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3화
스킬북이 두 권이나 있는데다 스킬 설명에 마탑의 대마법사가 등록했다 는 문구가 추가되어 있었다.
스킬북 용지로 히든 스킬을 만들 때 마탑의 대마법사란 자가 자신이 등록했음을 밝히려고 일부러 적어 둔 것이리라.
강현은 머릿속 도서관을 뒤적여 세 이아나에게 들었던 말을 기억해 냈 다.
'히든 시스템을 만들 때 마탑의 마 법사들에게 자문을 구했다고 했었 지. 세이아나가 초월의 서를 등록한 이후에 마탑에서 독자적으로 스킬북용지를 입수해서 이 두 스킬을 등록 했다는 게 되는데 말이지.’
히든 시스템을 처음 만들 당시에 현자가 각성의 서,명계의 서,개화 의 서,군단의 서,업적의 서, 개방 의 서,마지막으로 루나를 등록했었 다.
그 뒤에 세이아나가 현자의 유지를 이어받아 초월의 서를 등록했다. 세이아나가 카니발에 복귀한 이후 에,마탑의 대마법사가 각성의 서에 새로이 비밀의 서와 마도의 서를 등 록해 둔 걸까.
'모든 스킬이 히든 등급이 되는 거 랑 마나사용량 절반 감소,스킬 봉 인을 당할 일이 없어졌다는 건 분명 이득이긴 하지만……
이득을 취한 것과는 별개로 의문점 이 머릿속을 맴돈다.
마탑의 대마법사면 가이아 대륙 현 지인이다.
현자의 팀이 얻은 스킬북 용지는 초월의 서를 마지막으로 소진되었는 데 대마법사는 어디서 스킬북 용지 를 얻은 걸까.
‘스킬북 설명에 출처를 남겨 둔 건 일부러 그런 건가? 찾아오라는 뜻…… 인 건 아닌 것 같고.’
각성의 서 계승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 스킬북은 마탑의 대마법사에 의해 등록되었습니다’라 는 애매한 문구 대신 ‘이 스킬북을 습득했다면 마탑으로 찾아와라’라는 식으로 적어 놨을 거다.
정 어떻게 된 건지 궁금하면 시간 날 때 찾아오라는 뜻인 것 같다.
꼭 들를 필요는 없을 것 같군. 일 단 습득부터 해 볼까.
강현은 비밀의 서와 마도의 서를 차례대로 펼쳐 하나씩 습득했다.
[최강현(LV. 270)]
관통 1470
무적 703
감지 750
흡기 700
보급 704
보너스 포인트 : 600
보유스킬 : 각성의 서(?),세이덴의 독주머니(?),마나폭검(?),석상 호 걸의 갑옷(기,쉐도우 리퍼의 외갑 (?),명계의 서(‘?),위치 되감기(?), 개화의 서(?),제왕의 화염검(기,군 주의 서(‘?),석화의 마안(?),엘레멘 탈 웨펀(기,개방의 서(?),업적의 서(?),매혹(?),해신의 축복(?),드 림 윙(?),초월의 서(?),투영(?),비 밀의 서(?),마도의 서(?)
특수능력 : 간파,분할
비밀의 서에 의해 소유하고 있는 모든 스킬이 히든 등급으로 바뀌었 다.
거기다 소유한 히든 등급 스킬이
20개 이상이라 마도의 서 능력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었다.
이왕 상태창을 확인하는 김에 보너 스 포인트도 배분했다.
회피 계열의 스렛은 많이 투자할수 록 효율이 떨어지니 패스.
실드 계열의 스렛이 무적 스렛으로 각성했으니 실드 계열에는 더 이상 투자하지 않아도 된다.
그랜드 우드와의 전투에서 화력과 마나 부족을 절감한 마당이다.
공격 계열과 마나 계열에 반씩 투 자하는 게 나아 보인다.
‘각각 300씩 투자하면 깔끔하게 맞 아떨어지는군.’
보너스 포인트 투자 결과 흡기 스
텟이 네 자리 숫자대에 돌입했다.
[최강현(LV. 270)]
관통 : 1, 770 무적 : 703 감지 : 750 홉기 : 1, 000 보급 : 704 보너스 포인트 : 0 보유스킬 : 각성의 서(?),세이덴의 독주머니(?),마나폭검(?),석상 호 걸의 갑옷(기,쉐도우 리퍼의 외갑 (?),명계의 서(?),위치 되감기(?), 개화의 서(‘?),제왕의 화염검(?),군 주의 서(?),석화의 마안(?),엘레멘 탈 웨펀(刀,개방의 서(?),업적의서(?),매혹(?),해신의 축복(?),드 림 윙(?),초월의 서(?),투영(?),비 밀의 서(?),마도의 서⑵특수능력 : 간파,분할 비밀방 탐색과 스텟 정리까지 모두 마친 강현은 출구를 향해 발길을 돌 렸다.
비밀방에서 나와 8층 평원에 열린 출구에 발을 들였다.
그렇게 첫 신화급 웨이브 공략자 탄생과 함께 푸른검의 사내가 필드 에 복귀하게 되었다.
*
강현이 출구로 나오면서 신화급 웨 이브 보석이 사라졌다.
간만에 웨이브 내부의 공기가 아닌 필드의 공기를 한껏 들이마셔 보았 다.
신화급 웨이브에 들어가기 전까지 만 해도 차디찼던 공기는 어느덧 계 절의 변화와 함께 뜨뜻미지근해져 있었다.
그런데 먼저 나가 있으라 했던 김 혜림과 루나가 보이지 않았다. 두리번거리며 두 사람을 찾고 있는 데 공중에서 김혜림과 루나가 니아 를 타고 아래로 내려왔다.
김혜림은 먼저 니아의 등에서 내린 후 루나를 내려 주었다.
“루나,언니 손잡고 천천히 내리자. 옷차.”
“어디 갔다 왔어?”
“주변 순찰요. 혹시나 커뮤니티나 세븐즈 교 사람들이 매복하고 있을 수도 있겠다 싶어서요.”
“있었나?”
“아뇨,코빼기도 안 비치더라고요. 그,뭐더라. 7층에서 봤다던……
“리빙 고스트.”
“네. 그거요. 세븐즈 교에서 그 사 람들만 달랑 보내 놨을 리 없을 텐 데 말이죠.”
“다른 건 몰라도 여기서 한바탕 전 투를 벌인 것만은 확실하군.”
강현은 대화 도중에 몸을 돌려 발
로 흙을 헤쳤다.
홁이 걷히면서 누구 것인지 모를 두개골이 드러났다.
계곡 바깥으로 이어지는 길로 눈길 을 돌리니 더 많은 유골이 보였다.
계곡 안에서 대규모 전투가 있었음 을 의미했다.
강현은 몇몇 유골에 커뮤니티 제복 이 걸쳐져 있는 것을 목격했다.
“커뮤니티에서 사람을 보냈었군. 나한테 도달하기도 전에 함정에 당 한 건가.”
신화급 웨이브에 들어가기 전에 거 짓 소문을 흘렸었다.
신화급 웨이브를 완벽하게 공략할 수 있는 수단을 손에 넣었다고 하여 커뮤니티의 병력을 웨이브 안으로 유도해서 일전을 벌이려 했었다. 그러나 커뮤니티의 병력은 신화급 웨이브 안에 들어서지도 못하고 계 곡 안에서 몰살당했다.
신화급 웨이브에 사람을 파견하는 것이니 지역장급의 실력자와 상당수 의 병력을 보냈을 터.
함정만으로 전멸할 린 없다.
설마 세본즈 교도 강현의 신화급 웨이브 입장 사실을 알고 병력을 보 낸 걸까.
“계곡 안에서 세븐즈 교와 커뮤니 티의 병력이 충돌한 걸지도 몰라.”
“어라? 그럼 세븐즈 교가 커뮤니티 의 병력을 몰살시켰다는 게 되잖아요. 세븐즈 교가 커뮤니티에 준하는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거예요?”
“그리 봐야겠지.”
“흐음,커뮤니티에서 이번 일을 두 고 세븐즈 교를 적대시하면 두 세력 간에 항쟁이 시작될 수도 있겠네요. 그리되면 카니발에 한바탕 태풍이 몰아치겠어요.”
“그래 주면 우리로선 편하지.”
“세븐즈 교랑 커뮤니티 둘 다 강현 씨 눈치를 보겠네요. 다음은 어디로 갈 거예요?”
세븐즈 교와 커뮤니티의 세력이 비 숫하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면 제3자인 강현의 움직임을 신경 쓸 수밖에 없다.
무려 신화급 웨이브 첫 공략자이니 말이다.
강현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두 세력의 균형이 크게 기울게 틀림 없다.
적어도 지금까지처럼 무작정 강현 을 적대시할 순 없을 거다.
강현은 파헤쳤던 흙을 도로 유골 위에 덮으며 입을 열었다.
“일단 세이아나랑 합류해야지.”
다음 신화급 웨이브에 도전하기 전 에 세이아나와 합류할 생각이다.
비밀의 서와 마도의 서의 존재,히 든 등급 스킬의 숨겨진 기능에 대해 물어보고 싶기도 하고,세이아나가 알아냈다던 커뮤니티의 하위차원 지배계획에 대해 논할 시간도 필요하 다.
세이아나랑 합류하려면 그녀의 위 치를 알아야 하는데 아직 어디에 있 는지 묻지 못했다.
서로 혈영구슬을 발동하는 시간이 자꾸 어긋나서 계속 필담을 나누지 못했었다.
혹시 모르니까 혈영구슬을 켜 볼 까.
강현은 혈영구슬을 꺼내서 마나를 불어넣었다.
마나를 머금은 혈영구슬이 세이아 나의 근황을 비췄다.
그런데 이게 웬 걸.
때마침 세이아나도 혈영구슬을 들
여다보던 참이었다.
쌍방에서 동시에 혈영구슬을 보면 서 필담이 가능한 상태가 되었다. 강현은 잘됐다 싶어 얼른 종이와 깃펜,잉크를 꺼내 글자를 적었다.
[계속 필담을 시도하고 싶었는데 겨우 시간이 맞아 떨어졌군.]
강현이 글자를 적은 종이를 들이대 자 세이아나도 종이에다 글자를 적 어서 대답해 주었다.
[우연이 아냐. 요즘 하루에 몇 번 씩 계속 혈영구슬을 들여다보고 있 었거든.]
[그럼 길게 쓰지 않아도 되겠군. 지금 막 신화급 웨이브 공략이 끝났 어.]
[조금 아쉽더라. 네가 그랜드 우드 쓰러뜨릴 때 하필 루나가 1층으로 되돌아갔었잖아. 크으,네가 공략하 는 거 보고 싶었는데 아쉬워라.]
[아쉬운 건 알겠는데 글자 좀 또박 또박 써. 알아보기 힘들어.]
[눈이 나빠진 건 아니고? 그 왜 그 랜드 소드 쓰다 보면 눈부실 때가 많잖아.]
[필담 중엔 농담은 삼가지그래? 종 이 아까워. 그보다 지금 어디야? 우 리가 가서 합류하겠어.]
[카니발 대륙 북서쪽에 있는 앤트
평원이라고 알아?]
[정확히는 몰라. 가는 길에 알아보 면서 갈 테니 거기서 대기해.]
[아참참,커뮤니티가 세븐즈 교라 는 세력을 찾고 있나 봐. 크게 한판 붙을 모양이더라고.]
추측대로였다.
세븐즈 교와 커뮤니티가 충돌하면 강현에 대한 두 세력의 견제가 매우 느슨해질 것이다.
세이아나와 합류하는 길이 그리 험 난할 것 같진 않다.
그런데 세이아나의 전언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세이아나는 종이에 추가로 몇 자
더 적어선 혈영구슬에 비췄다.
[그리고 이건 아직 커뮤니티 본부 에 남아 있는 밀정이 입수한 정보인 데 조만간 하위차원 정복 계획을 실 행할 예정이라나 봐.]
[세븐즈 교와 붙으면서 하위차원 점령 계획까지 실행해? 커뮤니티도 인원이 남아돌진 않을 텐데 너무 무 리하는군.]
[커뮤니티에서 대량의 웨이브 봉인 석을 가지고 있잖아. 그게 있으면 충분히 가능해. 문제는 성공확률이 높다는 거지. 커뮤니티가 하위차원 에서 대량의 인재를 끌어오면 우리 로선 신화급 웨이브 공략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어.]
[자세한 건 합류한 다음에 듣겠 어.]
[이왕이면 서둘…….]
세이아나는 종이가 모자란지 전하 고 싶은 내용을 모두 적지 못했다. 새 종이를 꺼내서 적지 못한 내용 을 적어서 보여 주는데 그 내용이 심상치 않았다.
[이왕이면 서둘러. 커뮤니티는 가 이아 대륙부터 노리고 있어.]
[가이아 대륙?]
[벌써 가이아 대륙으로 웨이브 봉 인석을 운반할 준비를 끝냈다나 봐.
난 최대한 운반책이 누구인지 알아 볼 테니까,얼른 이쪽으로 와서 합 류해. 그리고 루나가 옆에서 뭐라 하는 것 같은데 나한테 뭐라고 하고 있는 거야?]
[빨리 보고 싶다는군.]
[어머나? 기뻐라. 나도 보고 싶다 고 전해 줘.]
[매일 밤 9시에 혈영구슬을 결 테 니까 매일매일 정기연락을 하는 걸 로 하지. 연락 못할 사태가 발생하 면 종이전서구를 띄우도록 해.]
[오케이? 되도록 빨리 와?]
필담을 적은 종이를 발랄하게 흔들 면서 방긋방긋 웃는 세이아나였다.
강현은 세이아나의 웃는 모습을 보 다가 혈영구슬을 꼈다.
당장 다음 행선지는 카니발 대륙 북서부의 앤트 평원으로 정해졌다. 그보다 가이아 대륙이라.
그리운 이름이다.
커뮤니티가 가이아 대륙을 노리는 건 아무래도 상관없지만,커뮤니티 의 유일한 문제점이었던 인력 문제 가 해결되는 건 달갑지 않다.
최대한 빨리 세이아나와 합류해야 한다.
강현은 알겠다는 글자를 마지막으 로 적곤 필담에 쓴 종이를 불태웠 다. 그러곤 기록식 지도를 꺼내 북 서쪽으로 가는 길을 체크하며 나직이 중얼거렸다.
“정말이지 숨 돌릴 틈조차 없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