 조치를 취해 두겠습니다. 그…… 이번에도 저와 당신이 가는 겁니까?”

“저번과 똑같아요. 성녀님과 그쪽, 저와 3급 사제들이 함께 갈 거예요. 할 말은 다 전했으니 전투 당일을 기대하도록 하죠.”

클로이는 짧게 끝날 얘기를 괜히

시간낭비만 했다는 양 불쾌한 티를 팍팍 내며 돌아갔다.

내일이면 사지로 향해야 한다.

죽을 걸 알면서도 불구덩이 속에 몸을 던질 순 없다.

최진철은 허리춤에 찬 호신용 검을 매만졌다.

‘아직 죽을 순 없어. 아직은……

*

다음 날,최진철 일행은 날이 밝자 마자 불칸 신전을 떠났다.

일행에 포함된 구성원은 최진철과 리리,클로이를 포함한 3급 사제 5 명이었다.

어차피 리리에게 전투를 맡길 거면

3급 사제들까지 따라갈 이유가 없었 다.

어디까지나 클로이를 비롯한 3급 사제들은 최진철을 감시하는 역할로 서 따라다니는 것뿐이었다.

제노스의 독충을 심어 둔 것도 모 자라 감시역까지 붙임으로서 최진철 의 배신 가능성을 완벽히 차단하고 있는 셈이었다.

최진철 일행은 최대한 조심스럽게 이동하여 20km가량 떨어진 커뮤니 티의 진지에 접근했다.

신중을 기하며 움직인 끝에 밤이 돼서야 카심이 있는 커뮤니티 진지 에 다다랐다.

커뮤니티의 진지가 어렴풋이 보이 는 숲 속.

짙게 깔린 어둠 속에서 클로이가 적진을 찬찬히 살폈다.

“경비가 엄중하네요. 저리 경비를 세워 봤자 성녀님의 능력 앞에선 의 미 없는 짓이지요. 최진철 사제,성 녀님은 준비되…… 쿨력!”

적진에 눈길이 가 있던 클로이는 뒤를 전혀 의식하지 않고 있었다. 헌데 돌연 등 뒤에서 욱신거리는 느낌과 함께 불에 덴 듯 강한 통증 이 발생했다.

입가에 한 줄기 선혈이 흐르면서 클로이가 힘겹게 뒤를 돌아보았다. 클로이의 뒤에선 최진철이 성난 얼굴로 검을 쥐고 있었다.

독충이 심어진 후부터 줄곧 비굴한 태도를 취해 왔던 사내다.

이제 와서 배신할 리가…….

“배,배신을…… 독충이 있다는 걸…… 알고 있으……

최진철은 클로이의 등에 꽂은 검을 한껏 비틀면서 검 손잡이를 놓았다. 머뭇거릴 틈은 없었다.

배신할 수 없는 처지의 인물이 배 신을 때리면서 생긴 동요를 한껏 이 용해야 한다.

최진철과 리리가 살아남을 수 있냐 없냐는,3급 사제들을 제거할 수 있 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었다. 최진철은 앞으로 엎어지고 있는 클로이에게 손을 뻗었다. 그러면서 그 녀의 허리춤에 달린 검을 뽑아냈다. 스릉!

남은 네 명의 3급 사제들은 무슨 일이 벌어진지 전혀 인식하지 못하 고 있었다.

그 틈을 타서 최진철이 단칼에 3 급 사제 두 명의 목을 한 궤적에 담았다.

서격! 서격!

이제 남은 건 2명!

남은 3급 사제 두 명은 뒤늦게 최 진철의 배신을 깨닫곤 실드를 끌어 올렸다.

최진철의 스렛은 기껏해야 레벨1 수준이다.

마나유저 초급 수준의 마나오오조 차 부여하지 못하는 몸으로 실드를 부술 수 있을 리 없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상황인지라 그 들이 깨닫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있 었다.

왜 클로이부터 죽였겠는가.

그녀의 검이 실드 파괴 효과를 가 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진철은 남은 2명의 사제 중 한 명에게 검을 적중시켰다.

사제들 모두 엄폐를 위해 수풀 뒤 에 쭈그려 앉아 있던 터라 쉽사리 피하지 못하고 검에 적중 당했다. 와장창!

클로이의 검이 효과를 발하며 사제

의 실드를 깨부쉈다.

실드가 부서진 사제는 급하게 가지 고 있던 단창을 뻗었다.

회피 스뱃마저 레벨1 수준인 최진 철에게 근거리에서 뻗어 나온 단창 을 피해 낼 재간이 있을 리 없었다. 푸욱!

단창이 아슬아슬하게 가슴팍이 아 닌 그 위의 왼쪽 어깨를 꿰뚫었다.

정신이 송두리째 날아가 버릴 듯한 고통이 전신에 엄습했다.

여기서 멈추면 죽는다.

죽여야 해.

여기서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어. 최진철은 단창을 어깨에 꽂은 채로 검을 내리쳤다.

“크아아아아!”

서격!

체중을 실어 검을 내리치면서 어깨 에 꽂힌 단창이 더욱 깊숙이 파고들 었다.

왼쪽 어깨에서 피어난 통증이 근육 을 타고 등근육 전체에 퍼지는 듯하 다.

피투성이가 되어 가는 와중에도 최 진철은 숨을 몰아쉬며 제자리에 버 티고 섰다.

“하아,하아,하아크흐흑!”

고통과 출혈이 급속도로 체력을 앗 아가면서 짐승의 소리에 가까운 숨 소리가 터져 나왔다.

처절한 몰골이 되어 가는 가운데

측면에서 발길질이 날아들었다.

퍼억!

“으옥!”

안 그래도 약해져 있던 몸이 출혈 로 더 악화되어 가는 마당에 발길질 을 맞았는데 버려 낼 리가 없었다.

최진철은 발길질에 나가떨어지며 바닥을 굴렀다.

마지막 남은 사제가 품에서 단검을 빼어 들며 씩씩거렸다.

“미친 개자식! 네 처지가 어떤지 알면서 배신을 꾀해? 말해. 네놈의 몸에 독충이 있다는 걸 모를 리 없 잖아! 그런 주제에 왜 배신했는지 말해!”

배신이 곧 죽음이라는 걸 모를 리

없는 자가 승산도 없이 배신했을 리 가 없다.

사제는 적과의 내통 가능성을 염두 에 두며 확실한 이유를 캐내고자 했 다.

눈 바로 앞까지 단검이 다가와 있 다.

최진철은 입안에 고인 피를 뱉어 내며 적의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

“쿨력! 배신…… 좋아하시네. 네깟 것들과 편먹은 적…… 없어.”

그러면서 클로이의 검을 내밀어 사 제의 종아리를 가격했다.

와장창!

실드를 부서뜨리긴 했지만 거기까 지였다.

사제는 경고 없이 단검을 뻗었다.

단검의 끄트머리가 눈에 닿았을 때.

사제의 움직임이 멎으면서 그의 몸 뚱이가 옆으로 기울어졌다.

사제가 쓰러지면서 그의 몸에 가려 져 있던 리리의 모습이 드러났다.

리리의 손에는 피 묻은 돌덩이가 들려 있었다.

리리는 기절한 사제를 옆으로 밀치 며 최진철의 몸을 더듬었다.

엉망진창이 된 최진철을 걱정하면 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울먹였 다.

“어。OO 어ㅎ oo”

최진철은 리리의 도움을 받아 몸을

일으키며 기절한 사제의 목숨마저 끊어 냈다.

그러곤 피가 흐르는 왼쪽 눈을 손 으로 감쌌다가 떼며 손에 묻은 피의 양으로 상태를 가늠했다.

더 이상 통증마저 느껴지지 않는 단계에 이르렸기에.

손에 묻은 피의 양으로 상처의 깊 이를 확인하곤 피식 웃었다.

“알 하나가 또 망가졌군.”

이상하다.

한쪽 눈마저 잃었기에 분해야 정상 인데 되러 후련하기 그지없다.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나머 지 리리의 도움을 받아서 겨우겨우 어깨에 박힌 단창을 뽑아냈다.

리리를 시켜 꺼낸 포션을 한 모금 마시고,입안의 피를 토해 내고,다 시 포션을 한 모금 마신 후에야 한 시름 놓을 수 있었다.

‘이번에도’ 살아남았다.

살려고 하니까 어떻게든 살아지는 군.

피투성이가 되었건만 리리는 상관 치 않고 최진철을 강하게 끌어안고 있었다.

안고 있으면 차가워진 몸이 조금이 라도 덥혀질 거라 생각하는 걸까. 아니면 본인이 상태가 안 좋을 때, 내가 항상 안아 줬던 것을 떠올리곤 그대로 따라하는 걸지도 모른다.

역할이 뒤바뀌었군.

최진철은 습관적으로 리리의 등을 쓸어 주려다가 동작을 멈췄다.

‘이제 폭주할 위험도 없는데 쓸어 줄 필요가 있나.’

어차피 가짜 관계다.

진짜 가족처럼 대할 이유가 없다.

그녀의 이용가치가 떨어지고,도망 칠 기회만 생기면 언제든 등 돌릴 사이에 불과하다.

머리로는 남남임을 알고 있는데.

알고 있는데…….

어째서인지 최진철의 손은 리리의 등을 쓸어내리고 있었다.

“이제 괜찮으니까 떨어져.”

“어으으으.”

“괜찮대도.”

리리를 안심시킨 최진철은 포션을 몇 병 더 꺼내어 상처 부위에 부었 다.

왼쪽 어깨가 완전히 뭉개졌고,왼 쪽 안구도 치료가 안 될 정도로 심 각한 상처를 입었기에 회복되지 않 았다.

거의 외팔,외눈에 가까운 몸 상태 가 되었다.

그나마 위안인 건 두 다리가 멀쩡 하단 정도일까.

감시역을 제거했지만 목숨을 위협 받는 상황이 해제된 건 아니다. 어떻게든 몸에 자리 잡은 독충을 해결해야 한다.

최진철은 3급 사제들의 시체를 땅

에 묻곤 리리의 머리에 손을 얹었 다.

“볼일 보고 올 테니 여기서 기다리 고 있어.”

“어흐흐. 어어.”

“금방 을 거야. 기다려.”

하나밖에 남지 않은 눈에 힘을 주 며 강하게 말하자 리리가 어깨를 움 츠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다그치려는 게 아니었는데. 최진철은 왠지 모를 찝껍함을 느끼 며 걸음을 옮겼다.

불칸 신전이 있는 쪽이 아닌,카심 이 있는 커뮤니티 진지 방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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