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각성하는 플레이어-269화 (269/381)

269화

그랜드 우드는 흥미롭다는 눈빛을 띠며 강현을 훑었다.

“인간은 불가능에 도전하는 걸 아 름답게 여긴다지? 쯧쯧,어리석다는 말을 이리 잘 포장하는 종족이 또 있을까,

“하지 않으면 0이지만 시도하면 적 어도 0은 아니게 되거든.”

“그런 점이 불가능을 포장하는 행 위라는 거다!”

그랜드 우드가 호통을 치듯 일갈을 내지르며 합장하듯 두 손을 모았다. 공격을 위한 준비동작이었다. 강현은 드림윙을 펄럭여 고도를 높였다.

“위로 올라가. 놈의 지배력은 하늘 까지 닿지 않아.”

“니아,고도를 높이자.”

“뀨우!”

그랜드 우드는 구름을 향해 날아오 르는 강현 일행을 두고 가소로움을 느꼈다.

“스스로 악수를 두는구나. 나의 영 역 안에서 내 손이 닿지 않는 곳은 없다.”

그랜드 우드가 한 손을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향해 뻗었다.

그러자 강현의 머리 위에 그랜드 우드의 손과 똑닮은 반투명한 푸른 빛의 손이 생겨났다.

자신이 원하는 곳에 공격을 투영할 수 있는 스킬을 가지고 있는 것이었 다.

그랜드 우드의 지배력은 명백히 하 늘에까지 뻗치고 있었다.

그랜드 우드가 손을 아래로 내리치 자 투영된 손이 그의 움직임을 따라 아래로 떨어졌다.

후우우응!

투영된 손이 움직이면서 후폭풍이 생겨났는데,그마저도 강풍이 되어 강현 일행의 날갯짓을 흐트러뜨렸 다.

강현은 드림윙을 최대한 좁혀서 저 항을 최소화하곤 제왕의 화염검을 투영된 손을 향해 던졌다.

제왕의 화염검이 세로로 회전하다 가 투영된 손에 부딪쳤다.

마나로 자신의 모습을 본떠 만든 투영체이기 때문에, 순수하게 마나 로 이루어진 손이라 할 수 있었다. 제왕의 화염검이 지닌 마나를 태우 는 능력이 적용되면서 투영된 손이 불길에 휩싸였다.

화르륵!

지푸라기가 불길에 닿은 듯 투영된 손이 순식간에 증발했다.

강현이 투영된 손을 상대하는 동안 김혜림은 니아를 몰아 강현과 거리 를 벌렸다.

그랜드 우드가 원거리 광역기를 가 지고 있는 이상 뭉쳐 있는 건 한꺼번에 처리해 달라고 목을 내놓는 것 과 같았다.

김혜림은 강현과 거리를 벌리다가 그랜드 우드가 손을 휘젓는 것을 목 격했다.

“강현 씨! 속공이에요! 조심해요!”

말 떨어지기 무섭게 강현의 양쪽 측면에서 그랜드 우드의 두 손이 투 영되 었다.

방금 공격은 맛보기에 불과했을 뿐 지금부터가 진짜 공격이었다.

그랜드 우드는 파리를 잡듯 투영된 양손을 맞잡았다.

후우응! 후우우응!

양쪽에서 투영된 양손이 날아든다. 강현은 제왕의 화염검을 재차 소환하는 것 대신 위치되감기를 발동했 다.

강현의 몸이 1분 전 위치로 되돌 아가면서 그랜드 우드의 투영손이 허공에서 손뻑을 쳤다.

파아앙!

투영된 손끼리 부딪치면서 생긴 파 장이 온몸의 털을 곤두서게 만들었 다.

그와 무관하게 강현은 1분 전 위 치로 되돌아갔다.

1분 전이라면 그랜드 우드에게서 발광이끼에 대해 들을 때다.

고로 강현의 몸은 그랜드 우드의 지척에서 다시 나타났다.

강현은 빙백검과 제왕의 화염검을

양손에 쥐며 그랜드 우드의 나무기 둥을 향해 날아갔다.

얼굴이 달려 있는 부분의 반대편으 로 날아가고 있으니,그랜드 우드 입장에선 완전히 사각에서 날아드는 셈이었다.

그러나 그랜드 우드는 강현의 움직 임을 완전히 인지하고 있었다.

“하찮구나,하찮아. 무엇을 하든 잔 재주에 불과한 것을.”

그랜드 우드의 몸 주위로 오색 빛 무리가 둘러졌다.

강현이 접근하자 빛무리가 뻗어나 오며 충격파가 생성되었다.

그 기세가 마치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브레스를 보는 듯했다.

7층에서 대타 스텟을 사용해서 아 직 실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참 이었다.

강현은 급한 김에 화염검을 풀고

2층에서 얻었던 마룡 갑옷 조각을 꺼내어 전방을 향해 들었다.

‘이만한 광역기에 무적 관통 능력 까지 가미되어 있으면 답이 없어. 무적 관통 능력이 없길 바라는 수밖 에.’

다행히 충격파는 마룡 갑옷 조각에 닿자마자 와해되었다.

그랜드 우드 본인에겐 무적 관통 능력이 없는 게 확인되었다.

무한한 재생력에 지상,상공을 가 리지 않는 공격 스킬만 해도 사기적인데,무적 관통 능력까지 있었다면 아예 공략 불가능이라는 것과 같다. 어쨌든 이로써 적어도 광역기에 속 수무책으로 당하는 것만은 면할 수 있었다.

강현이 갑옷 조각을 방패삼아 들며 그랜드 우드에게 접근하려 했다. 그와 동시에 뒤에서 김혜림의 다급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강현 씨! 위요! 위를 봐요!”

어느덧 강현의 머리 위에서 투영된 손이 떨어지고 있었다.

강현이 충격파를 막는 동안 그랜드 우드는 강현의 머리 위에 손을 투영 해 둔 것이었다.

투퍽!

사각에서 날아든 투영손이 강현의 흡수 실드를 박살내며 강현의 몸을 내리쳤다.

인간이 인지할 수 있는 고통을 뛰 어넘은 탓에 고통조차 느껴지지 않 았다.

그저 맞고,떨어지고,땅에 박히는 과정이 한순간에 이뤄졌다는 것만 인지했을 뿐이었다.

추락한 순간,땅바닥에 강현의 몸 이란 모양의 인장이 새겨졌다. 강현은 뒤늦게 온몸이 부서진 듯한 통증을 느끼며 각혈을 토해 냈다.

“커헉!”

다른 자의 공격에 의해 피를 토해 본 게 언제던가.

호흡이 힘든 게 뼈마디가 조각나다 못해 박살난 듯하다.

단 한 번의 공격을 받았을 뿐인데 전신에 성한 곳이 없었다.

땅바닥이 푹신한 발광이끼가 아니 라 단단한 자갈밭이었다면 이 일격 으로 즉사해 버렸을 거다.

‘크옥,통증 때문에 집중이 되지 않아. 최소한 포션만이라도……

재생 스텟의 효과로 인해 몸에 포 션 효과가 순환하고 있어서 몸이 회 복되고 있었다.

그렇다 손치더라도 부상이 워낙 심 해 움직일 수 있을 상태로 회복되기 까지 시간이 걸렸다.

회복 포션이라도 마시면 좀 더 회

복이 빨라질 텐데.

움직이지 않는 몸을 억지로라도 움 직이려 할 무렵,녹색 화살이 날아 들었다.

김혜림이 치유의 화살을 연달아 쏘 아 강현에게 날린 것이었다.

치유의 화살이 강현의 회복력을 높 여 주면서 금방 몸이 회복되었다. 강현은 통증이 가시는 걸 느끼며 군단의 서 효과를 발동했다.

강현의 몸이 니아가 날고 있는 상 공으로 이동했다.

간발의 차로 원래 강현이 있던 자 리에 그랜드 우드의 손이 떨어졌다. 쿠구구궁!

김혜림은 숨 돌릴 틈도 없이 시위

에 화염의 화살을 소환했다.

“몸은 어때요? 싸울 수 있겠어요?”

“그럭저럭.”

“녀석의 팔을 집중적으로 공격할게 요. 투영 스킬만 일시적으로 못 쓰 게 만들면 검을 박아 넣을 기회가 찾아올 거예요.”

“내가 한 번 더 놈의 주의를 끌겠 어. 지트,네 역할이 중요해. 소환석 상태로 되돌아가.”

“알겠습니다,주군.”

강현은 지트를 소환석 상태로 되돌 려서 지트의 소환석을 손에 쥐었다. 강현 일행이 재정비를 하는 동안 그랜드 우드도 재정비에 들어갔다. 그랜드 우드는 상처를 입지도 않았는데 뿌리로 발광이끼의 생명에너지 를 빨아들였다.

생명에너지에 치료 효과만이 아니 라 마나 회복 효과도 포함되어 있는 모양이었다.

더불어 움직이지 않던 패러사이트 들이 행동을 개시했다.

패러사이트들은 각자의 발치에 아 공간을 열어 나뭇가지 팔을 집어넣 었다.

강현은 패러사이트가 아래층을 향 해 아공간을 열었음을 직감했다.

“레귤러들을 끌어 올리기 시작했 군.”

“아예 지상을 점유할 작정인 것 같 아요. 그나마 6층을 초기화시켜 둬서 다행이네요.”

“초기화 안 시켰으면 웨어피그 레 귤러 1, 000명이 올라왔겠지.”

“시체가 거의 없으니까 레귤러가 그리 많이 올라오진 않을 거예요.”

“꼭 그렇지만은 않지. 패러사이트 가 직접 아인족을 죽이면 그 자리에 서 시체가 생겨나. 놈들은 얼마든지 자력으로 레귤러를 공급할 수 있 어.”

“윽,그런 수가 있었군요. 이미 지 상은 지옥의 문턱이 됐다고 생각하 고 움직여야겠네요.”

시체가 없다면 패러사이트가 직접 아인족을 죽여 시체를 만들면 될 일 이다.

강현 일행이 여태껏 초기화 해 온 층마다 새로이 아인족이 생겼을 테 고,패러사이트가 그들을 직접 죽여 일일이 끌어 올렸다.

열려 있는 아공간에서 병영에서 해 병 나오듯 레귤러들이 쏟아져 나왔 다.

그 수만 장장 수백 명에 달했다.

6층을 초기화시키지 않았더라면 단 위가 달라졌을 거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패러사이트가 아공간 스킬을 사용함으로서 다음 아공간 스킬을 쓸 때까지 30분이 걸린다는 것과 보충된 레귤러들에게 원거리 공격수단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었다.

오로지 공중전으로 끝장을 봐야 된 다는 조건이 추가되면서 전투가 재 개되 었다.

김혜림과 루나는 각자 그랜드 우드 의 양팔에 모든 화력을 쏟아 부었 다.

피잉! 피잉! 피잉!

“애시드 필러!”

김혜림은 그랜드 우드의 오른팔을 향해 화염의 화살을 쉴 새 없이 날 렸고,루나는 그랜드 우드의 왼팔을 향해 레벨 150이 되면서 생성된 스 킬인 애시드 필러를 쏟아 부었다. 그랜드 우드의 오른팔에 불이 붙 고,왼팔에는 산성액이 쏟아지며 부 식되 었다.

그랜드 우드는 오른팔을 향해 입김 을 불었다.

“후욱!”

케이크 위의 촛불을 끄듯 바람을 불자 타오르고 있던 불꽃이 소화되 었다.

오른팔이 그을리고 왼팔이 부식되 었건만,그랜드 우드가 생명에너지 를 빨아들이자 언제 다쳤냐는 양 바 로 회복되었다.

김혜림과 루나는 강현이 나아갈 길 을 뚫어 주기 위해 계속 공격을 퍼 부었다.

니아도 부지런히 날개를 퍼덕이면 서 흑염을 날렸다.

그랜드 우드로선 성가시기 짝이 없

었다.

“아까부터 촐싹거리면서 귀찮게 구 는군. 그리 먼저 죽고 싶다면 흔쾌 히 청을 들어주마.”

그랜드 우드는 아예 팔을 내주고 다시 재생시킬 요량으로 팔이 불에 타든 말든 공격을 강행했다.

그랜드 우드의 손이 상공에 투영되 며 김혜림 일행을 내리치고자 했다. 김혜림은 손을 투영시키길 기다렸 다는 양 강하게 외쳤다.

“강현 씨! 지금이에요! 파고들어 요!”

김혜림에게 날아드는 투영손은 니 아가 혹염을 쏘아 대응했다.

니아의 흑염에도 마나를 태우는 효

과가 있는데다 제왕의 화염검보다 훨씬 랭크가 높다.

흑염에 닿은 투영손이 증발하며 김 혜림들이 안전하게 비행 상태를 유 지 했다.

그사이,강현은 그랜드 우드의 얼 굴 정면을 향해 날아갔다.

쏜살같이 바람을 가르며 빙백검에 마나를 한껏 부여했다.

그랜드 우드는 직접 공격할 요량인 지 두 손을 마주 잡아 손망치를 만 들었다.

“네놈에겐 학습 능력도 없느냐. 이 번에도 네놈을 땅에 처박아 주마. 그곳이 바로 네 묏자리가 될 것이 다.”

그랜드 우드가 오색 빛무리를 두르 며 충격파를 발산했다.

강현은 아까처럼 마룡 갑옷 조각을 꺼내어 충격파를 막아 냈다. 충격파가 마룡 갑옷 조각을 두드리 는 통에 강현의 비행속도가 다소 느 려 졌다.

그 틈을 노리고 그랜드 우드가 손 을 힘껏 내리쳤다.

한 손으로 얻어맞았을 때도 한동안 움직이지 못할 만큼 적잖은 피해를 입었었다.

손망치를 정통으로 얻어맞으면 즉 사하고 말 터.

혹여나 살아남는다 한들 지상에서 대기 중인 레귤러들이 굶주린 피라냐 떼처럼 강현을 공격할 거다. 강현은 손망치가 바로 머리 위로 날아들 때까지 아슬아슬하게 대기했 다.

적중당하면 죽는 생사의 경계선에 서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했다.

'아직이야. 조금 더... 조금만

더……

강현은 충격파가 끝나는 순간에 맞 춰 소환석을 그랜드 우드를 향해 던 지곤 군단의 서를 발동했다.

강현이 사라지면서 그랜드 우드의 손이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휘저었 다.

부우우웅!

그랜드 우드는 강현이 김혜림이 있

는 지점으로 이동한 것을 확인하며 눈을 치떴다.

“도망만 쳐선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단다. 네놈들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걸 알고나 있느냐?”

7층에서 부여 받은 무적 관통 가 호가 끝나면 양날 도끼와 도끼 자루 로 싸워야 한다.

익숙한 무기를 쓰지 못하는 만큼 화력이 반 토막날 터.

그리되면 거의 공략실패라 봐도 무 방하다.

하지만 바람은 이미 바뀌었다.

강현 일행에게 순풍이 불기 시작했 다.

강현은 빙백검을 늘어뜨리며 무뚝

뚝한 어투로 말했다.

“소실점을 논하기엔 이르다고 생각 하지 않나?”

그랜드 우드는 강현의 시선이 자신 의 몸통 밑 쪽에 향하고 있음을 감 지 했다.

시선을 아래로 내리자 강현이 왜 자신감을 내비치는지 알 수 있었다.

지트가 그랜드 우드의 몸통 아랫부 분에 포이즌 소드를 박아 넣은 채로 매달려 있는 게 아닌가.

지트는 울퉁불퉁한 나무껍질에 발 을 디디며 포이즌 소드를 단박에 뽑 아냈다.

“주군,투영 스킬을 얻어 냈습니 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