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각성하는 플레이어-238화 (238/381)

238화

강현이 알기로 현자의 연구팀이 히 든 시스템을 만들었고 그 모든 기술 을 각성의 서에 부여했다.

각성의 서가 만들어진 이후에 세이 아나가 초월의 서를 만들어서 히든 시스템에 추가시켰다고 들었다.

즉 그녀가 만든 초월의 서가 히든 시스템의 마지막 보상인 셈이었다. 헌데 어찌 된 게 또 다른 히든 등 급 보구가 나왔다.

옆에서 루나가 흘러내리는 로브 앞 자락을 위로 잡아 올리며 감정서를 엿보았다.

루나도 히든 등급의 보구가 나온

것에 의문을 표했다.

“어라? 또 비밀방 들어갈 수 있는 거야? 이상하네. 엄마가 저번에 얻 은 게 마지막이라고 그랬어.”

“또 히든 등급 보구가 나왔어요?”

강현은 플라스크를 루나에게 주며 입을 뗐다.

“세이아나 이외에 다른 누군가가 히든 시스템에 보상을 추가했나 보 지.”

“누가 추가했을까요? 세이아나 언 니가 현자의 연구팀 마지막 생존자 인 걸로 아는데 말이죠.”

“비밀방에 들어가 보면 알겠지. 루 나,이 근처에서 발광 이끼 채집해 줘.”

비밀방으로 들어가려면 붉은색,녹 색,노란색,황금색 발광이끼를 채집 해야 했다.

그랜드 우드의 영역 2층에는 황금 색 발광이끼가 자라나 있었다.

네 가지 발광이끼 중 한 가지는 확보한 셈이었다.

다만 발광이끼와 관련해서 몇 가지 의문이 있었다.

강현 일행이 처음 2층에 도착했을 땐 발광이끼의 색깔이 노란색이었 다.

그게 2층에 올라오자마자 황금색으 로 변했었다.

발광이끼의 색깔이 변하는 현상은 이전에도 종종 목격했었다.

붉은색이었던 발광이끼가 녹색이 될 때도 있고,녹색이 노란색으로 변한 적도 있었다.

발광이끼의 색이 변하는 이유는 옛 날부터 많은 연구가 있었으나, 한번 도 해명된 적이 없었다.

밝혀진 사실이라곤 붉은색,녹색, 노란색,황금색 순으로 상처 부위에 붙였을 때 치료 회복 속도가 좋아진 다는 점.

오로지 그거 하나뿐이었다.

루나가 발광이끼를 채집하는 동안 강현과 김혜림은 마룡의 레어 안으 로 들어갔다.

긴긴 동굴 통로를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니 커다란 크기의 돔 형태 공간이 나타났다.

공간에는 산더미 같은 금화가 쌓여 있었다.

토르족은 금화 위에 드러누워 성취 감을 만끽하는 중이었다.

“우효효! 이 산더미 같은 금을 봐! 우린 이제 부자다!”

“금화를 녹여라! 황금성을 만들 자!”

“금가루 한 조각 놓치지 말고 남김 없이 챙겨라!”

금화의 산꼭대기에는 범상치 않은 크기의 금덩어리가 있었다.

금덩어리의 모양이 꼭 알처럼 생겼 다.

만약 그 속까지 전부 금으로 이루

어진 거라면 알만으로도 금화의 산 과 맞먹는 금괴가 나올 듯했다.

하나 강현은 금화의 산보단 그 뒤 에 있는 나무표지판에 눈길이 갔다. 나무표지판에 3층으로 가는 방법이 적혀 있을 거다.

강현 일행은 금화에 정신이 팔려 있는 토르족을 지나쳐선 나무표지판 앞까지 이동했다.

나무표지판에는 몇 줄의 문구와 함 께 손톱 크기의 녹색 보석이 박혀 있었다.

[그랜드 우드의 영역 2층 공략법

(2)]

-리버스 마운틴 상공에 마룡의 포

효로만 열 수 있는 문이 존재한다.

-표지판에 박혀 있는 ‘포획 소환 석’으로 마룡(레벨 480) 혹은 마룡 의 헤출링(레벨 50)을 포획하여 3층 으로 향하라.

-포획 소환석으로 포획한 소환수 는 당신의 소유이므로 앞으로 계속 사용할 수 있다.

-단,마롱의 포획 확률은 80퍼센 트이며 헤출링의 포획 확률은 100 퍼센트이다.

요약하자면 포획 소환석으로 마룡 이나 마롱의 헤출링을 잡아서 3층으 로 가라는 소리였다.

만약 마룡을 사냥하지 않고 몰래

레어에 잠입했다면 포획 소환석으로 마롱을 잡을 수도 있었다.

아니,보통은 공략대에 정찰 스킬 을 가진 자를 한 명씩은 포함시키니 정찰 스킬로 레어 안의 표지판부터 확인했을 거다.

그러면 굳이 토르족의 손을 빌리지 않아도 마룡만 포획하면 된다는 걸 알아차렸을 거고,누군가를 희생양 으로 삼아 마룡의 주의를 끌고 레어 안에 잠입했을 거다.

수백 레벨에 달하는 강력한 드래곤 과 레벨50에 달하는 작은 새끼 드 래곤.

어느 쪽을 더 가지고 싶겠는가.

80퍼센트의 확률로 무적 능력을

지닌 극강의 드래곤을 얻을 수 있다 면 욕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건 사람의 도박 심리를 자극하는 확률 장난에 불과하다.

80퍼센트라는 건 참 애매한 숫자 다.

대략 성공할 것 같은 숫자니까.

허나 ‘대략 성공할 것 같다’와 ‘반 드시 성공한다’는 완전히 다르다. 우세와 승리가 비슷하면서도 다른 것처럼 말이다.

혹시나 마룡을 포획하려 했다가 실 패라도 하면 그게 운 나쁘게 20퍼 센트의 확률로 실패한 건지,아니면 처음부터 80퍼센트의 성공률은 존 재하지 않았던 건지 어찌 아는가.

80퍼센트의 도박에 거는 것은 마 롱을 포획하느냐 못하느냐가 아니 다.

그랜드 우드의 영역 3층으로 가는 길이 영영 막히느냐 마느냐를 걸기 에 80퍼센트의 확률은 너무 낮다.

‘어쩌면 토르족을 마롱에게 희생양 으로 주고 레어 안으로 들어와 해출 링이든,마롱이든 포획하는 게 정석 이었던 걸지도 모르겠군.’ 강현 일행의 경우 마룡을 죽였으니 무조건 해출링을 확보해야 한다.

해출링의 소재는 파악해 두었다. 산더미 같은 금화 위에 있는 황금 알이 바로 마룡의 알이리라.

마룡의 알에 포획 소환석을 가져다

대면 마롱의 해출링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거다.

걸림돌이 있다면 토르족이다.

토르족은 마롱의 알이 황금덩어리 라 철썩같이 믿고 있다.

강현 일행이 접근하는 것조차 꺼려 할 터.

모랄레스도 강현 일행의 시선을 눈 치겠는지 선수를 치려는 듯 먼저 말 을 걸어왔다.

“3층으로 가는 방법은 찾아냈나?”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손은 양날 도끼를 쥐고 있었다.

그의 손등에 돋아난 힘줄이 언제든 양날 도끼를 휘두를 수 있음을 암시 했다.

김혜림이 강현을 곁눈질하며 잔뜩 긴장했다.

강현이 정면돌파를 택하느냐,토르 족을 속이느냐에 따라 김혜림의 움 직임도 달라질 거다.

강현이야 항상 적을 기만하는 방법 을 쓰지만 때때로 무모하다 싶은 행 동을 서슴지 않고 저질러 버린다.

거기에 보조를 맞춰 주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번의 경우 강현은 서슴지 않고 질러 버리는 쪽을 택했다.

“3층으로 올라가려면 저기 있는 황 금알이 필요하다는군.”

차분한 어조로 말했음에도 불구하 고 강현의 목소리는 메아리치듯 공간 전체로 퍼져 나갔다.

그에 따라 토르족의 표정이 바뀌었 음은 말할 것도 없었다.

호탕하게 웃던 얼굴엔 적개심이 깃 들었고,금화를 퍼 올리고 있던 손 으로 마스크헬름을 도로 머리에 덮 어 씌웠다.

모랄레스도 예외는 아니었다.

모랄레스는 마스크헬름을 쓰며 양 날 도끼에 마나유저 중급의 마나를 부여했다.

“마룡을 처리하면 황금은 모두 우 리가 차지한다. 그런 약속이었어. 설 마 잊은 건 아니겠지?”

“3층으로 올라가는 수단은 우리의 것. 그런 약속도 있었지 않았나?”

“우린 황금성을 짓기 위해 여태껏 피를 홀려 왔다. 우리더러 평생을 바친 목표를 포기하라는 말이냐?”

“포기할 것까진 없어. 이쪽에서 포 기하게 만들 거니까.”

“어림 반 푼 어치도 없는 소리! 황 금은 우리의 것이다!”

모랄레스는 질 거라고 생각지 않았 다.

실드 계열 중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무적 능력.

그 무적 능력이 깃든 방어구로 전 신을 보호하고 있다.

무기로 말할 것 같으면 무적 능력 도 뚫어 버리고 타격을 입히는 최고 의 무기다.

최강의 방어능력과 최고의 공격능 력을 가진 장비를 착용하고 있는데 누군들 못 이기겠는가.

나의 보물,나의 황금,나의 소원. 그 어느 것도 넘겨줄 성싶으냐! 모랄레스는 강현을 세로로 쪼개 버 릴 기세로 양날 도끼를 한껏 치켜들 었다.

“내겐 무엇이든 막아 내는 갑옷과 무엇이든 뚫는 도끼가 있다! 마룡도 못 당해 내던 것을 네놈이 감당할 수 있을 거라 여기느냐!”

그에 대응하여 강현이 빙백검에 손 을 올리며 섬광 같은 움직임으로 발 검을 행했다.

모랄레스가 양날 도끼를 내리치기

도 전에 빙백검의 검날이 양날 도끼 의 자루 부분에 닿았다.

투응!

양날 도끼의 자루도 마룡의 허물로 만들었기에 무적 능력이 둘러져 있 었다.

빙백검의 검날은 자루를 자르지 못 하고 자루에 맞댄 채로 멈춰 버렸 다.

하나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양날 도끼에 힘이 들어가기 전에 경합지점을 앞당겼고,그로인해 양 날 도끼가 휘둘러지지 못했다.

쇠붙이끼리 부딪치지 않으면 무적 능력을 뚫는 효과가 있어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모랄레스는 불편한 자세에서 힘을 주어 빙백검을 밀어 내야 하는 상황 에 직면했다.

드워프라면 무게중심이 낮아서 쉽 게 힘을 줄 수 있겠지만,토르족은 종족 특성상 팔이 길어서 허릿심을 팔까지 전달하는 게 쉽지가 않았다. 모랄레스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측 면이나 후방으로 물러나서 양날 도 끼를 휘두를 공간을 확보하는 것밖 에 없었다.

실제로 모랄레스는 후방으로 한 걸 음 물러났다.

그가 한 걸음 물러난 만큼 강현이 한 걸음 나아갔다.

빙백검은 양날 도끼가 움직이는 동

선을 따라 같이 움직였다.

움직임이 어찌나 자연스러운지 빙 백검과 양날 도끼가 자석처럼 붙어 버린 게 아닐까 싶었다.

임모벨 백작의 제국 검술을 응용한 것으로,일부에선 ‘착검’이라 부르는 기술이었다.

모랄레스에겐 강현이 이해불능의 마법을 쓴 것처럼 느껴졌다.

“이,이,이놈! 내 무기에 무슨 조 화를 부린 거냐! 떠,떨어져! 떨어 지라고!”

모랄레스가 당황해서 양날 도끼를 휘두르지 않고 아무렇게나 대충 내 질렀다.

동시에 강현의 눈이 이채를 발했

다.

강현은 양날 도끼 아래로 빙백검을 대며,양날 도끼가 쇄도하는 방향에 서 사선으로 빗겨 올리듯 빙백검을 들어 올렸다.

빙백검의 검날이 양날 도끼의 날 아랫부분에 갈고리처럼 걸리면서 양 날 도끼를 위로 들춰냈다.

절묘한 빗겨 내기에 의해 모랄레스 가 양날 도끼를 놓치고 말았다.

양날 도끼가 공중에 붕 뜨며 강현 의 옆에 떨어졌다.

투퍽!

양날 도끼의 날이 땅바닥에 박히면 서 자루가 위로 솟았다.

강현은 빙백검을 검집에 넣고 도끼

자루를 쥐며 마나를 부여했다.

양날 도끼에 그랜드 액스가 둘러졌 다.

넘실거리는 황금빛 물결의 오러는 모랄레스가 쥐고 있을 때와는 차원 이 다른 위압감을 뿜어냈다.

동시에 강현이 도끼 자루를 넉넉한 간격으로 고쳐 쥐며 말하길.

“장비만으로 위협이 되는 상대라면 장비를 뺏으면 그만이지. 안 그래?”

도끼를 빼앗긴 모랄레스가 빈손을 허우적거리며 뒷걸음질 쳤다.

발치에 돌부리가 있었는지 뒷걸음 치다가 꼴사납게 넘어지기까지 했 다.

모랄레스는 바둥거리면서 무릎을

꿇곤 강현에게 애원하듯 목숨을 구 걸했다.

“이,이러지 말게. 우리가 양보함 세. 황금알을 넘겨줄 테니 죽이지만 말게나. 정말일세. 믿어 주게.”

지잉-

“너무 쉽게 양보하는군. 황금성을 지어야 한다고 하지 않았나?”

“황금성의 규모를 줄이면 되네. 내 가 황금에 눈이 멀어 잠시 미쳤던 걸세. 자네들이 떠나는 걸 방해하지 않을 테니 도끼를 거둬 주게나.”

지잉-강현은 무심한 표정으로 양날 도끼 를 뒤로 던졌다.

도끼날이 무거운 탓에 날 부분이

아래로 기울면서 땅에 박혔다.

투응!

강현이 양날 도끼를 놓자 모랄레스 가 돌변하며 벌떡 일어났다.

“크하하하! 한심한 저능아 같으니! 쉽게도 걸려드는구나! 전원 달려들 어서 이놈을 불량 철광석처럼 쪼개 버려라!”

토르식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강현 척살을 명령하는 모랄레스였다.

금화 더미에 있던 토르족이 한꺼번 에 뛰어내리며 강현에게 덤벼들었 다.

후방을 제외한 사방 전면에서 토르 족의 성난 도끼질이 쏟아졌다. 강현이라고 어찌 모랄레스가 거짓항복을 했음을 모르겠나.

그토록 노이즈가 웅웅 울려 댔는데 모를 리가 없었다.

강현의 뒤에선 김혜림이 떨어진 양 날 도끼를 주워다가 강현에게 던졌 다.

양날 도끼가 한 바퀴 돌면서 강현 에게로 날아들었다.

강현은 옆으로 손을 뻗어 정확히 도끼 자루를 쥐었다. 그리고 발검을 행하듯 양날 도끼를 허리 옆으로 깊 게 당기며 양손으로 힘껏 휘둘렀다. 부응! 퍼석! 퍼석! 퍼석!

양날 도끼가 강현의 몸을 축 삼아 크게 원을 그렸다.

양날 도끼의 궤적 안에 있던 모든

토르가 벌목당한 나무마냥 몸이 반 토막 나선 옆으로 기울어졌다. 낭자하는 핏방울 속에서 강현이 모 랄레스에게 다가섰다.

마스크헬름 사이로 모랄레스의 창 백한 안색이 엿보였다.

“이,이놈?"…. 알면서도 일부러 속 은 척을……

강현이 나직이 한 마디 말하길.

“도끼 사용법은 이것밖에 모르거

드 ”

도끼를 버리는 척한 건 토르족을 한데 모으기 위함이었다.

단번에 모두를 쓸어버리는 방식 밖 에 몰라서 말이지.

아,한 가지 더 있긴 하군.

강현이 양날 도끼를 위로 들었다. 위로 향한 양날 도끼가 깔끔한 직 선을 그리며 모랄레스의 머리에 떨 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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