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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하는 플레이어-245화 (245/381)

245화

강현은 대박 사업 구상 중이라는 말까지만 하였다.

그리고 계곡 안쪽으로 들어가기 전 에 혼자서 대박 사업이라는 것을 성 사시키기 위한 준비를 하기 시작했 다.

먼저 개인상점에서 CP교환기를 구 입 했다.

이신고환기의 형태로는 모조 보석이 달린 반지를 택했다.

“이거면 충분하겠지. 샤일록에게 들렀다 가자.”

계곡 안쪽으로 들어가자 폭포 소리 가 조금씩 들려왔다.

몇 시간 전에 얼린 폭포는 아직까 지 절반 그대로 얼어 있었다.

물결 모양이 고스란히 남은 얼음 폭포 위로 물이 흐르면서,그 물에 살얼음이 끼어 백금가루처럼 반짝였 다.

폭포 옆에선 샤일록이 꾸벅꾸벅 졸 다가 잠에서 쨌다.

“드르렁,쿠우우,음? 음음,뭐야 자네들이었나. 빨리도 돌아왔군. 어 떤가? 내게서 물건을 사지 않고선 공략하지 못하겠지?”

“궁금한 게 있어서 들렀을 뿐이 야.”

“궁금한 것도 많은 친구들이군. 질 문부터 해 보게. 내가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인지부터 판단하겠네.”

“올라가니까 우드맨들이 우리 중 한 사람으로 변하더군. 한 번 변하 면 몇 시간이 지나야 모방이 풀리 지?”

“좋은 질문이군. 좋은 질문에는 좋 은 대답이 필요할 테지. 하지만 좋 은 대답에는 비싼 가격표가 붙는 법 일세.”

“정보료는 목숨값으로 대신 지불하 지.”

강현은 아공간 주머니에서 양날 도 끼를 꺼내어 나무 패는 자세를 취했 다.

샤일록은 도끼날의 무자비한 위력 을 떠올렸다.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고통이었 다.

목숨값이라는 게 내 목숨을 두고 하는 말이었나!

내 목숨은 내 건데 왜 자네 멋대 로 화폐 삼는 건가!

샤일록은 당황한 나머지 허겁지겁 나뭇가지 팔을 엑스 자로 교차시켜 서 막았다.

“그,그만두게! 베어도 다시 자라 난다고 했잖나!”

“다시 자라나면 베여도 큰 손해 없 겠군.”

강현이 양날 도끼를 휘둘러 샤일록 의 나무 기둥 중앙을 찍었다.

투퍽!

도끼날이 나무 기둥에 새겨진 원형 마법진 정중앙을 이등분하듯 관통했 다.

샤일록이 입을 꾸욱 다물며 수액을 뻘뻘 홀리더니 이내 곧 입을 열었 다.

“크옥,지독한 놈이로구먼. 상인을 핍박하는 건 강도나 하는 짓일세.”

“평범한 상인은 다시 살아나지 않 지.”

“자네가 들고 있는 도끼의 날은 벌 써 이가 상당히 빠졌는데 그 아까운 걸 나한테 써도 되겠나? 정보료는 싸게 쳐줄 테니 도끼날을 빼게!”

“처음부터 이상했어. 공략자,아인 족 가리지 않고 CP를 최우선으로 하는 상인이 무엇 때문에 목숨을 아 까워하는 걸까 하고. 베인다고 죽는 것도 아니고,다시 살아나기까지 하 는데 무엇이 무서워서 목숨을 아까 워하는 걸까?”

“무,무,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겐 가?”

“CP를 중요시하는 작자가 두려워 하는 거라면 CP를 잃는 거겠지.”

“쓸데없는 억측은 관두게!”

강현이 양날 도끼를 빼내어 패인 자리에 다시 박아 넣었다.

투퍽!

패인 자리가 한층 더 깊숙하게 패 였다.

도끼날이 깊숙하게 박히면서 샤일

록이 신음을 토해 냈다.

그러나 정작 샤일록에게 가장 큰 타격을 입힌 건 강현의 말 한 마디 였다.

강현은 로브 아래로 차가운 눈빛을 드러내며 묵직하게 한 마디 날렸다.

“죽었다가 다시 자라나면 소유한

CP7} 초기화되는 거군.”

우드맨이 공략자를 죽여서 얻은 보 구를 팔아 부활 능력을 산다고 했을 때.

강현의 머릿속에 한 가지 가설이 스쳐 지나갔다.

샤일록은 대량의 CP를 가지고 있 는 게 아닐까 하고.

지능이 매우 낮은 우드맨으로부터

헐값으로 보구를 사들인다 하더라 도,일정량 이상의 CP는 가지고 있 어야 한다.

더하여 처음에 샤일록에게 양날 도 끼를 박아 넣었을 때 보였던 반응 이 강현에게 확신을 주었다.

죽어도 다시 자라나는 것치곤 너무 요란하게 베이는 것을 싫어했었다. 부활은 가능하다 해도 뭔가 패널티 가 있을 터였다.

강현은 그 패널티가 CP 초기화임 을 직감했고,예상은 완전히 적중했 다.

샤일록은 나이테가 뒤집어질 것 같 은 불쾌감을 드러내며 강현의 말을 인정했다.

“정말이지 짜증나는 작자로구먼. 자네 말대로 죽으면 가진 CP를 잃 고 마네. 자,됐나? 내 속을 뒤집어 놓으니 기분 좋은가?”

“CP를 잃는 것보다 정보를 내놓는 게 싸게 먹힌다는 걸 이해한 것 같 군.”

“참나 어쩌다 이런 놈이 찾아왔는 지 원. 좋네,말해 주겠네. 그러니 도끼부터 빼내게.”

강현은 나무기둥에서 양날 도끼를 빼내었다.

양날 도끼가 빠져나온 자리가 급속 도로 아물기 시작했다.

나무기둥이 완전히 아물기 직전. 강현이 손을 뻗어 반지형 CP교환기를 패인 상처 중앙에 올려놓았다. 샤일록의 몸뚱이는 반지형 CP교환 기를 몸 안에 둔 채로 완전히 아물 었다.

나무기둥에 새겨진 원형 마법진 정 중앙에 CP교환기의 모조 보석이 아 주 살짝 겉으로 드러나 있었다. 그러나 너무도 작은 반지인지라 샤 일록 본인은 전혀 이질감은 느끼지 못했다.

비밀을 들킨 것 때문에 자잘한 이 질감까지 느낄 여력이 없는 것이리 라.

강현은 양날 도끼를 가볍게 빙글 돌리며 마지막까지 샤일록의 속을 벅벅 긁었다.

“이 도끼는 더 이상 못 쓰겠군. 도 끼 값은 나중에 청구하지.”

“왜 내가 자네 도끼를……

“우드맨에 대한 정보를 말해 준다

하지 않았었나? 얼른 읊어 봐.”

샤일록은 똥 씹은 표정으로 어쩔 수 없이 정보를 내놓았다.

“젠장…… 우드맨은 한 번 공략자 를 모방하면 해당 공략자가 죽을 때 까지 그 모습을 유지하네.”

“항상 사인조로 몰려다니나?”

“여기서 더 알려 달라고?”

“질문이 하나뿐이라는 얘기는 없었 을 텐데? 시간 낭비하게 만들지 말 고 어서 정보를 뱉어 내.”

“끄음. 혼자서 다니는 녀석도 있고,

몰려다니는 녀석들도 있네. 많을 땐 열 명이서 몰려다닐 때도 있지. 한 번 무리를 이루면 같이 다니는 녀석 들하고만 같이 다닌다네.”

“우드맨의 총 개체수는?”

“정확히 백 마리일세.”

“네가 파는 물건 중에 우드맨 스킬 봉인이 있던데,만약 모방한 공략자 가 봉인 해제 스킬을 가지고 있으면 어떻게 되지?”

“억지로 부순 자물쇠가 다시 꽂는 다고 제대로 잠기는 거 봤나? 봉인 해제로 풀어버리면 지속시간과 상 관없이 봉인 효과는 끝나네. 이제 됐나? 제길,원래라면 수천 만 CP 는 받아야 할 황금 같은 정보들이건만.”

15억 CP 작전의 사전공작과 공략 에 필요한 추가 정보는 모두 수집했 다.

얻은 정보를 토대로 움직이면 어렵 지 않게 우드맨을 공략할 수 있을 거다.

100마리나 사냥해야 하니까 지체 할 것 없이 바로 폭포 위로 되돌아 갈 생각이다.

우드맨을 사냥하고 있는 동안 사일 록과 파로스가 15억 CP 작전의 미 끼를 물 터.

모름지기 유능한 요리사는 몇 개나 되는 요리를 동시에 만들기 마련이 다.

불 위에 냄비를 올렸으니 국이 끓 는 동안 다른 요리를 하고 있어야 하지 않겠나.

강현은 양날 도끼를 도로 아공간 주머니에 넣으며 김혜림,루나와 함 께 폭포 위의 밀림으로 을라갔다.

*

“이미 나로 변한 우드맨 사인조는 마지막에 사냥한다. 변하지 않은 다 른 녀석들부터 사냥해 두자고.”

강현의 말에 김혜림이 활과 화살을 아공간 반지에 넣었다.

김혜림은 활을 고정하는 끈을 느슨 하게 풀며 끈 자국이 남은 어깨를 매만졌다.

“한 번 변한 우드맨은 다른 사람으 론 안 변한다고 했죠? 제가 앞서 갈 테니까 멀리서 따라오다가 우드 맨들이 저로 변하면 양날 도끼로 처 리해 주세요.”

“미끼 역을 맡겠다?”

“네. 아공간 주머니에 넣은 보구는 복제되지 않는 거죠?”

“그렇지.”

“강현 씨는 각성의 서 때문에 보구 가 없어도 성가실 거고,루나는 모 든 스킬이 광역스킬이니까,스태프 없이도 상대하기 힘들죠. 전 공격스 킬이라 해 봤자 애시드 에로우밖에 없잖아요. 그마저도 활이 있어야 사용할 수 있고요. 활만 아공간 보구 에 넣어 두면 절 복제해도 그다지 위협이 되지 않아요.”

김혜림의 말은 정론이었다.

셋 중에서 강현과 루나는 보구가 없더라도 충분히 위협적이다.

반면에 김혜림은 궁수라는 포지션 상 무조건 활이 있어야 실력을 발휘 할 수 있다.

카니발에서 사격계의 양대산맥이라 불리는 궁수의 정점들은 활 없이도 막강한 힘을 구사한다지만,김혜림 은 아직 거기까진 이르지 못했다.

활 없는 김혜림에게 공격수단이라 해 봤자 가느다란 팔로 육탄전을 벌 이거나,단검을 쓰는 게 고작이다.

단검도 아공간 반지에 넣을 거니까 실질적으로 우드맨이 김혜림을 모방 해도 몸을 쓰는 공격밖에 할 수 없 다.

강현은 김혜림이 미끼 역을 맡는 것에 동의했다.

“네가 앞서 가고 우린 20미터 뒤 에서 이동하는 걸로 하지.”

“혹시 모르니까 강현 씨랑 루나한 테 카모를라쥬 걸어 줄게요. 우드맨 이 완전히 저로 변신하기 전까진 대 기해 주세요. 제가 아무리 위험해져 도 완전히 모방하기 전엔 나오면 안 돼요. 알겠죠?”

“딱히 네가 위험해질 거란 생각은 안 든다만.”

“어라? 무슨 꿍꿍이에요? 갑자기 좋게 말해 주는 거 보니까 이상한데 요? 좋게 말해 주고 놀리려는 거 죠? 솔직하게 말해요.”

“들켰나?”

“후후,항상 당하고만 있을 줄 알 아요?”

“하지만 이번에는 정말로 걱정한 거였어.”

“아? 네? 엥? 진짜요?”

“잘도 속는군.”

“아 정말! 놀리는데 선수라니까.”

“네가 가지고 있던 책을 참고했을 뿐이야.”

김혜림이 가지고 있던 책이라면 ‘여자들의 바이블,너도 될 수 있다 여우’를 말하는 것이었다.

김혜림은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 다.

“……그거 제목이 여자들의 바이블 인 건 알고 있죠?”

“책은 편식하지 않는다고 했던 것 같은데.”

“하아,가끔씩 강현 씨의 요망함이 부럽다니까요.”

대화를 마친 후,강현 일행은 파격 적인 대형을 갖춰 밀림으로 들어갔 다.

김혜림이 앞서 이동하고,강현과 루나가 멀찍이 떨어져 그녀를 뒤따 탔다.

그녀가 궁수라는 포지션인 걸 감안

하면 매우 파격적인 대형인 셈이었 다.

밀림 속을 걷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우드맨 세 마리가 김혜림 의 앞을 가로막았다.

우드맨은 그녀를 모방하며 아무것 도 갖추지 않은 김혜림의 모습을 흉 내 냈다.

무기가 없는 김혜림으로 변해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해 봤자 주먹질밖에 더 있겠나. 강현은 우드맨들이 김혜림으로 변 한 걸 완전히 확인하곤 양날 도끼를 쥐었다. 그러곤 군단의 서로 김혜림 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여 크게 양날 도끼를 휘둘렀다.

과직! 콰직! 콰지직!

양날 도끼가 김혜림을 닮은 우드맨 들을 일거에 가로로 양단했다.

김혜림의 체형에 맞춰 얇은 허리를 가진 몸으로 바뀐 우드맨들이다. 양날 도끼로 그들의 허리를 가르는 건 일도 아니었다.

우드맨들을 벤 후에 양날 도끼에 금이 가며 날을 이루고 있는 허물이 파스스 부서졌다.

강현은 자루만 남은 양날 도끼를 아공간 주머니에 넣으며 무뚝뚝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3층 공략 중에 몇 자루나 남을지 모르겠군.”

*

폭포의 얼어붙은 부분에서 매달린 고드름이 떨어져 나갈 무렵.

폭포 아래에 보름달 문신을 지닌 문 엘프가 찾아들었다.

샤일록은 파로스의 비어 있는 왼팔 을 보곤 대뜸 조롱부터 날렸다.

“누군가 했더니 날강도 놈들과 함 께 있던 문 엘프로군. 한쪽 팔은 어 쨌지? 새 시대에 주고 오기라도 했 나?”

아직 파로스가 강현 일행에서 이탈 한 줄 모르고 있는 샤일록이었기에 한껏 적의를 내비치고 있었다.

파로스는 해가 떠 있는 내내 줄곧

스렛을 팔지 말지 고민했었다.

3-1 층으로 내려갈 수 있을지,동 족을 되살린다 하더라도 그들이 자 신을 용서해 줄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결과 결단을 내렸다.

파로스는 공허한 눈빛으로 느릿느 릿 자신의 CP교환기를 내밀었다.

“15억 CP5. 부활 300번 분량을 구매하겠어. 죽은 내 동족들을 살려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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